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가슴이 조금은 덜 할 수 있을까 싶어 조심스럽게 글 올려 봅니다..
신랑과 연애해서 결혼한 지 10년입니다..
제 인생의 모토가 ‘즐겁게 살자’ 인데..연애시절 그야말로 신랑은 개인기의 달인이었습니다..
집안의 반대는 오히려 저의 오기만을 자극하여 결국엔 결혼 했고요..
신랑은 누나 한명과 형 한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형은 정신장애로 요양원 비슷한 병원에 있고, 누나는 이혼 후 종적을 감췄다가 연하의 남자와 아이를 데리고 나타났지요..
칠순이 넘으신 부모님께서는 야채 행상을 하십니다..
모아 놓으신 돈은 전혀 없으시고요..
누나한테는 전 남편의 자식이 두 명 있어요.. 딸 하나 아들 하나..
딸은 지금 23살인데 초등학교 1학년 딸이랑 돌 지난 아들 하나 있어요..
아들은 21살인데 운동한다고 하고요..
제가 지나치게 긍정적인 생각의 소유자인지라 이런 상황들이 힘들다거나 심각하게 느껴진 적은 별로 없었는데 요즈음...너무 지치네요...
신랑누나는 신랑한테 말하지 말라며 저에게 800만원을 빌려갔고.. 이제는 자기 자식의 미래는 삼촌이 맡아야 한다며 신랑에게 스폰서를 하라고 하네요..
시어머니 역시 누가 있냐며 그나마 밥벌이하는 너희가 알아서 해주라 하십니다..
어제도 운동 그만두겠다는 조카 녀석 데리고 달래서 구단주 만나러 가고.. 못 마시는 술 새벽까지 마시고 와 속 거북해 하는 신랑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과 화나는 마음에 뜬 눈으로 지새고 출근했습니다..
직장생활하면서 이런 저런 회사일 말하면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남자가 생겼습니다..
이혼전문 법률가이긴 한데 차마 제 이야기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냥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그런 정도만..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이 사람이 남자로 느껴졌습니다.. 물론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부드럽고 인자한 얼굴로 앉아서 웃어주며 가볍게 농담도 하며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나 좋더라고요..
이 사람 때문에 신랑이 싫다거나 제 상황을 쫑 내야겠다는 건 아니고요..
그냥...제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신랑과 함께 하는 동안 시댁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는 않을 테고... 난 점점 지쳐갈텐데..
이쯤에서 정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우울한 오후에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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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싫어...
우울 조회수 : 1,152
작성일 : 2007-05-21 13:59:48
IP : 59.5.xxx.12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남편에게
'07.5.21 2:05 PM (210.221.xxx.16)지쳤다고 말하세요.
능력 만큼만 해 주십시오.
나중에.....
내 인생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돌이킬 수 없을 때 후회말고
만약에 남편에게 더 자신이 없으면 돌아서십시오.
누이와 부모님 책임지고 살라고 하십시오.
가엾지만
그 사람이 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하면 끝 없는 나락으로 모두 떨어집니다.
남편 친구가 그런 경우가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결국 아들 하나 혼자 키우고 살더군요.
그 아들.....제대로 된 가정교육 안 되더이다.
보고 들은 것이 거기까지인걸요.
너무나 안타까웠지만
가출한 그 아내
이해가 되더이다2. ...
'07.5.21 2:45 PM (203.121.xxx.26)그 조카가 친정조카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 남자분떔에 현실이 더 싫어질수도 있어요...
긍적적인 사고를 가지신분 같은데....
그 남자분은 그 인자한 미소뒤에 속뒤집히는 가정사가 없겠습니까?3. 충격요법
'07.5.21 3:37 PM (210.180.xxx.126)남편에게 솔직히 지쳤고 앞으로 자신없다고 말씀하셔야 충격을 좀 받으실라나요?
상황이 답답하고 안쓰럽습니다만 일단 해결하려는 노력부터 해봐야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만나시는 그 남자분도 괜찮은 사람이기도 하겠지만 님의 처지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르지요.
또 남의 남자이기도 할테구요.
일이 꼬여 있으면 꼬인 순서대로 살살 풀어나가셔야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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