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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근데 모아 놓은 돈이 없다.다행히 빚도 없다.
믿는건 퇴직금 일억 정도...많다면 많은 돈일수도 있지만 이제 아아들이 본격적으로 돈이 들어가는
중고생 둘이나 있다.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낭비 하며 살았던것 같다.
남편도 지금은 휴직 상태다. 몇달후면 복귀할것이지만 아직은 불확실한 상태다.
남편의 느긋함이 답답하고 화가 나지만 아직은 참아보기로 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나까지 일을 놓아 버리면 너무 무모한걸까.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가는데......
남들은 일이 있어서 좋겠다고 부러워 하고,사십넘어 갈데가 어디 있냐고,감사하라고 하지만...우울하다.
매일 매일 고민이다.출근할때마다...오늘은 사표 집어 던져야지 하고.
휴.....답답해서 넋두리 해봤습니다.
1. 화요일
'07.4.17 10:15 PM (211.238.xxx.149)아들녀석은 군대다녀와서 아직 직장 못잡았고
딸애는 졸업반이다.
둘다 앞날이 걱정이긴 하지만 부모로서 기본적인 교육의 의무는 다했으니
스스로 살아갈길 마련해서 독립하길 바랄뿐. 더이상의 지원은 없다.
저축한거 현금으론 돈몇백이 전부다.
다행히 집은 두채라서 하나는 아들녀석 결혼하면 줄예정이고.
지금살고 있는 집 처분해서 고향에 남아있는 농가 헐어 새로짓고.
텃밭도 가꾸며 살아보자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의 맞벌이를 그만두면 당장의 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는 점이다.
남편의 외벌이로는 생존비용.
내가 같이 움직이면 숨통트이는 약간의 여유정도.
집과 돌아갈 시골집과 땅. 교육끝난 자식들.
남들은 부럽다고 하지만
지금 당장은 사표를 쓸수가 없다.
마치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 있는것처럼
내릴수도, 그렇다고 마냥 이렇게 달릴수도 없는 노릇.
화요일의 일기 끝.2. 나두일기
'07.4.17 11:44 PM (211.213.xxx.104)오늘 자꾸 글을 쓰게 된다.
정신없이 결혼해서 하루도 못쉬고 일했던 지난 8년.
급기야 아이는 ADHD 비스므리해서 치료 좀 받게 되었고, 늦둥이 아닌 늦둥이 둘째는 이쁜 짓만 골라하네.
지난 8년동안 쉬지 않고 일한 덕분에 얻은 급성간염으로 운좋게 쉬다가 둘째 갖게 되었는데
이런 된장...
무슨 일이든 손이 가야 맘이 놓이는 시모땜시
전전긍긍하며 하루 하루를 지내고
아침 두번 차리고, 점심 두번 차리고, 저녁은 진수성찬으로 차리길 바라니
지겨워 지겨워 하면서 나갔다 올라 치면
나가서 뭐했냐...무슨 얘기했냐 꼬치꼬치 묻는 시모얼굴 보면 정이 뚝 떨어지지만
시모가 보태준 돈으로 55평 아파트에 살고
신도시에 38평짜리 아파트 분양받고
현금 6억 통장에 있고
남편 벌어다 준 돈 한푼도 저금없이 싹 다 쓰고 있어
그나마 위안은 되지만
매일 그날이 그날이라
그것도 지겹고
어쩔땐 차라리 나가서 돈벌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둘째낳고 빠지지 않는 살때문에 더욱 서글퍼져
운동도 미친듯이 해봤지만
밀려오는 식욕땜시 점점 더 근육화되어 최홍만화 되어가는 내 몸을 보자니 더 짜증나고
아들놈 치료받을때 마다 지갑에서 흘러나가는 돈다발도 가슴찢어졌는데
난데없이 친정아버지가 나한테 빌려가 쓰셨던 돈을 후에 유산으로 물려주시고 지금은 안주신다고 하셨는데
그 돈을 아이 치료비에 쓰라며 눈물 흘리며 미안하다며 갑자기 주시는 바람에
앉아서 로또당첨된 기분이라.
하지만 뭐하리.
시모 오늘 이모님 만나신다고 나갔다 오시더니
갑자기 용한 한의원에 이모님이랑 진맥하고 왔는데 한약 해 드셔야 한다고 했다며
토요일에 약찾으러 간다고
돈달라 하시네.
뭐 통장에 있는 돈이나 집값 생각하면 드려야 마땅하지만
애 치료비 받아놓은 돈 달라하시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통장에 돈있으면 뭐하리. 집값이 비싸면 뭐하리.
그거 찾아야 돈이고, 팔아야 돈이지.
어디 내 손안에 있는 돈인가.
참나....
하지만 점점 나아져 가는 아들보며 고맙고
오늘 나 먹으라고 해삼이며, 개불이며, 새조개 사다 안겨준 남편 고맙고,
약값 바로 드리니 시모는 콧노래 부르시며 아기 젖병 닦아주시고,
뭐 이러며 사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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