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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참기보다 글을 올려서 좀 풀어보고 싶어서..

위로절실~ 조회수 : 1,563
작성일 : 2006-10-29 23:59:43
목요일날 시어머니께서 저희 결혼하고 첨으로 손주가 보고 싶다고 집에 놀러오셨어요..
원래 시댁 친정이 모두 위쪽^^인데..남편 회사따라 전남에 살고 있답니다.
워낙 울시엄니 깔끔한 분이라 평소에 좀 지저분하게 사는 전..좀 신경쓸게 많고 치워야 할것 들이 많아서 좀 부담스럽긴 했지만..싫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 오시기로 한것도 아버님이 출장가셨다고 해서 한번 내려오시라고 말씀드려서 오신거니까요..
KTX를 타고 오셔서 한시간여 거리에 있는 광주로 마중을 나가서 모시고 들어왔어요..저녁 먹고 들어가자니까 그럼 어린애 데리고 집에서 해먹을 생각이었냐 하시더군요..떡갈비를 사드렸어요..한사람당 두쪽씩 나오는데 한쪽만 드시더니 뻣뻣하다고 그만 드셨구요..뭐 제입맛에도 식으니까 좀 뻣뻣하긴 했지만 맛은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내내 며칠전 친구들과 드신 회가 너~무 맛있었다고 하시더군요..신랑왈..엄마 회사드릴걸 그랬나..근데 엊그제 드셨다며?어머니 왈..회는 또 먹어도 되는데..ㅠ.ㅠ;;

울어머니와 대화하는 것중 대부분이 아기예쁘다는 얘기..혹은..음식만드는 얘기(뭐 만들때는 뭐뭐 넣어서 어떻게 어떻게 해라..), 아님 몸아픈 얘기...근데 몸아픈 얘기가 매우 큰 부분은 차지하고 있죠..
신랑은 아프다는 소리 듣고 걱정해 줘야지..듣기 싫어하거나 그러면 안된다 하지만..제가 워낙 어렸을적부터 친정울할머니 몸아프단 소리에 질려서 더 민감한 건지도 모르겠지만..어쩜 얼굴마주칠때마다 여기가 아프고 저기가 아프고..그런 말씀 뿐이네요..
차안에서든 집에서도 눈감고 계시겠다고 하시고선 코고는 소리가 들리는데요..본인은 눈만 감고 있었다며..며칠을 잠을 한숨 못잤더니 너~무 피곤하다는 말씀의 연속..새벽에 화장실을 가려고 나왔더니..(어머닌 거실에서 주무셨어요..)쇼파에 누워계십니다.제가 나오자 마자 "아이고~엉치가 시려서.."이러십니다. 전 잠결에..어디가 불편하세요?엉치가 시려서 바닥에 못누워 있겠어서 쇼파로 올라왔다..그 다음엔 나가니 또 바닥에 누워계십니다. 쇼파에 누웠더니 허리가 또 쑤셔서 내려오셨다고..헐..
저희 어머니 이제 53세이십니다.
외모는 정말 동안이라 40대 초반으로까지 보이십니다. 식당이나 어디가서 울아가 할머니라 하니.."아이고 무슨 할머니가 새댁이네~"그말씀 들으시고는 하하하..너무 좋아하십니다. 근데 저희들..특히 며느리인 절 보면..이제 너무 늙어서 몸이 너무 아프시다고 합니다..헉..

오신 다음날 아침에 (결혼하고 제손으로 어머님 식사 처음 차려봤어요..시댁에서도 설겆이만 했었지요..) 나름대로 열심히 된장찌개 끓이고 호박전도 부치고 고추도 볶고 도토리묵도 썰어놓고..정성껏 차렸습니다.
어머님이것저것 맛보시더니 고추볶음은 너~무 맵다고 하시며 물만 들이키시고 이하 반찬들은 맛을 보셔도 아무 말씀 없으셨어요..(제가 음식솜씨가 뛰어나진 않아도 그래도 먹을만하게는 만들거든요..근데..)도토리묵은 사온거 썰어서 냈던건데..맛있으시다며 이것만 먹겠다고 하시더군요..ㅠ.ㅠ;;마음의 상처 제대로 받았습니다.

