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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면 되는데

조회수 : 1,068
작성일 : 2007-05-03 23:36:26
오늘아침 출근길. 버스에서 내리려고 벨을 누르고 문앞으로 나갔어요.
뒷문과 뒷문 바로 다음자리 사이에 작은 손잡이 기둥이 있지요.
어른 허벅지정도 높이의 기둥이요.  초등학교 1학년이나 유치원생쯤으로 보이는 꼬마가
그 기둥을 잡고 서서 한쪽 다리를 앞뒤로 흔들더라구요.  
앞으로 뻗을때마다 속으로 저꼬마 저러다 내리는 사람 치겠다 싶었는데
왜 불길한 예감은 늘 들어맞는지..
하필 제가 내리는 차례에서 정강이를 정통으로 맞았네요.
버스 뒷문 계단에서 구를뻔했어요.
아픈것도 화가 나지만 오늘 제가 새 정장바지를 입고 나갔거든요.
흰색에 가까운 아주 옅은 회색이라 그 꼬맹이의 신발 자국이 바지에 묻은거에요.
내리면서 맞은거라 너무 아파서 잠시 길에 멈춰서서 바지를 털고 다리를 만졌어요.
꼬마아이라도 순간적인 힘때문인지 아니면 정강이여서 그런지 진짜 아프더라구요.
뒤를 돌아보니 그 꼬마랑 그 아이의 엄마도 마지막에 내리더군요.
그때만해도 화가 나지는 않았어요.
애들이야 아직 어리니 실수로 그럴수 있다고 쳐도 엄마는 미안해하거나 아이에게
사과하라고 시키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세상에...그 엄마..저를 흘낏 보고 제 바지의 얼룩을 보더니
아이손을 사정없이 잡아끌면서 빠른걸음으로 거의 도망가듯 달아나네요.
아이가 뒤를 돌아보며 저를 쳐다보니 애를 막 잡아끌어요.
기가막혀서 원.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가 그렇게 힘들까요?
새옷 입고간날 그런 영광의 얼룩을 바지에 새긴것도 짜증나고
지금도 정강이 부분에 파랗게 멍이 들어있는걸 보니 또 짜증나고..
그렇게 남에게 사과할줄 모르는 부모가 내 아이만 애지중지할 것을 생각하니 또 짜증이 나네요.
아침부터 우울하고 찝찝했던 마음을...그나마 좀전의 고맙습니다로 정화시켰네요.

근데 그아줌마.... 설마 내가 세탁비 달라고 그럴까봐 그랬나.  원 참.
IP : 210.106.xxx.17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런
    '07.5.3 11:42 PM (220.75.xxx.143)

    엄마 참 많아요. 특히 평소에 우아떨던 엄마들이 더하죠.
    그 아이는 무얼보고 배웠을까요?
    남에게 피해줘도 모른척하는게 제일이다(?)

  • 2. 습관적으로
    '07.5.3 11:44 PM (222.234.xxx.57)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어느나라 사람들의 의식구조도 연구대상이지만
    미안하다는 말을 거의 안하려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구조도 연구대상입니다

  • 3. ...
    '07.5.4 12:35 AM (122.43.xxx.75)

    미안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당황 해도 엉겹결에 그런
    행동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 하고 마음 푸세요.

    그 아이 엄마 지금.. 낮에 했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

  • 4. -_-
    '07.5.4 8:56 AM (210.180.xxx.126)

    그저께 저도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있는곳에서 싼 양말 고르고 있는데 내리던 다섯살 정도의 여자애가 나한테 부딪혀서 제풀에 넘어지길래 얼른 일으켜서 정말 미안하다 에구 아프니?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하고 있는데 옆에 서있던 젊은 엄마는 저를 완전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애한테 마구 짜증 내며, '앞을 잘보라 안하더냐?'고 있는 신경질 엎는 신경질 다 부립디다.

    헐, 제가 5학년 아짐인데 참 민망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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