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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면...
저 어릴때 엄마가 종아리가 시퍼렇게 될때까지 때려놓고 잘때 밤에 바셀린 발라주며 쯧쯔... 하실때 정말 치떨리게 싫었어요.. 그렇게 마음아파할걸 안 때리면 되지.. 죽게 때려놓고서는... 악어의 눈물같아서 더 싫었습니다. 그런식으로 저 대학원 다닐때까지 맞았습니다. 말 안듣는다고 맞고 동생이랑 싸워도 혼자 맞고 안 울고 맞고 있는다고 맞고 기집애가 오빠보다 기가 세다고 맞고 온갖 입에 담지 못할 폭언들... 고스란히 다 들으며 속으로 울지 말아야한다. 울면 지는거다 생각하며 참았습니다. 다음날 되면 타고난 천성이 낙천적이라 믿었던 저... 배실배실 웃으며 엄마 비위맞췄습니다. 엄마가 얼굴 찌푸리며 있는게 맞는것보다 더 싫었고 내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날 정말 미워할까봐 겁이 났습니다.
그렇게 컸습니다. 겉으로 아무 문제도 없는 것같이 전 곱게 자랐고 공부도 잘 했습니다. 사춘기때 반항한번 안하고 정말 온실속의 화초처럼 잘 자랐습니다.
어릴때 엄마가 저에게 가장 잘 해주셨던건 바로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삼남매중에 경제적 혜택을 제일 많이 보며 자랐습니다. 결혼하고서도 지속적으로 필요없다는데도 컴퓨터며 차며 사주십니다.
이번 생일에 그냥 잊어버렸는데 전 그냥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살다보면 딸 생일 잊어버릴수도 있는것 아닙니까. 그냥 살가운 말 한마디면 웃었을 겁니다.
어느날 전화해서 다짜고짜 계좌번호 부르랍니다. 돈 부쳐준다고... 저 나가봐야 한다고 끊었습니다.
며칠후 엄마에게 전화와서 태어나서 첨으로 엄마에게 한마디 해보려고...
섭섭하다. 내가 돈 필요하다고 했냐, 말한마디 하면 되지 다짜고짜 돈 부친다고 해서 섭섭했다. 했습니다.
엄마 길길이 뛰십니다. 돈이면 되지, 돈으로라도 하겠다는데 하시며, 넌 매사에 왜그리 불평불만이 많냐 하십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서운한게 많은지 얘기하랍니다. 저도 화가 나서 하루종일 얘기해도 모자란다 했더니 전화로 버럭버럭 얘기하랍니다. 혼자서 소리소리 지르더니 그냥 끊어버립니다.
괜히 얘기했다 싶었습니다. 건강도 안 좋으신데 저러다 또 혈압 올라가서 쓰러지는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냥 내가 잘못했다 얘기하고 살살거려 볼까 하다가도 이번엔 정말 저도 버텨볼까 싶기도 하고 또 갈등됩니다.
저 아이낳고 우울증이 심해서 병원다닐때 의사가 그러더군요. 우울증은 치료가 되어도 어릴적 마음의 상처는 치료하기 쉽지 않다고요. 엄마를 미워한다고 자신있게 얘기할수 있을때가 되어야 진정으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는 거라고... 역설적인 얘기라 잘 이해는 가지 않지만...
전 아직 엄마를 미워한다고 대놓고 얘기 못합니다. 엄마가 정말 나를 버리지 않을까 지금도 걱정이 됩니다. 신랑이 아무리 절 사랑한다고 해줘도 아직도 엄마의 사랑을 갈망합니다.
