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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쓸쓸하네요....

참힘들군요. 조회수 : 1,804
작성일 : 2007-08-24 10:48:24
결혼 2년차...아니 아직 2년도 다 채우지 못한 시간이지요.
서로 없는집 형편에서 자라 결혼할때도 양가에서 받은 것 없이
얼마 없는 돈으로 겨우 시작을 했고.
그런 현실에 1년 동안은 아이를 갖을 형편도 안돼어 열심히
맞벌이만 했어요.


친정쪽에선 저는 고명딸.  위로 오빠들만 여럿이고  저는 막내이면서
딸 하나지요.   둘째까지 아들을 낳고보니  딸을 낳고 싶은 마음에 셋까지
아이를 낳았으나 역시나 또 아들이여서 다시 아이를 임신했지만
또 아들일까봐  잠시 못됀 생각을 하셨대요.   친정엄마가 결혼해서
시집살이 엄청하시고 무지 가난한 집에서 사신터라 줄줄이 애를 낳을
형편이 안돼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지우려고 애썼던 아이가 끝까지 생명줄을 놓지 않더니
낳고보니 그렇게 기다리던 딸이었다고...그게 저였지요.
그런 딸을 시집보내면서  없는 형편에 뭐라도 해주고 싶어 하셨지만
그 마음을 알기에 제 스스로 준비한다고 안심시켜 드리고  결혼을 했지요.
평소  가난한집 장남한테 시집와서 온갖 시집살이 고생을 다 하셨던 엄마는
딸만은 그렇게 살지 않기를 원하셔서  절대 장남에게는 시집 안보낸다 하셨는데
부모마음처럼 되지 않는게 또 자식문제 아닐런지...


오랜 연애... 그때문에 쉽게 끊지도 못하는 정. 또는 사랑  그것들이 얽히고 설켜
결혼이라는 목적지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마 연애기간 동안 숱한 권태기를 느꼈던 거 같고,  질리도록 싸우기도 했고
헤어지기도 했었고...그럼에도 결혼까지 온 인연..   그렇게 싸웠으니 이제 싸울일
없겠거니 했으나  싸움은 끝도 없네요.  지치도록...

남편은 장남이긴 하지만 막내같아요.  뭔가 알아서 주도하거나 계획하는게 아니고
상대가 계획하고 주도하면 편하게 같이 뭍어오는 스타일..  그 주도하는 것과 계획하는 것
다 제 차지지요.    그럼 남편은 섬세하거나 자상하거나 아내를 먼저 생각해 주느냐.
냉정히 말해 그것도 못하지요.    돈에 대한 개념도 별로 없는 편이라  결혼 전에도
알뜰살뜰 모은 것도 아니고 (보통 남자들이 그렇다곤 해도 요샌 정말 남자들이 더 알차게
계획하고 준비하던데...)   자상하게 작은 거라도 챙기는 거 하나 없고   그렇다고 애교라도
좀 부리나...이건 전혀 없고  되려  약간 보수적인 타입에 대접받고 싶어하는 권위의식까지..


같이 맞벌이를 하면서 온갖 집안일 다 제가 해도   그게 당연한 듯 ,별 거 아닌듯 생각합니다.
집에오면 왕처럼 대접받는게 당연한 줄 알지요.  저도 밖에서 일하느라 지치고 힘든데...
제가 하는 일은 자기가 하는 일에 비하면 일 같지도 않은 듯 생각 하더군요.  

차라리 남자가 성격이 좀 있어서 확 주도를 하던가.  그건 아니어서 늘 제가 주도하고 이끌게 만들면서
또 남자라고 대접받고 싶어하고.  집은 자기가 편히 쉬러오는 공간으로만 생각하고..
집은 편히 쉬러오는 공간 맞죠...그런데 그 말에서 풍겨지는 느낌은 글쎄요.  자긴 집에오면
자기가 할 일 없이도 착착 해주는 사람 있으니까 그게 편하다는 뜻인건지....


