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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사는 부부

우울한 날 조회수 : 4,984
작성일 : 2007-11-02 12:08:52
20개월 안 된 둘째 때문에 거의 집안 생활 중인 결혼 6년차 주부 입니다.
요즘 남편에 대한 불만이 하루하루 깊어지면서, 삶이 참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남편은 참 바른생활 사나이지만,
잔정도 없고, 남의 기분을 먼저 배려해주거나, 칭찬, 위안에 인색한 사람입니다.
전 감정적으로 동의해주고, 칭찬 받고, 위안 받는 걸 너무 갈구하는 성격이구요.
원래 성격이 각자 그렇게 타고 났습니다.
참, 제 스타일 아니었지만, 끈질긴 구애끝에 결혼하게 되었죠.

저 스스로 이 정도면 참 행복하다,,하며 살아오고 있지만,
계속되는 육아스트레스에, 고생한다는 위로 좀 받고 싶고, 퇴근후엔 도움도
좀 받고 싶을 뿐인데,,,
참, 자기 생각만하는 남편이 야속하네요.

불만을 장문의 메일로 보내봤습니다.
별 반응 없습니다.
짜증스런 말투로 한마디 던져봅니다. 애 좀 봐달라고,,
자기도 짜증이 나는지, 싫으니까, 그냥 울리랩니다.

그냥 포기상태가 되네요.

한번 큰 소리로  싸워보고 싶다가도,
눈물만 나와서 바보같은 모습 보일거같아,
그냥 둡니다.

그래 니 인생 니 맘대로 그렇게 이기적으로 살아라,,
난 애들 때문에 2년만 참고 살겠다.
2년후 둘째 유치원보내면 오전시간이라도 내맘대로 살테니,,,

애들때문에 힘들지만, 그래도 내게 행복을 주는 건 애들이기도 합니다.

전 참, 소심하고 꿈도 소박합니다.
돈 많은거, 명예를 얻는 거에 별 관심없습니다.
가족끼리 건강하게 알콩달콩 사는게 가장 부럽습니다.

하지만 각자 사는 정 없는 부부가 될 거 같아,,
섭섭합니다. 아니 솔직히 많이 두렵습니다.

사실 시댁과 친정 부모님들이 다 그러십니다.
모두 좋은 분들이신데, 부부 사이는 영~
그런걸 보고 자라서, 서로에게 잘 하는 걸 못 배운 모양입니다.

정말 그러기 싫은데,, 속상합니다.

다정다감한 남편들 얘기하는 동네 아줌마들이 제일 만나기 싫습니다.
스트레스 팍팍 받죠...

딱히 어디 하소연할데가 없어.
답답한 맘 써보았습니다.

남편에 대한 기대, 맘을 접는 다는 거,,,
그러고 자식들만 바라보고 살다가,,,
자식들이 커서 떠나가면, 나 하고 싶은 일하며 살고,,,
뭐 별로 행복하게 안 느껴집니다.
그런 내 미래를 그려보면 너무 불행해보여 울컥하네요..
IP : 125.129.xxx.108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7.11.2 12:31 PM (147.46.xxx.156)

    저도 요즘 그런 것 때문에 많이 힘듭니다.
    싸우더라도, 다음에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있어야 싸우는데
    솔직히 이제는 그런 기대가 생기질 않네요...
    정말 우울합니다.

    원글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되요...
    말씀하신대로,
    애들 보면서 행복해하시고 애들 조금 크면 하고 싶은 일 하시면서 행복해지시면 좋겠어요.

  • 2. 시간..
    '07.11.2 12:40 PM (222.234.xxx.244)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살다보니..
    이젠 40대가 되었네요..아이가 조금 크고나니..남편에 대한 기대가
    여러가지로 분산되더군요..
    내생활도 갖게되구요..ㅎㅎ
    내가 나이가 드니 남편도 나이가 들면서 조금 바뀌더라구요..
    지금 너무 우울해 하지마세요..시간이 지나면...
    어떤식으로든 행복한 방법을 찾게 될겁니다

  • 3. 우울한 날
    '07.11.2 12:47 PM (125.129.xxx.108)

    이해해주시는 윗분들 감사드려요. 진심으로,,,
    너무 집에만 갇혀있어, 한번 이렇게 우울해지만,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서 투덜거려본거예요. ^^

    지금 속상하다고 막 나가기 보단,
    좀 참고, 관심을 다른데로 돌려봐야겠죠...

  • 4. 저도..
    '07.11.2 12:56 PM (203.241.xxx.14)

    참 그렇게 자꾸 제 마음을 다독이지만..공허한건 어쩔 수 없네요
    물건을 왕창 사보기도 하고
    여행을 가보기도 하고
    헤어스타일을 바꿔보기도 하고
    맛있는걸 먹어보기도 해도..참 부부사이에서 얻어지는 만족감을 메워주지는 못하네요

    인생은 외로운거라고들 하지만...