점심은 바닷가근처에서 백합칼국수를 먹고 내장산으로 단풍을 보자며 갔습니다. 내장사 구경을 가려고 걷기 시작하는데..어머니 왈..아들~엄마 동동주 먹고 싶은데 사줄거지?이러십니다.참고로 울어머니 술을 너무 좋아하십니다. 소주 한두병이 기본일정도로..몸도 안좋다고 하시면서 술드실때는 그런말씀 전혀 없으시죠;;기분좋게 동동주에 파전을 먹었습니다. 단풍구경을 잘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길에..신랑이 어머니 내려오시면 꼭 모시고 가고 싶다던 보리밥집을 갈까 했는데..오후에 먹은 동동주때문에 배가 부르시다며 그냥 가자고 하시더군요..집에 거의 다 왔을때쯤 조금씩 배가 고프긴 했는데..일단 집으로 들어왔습니다.신랑은 보쌈이 먹고 싶었던지..그거 해먹자고 하고..어머니는 아무말씀 없으셨어요..신랑이 저한테 왈..울엄마표 보쌈 맛있는데..도와달라고 해..어머닌 짜증내시며 난 안해!!이러십니다.
전 그냥 아기 잠들시간도 되고 목욕도 시켜야해서..내심 집에서 대충 차려서 먹을까 했는데..신랑이..그럼 회먹을까?하니..어머님..니가 나와서 떠와라~신랑은 절 한번 보더니 집에선 매운탕도 끓여야 하고 설겆이도 번거로우니 그냥 나가자 합니다. 결국 또 나갔습니다. 또 소주 두병..

다음날 아침에도 역시..아이고 잠이 안와서 날밤 꼬박 새웠다 하십니다..
아침엔 굴비를 구웠어요..드시더니 갑자기 속이 않좋다고 하시더니 또 묵이랑 김치해서 드십니다. 요즘은 생선을 회로 먹으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익혀 먹으면 이렇게 몸이 안받는다며...간이 안좋은 것 같다고 하시네요..쩝

아버님이 전주에 출장을 와계셨었는데..아버님 만나서 함께 가신다고 거기까지 데려다 달랍니다. 차로 2시간여거리인데..
결국 아버님이 오시겠답니다. 참고로 아버님은 신랑이 장성해서 재혼하신 분입니다. 어머니 보다 한참 연하라(연세는 정확히 몰라요..민망하신지 말씀 안하십니다)신랑이랑은 나이차이가 열살남짓 정도인데..어머닌 아들부부에게 아버님을 가족으로 친밀하게 끌어들이려 무지 애쓰십니다. 나보다 니네 아버님이 아기를 더 보고 싶어했다..아기 보고 싶어서 온다는데 오지 말라고 말하기 미안해서 그냥 오라고 했다..더군다가 함께 출장온 외국인 노동자까지 데리고 온답니다.내참..
아침까진 괜찮았는데..맘이 너무 불편하고 상해서 표정관리가 안되더군요..눈치없이 불청객 데리고 다니는데는 어머님이나 아버님이나..울어머님은 제가 친정올라가거나 밖에서 만날때 꼭 친구분들 모시고 나옵니다. 며느리 주눅들게 말이죠..
여하튼 다들 오셔서 결국 또 나가서 백합칼국수를 사 드렸습니다.
원래는 올라가시는길에 차비라도 하시라고 용돈좀 챙겨드릴까했는데..그냥 보냈습니다.

신랑한테 이러저러한 건 좀 그랬다..얘기하니 신랑 들은 척도 안하더니..울아가 붙잡고..XX야~너네 엄만 시어머니를 구박하는 며느리란다..넌 나중에 저런 색시 데리고 오면 안된다..이럽니다. 딴에는 기분안나쁘게 얘기길어지지 않게 하려고 우스개로 농담이라며 말했지만..정말 기분나쁘고..가슴이 답답하네요..
누가 그러던데..외아들에 효자는 정말 최악의 남편감이라고요..
정말 맞는 말이지 싶어요..

