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파지줍는 할아버지께..

만원의행복 조회수 : 1,125
작성일 : 2006-12-06 17:35:24
공장 저녁식사 시간.
식당에서 구수한 멸치국물 냄새가 나는걸 보니
아무래도 잔치국수를 삶는 모양이다.
가볼까?
적당히 신김치에 시원한 국수 한사발 먹으러 나선다.

마침, 공장앞을 지나시는 파지줍는 할아버지..
팔순은 되셨을법한. 작년겨울엔 고무신을 신고 다니셔서
참 가슴아프게 하시더니만..
오늘은 다행히도 털신을 신으셨다.
시골장터에서나 볼수있을듯한 검정털신.

만원짜리 하나 꺼내서 주머니속에 넣고는.
쭈볏쭈볏 할아버지께 다가가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하기.. 식사는 하셨어요? 묻는체 하고는
할아버지 잠바주머니에 만원짜리를 찔러 넣어 드렸다.

할아버진... 이 회사 경리아가씨지? 작년 겨울에도.. 기억하고 있지.. 암만..

그러고보니 거의 일년만에 건네드린 잘난 만원짜리 한장.
에구.. 가끔 마주치면 작은 성의표시라도 하는건데...

느린 걸음으로 힘들게.. 리어카를 가득채운 파지들.
그것팔면 얼마를 받으시는걸까.

마흔넘은 아줌마를 아가씨라 표현해주신 할아버지.
거의 일년만인데도 기억해주신 할아버지.

국수가락이.. 솔잎처럼 억세게 느껴졌다.

가끔.. 천사가 되어야지.
파지만큼만..
..
IP : 211.33.xxx.14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2.6 5:41 PM (168.126.xxx.185)

    가슴이 찡하네요.

  • 2. ^^^
    '06.12.6 5:42 PM (124.49.xxx.215)

    추운 겨울에 님의 따뜻한 맘이 소중하게 느껴져요. 그렇게 이쁘게 사시면 분명히 님의 삶도 더욱 아름다워 질거에요. 행복의 기준은 자신맘속에 있대요. ^^

  • 3. ^^^^
    '06.12.6 5:48 PM (141.223.xxx.82)

    리어카 끌고 길 건너시는 어르신들 보면
    마음이 항상 조마조마해요.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싶어...
    가끔씩이라도
    저도 님처럼 천사가 되고 싶네요.^^

  • 4. ^^^^^
    '06.12.6 5:58 PM (210.104.xxx.5)

    작은 온기가 소중한.. 그런 계절에 딱 맞는 따끈한 마음을 가지셨네요.

  • 5. 그냥..
    '06.12.6 6:20 PM (125.142.xxx.22)

    눈물이 나네요.

  • 6. ㅠㅠ
    '06.12.6 10:02 PM (211.186.xxx.146)

    이글보고 마음이 너무 후끈거리구 눈물납니다,,
    너무 이쁘십니다^^

  • 7. ~~~^^*
    '06.12.6 11:55 PM (211.193.xxx.14)

    아름다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7570 배송지연되는데 계속 기다려야 할까요? 2 쇼핑몰 2006/12/06 311
327569 욕심의 끝 7 아줌마 2006/12/06 1,616
327568 삼순* 호두파이.. 맛있으세요? 13 .. 2006/12/06 1,932
327567 괌에 캘리포니아 베이비 살곳? 2 2006/12/06 541
327566 신문보시나요? 5 흠... 2006/12/06 730
327565 (급)임신중인데요 이상한 물질이 보였어요 9 .. 2006/12/06 925
327564 huis 한샘 침구 질문이요 2 .. 2006/12/06 458
327563 황당한 질문 26 -.- 2006/12/06 3,041
327562 출장요리사 어떻게 구하나요? 1 완전살앙 2006/12/06 371
327561 냉동실 정리 어떻게 하시나요? 5 ㅎㅎ 2006/12/06 1,046
327560 컴에서 노래 녹음하는법 있나요? 2 노래좋아 2006/12/06 302
327559 딸만가진 맏며느리님들 계신가요? 9 숙제. 2006/12/06 1,582
327558 어제 생로병사의 비밀 보신분 계세요? 3 후니맘 2006/12/06 1,573
327557 층간소음(의자끄는 소리) 9 어떻게 해야.. 2006/12/06 2,095
327556 집터가 좋고 안좋고... 2 변덕녀 2006/12/06 971
327555 비둘기가싫어욧 19 긴급SOS 2006/12/06 1,056
327554 ~아이가 한 달이상 눈 깜박임 증상이 계속 됩니다~ 7 아이 2006/12/06 497
327553 의사남편이 백수생활 4년째입니다. 22 조언부탁드려.. 2006/12/06 4,771
327552 아파트 층간 소음때문에.. 4 답답 2006/12/06 566
327551 두돌 아기가 밤새워 책만 읽어달라는데요 7 아기 2006/12/06 716
327550 조언 부탁드립니다 1 내가사는게사.. 2006/12/06 294
327549 아이들 영어알바를 구하려면...? 5 곰순이 2006/12/06 709
327548 남자친구에게 결혼얘기 먼저 꺼내신분 계시나요? 8 결혼 2006/12/06 6,165
327547 미래와 희망 이용복선생님......... 11 미래와희망 2006/12/06 2,139
327546 홍선생 미술 1 수요일 2006/12/06 443
327545 미국에 계신 은사께 선물 알려주세요 2006/12/06 98
327544 "이제 주말마다 시댁에 안부 전화좀 드려~"- 결혼 한달쯤 + 질문 하나! 7 ~ 2006/12/06 1,456
327543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12 동감 2006/12/06 2,533
327542 항공여정표에 이렇게 나와있는데 이게 뭔소린가요?? 4 무식녀 2006/12/06 560
327541 악몽의 12월.. 3 층간소음 2006/12/06 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