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선생님. 왜 안울어요?

좋은생각 조회수 : 682
작성일 : 2007-01-30 09:22:32
평생 직장이라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 교사가 되려고 할 때 나도 제2의 방편으로 국문학 교직이수를 했다.
내가 교생 실습을 나갔을 때다.

학교를 떠나던 날, 과학실에서 바쁘게 지도안 정리를 하던 나는 고사리 같은 아이들 손에 이끌려갔다.
아이들은 내 눈을 가린 채 교실로 향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이들이 달아 놓은 풍선, 교탁의 케이크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내 목에 목걸이를 걸어 주던 실장의 눈망울까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선물을 받으며 무덤덤하게 웃어 보였던 나.

아이들은 내게 물었다.

“선생님 왜 안 울어요? 우리는 선생님이 기뻐서 울 줄 알았는데….”


아이들의 물음과 함께 고개를 들었을 때 아이들은 감동 없는 내 표정을 보고 무척 실망한 듯했다.
사실 그때 나는 감동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단지 나는 쑥스럽고 미안했다.
당시 나는 교사를 꿈꾸고 교생 실습을 하러간 것이 아니라 교직 이수의 과정 때문에 나갔다.

교단에 서는 일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고,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일지라도 진정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억에 오래 남는 교생 선생님이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나의 욕심이라는 생각을 지금에서야 하게 된다.


교육은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단지 내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오래 남길 원했다.
단순히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 남고 싶어 하는 나의 욕심.
그것이 앞으로 내가 가르치고 싶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되어 버렸다는 생각에
나는 고개 숙여 반성했다.


임시방편으로 교직이수를 했던 난 교생 실습 때의 일을 되새기며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좋은생각 "좋은님 꽃씨" 中...-
IP : 61.83.xxx.20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2433 서울 사는데 용인 40평대 분양 청약하려면. 1 청약 2007/01/30 525
    102432 이혼해 보신분.. 도와주세요.. 9 도와주세요... 2007/01/30 1,715
    102431 치아에 금이 갔다는것은? 3 아퍼요.. 2007/01/30 456
    102430 전업주부vs직장맘 7 걱정 2007/01/30 1,401
    102429 주택구입했는데요..앞으로 4년살껀데 얼마나 고쳐야할지 난감합니다. 1 주택 2007/01/30 396
    102428 동생이 차를 빌려달라는데.. 15 ... 2007/01/30 1,532
    102427 시어머니께..생활비 얼마나 드려야 할까요? (무플좌절ㅠㅠ) 12 도와주세요 2007/01/30 1,534
    102426 자동차 보험료 오른다는데... 1 ... 2007/01/30 179
    102425 물밤 파는곳을 알고 싶어요. 1 물밤 2007/01/30 479
    102424 올여름 에어컨 예약 하는게 좋을까요? 2 에어컨 2007/01/30 372
    102423 신랑 형제 결혼시 돈을 얼마나 내야 하나요? 14 ... 2007/01/30 1,176
    102422 택시타고 등교하기.. 6 등교 2007/01/30 1,206
    102421 아기와 따로 주무셨던 분 계세요? (신생아부터) 11 4개월맘 2007/01/30 988
    102420 친정에서 인쇄소를 하는데 너무 손님이 없다고 하네요. 9 2007/01/30 1,190
    102419 답답한 일상 4 반쪽녀 2007/01/30 980
    102418 33살,, 생리를 안해요,, 폐경기가요? 1 .. 2007/01/30 922
    102417 오늘 돌잔치 보여준 연예인 말이예요 18 작은감동 2007/01/30 2,683
    102416 합천 3 일해공원 2007/01/30 212
    102415 도배 저렴하게 하는곳 아시는분? (시트지,페인트는?) 4 조이 2007/01/30 619
    102414 어린이 축구교실요.. ^^ 2007/01/30 201
    102413 강화마루 시공후 발로 디딜때 꺼지는 느낌 없으신가요 8 강화마루 2007/01/30 686
    102412 급))목동 8단지 맞은편에 있는 아크로빌 주소?? 2 주소? 2007/01/30 219
    102411 퇴직금 중간정산 하면 손해인가요?? 5 궁금이 2007/01/30 1,358
    102410 선생님. 왜 안울어요? 좋은생각 2007/01/30 682
    102409 춘권피 파는 곳 알려주세요 2 ? 2007/01/30 457
    102408 무쇠 가마솥을 검댕이 묻어나오는데 먹어도 되나요? 4 2007/01/30 856
    102407 30개월 아기 키우기 고민 여러가지요.. 3 고민맘 2007/01/30 499
    102406 40개월된 아이의 치아가.. 1 아이 치아 2007/01/30 179
    102405 자녀수에 따라 친해진다는 글을 읽고서 질문! 7 질문 2007/01/30 1,118
    102404 옆집 아줌마 4 쓰레기는 싫.. 2007/01/30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