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고 흐린 토요일.
남편은 사무실에 전화선을 손봐야하고 오후에는 만날 사람이 있어서 오늘은 늦겠다하고 일찍 나갔습니다. 고딩딸 오늘은 놀토지만, 치과에 가기로했기때문에 깨워서 치과치료받고 집에오니 오전이 다지나간 11시가 되었네요. 집에 있던 대학생 아들은 이미 일어나 샤워하고 집에 소소한 고칠거리들을 고쳐놨구요.
늘어진 컴퓨터선 묶는거라든지. 화분에 물이넘치니까 물받이통을 갈아주기, 빨래터수도꼭지가 망가졌으니까 갈아끼워놓기등입니다. 여기서 빨래터는 세탁기앞의 작은 베란다를 제가 부르는 이름입니다.
아빠는 없지만, 집에있는 고구마꺼내서 고구마그라탕 만들고 쵸코머핀굽고, 엊저녁 재워놓은 소고기, 스테이크하고, 육개장에 밥넣어끓여서 국밥만들어 상가운에 놓고 먹을만큼 떠서 먹게했습니다,
거기에 알맞게 익은 물김치까지해서 맛있게 먹는남매를 보니 왜 이리 행복한지요,
힘들게 살아왔지만, 이 순간만큼은 너무나 감사해서 주님께 화살기도 날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점심먹고 딸아이학원가고, 아들아이 친구만난다고 외출하고 전 밀린 청소 빨래 모두 다해놓고 지금 컴터앞에 앉았습니다, 조금전, 아들이 엄마 뭐 하세요, 하며 엄마가 혹 심심할까봐 날린 문자에 엄마 이제부터 놀거야 했더니 재미있게 노세요, 하고 아들이 웃네요.
이제부터 놀래요. 저녁내내~ 밖은 천둥치고 비오지만, 저는 정말 행복하네요.
제가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서인가요, 아무일아닌거에도 눈물날만큼 너무 행복하네요.
저 이거 자랑인가요? 자랑은 맞는데, 누구나 그러는거 갖고 너무 그런다고 핀잔주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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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고맙고 감사하네요.
마음이 조회수 : 1,321
작성일 : 2007-05-12 18:22:17
IP : 220.75.xxx.14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7.5.12 6:29 PM (220.120.xxx.122)^^
앞으로 더 좋은일들 많이 만나실꺼예요.
지금까지 너무 애쓰셨습니다.
이제부터는 행복 마음껏 만끽하시고 사세요.2. 숨은꽃
'07.5.12 6:36 PM (125.177.xxx.6)행복은 작은것에서 부터잖아요
그걸 느낄줄 아는 님은 행복해 할 자격 있습니다
앞으로도 주욱 행복하세요3. ...
'07.5.12 8:12 PM (122.37.xxx.41)누구나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 아니구요.
정말 부러운 일상의 행복..자랑 맞으세요.
택택거리는 딸, 숙제 쌓아놓고 테레비만 보는 아들, 옆에서 누워 잔소리에 코푼 휴지조차
밀어놓는 남편에...일상이 짜증스럽거든요.
하긴 이런 정경도 고맙고 행복한거라고 남편이 노래하는데 맞는건가요??4. 저는요
'07.5.12 11:11 PM (218.153.xxx.48)일이 늦게 끝나 한시넘어 애들 잘때 들어와요. 아직 어린 애들 같이 잠들지 못해 안타깝지만
애들 가운데서 누워 양쪽에 애들 손하나씩 잡고 냄새 맡으며 잠들때 절로 나오는 탄성!
아, 행복하다. 이해 안 되시죠? 같이 시간 보내지 못해 안타깝고 밤에라도 옆에 있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아요. 너무 애틋해요.5. ^^
'07.5.13 5:17 AM (219.254.xxx.13)저도 십수년 뒤 원글님처럼 일상의 소소한 일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겨운 아드님..참 잘 키우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남편과 남매와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작은 행복의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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