    남편에대한 기대를 접는다는건 슬픈일인것 같아요.

    근데 그게 또 억지로 안되는것이기에.. 노력하다 나만 상처받을꺼 같아서.. 그냥 접게되네요

  • 5. .....
    '07.11.2 12:58 PM (122.32.xxx.50)

    정말...
    글을 읽다가...
    제 이야기.. 제 남편 이야기를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양가 어른신들을 묘사하신것도...
    똑같네요...
    저요..
    이제 아이 하나이고..
    아직 이십대 후반인데..
    저도 주구줄창 남편 자랑 하는 사람이 솔직히 젤 밉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 하고는 안 만날 정도로요..(뭐..제가 속 좁은 거죠...)
    싸이상에 파도 타고 당기는 홈피에 식구들은 전부 참 행복해 보이는데..
    저희는..
    그냥 솔직히 부부가 맞나 싶습니다..
    저도 여기 게시판에 몇번을 썼습니다..
    천성이 모든것에 무관심한 남편...
    하물며 자기가 낳은 아이한테도 무관심하고..
    자기 부모한테도 그렇게 살갑지 않고 무관심한 남편...
    표현이라는건 절대 없고..
    그런 표현을 요구하면..
    상대방인 저에게 끊임없이 먼저 할것을 요구 하고 그래요...
    그래서 싸우기도 엄청싸우고..
    이제는 거의 포기 단계도 아닌것이 그렇네요...

    그냥..
    글 하나 하나가..
    정말 가슴에 맺히면서...
    저는 눈물 맺혔네요.. 에효..

  • 6. **
    '07.11.2 1:31 PM (220.77.xxx.119)

    시간님 말씀이 저도 맞는거 같아요...
    낼모레면 사십이 됩니다...
    애들 키울때는 남편이 아무것도 안해줬어요...
    울면 울게 두지도 못하게 하고 달래는것도 남편은 내몫이라하며 애우는것도 안봐주고
    연년생 키우면서 딱 3년은 집밖에도 잘 못나갔어요....
    지금 큰아이가 6학년이 되었네요...
    내가 배우고 싶은것들 배우고 내년엔 창업의 희망도 가지고 있어요...
    그젠 남편이 오래오래 같이 살자고 하네요...
    애들 키울땐 친구에게 황혼이혼할거라도 하소연을 하고 살았는데
    부부관계도 신혼때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남편에게 억매이지 말고 다른 개체다 하고 사세요...
    분명 좋은날이 올겨예요...

  • 7. 에고..
    '07.11.2 1:32 PM (61.108.xxx.2)

    그런 사람과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내들의 그 외로운 마음 이해못합니다.
    성실하고 착한데 무슨 불만이 많은가? 욕심이 너무 과하다로 반응하기도 하지요.
    그런데...그 성격 참 안고쳐집디다. 내가 거기에 무덤덤해지는 것이 오히려 빨라요.
    울남자도 원글님 남편과 거의 비슷한데 단한가지 좀 낫다면 아이들에게는 지극하다는 거에요.
    마누라 감정은 도대체 관심이 없는 남편과 싸워도 보고 협박도 해봐도...
    결론은 그 때 뿐이더군요. 이젠 아예 기대를 버리고 사니 상처도 덜 받는 것 같아요.쓸쓸하게
    사는 게 내 팔잔가부다 합니다.

  • 8. 거기서 거기
    '07.11.2 1:55 PM (221.151.xxx.73)

    남자들 다 거기서 거기고요..
    사람들 사는 모습 다 거기서 거기지요...
    너무나 부럽던 알콩달콩 부부 내일 갑자기 이혼한대도 전 이상하게 생각안합니다.
    저희집도 남들은 아들하나 딸하나에 알콩달콩 잘 사는 줄 알지요.
    그냥 사는거지 이혼하는 상상 늘 하며 삽니다.
    남편한테 기대 같은거 아예 하지 마세요..
    남편이랑 상관없이......어디 가고싶음 애들 데리고 가시구요.
    먹고싶은거 있으면 친구들 불러 먹고요..
    혼자만의 사는 재미를 찾아보세요.
    그럼 남편도 쟤는 맨날 재밌게 사는거 같다 싶어서 은근슬쩍 끼어보려도 하기도 하구요.
    그럼 또 꽁 하고 있다가 내가 너 끼워주나봐라 하시지 말고
    그냥 또 어울려서 재밌게 보내시고요..

  • 9. 바삐사세요~~
    '07.11.2 2:04 PM (220.75.xxx.223)

    20개월이면 어린이집 보내도 되지 않나요??
    무관심한 남편이라면 원글님도 적당히 바삐사세요. 남자들도 능력있는 마누라 함부로 못해요.
    전 어찌하다보니 애 둘에 맞벌이라 남편보다 더 바삐삽니다. 정말 각자 사느라 바뻐요.
    가끔은 주말에도 남편에게(혹은 아주머니께) 아이들 맡겨놓고 일하러 갑니다.
    예전엔 남편과 시간 맞춰서 놀러다닐려고 애썼는데 이젠 굳이 그런 노력안합니다.
    전 제대로 스케줄짜서 지인들과 놀러다니고 남편은 남편대로 친구들 만나러 다니고요.
    애들 생각해서 가족이 함께 외출하기도 하고요.