긴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어머니에 대해 꼬여 있다고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풀지 않으면 맘속에 쌓여서 너무 힘들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써봤네요..ㅠ.ㅠ;;
IP : 59.28.xxx.5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0.30 12:16 AM (211.59.xxx.51)

    앞으로도 힘드시면 이렇게 82쿡에 와서 하소연 하세요.
    그리고 제가 보기엔 남편분이 새 아버지에 대해 님에게 컴플렉스가 있다보니
    시엄마에 대해 불평하신 말씀에 예민하게 반응하시는거 같아요.
    아무래도 아직은 아내보다 엄마랑 산 날이 더 많아 엄마쪽으로 팔이 굽어지는 날이 많을거에요.
    아직은 남편앞에서 시엄마 흉은 보지 마세요.
    남편하고 더 살아 남편이 엄마에 대해 객관적 시각이 될때까지는
    시엄니 흉보다가는 괜히 님이 상처 받을 거에요.

  • 2. 호박설기
    '06.10.30 12:36 AM (222.108.xxx.93)

    어머님이 아들네서 대접 후하게 잘 받고 싶어서 어리광부리시는 것 같아요.

    가끔씩 호사를 누리고 싶은 것을 그렇게 어린애같이 표현하실 때가 있던데,, 님은 그런 것을 좀 참기어려워 하시는 것 같구요.


    저도 예민한 사람은 아닌데, 가끔 괜히 겉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행동에 저 혼자 그 뒤에 숨은 꿍꿍이 생각하느라 민감하게 굴 때가 있거든요.

    남들한테는 설명하기도 힘들고, 설명해도 워낙 깊숙히 감춰진 심리적인 거라 이해받기도 힘들고..

    특히 여자가 그런 쪽으로 예민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엄마와 딸 사이의 상호작용이 아들과의 그것보다 뚜렷하게 양적 질적으로 차이가 나서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어머님이 투정은 부릴지언정 큰 소리로 강요는 안하시는 분이네요.

    저희 할머니는 정말 제가 봐도 질릴 정도로 저희 엄마한테 못되게 굴었거든요..

    음식에 독타서 자길 죽이려 한다면서 ~~할 년 입에도 담기 싫은 욕 써가면서요.

    기가 무지 세신 분이거든요. (90이 넘으셨은데 아직도 정정하세요)


    저희집의 경우는 너무 극단적인 경우라 별 위로가 안되나요? ^^

    담부터는 어머님이 조금 신경쓰이게 하는 행동이 있어도 그러려니 하고 넘기세요~

    가끔 여기 이렇게 먼지털듯 하소연 하시구요.

  • 3. 시간이
    '06.10.30 12:55 AM (68.147.xxx.10)

    약이 될꺼에요.
    시어머님 되시는 분의 행동에 대한 대처 방법도(?) 요령이 생길꺼구요..
    남편 교육(?)도 오래도록 하면 (약 15년?) 도움이 됩니다.
    너무 참지는 않으셔야겠지만, 그래도 아주 못되거나 며느님을 괴롭히시려고
    일부러 그러시는 분들 같지는 않으니 조금은 너그럽게 봐주시는 센스도 발휘해보세요.

  • 4. ...
    '06.10.30 1:50 AM (59.187.xxx.16)

    아들집에 오셔서 대접 잘 받고 가신 어머님, 내심으론 흐뭇하실거예요.
    마음 넓으신 님께서 베푸셨으니 끝까지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드리세요.
    저라면 그렇게 못해드렸을 것 같은데.

  • 5. ,,,
    '06.10.30 1:33 PM (125.177.xxx.20)

    나이를 떠나 며느리 보면 다들 여기저기아프다고하고 잔소리 늘고 ..

    딸인 저도 듣기 싫어 며느리 아들에겐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일부러 그러는거 아니고 나이들고 귀찮고 관심가져달라고 하시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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