엄마는 제가 이런줄 모르십니다. 배가 불러서 투정하는줄 아십니다. 엄마로선 최선을 다해 저를 사랑하신 거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돈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은... 그렇게 되어지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1. 내얘기
'07.4.23 12:21 AM (218.239.xxx.199)제 얘기기인 줄 알았어요. 우리 엄마랑 똑같네요. 아이둘의 엄마이면서 40을 바라보는 지금도 엄마가 옆에 있으면 싸우고 밉고 서러우면서도 엄마가 저희 집에 오셨다가 혼자 쓸쓸히 돌아가실 때면 가는 뒷모습이 안쓰러워 눈물이 나곤합니다. 이 숙제가 언제 해결될까요. 우리 언제 만나서 애기라도 나눠볼까요. 힘 내세요ㅠㅠ
2. ...
'07.4.23 12:58 AM (219.255.xxx.36)저도 엄마하고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많았어요. 특히나 제 아이하고 관계맺기가 참 힘들더군요. 그래서 상담치료 받았습니다. 치료받는 동안은 잊고 있던 일까지 새록새록 떠올라서 참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에 거짓말처럼 마음의 짐이 덜어지더군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기회가 되시면 상담치료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김형경님의 <천 개의 공감>이라는 책도 한 번 읽어보세요.
3. .
'07.4.23 2:24 AM (61.255.xxx.208)전에 읽었던 책 중에 부모(특히 엄마)에게 미움받을까봐 아이들은 천재가 된다고(부모 마음에 들기 위해서)라는 구절이 있던게 생각나네요. 제 경우에는 스스로 글을 쓰면서 자체치유를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기가 저어되신다면 글을 쓰시는 것으로라도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보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도 엄마의 사랑을 포기했습니다. 아무리 다른 사람의 사랑을 많이 받아도 계속해서 엄마의 사랑을 갈구해왔는데 우리 엄마는 모성애가 없는 사람이더라구요. 학습받은 모성애로 사랑해-라는 이야기를하는데 공허하죠. 내가 귀찮게 하니까 적당히 넘어가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그래도 아이를 낳으셨네요. 아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이 아이는 나처럼은 키우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요. 저는 제가 보고배운게 없어서 내 엄마같은 엄마가 될까봐 아예 아이생각도 없는걸요.4. 저는
'07.4.23 2:54 AM (218.52.xxx.104)원글님의 글을 읽고 가슴이 많이 답답해져 옮은 느낍니다.
제 이야기 같기도 하고요.
미워하고 싶어도 부모이기에 부모 돌아가시면 분명 후회할 것이란 걸 알기에
대놓고 말 못합니다. 투정도 부리고 울기도 하지만 정말 많이 서운하다는 걸 부모는 모르죠.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으로 많이 답답해 할거구,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지만
그러면서도 부모라고 다 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그저 부모도 하나의 인간이고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틀릴 뿐이라고 좋게 좋게 생각하기로 했어요5. ...
'07.4.23 3:11 AM (210.117.xxx.54)제 주위에 원글님과 같은 친구가 있어서 로그인했습니다...
의사샘 말처럼 어머님을 미워한다고 말 할 수 있어야 치료가 된다는 말에 100% 공감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자라게 되면 미워하기도 힘들지요...
남 보기에는 부족한 거 하나 없이 자란 것처럼 보이니까요...
마음 속은 말할 수 없이 공허한 데 말이지요...ㅠ.ㅠ
제 친구도 엄마가 경제적으로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그러면서 제 친구가 그 엄마의 기준에 차지 않으면 대놓고부끄러워 했기에...
그 친구는 지금도 그 엄마 때문에 많이 힘듭니다...
그 친구는 자신의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자기를 오히려 미워합니다...
그래서 매사에 굉장히 자신감이 부족하고요...
솔직히 그 친구는 자신의 문제가 엄마와의 문제 때문인 것도 잘 모릅니다...
옆에서 보는 제게는 너무나도 잘 보이는 문제인데도요...
차라리 엄마가 대놓고 학대를 하면... 미워하고 다른 사람에게 욕이나 하지요...
그런데... 경제적인 사랑만을 받고 자라게 되면... 미워하기도 힘들다더군요...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잖아요... 남 보기에는 좋은 엄마일테니까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엄마의 덕목은 어떤 상황에서도 품어주는 모습일 텐데...
