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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집을 나갔어요

슬퍼요 조회수 : 1,997
작성일 : 2007-08-15 01:23:49
낮에 좀 다투다가... 복날인데 시댁 안간다고 했다고... 아기 데리고 친정에 가 있으라기에... 난 못간다고... 뭐라뭐라 한참 지껄였더니 짐 싸서 나갔어요.

시엄니에게는 한 이틀 연락 안될꺼라고 통화했다는데... 저랑은 연락도 안되구요.

이제 결혼한 지 1년 반 남짓... 주말마다 싸운 것 같아요. 일 중독인지 일만 좋아하고, 주말에는 늦게까지 자다가 시댁 다녀오면 하루가 가요. 집안일은 아무 것도 모르고 다 내 차지랍니다. 너무 좋아해서 한 결혼이었는데, 요즘은 남편 얼굴을 봐도 그냥 그래요. 농담반 진담반 시비거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짜증나고, 대화 좀 하자고 졸라도 별 반응이 없습니다. 벽 보고 떠드는 기분...

제가 잔소리하고 짜증내서 기분이 나쁘대요. 나도 똑같은 소리 여러번 안하고 싶고, 남편 때문에 짜증나요.

아기 낳고 몸조리 도와주시던 엄마 가시고, 매일매일 너무 힘든데 아무 것도 안도와주던 남편이 미워요. 난 밥도 못먹는데  자기 간식만 챙기고, 너무 피곤해서 몸이 벌벌 떨리게 힘든데 아무것도 안도와주고, 술 잔뜩 마시고 집에 한밤중에 들어오고, 이런저런 빌미도 외박도 하고... 어느새 아침도 안차려주고, 셔츠도 안다려주고, 함께 잠들지도 않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남편아, 나 당신이 밉다. 우리 말 좀 하자." 졸랐던 게 어제인데... 오늘은 이모양... 지난 주엔 화난다고 핸드폰 던져서 부수고... 이번 주엔 짐 싸서 나가고... 전엔 싸우고 나가서 늦게 오면 걱정도 되고 그랬는데... 오늘은 아무 생각도 안들어요.

아기 데리고 도망가고 싶어요. 아기를 너무 사랑한다면서 선심쓰듯 "내가 아기 봐줬잖아."라고 말하는 남편이 미워요. 난 왜 살까요.
IP : 121.149.xxx.22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슬퍼요
    '07.8.15 1:31 AM (121.149.xxx.220)

    어제, 오늘... 결혼하고 처음 가져보는 남편 휴가예요. 늘어지게 자다가 일어나서 일하다가 게임하다가 또 일하다가... 어디 가까운데 놀러라도 가자고 졸라보기라도 할 껄... 난 항상 일 다음이고, 시댁 다음이고... 다 이렇게 사나요.

  • 2. 어째요
    '07.8.15 1:47 AM (218.52.xxx.222)

    힘드시겠어요..
    첫아이 낳고 육아를 하는게..상당히 힘들고 피곤한 일인데..
    밖에서 일하다 늦게 들어오는 사람들은 그걸 잘 몰라주더라구요..

    저희 남편은 맞벌이하면서 제가 더 늦게 끝나는 일이 많아서 육아에 깊이 참여해서 그런지..
    그게 정말 힘들다는걸 많이 알아줬거든요..
    안보는 사람들이야..어찌 알겠어요..

    원글님에게 휴식이 좀 필요하신것 같은데..남편분이 왜 그맘을 안알아주실까요..
    제가 대신 토닥여드릴께요..맘 푸세요..

  • 3. 힘내세요
    '07.8.15 2:32 AM (59.10.xxx.72)

    결혼초기에 저도 많이 힘들었던거 같아요. 적응안되는 시댁식구들이며(얘기하자면 밤 샙니다요) 남편이 결혼하구 8개월만에 회사를 짤리고 저는 임신중이었구... 많이 울었던거 같아요. 그래도 그 시절 서로 노력하면서 (물론 제가 많이 참았지만) 이겨낸거 같아요.
    많이 힘드셔도 아기보면서 슬기롭게 이겨내서요.
    저는 제 처지땜에 애한테 짜증도 많이 내고 시댁이 미우니 남편도 싫고 아기한테도 소리 많이
    질른거 같아요. 그 영향이 꽤 오래갑니다. 지금 초등학생인데 눈치를 좀 보는편이에요.
    지금은 그래도 어려운시기 다 지나고 기반도 어느정도 잡고 좋아졌어요.
    어렵더라도 지혜롭게 남편분하고 대화를 많이 나누세요.
    남편분얘기도 많이 들어주시고 남자들 단순해서 잘 토닥여주고 비위맞춰주면 금방 좋아라합니다. 대화가 힘드시면 메일이나 편지를 써서 보여주세요. 제 남편도 애 데리고 그 흔한 놀이 동산한번 안데리고 다녔어요. 그런 남편 바꾸는데 7년 걸렸어요(지금 십년차입니다)
    결혼해서 2-3년이 참 힘든거 같아요. 서로 다른환경에서 다른 가치관으로 살았으니 맞춰가는
    과정에 안 싸울수가 없는거 같더라구요.
    님 혼자만 겪으시는거 아니고 제 주위에도 많이들 그래요.
    특히나 아기가 어린경우 넘 힘들죠... 저두 잠 없는 애기 업구서서 찬밥에 김치먹으면서 울다 체하구..^^
    하지만 힘든날이 있음 또 좋은날이 꼭 옵니다.
    넘 우울해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이렇게 자게에 글 올리시고 위로도 받으시구요^^

  • 4. ㅠ.ㅠ
    '07.8.15 5:05 AM (125.178.xxx.106)