생각합니다.  난 왜 이사람과 결혼을 했을까.   행복한가.
이 대목을 쓰는데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결혼 후 단 한번이라도 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 일기장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있었던가.
힘들고 지치고 깊은 우울함.   혹시 기쁨은 금새 잊혀지고 슬픔은 오래 남아서 그런게 아닐까.
그도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행복이란 단어를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아니 느낀적이.
그냥 힘들다는 거.  내 마음이 지치고 힘들다는 거 .
수없이 반복되는 상황...  기대자체를 하지 말아야 함에도  작은 기대라도 붙잡고 있었던 나.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

원래 마른 체질이지만  결혼 후 더 말라서 주변에선 어찌 결혼하고 더 마르고 그러냐고
걱정하고...  체중이 결국 42k ....키 165에 저 체중이면  어떤건지...

작은 다툼이라도 생기면 항상 내가 먼저 풀어줘야 하는 상황.  내가 사과를 받아야 함에도.
저는  남자여야 하고  여자여야 하면서 엄마여야 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힘드네요.  힘들어요.
IP : 61.77.xxx.9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벌써
    '07.8.24 10:58 AM (220.75.xxx.143)

    힘드시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 세월이 쌓여서 어느덧 20년,
    지나고 보면 기쁨보다는 한숨과 눈물이 많았던 시절,
    해도 잘 자라준 자식보면 모든 시름과 걱정이 싹 날라가지요.
    원글님.
    힘내세요. 만약 종교가 없으시면 종교를 가지시는것도 도음이 되어요ㅣ

  • 2. 그냥..
    '07.8.24 11:02 AM (211.198.xxx.202)

    힘내시란 말씀 드립니다. 이곳에다가 푸시면서도 힘내세요. 건강하시구요..

  • 3. 사탕별
    '07.8.24 11:09 AM (219.254.xxx.167)

    조금씩이라도 같이 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아주 사소한 거라도 집안일을 나줘서 하세요,,,몸이 힘드니 마음도 지치고 모든게 다 싫고 우울해지는거 같네요

  • 4. 연화
    '07.8.24 11:30 AM (121.172.xxx.71)

    힘든 시기 입니다.
    토닥토닥 제가 힘들때 친정 엄마 말씀 남의 고생 가져다 하진 못한다구
    하시더라구요. 그땐 그말이 싫었어요.
    난 힘들어 죽겠다고 소리 지르고 있는데 야속하고 밉기까지 하더만요.
    지나고 나니 그 말의 의미를 알겠어요.
    모쪼록 기운내서 열심히 사세요. 뭐든 끝이 있기 마련인결요.

    나중에 추억으로 남을수 있어요.

  • 5. 찰리
    '07.8.24 11:40 AM (59.7.xxx.77)

    글 읽고 맘이 짠~해서 글남깁니다..기운내세여...

  • 6. ㅇㅇ
    '07.8.24 11:40 AM (116.120.xxx.137)

    토닥토닥~ ~

    그래도 희망을 갖고 살아야지요
    기운내시고 요

  • 7. 원글
    '07.8.24 11:54 AM (61.77.xxx.92)

    어제 또다시 작은 다툼. 그리고 습관처럼 되어 가는 듯한 남남과도 같은 행동.
    그런 모습들이 또 지치고 힘들고.. 그랬더랬습니다.
    한 가정인데. 그 가정안에 속한 사람들은 참 남남처럼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
    답글 정말 감사드려요.
    헌데.. 답글 읽으면서도 눈 앞이 흐려지네요. 그냥 마음이 많이 힘들구나..느낍니다.
    이렇게 힘들때 속편히 만나 얘기 나눌 친구가 근처에 없다는 거.
    결혼 후 남편따라 온 지역이라 아는 사람 없다는 것이 더한 슬픔으로 남네요..

  • 8. 운명
    '07.8.24 12:06 PM (211.202.xxx.160)

    힘드시겠지만, 아이가 생기기전에 한번 독하게 생각해 보세요.
    남자 ..참 그버릇이 힘빠져야 고쳐지더 군요.

    아이가 생기면 나아지겠지 하고 생각했었어요.저도..
    아이가 생기니 저만 더 힘들고 괴롭습니다.
    애를 둘 키우는 거지요..

    아이도 없고 .. 전 원글님이 부럽습니다.
    저같음 두번 생각안하고 돌아섭니다.

    남편이 싫고 미워서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변하게 하는것은 정말 힘든일 이거든요..

    아무쪼록 님께서 행복한 쪽으로 결론 내리시길 바래요.