제 친구 보면... 엄마에게 고민도 이야기 못하더라구요...
엄마가 그 고민을 받아주지를 않거든요... 너무나 냉정하게 자르지요...
엄마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게요...
근데 그 자르는 이유도 너무 이성적이어서... 욕하기도 힘들어요...
그런데, 그 친구를 보면 자기 자식에게도 사랑을 경제적인 것으로 표현하더라구요...
그래서 많이 안타까워요...
그 엄마의 모습을 내 친구에게서 보니까요...
부모의 사랑은 그게 아닌데도... 부모의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해서인지...
하나뿐인 아들에게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6. ...
'07.4.23 3:41 AM (210.117.xxx.54)엄마를 미워한다고 말하는게 엄마를 미워하는 건 아니예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건 엄마와 엄마가 내게 한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거지요...
그래야만 어느 정도 치유가 가능하니까요...
제 친구 보면서 저희 엄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저희 엄마...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경제적인 지원은 없었지만... 항상 나를 믿어 주시고...
나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게...
내가 잘나서가 아니고 엄마가 있기 때문이란 걸 제 친구를 보면서 알았어요...
내가 힘든 상황일 때에도 저희 엄마는 저를 믿어주셨거든요... 제가 봐도 이해가 안 될 정도로...
그런데 제 친구는 아주 사소한 잘못에도 그 엄마가 참 냉정하게 내치시는 걸 봤지요...
제 친구에게 제일 안타까운 건...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다는 거예요...
심지어 남편을 고를 때에도 제일 조건 안 좋은 남자를 고르더군요...
솔직히 그 때는 이해를 못 했어요...
아니 조건도 좋은 애가 왜 저런 남자를...
나중에 그러더군요... 자기는 좋은 남자를 만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대요...ㅠ.ㅠ
그래서 지금도 맘고생, 몸고생 많이 하고 살구요...
원글님... 어머님이 잘못하신 거 맞아요...
낳아서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거 아니냐... 물론 맞지요...
하지만... 원글님 힘드셨고... 그 힘든 이유가 어머님이셨다면...
엄마 때문에 나 힘들었다고 말하셔도 됩니다... 나쁜 일 아닙니다...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지시길 빕니다...7. 상담
'07.4.23 5:15 AM (122.35.xxx.215)두번째 댓글분.. 상담은 어디서 받나요. 저도 엄마와 딱 뭐라 평할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
막 챙겨주고 싶고 퍼주고 싶지만... 여전히 엄마한테 상처를 받죠..
교육에 최선을 다하신 분이었지만... 칭찬해주신적이 별로 없네요. 늘 부정적..
이젠 제가 저를 객관적으로 보죠. 나 이렇게 능력있고 똑똑한 애구나.. 그런데 회사 관두고
결혼하고 애낳고... 친정은 어렵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니 엄마나름대로는 자식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니까.. 가끔은 엄마 행동에 눈물이 나요.
그래도 결혼잘하고.. 친정에 이렇게 잘하려고 하는데, 왜 기특하다 네맘다안다 이런 얘기조차
없으실까.... 무능한 친정아빠한테 짜증섞어 말하는게 습관되셨는데 절대 본인은 그런걸 인정안하죠.
저도 아기가 있는데.. 우리 엄마처럼 하지는 말아야지..
깔끔하고 살림잘하고 똑똑하고 잘 챙겨주고 이런 엄마였는데.. 나를 좀 훨훨 날게 응원해주지..
이런 아쉬움이 있어서.. 저희 아기한테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어렵네요.
능력있고 착한 남편한테 " 이럴줄 알았어" 하고 짜증내는 저를 보면 겁나요8. ...
'07.4.23 7:41 AM (219.255.xxx.36)두번째 댓글 단 사람입니다.
