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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면 안 되나요?

진화론 조회수 : 516
작성일 : 2007-09-06 00:48:51
저 밑에 아프간 인질사태와 관련한 댓글 중에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했다고 강조하면서...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면 좋겠냐고 하는 글을 보고 생각나는 일이 있어 글을 씁니다...

몇 년전 추석명절에 형님과 저 둘이서 오붓하게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을 하는 중에 호주제가 화제에 올랐고...

제가 신문에서 본 이야기를 해드렸지요...
헌법재판소에서 생물학자들에게 호주제가 생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자문을 구했더니...
생물학자들의 의견이 인간의 '진화'에는 여성의 역할이 더 크다고 했다더라...  뭐 그런 얘기...

그러자 형님...  갑자기 정색을 하며...
동서...  동서는 진화론은 믿어?
동서는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고 하는데 기분이 나쁘지도 않아?
난 학교에서 사실도 아닌 진화론을 왜 가르치는지 모르겠어...  마구마구 쏘아붙이시는데...

솔직히 엄청 황당했습니다...
저희 형님...  개신교 그것도 광신에 가까운 분입니다...  
(요즘의 논란을 보니 광신이 아니라 개신교도들을 다 그런 거 같은 생각은 들지만...)
일선 고등학교 교사구요...

제가 진화론/창조론 토론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저 '진화'란 단어 하나 잘못 썼다가 완전 뒤집어 쓴 건데...
듣다보니 화가 나더라구요...

저희 형님이 여러가지 면에서 열등감이 많으신 분이라...
평소에 조심조심하면서 형님 비위맞추며 살았는데...
정말 저 말은 못 참겠더라구요...

그래서 조목조목 따져 이야기해버렸네요...

저는 창조론이 옳은지 진화론이 옳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하지만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고 해서 기분나쁘지는 않습니다...
인간이 원숭이보다 우월하다는 거 그거야말로 인간의 교만 아닌가요?

그리고 정말로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다면...
처음부터 호모사피엔스를 창조하시지...
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창조하셔서 이런 분란을 만드시는지 모르겠다고...
형님말대로 진화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인류가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에서 네안네르탈인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로 '발전'해 온 건 사실 아니냐고...

형님 대답 없으시더군요...
그 뒤로 형님과 제대로 된 대화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개신교인들과 대화하는 게 무섭습니다...
단어 하나 잘못 썼다가는 싸움이 나니 말입니다...

IP : 221.140.xxx.13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심지어
    '07.9.6 1:04 AM (124.51.xxx.42)

    ㅎㅎㅎ
    저는 언니랑 동물원 구경갔다가 그런말을 들었댔지요
    " 저런 원숭이가 인간의 조상이라니 말도안대!!"

    인간의 조상은 물고기 였다는데 그건 어쩌나 ㅎㅎㅎㅎ
    더 거슬러가면 신라금관에 나오는 곡옥형태의 세포덩어리 였다는데 그건또 머라해석?
    물렁한 반죽상태에서 이것저것이 막 형성되던 지구형성초기에는 당체 인간창조는 어드메?
    어쩌면 '창조'란 모든것의 초기형태인것은 아닐까. 하는 의견을 차분히 개진했을때 우런니
    함께 아구찜먹으러 가던 차를 돌연운행정지하고, 정말 살떨리는 눈초리로 다만 쏘아보더구만용.저는 형제를 '종교'에 빼앗긴것이지요. qc 라고 하는 자율학습장을 어느날 보게 됐는데 동생인 제가 마귀의 조종을 받아 '모처럼은혜충만가운데주님영접기도' 를 마치고 거듭나려노력하는 자기를 마구 헤꼬지해서 속을 뒤집는다고. 그게 사탄의 작용인지도 모르는 제가 불쌍하다고 써놨더군염. 교회목사님에게 숙제검사같이 싸인 받는 그런거였는데 그 목사왈 " 많이 힘드시겟습니다. 영적으로 이겨내시고 승리하는 나날되시길" 이라고 밑에 써놨더군염.--;;;
    정말 어케 정리해야할지.