  • 9. 개선
    '07.8.24 12:23 PM (219.254.xxx.85)

    되기 힘들데요... 님과의 상황이 어쩜 결혼 이십년차인 저랑 같네요.
    오늘 아침 저두 하두 속상해 이런글 한 번 올려볼가 하던 차였거든요..
    그냥 참고 있었거늘 , 님 글 보니 제가 같이 울컥하고 속상하네요
    첨엔 잘 몰랐지요... 힘들어서 그런거니.. 성향이 그래서 그런거니
    했지만.. 남자들 절대 바꾸기 힘들데요.
    같이 맞벌이지만... 전엔 제가 전업 주부였지만.
    그럴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제가 다 받아주고.. 참았지만 ( 울 남편 입장에선 자기가
    많이 참았다고 강력히 주장하겠지만요...)
    나이 들어서 맞벌이 하니 정말 힘들데요.. 근데
    첨엔 많이 협조 해주더니.. 돈도 벌어오고. 남에게 좀 으쓰대기도 하면서....
    이젠 예전과 똑같아졌어요... 양말벗으면 그자리. 옷벗어서 걸어뒀다가
    떨어지면 그냥....화장실 나오면 심지어 불끄는 거 까지 안해요...
    취미도 없어요.. 대화도 그냥그냥.. 뭘 물어도 대꾸없고.
    화나도 내가 스스로 풀고... 속상해서 울면 또 운다고 더 화내고..
    뭐 이런 인간있냐 싶을때가 한 두번 아니었죠... 에혀~
    화딱지 무쟈게 납니다.. 괜히 울 시엄니.. 잘난 아들 놔 놓고 뒤에서 제가
    엄청 원망하는 거 모르실 겁니다 ..
    아들 우째 이리 키웠을까..
    남자의 특유의 권위 의식 바꾸기 힘들어요.. 이십년 같이 살았지만.. 하나도 제 뜻대로
    바꿔논거 없어요... 제능력 이 없는 탓이라 돌리기도 햇지만 너무 하더만요
    님은 아직 젊고.. 결혼 초기 인데 지금도 이리 힘든데.. 나중생각하면 어휴~~ 걱정이군요
    님 자신 과감하게 개선을 하셔야 할거 같네요..
    섭섭한게 세월과 함께 쌓이면 애정도 당연히 멀어집디다...
    만족한 밤을 지낸날은 그 담날 좀 다릅니다만.. 오히려 그일 때문에 달라지니
    더 동물 같아보이고 화 나데요.
    에이그.. 내가 주저리주저리.. 말이 더 길어지네요.
    본인의 적극적인 의지 만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거 같네요
    해답은 본인이 이미 알고 있지요만.
    실천이 안돼 답답하고.. 협조 안해줘서 답답하고.
    남들보기에 뭐 그리 큰 문제 아닌것 같으니. 답답하죠
    그냥 하루 하루 무덤덤 살아지는게... 그렇대요.
    같이는 살지만 인생은 어차피 혼자에요....
    도움도 못 되는글 길게도 썻네요.. 힘내시란 말 밖에~~!!!!

  • 10. 원글녀
    '07.8.24 2:26 PM (61.77.xxx.92)

    개선님 말씀하신 거랑 비슷해요. ㅎㅎㅎ 정말로...
    현관문 잠그는 것 , 화장실 불 끄는것도 제대로 못합니다.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 것들조차 잘 신경 안쓸때가 많아요.
    말하면 대답은 잘 하죠...
    어찌 나쁜 면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힘이 드는 건 사실이네요.
    내 마음을 다치면서... 남편이란 사람의 다독거림 하나 받지 못하면서
    내 스스로 내 마음을 치유하면서 버텨내야 하는게 참.
    우울하게 만드네요.
    그래도. 힘 내야지요.
    정말로 답글들 감사드립니다.
    얼마전 인터넷에서 글 읽었는데 부부싸움 할때 참는 여자가 사망율 4배가
    높다고 나오데요. 그만큼 속병이 드는 것일테지요.
    가끔 속이 너무 답답할때 이 곳에 이렇게 풀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해요. 모두들요.

  • 11. ..
    '07.8.24 7:09 PM (202.136.xxx.21)

    이글 읽으며 아들 잘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듬니다
    한여자를 절대 불행하게 하지않기위해서...
    너무 불쌍함니다
    나이 50이 넘고보니 인생 그렇게 살 필요가 없더군요
    허뮤한게 인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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