저는 미술치료를 받았는데, 미술치료라고 해서 그림만 계속 그리거나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 건 전혀 아니고요. 그냥 마음을 풀어내는 도구로 미술을 이용한다고 보시면 돼요.
http://myacademy.org/
여기에서 미술치료 오픈스튜디오로 들어가 보세요. 참고로 저는 개인치료 말고 그룹치료를 받았습니다.9. ...
'07.4.23 7:45 AM (219.255.xxx.36)링크가 이상하게 됐네요. 주소 부분만 복사해서 주소창에 넣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10. 부모
'07.4.23 8:05 AM (60.197.xxx.55)부모가 드러난 흠이라도 있으면 자식이 맘 놓고(?) 떳떳하게 미워할수나 있죠.
물질적인 뒷받침은 남부럽지 않게 해주셨으나, 자식 입장에서는 부모로부터 마음으로 이해받지 못 하면 그 원망이 마음으로만 쌓이죠.
부모 입장에서는 못 키워도 원망 듣고 잘 키워줘도 역시 원망 들을 가능성이 있으니
나중에 원망하는 소리 들어도 서운치 않을 정도로만 자식한테 쏟아야할까 봅니다.11. 저희
'07.4.23 9:18 AM (211.176.xxx.181)엄마도 비슷하세요.
문제는 그래놓고 미안한것도 모른다는거죠.
그리고 돈으로 갚을 생각같은거보다는 받을 생각만 하세요.12. ...
'07.4.23 12:24 PM (125.177.xxx.9)사랑도 받아본사람이 줄줄도 알아요
아마 어머니도 제대로 사랑받고 크지 못하셨나봅니다
이제 와서 바꾸긴 어렵죠 조금씩 힘들었던거 말씀하고 풀면 좋을텐데 어머니가 이해하고 들으실지 걱정이네요
님 아이들한테 잘해 주시고요 이제는 부모 형제는 2차고 내가족이 우선입니다
님 가족이랑 잘사시고 편하게 마음먹고 사세요13. 책추천
'07.4.23 6:32 PM (122.35.xxx.47)김형경의 심리 에세이 종류와 '모신'이라는 책 추천합니다.
김형경 에세이는 그냥 자기 자신 들여다보며 토닥토닥 하기 좋고요... '모신'은 내 엄마와 내 관계... 내 엄마와 또 그 엄마의 관계... 나와 내 아이의 관계를 놓고 생각하는데... 모두가 연결된 고리가 보이면서 많이 냉정해지고... 감정을 좀 다스리게 되더군요.
저도 엄마의 부정적 영향으로 참 힘들어했지만 한편으로는 엄마에게 감사했어요.
무식하게 나오는대로 살지 않고.. 이런 책이라도 찾아 읽고 생각할수 있도록 나를 교육시켜 주신것....14. 원글이
'07.4.24 1:40 AM (219.251.xxx.176)감사합니다... 제 아이를 보면서 이 감정의 고리를 끊어보려 무척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처럼 되면 어떡하나, 내가 키워서 또 나처럼 되면 어떡하나... 무척 힘들더군요. 우울증이 심할때는 그냥 내가 얼른 죽어버리고... 죽기 전에 아주아주 훌륭한 아이엄마가 될 사람을 하나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더랬지요.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그때는 정상적인 생각을 할수 있는때도 아니었지만은 지금은 아이를 보며 아이에게 가장 필요하고 훌륭한 엄마는 세상에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저라는걸 알고 있습니다.
저에게 저희 엄마도 그런 존재입니다. 가장 필요했고 지금도 필요하고 훌륭한 엄마이죠... 다만 엄마와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훌륭히 치유할 수 있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엄마를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인정하지를 못했던것 같습니다. 지금 치유해가는 단계이니 엄마가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신분들 조언 잘 받아 모시겠습니다. 추천하신 책도 읽어볼거구요. 시간이 나면 치료도 받아보겠습니다. 가끔 저 힘들때 글쓰며 풀기도 할게요.
마음 따뜻해져서 오늘 밤은 이불 안 덮고도 잘 수 있을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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