    저랑 비슷한 처지인것 같아서요.
    대한민국 남자들은 왜 그런걸까요?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들 같아요.
    저희남편도 365일 야근에..술먹고 2-3시에 들어오고..
    금요일이나 휴일전에 술먹을땐 5시 6시에 들어오고..
    정신나간거죠. 자기는 즐길꺼 다 즐기고 할꺼 다하면서 맨날 힘들다고 난리고..
    기운내세요~~!!!원글님과 아기를 위해서 좀더 힘내시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보세요^^* 남편이란 인간은 그렇게 괴롭게 살라 그러고..ㅎㅎ

  • 5. 정말
    '07.8.15 8:51 AM (125.176.xxx.31)

    신혼이 다 좋은게 아니고
    서로 조율이 안되니 결혼후 2-3년차가 젤 힘들어요.
    7-8년 넘어가면 아이들도 크고, 엄마 손 갈일도 줄구요.(정신적인거 말고 육체노동은 확실이 줄어요)
    서로 조율도 되고 편안해 지더라구요.
    이런 저런 노력들 해보시고 좀더 참아도 주시고.,..
    그렇다고 양보만 하면 원래 그런줄 아니까
    세게 나가보시기도 하구요.
    그런데 함부로 집나가는 남편 영 아니네요.
    님은 집나가지 마세요.
    정말 이혼할거 아닌 생각인데 가출하면요.
    나중에 인이 박혀서 사람 찾지도 않습니다.
    가출이란 카드는 정말 결정적인 순간에 쓰면 아주
    효과가 좋은데요. 배우자의 행동을 단박에 바꿀만큼..
    남편이 바보네요.

  • 6. 어째요.
    '07.8.15 10:01 AM (220.85.xxx.72)

    너무 힘드실 것같아요.
    사실 지금이 제일 힘드실 때긴 하네요.
    남편 분도 참 이기적이시구요.

    집 안나가신 것은 참 잘하신 것 같구요.
    남편이 님의 호소를 잔소리로 받으들이신 듯하니.....

    저라면 이번에 남편 들어오면 방법을 한 번 바꾸어 보겠어요.
    꼭 산후우울증 걸린 사람처럼
    멍하니 말없어져서 눈물도 좀 흘리고 그래보세요.
    절대로 말수가 없어져야 합니다.
    남편 오기 전에 밥 많이 먹어 놓고
    남편오면 밥도 좀 굶고, 죽고 싶다고 "혼자말"처럼 슬프게 넉두리도 좀 하시구요.
    큰 일 날것처럼 분위기 조성 좀 해보세요.

    빨리 관계정립이 안되면 진짜 산후우울증 오실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 7. ㅡㅡ
    '07.8.15 11:15 AM (122.42.xxx.145)

    어휴...못났네요
    그렇게 부모손바닥에서 못 벗어날거면 결혼은 왜 했답니까?
    평생 엄마아빠하고 살지
    정신 좀 차리셔야 할것 같네요 원글님 남편 말이죠

    저희남편도 몰랐어요 그냥 한국의 전형적인 남자처럼 이기적이고 아내를 자기맘대로 조종하려고 하고 가사일도 분담해서 할 줄 몰랐죠

    가만히 있으면 안됩니다
    현실을 모르면 가르쳐야죠
    지난주 여행 다녀오면서 나눈 대화가 그랬어요
    "여보 회사 다니면서 몸이 많이 힘들지만 주말은 가족을 위해 시간을 내줘서 고마워~"
    그랬더니 "시대가 바뀌었는데 당연한거지~" 하더군요

    남편분 좀 현명해져야 할것 같습니다.

  • 8. 집안일 힘듭니다.
    '07.8.15 3:10 PM (219.251.xxx.16)

    하지만 밖의 일은 굉장히 정신적스트레스가 클 수도 있습니다.
    남편분에게는 결혼,아이아빠등의 새로운 적응기가(엄마도 마찬가지지만)
    사회일과 함께 버거울 수 도 있어요. 우리도 해보지만 집안일은 해도 끝이 없지만
    나의 자유재량으로 오늘못해도 내일하면 되잖아요.
    처음부터 쎄게 너무 요구하시지마시고 짜증내시지마셔요...그것도 욕심이랍니다.

    '애기 육아를 어느정도 하고나서 부모님께 가야될 것 같아,지금은 내가 좀 힘들어요"
    하고 미리 이야기를 해보셔요. 그리고 집안일은 자꾸 '분담'이라고 하시면
    남자들은 아주 싫어합니다. 남자들이 원래 '분담'못한다나요. 다하면 다하고 안하면
    안하는거고...
    아뭏튼 남편님과 서로 적응기를 거쳐가셔야되니 서로 많이 배려하시는 차원에서
    생활하시면 조금씩 나아지실 겁니다.

  • 9. 남자는 애
    '07.8.15 7:11 PM (121.153.xxx.152)

    남자한테는 잔소리보다는
    약한소리나 눈물이 더 잘 먹히는듯해요.
    너무 힘든척하면 그래도 집안일좀 하려고하네요.
    잔소리하면 하던일도 안하더군요-_-;;;

  • 10. 원글이
    '07.8.16 12:17 AM (121.149.xxx.220)

    아... 두서없는 넋두리에 위로의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은 들어왔고... 둘 다 별 말도 안하고 또 하루가 갑니다.

    산후우울증, 눈물로 호소, 맞짱 뜨기... 다 해봤는데 안먹히는 남편입니다. 그래도 아기 낳기 전에는 제가 많이 다독다독 했었는데, 이제 제가 여유가 없는지 힘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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