  • 2. 심지어
    '07.9.6 1:05 AM (124.51.xxx.42)

    qc 아니고 qt

  • 3. 진화론
    '07.9.6 1:10 AM (221.140.xxx.136)

    덧붙여서... 개신교인들 중에서 채식주의자까지 욕하는 내용을 들으니 진짜...

    동식물 모두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려주신 건데...
    그걸 왜 안 먹느냐고 채식주의자를 앞에 놓고 비난을 하더군요...

    인간이 필요에 의해 육식을 하더라도...
    어쨌든 살아있는 생명을 해한 것이니 저는 솔직히 약간 미안한 마음 갖거든요...
    내 생명이 소중하듯이 그 동물의 생명도 소중할 테니까요...

    근데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마치 동물들은 인간에게 잡아먹히기 위해 존재한다는 논리 앞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아~ 저런 생각으로 인디안들을 학살했겠구나...
    흑인들을 노예로 마구 부려먹었겠구나...

    하나님을 아는 자신들만 위대하고...
    그 외의 인간들은 어찌되도 상관없다는 저들만의 오만한 교리가 인간을 그렇게 사악하게 만들었구나...

  • 4. 푸하하하
    '07.9.6 10:16 AM (221.164.xxx.12)

    그니까 교회에선 일기를 쓰곤 그걸 검사 받는군요 ^^;;;
    빨간펜으로 읽은 소감까지ㅡ ㅡ;;
    참 잘했어요 쾅쾅쾅!! 도장은 안찍어 주시나???

    저도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었죠
    고등학생때 나름 고민하다가 몇가지를 목사님께 이런 저런걸 물어봤어요
    예를 들면 우리동네 큰 교회가 두개 있었는데 두 교회에서 서로 난리인거예요
    초등학생때 부터 느꼈던건데 동네 아이들에게 초코파이, 크레파스, 스케치북이나 연필 같은거 주면서 이번주에 교회오면 이것보다 더 많이 준다 어쩐다 양 쪽 교회에서 만나면 뭘 주고 오라 그러고 아주 심했어요
    왜? 하나님을 믿는데 장소가 중요할까? 어느교회든 다니면 좋은거 아닌가?
    내가 A라는 교회에 다는다고 하는데도 B로 오라는 이윤 뭔가

    또 돈은 왜 걷는가?(어릴때 맘이니..)
    것도 포도송이나 작은 수첩에 도장이나 스티커를 붙혀주고 안내면 낼때까지 ㅡ ㅡ;
    그 돈 걷어서 뭘 하나?
    가만히 보니까 교회바로 앞의 목사집만 자꾸 좋아지더라
    교회 건물만 좋아지더라
    교회 다니는 어느분은 십일조를 나중에 천당갈때 필요한 돈을 미리 저금해 두는거라 하더만..

    여튼 이런 저런 아주 기본적인 궁금함을 여쭤봤는데 그 목사가 뭐랬는줄 아세요?
    그렇게 교회에 불만이 많으면 니가 와서 고쳐라!!!!!!!!!!
    그럽디다 ㅡ ㅡ;;;
    꽤 오래 다녔던 교회를 그 길로 끊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 일어난 사태에 대한 반응들을 보니 그때 확! 끊어버힐 수 있게 해준 목사님이 참 감사합니다

  • 5. QT
    '07.9.6 10:41 AM (124.51.xxx.42)

    QT는 quiet time 이라고...
    꼭 일기라고할수는 없는 건데요 성경구절을 읽고 거기에 대해 묵상하고 자신의경험이나 생각을 그 구절에 적용시켜서 반성해보고 뭐 그런건데, 성경을 더 깊이 알자는 취지 같더구만요. 그렇다고 한들, 적용부분에 자기 사생활을 적고, 행동이나 생각에 대한 반성의 글도 적고한것은 거의 일기나 같은거지요. 근데 그걸 목사에게 제출하고 몇줄의 피드백을 받고 싸인을 날려놓고 그랬더라고요. 우런니 나이 마흔 훨 넘습니다.남에게 꼬진소리커녕 엇갈리는 눈빛도 못참아 합니다. 왕자존심에 짱까탈스러워 별명도 '깨살쟁이' 입니다. 그런데 자기내면의 고백비스무리한것을 그나이에! 목사에게 제출하고 싸인받고 하다니! --;;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그런 시스템으로 사람들을 우민화시킨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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