    제가 바삐사니 남편에게 그닥 불만도 안생기고 가끔 선심쓰듯 남편에게 시간 내주기도 합니다.

  • 10. 원글
    '07.11.2 3:06 PM (125.129.xxx.108)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많은 위로와 가르침이 되었어요.

    제가 우울해하고 짜증낼수록 남편은 더 멀어질거 같아요.
    남편에게 많은 기대를 버리고,
    아이들과 즐겁게 지내면서,
    가끔 속 없이 남편한테도 헤헤 웃어주고,
    나이들어갈수록 조금씩 나아지도록 노력해야겠지요.

    이렇게 속 끓여봤자, 저만 손해니까요.. ^^

  • 11. 토닥토닥
    '07.11.2 9:53 PM (211.201.xxx.126)

    얼마전 까지도 님 보다 더 수렁에 빠진 듯이 살았습니다.

    남편 혼자 바쁜 척 ....회사일이다, 산으로, 테니스코트로

    전 아이들 어리면 어린대로 , 크니 또 뒷바라지로 허덕이고..

    시댁은 아니지만 , 저의 부모님 넘 다정하시고 애정 돈독 하세요..

    부모님 보다 젊은 우리 부부 도대체 길이 안보이더군요...

    남편 골탕도 먹여보고 급기야 상담소도 가보고 천성은 변할 수 없더군요..

    그러더니, 대화가 없던 그 시간들 속에서 너무나 뜬금 없이 아이들은 저보고 키우라 하더군요..

    근대 갑자기 속이 후련하더라구요.. 키우던 말든 칼자루는 내가 가진 듯하고 괜히 아이들 갖고

    실갱이는 안하겠다 싶어서요..

    어떤 상황이라도 입만 다물면 끝인 남편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다르다고나 할까

    저 바가지 안긁는 것이아니라 말 조차 하기 싫었거든요. 배려 없는 사람이라

    즐겁게 살려 애쓰세요.. 가끔 남편 왕따 시키고 적당히 놀려도 보고 곰 보다는 여우가 되느게

    내속도 편해요.. 남편 마음이 아니라 본인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 더 쉽답니다...

    기도해 드릴께요

  • 12. 우리아빠도..
    '07.11.3 1:30 AM (116.47.xxx.29)

    친정아빠도 그러셨어요. 자식들은 끔찍히 아끼시면서.. 엄마한텐 너무 냉담한..
    나이가 좀 드시니.. 조금씩 조금씩 바뀌시더라구요.
    두분이 여행도 가시고.. 조근조근 집안일도 의논하시고..

    사실 두분문제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늘 불안하고 눈치보였어요..
    우리에게 하시는거랑 두분은 달랐으니까..

    이제야 가족이 웃어도 함께 웃는 것 같아요.
    어렸을때 엄만.. 함께 놀아도 뭔가 우울해보였거든요.

  • 13. 저는 다시 태어나면
    '07.11.3 9:31 AM (125.246.xxx.62)

    전 남편에게 말합니다.
    난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할거라고...

    그런데... 당신의 남편으로 태어나
    똑같이 해줄거라고..

  • 14. 예쁜이
    '07.11.3 9:47 AM (59.13.xxx.85)

    세월이 약이더군요. 저는 자식키우는 재미에 올인하며 스트레스 풀었는데 자식도 남편 못지 않게 스트레스를 주더라구요. 그래서 이젠 자신을 돌보며 살아요. 남편 자식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려 노력하구요. 근데 마음을 비우니 상처도 없고 측은지심이 더 생기더라구요. 나이 먹는거지요. 처음엔 나같은 여자를 어디서 만날거라고 복덩이를 못알아보고 까분다^^그랬는데 뒤집어 남편도 성격 안맞는 나랑 사느라 힘들지 싶은게 ...당신도 나 만나 고새이다...그래요.무조건 미워하고 실망하고 그러다보니 남편은 빗나가고 저는 성질만 나빠지고 그러더라구요.그리고 나이가 드니 남편들이 좀 얌전해지고 그래요. 저는 오히려 세지고...ㅠㅠ

  • 15. 시간이
    '07.11.3 9:59 AM (220.76.xxx.163)

    해결합니다. 조금만 참으세요...나이먹어가며 남편도 변하고 자신도 변해집니다. 그리고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면 더 상대방이 미워집니다. 결혼 이후 나만 힘든것이 아니고 남편도 똑같이 총각때보다 많이 많이 힘들꺼라고 생각하세요. 그게 맘이 편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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