이번 달 초에 친정 부모님 아시는 가구집에서 침대를 계약했어요.
결혼할 때 집 장만한다고 혼수비 거의 쓰지를 않아서 침대도 결혼 전 제가 쓰던 이제는 10년된 침대를 그냥 쓰고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침대가 오래됐다 싶어서 알아보고 있었는데, 친정집 이사하면서 가구 전부 맞춘 가구집. 친정아빠가 술 좋아하시는 분인데 이 가구집 사장님이랑 계약하고 일처리하다가 술친구가 되셨어요. 그래서 친정 부모님과는 자주 왕래하시더라구요.
사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아는 사람 통해서는 물건 사고하는거 잘 안하는데 친정아빠 기분도 고려해서 여기서 계약했어요.
계약금도 다 걸었고 저번 토요일 배송해주겠다는걸 남편이 쉬는 토요일에 같이 받고 싶어서 일부러 내일로 미뤘답니다. 내일 침대 잔금 줄 거 생각해서 오늘 현금 찾아놓으려고 은행 가는 길에 친정아빠께 전화가 왔어요.
우리는 퀸 사이즈 침대를 주문했는데, 가구집에서 우리가 고른 디자인은 킹 사이즈 밖에 나오지 않아서 매트리스 크기 때문에 추가비용 15만원이 더 든다고 하네요.. 친정아빠도 가운데 끼어서 어찌할래 하시는데 당장 내일이 약속 날짜인데 이제와서 그러니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킹 사이즈가 추가비용이 침대만 들어간다면 몰라도 그렇게 되면 침구도 다 바꿔야 하는데 킹 사이즈 침구는 가격도 비싸고, 나중에 이사할때도 커다란 침대는 짐이고.. 중간 과정없이 그것도 가구집 사장님이 저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도 아니고 친정 부모님 통해서 말만 전달하고 있으니 이해도 안 되구요.
거기다 아빠는 당신이 친분이 있는 사람이니 추가비용 내고 다시 주문해서 또 한달을 기다리던지, 취소해라 하시는데.. 제 성격이 아빠 그대로 빼다 받아서 원리원칙 따지고 그러는 쪽인데 저보다 더 원리원칙 따지기 좋아하는 아빠가 무조건 가구집 사장님 편만 드는 것 같아서 울컥했나봐요.
애매하게 가운데 끼인 아빠한테 되려 큰소리쳐가며 그게 말이 되느냐 했고 아빠는 그럼 어떻게 할꺼냐고 같이 큰소리 치시는 상황이 되버렸어요. 저는 그 사장님이 저에게 직접 전화해서 중간 사정이 이러저러해서 피치못할 사정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저번주에라도 알려주셨으면 그냥 웃으며 그럼 할 수 없지요 그러고 넘어갔을텐데 당장 내일이 약속 날짜인데 다짜고짜 돈을 추가해서 원하지도 않는 사이즈의 침대를 받던지 취소하라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게다가 아빠가 딸 입장보다 그 사장님 입장만 대변한다는 생각에 원망스러운 마음도 있었구요. 그래서 일단 전화 끊고 마음 좀 진정시킨 다음에 남편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얘기했습니다. 사람좋은 우리 남편 얘기 듣자마자 그럼 할 수 없지 킹사이즈 침대를 쓸 수는 없으니 그냥 취소하자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남편 반응 듣고나니 내가 너무 까칠하게 따지는건가 싶기도 하고 아빠한테 큰소리 낸 것도 잘못한거 같고 내 성격이 너무 이상한거 같아서 괜히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요즘 회사일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져있긴 한데 그 화풀이를 가족에게 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나마 비가 와서 우산을 들고 있었으니 눈물은 가릴 수 있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시간이 조금 지나서 아빠한테 다시 전화가 왔는데 민망하셨는지 껄껄 웃으시면서 그쪽 중간 상황을 설명해주시더라구요. 그 가구집도 다른데 주문해서 침대를 받아와야하는데 우리가 주문한 디자인이 좀 특이한거라 평소 거래가 없던 곳이였대요. 그런데 그쪽에서 말을 바꿔서 그 사장님도 중간에 끼인 입장이라고...
솔직히 이해는 안 갔어요.. 계약할 때 가구집 사장님이 먼저 그 침대 매트리스 지지부가 좀 약하니 그거 받아서 프레임만 그대로 살리고 지지대 부분은 직접 개조해 주신다고 했거든요. 그럼 그 작업하려면 몇 일전에는 그 사실을 알았을텐데 배송 하루 전날 얘기한다는게 말이 안되잖아요.
아빠께는 일단 취소하는 걸로 얘기하고 끊었는데, 남편은 너무 쉽게 취소하자 이야기 하는 이 상황에 별 것도 아닌 침대 때문에 부녀사이 큰 소리난게 아무래도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건가 싶어서 괴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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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성격이 이상해지는거 같아요..
ㅜㅜ 조회수 : 755
작성일 : 2007-11-23 17:27:51
IP : 221.150.xxx.25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냥
'07.11.23 7:14 PM (211.53.xxx.253)별거 아닌일에 예민해질때가 있잖아요.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나중에 아버님께 그때 제가 큰소리내서
죄송하다고 하세요.. 아버님 좋아하시는 음식 사가지고 가시구요..
이유가 어찌됐든 어른께 짜증낸건 사실이니까요...2. 에이~~
'07.11.24 4:51 AM (220.71.xxx.191)킹사이즈 좋은데...
기분푸시구...^^3. .
'07.12.17 2:59 PM (124.254.xxx.41)..
4. .
'07.12.17 2:59 PM (124.254.xxx.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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