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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설거지 이야기...

결혼10년차 조회수 : 1,445
작성일 : 2006-10-09 13:17:48
오랫만에 들어와 봤더니 명절 뒤라 역시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네요.
댓글이 잔뜩 달린 설거지 글 읽다가 문득 제 신혼시절이 생각났어요.
원글 쓰신 분의 글쓰는 ( 또는 자기 주장하는 ) 태도에 대해 말씀하신 분들도 많으신데 그건 그냥 개인차려니 하고 넘어갈래요. 여러 스타일의 사람이 있잖아요. 프렌즈 보면 모니카같이 원칙대로 (때로는 자기가 보편타당한 원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한테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요) 모든 일이 되어져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는 거니까요.

원글님의 글쓰신 스타일, 거창하게는 인생 사는 방식을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과는 별개로 '설거지 같은 사소한 일로 웬 난리냐'라는 거에는 전 좀 생각이 달라요. 설거지가 뭐 대단한 일이라서가 아니라 그 사소한 일에서 느껴지는 '본질적인 불평등!' 때문에 많은 여자분들이 울컥하시는 거 아닌가요? 전에도 게시판에 가끔 올라오던 글들 보면 먹던 밥상 물려받는 거에 많은 분들이 속상해하시는데, 그게 그깟 밥 한끼가 대단해서가 아니잖아요.

아.. ㅋㅋ 글이 쓸데없이 길어지는데 이런 이야기 하려고 했던 건 아니구요.
저 처음 결혼했을 때 시댁에 가서 저녁식사 다 같이 하고 제가 나서서 설겆이를 하는데 저 빼고 다른 식구들은 모두 거실에 둘러 않아 TV 보면서 디저트를 먹더라구요. 그 때 부엌에서 어찌 눈물이 나던지... 다른 분들도 한번쯤 이런 경험 있지 않으세요? ㅎㅎ 보통 이런 얘기 남편이나 남친한테 하면 별것도 아닌걸로 여자들은 왜 그러냐는 반응이죠.

저 지금은 결혼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 시댁 가서 설거지하고 있으면 시어머님이 옆에 와서 서 계세요. 이것 저것 이야기하시면서요.  어디서 요즘 며느리들은 혼자 설거지하라고 놔두면 서러워한다는 얘길 듣고 오셨을까요? 제가 그만 들어가시라고 하면 설거지 잘 하나 감시하는 거라고 농담도 하시죠. 그러면 저는 그릇 안깨먹고 잘 할수 있으니 빨리 가시라고 농담하구요.
요전번에는 설거지하고 있는 동안 과일을 깎아서 다른 가족들한테 내가시면서 작은 접시에 제 몫으로 사과한쪽, 포도 반송이를 따로 담아서 놔 두셨더라구요.  어찌 감사하던지....

저도 나중에 며느리 보면 사소한 걸로 마음 상하지 않게 잘 챙겨주려구요. 식구들 위해서 설거지하느라고 시간들이고 힘들여서 싫은 거겠어요? 당신들은 사람이고 나는 사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 울컥한거지요.

음 쓰다보니 횡설수설했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IP : 220.71.xxx.4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06.10.9 1:31 PM (218.239.xxx.187)

    저두 10년차 넘었는데요...
    첨에 시댁 마루 난방안되는 구옥서...겨울에 벌벌 떨면서 혼자 서서 설겆이 하는데 눈물났었죠...
    다른 식구들은 다 안방에 배깔고 누워서 간식먹으며..TV 보구요...
    이번에 예비동서 인사왔는데...너무 야무져 보이고...웃으면서 할말도 잘하고해서...예뻐요...
    담부턴...명절 설겆이 남편이랑 시동생이랑 시킬수 있을거 같애요...^^

  • 2. 그렇죠
    '06.10.9 1:48 PM (59.14.xxx.220)

    저도 결혼하고 얼마 안되어서는 혼자서 설거지하고
    다른 식구들은 전부 방에서 TV보거나 하고 있으면 얼마나 서럽던지요
    더군다나 춥다고 문까지 꼭꼭 닫아놓고 있으니 이건 완전히 하녀.ㅠ.ㅠ
    첫해에는 설거지하는데 그 위로 눈물이 뚝뚝뚝.
    지금은 가서 문 활짝 열어요.
    어머니, 저 혼자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있으니까 기분이 이상해요
    문이라도 열어둘래요. 라고 말해요.
    나쁜 분들은 아니거든요. 거기까지 생각이 못미치실 뿐이죠.
    저도 아들만 둘인데 지금부터 적어둘까 생각하고 있어요.
    나중에 나이 들어서 딴소리 안하고 지금의 결심을 그대로 실천하려면
    잊어버리지 않게. ^^

  • 3. 그깟
    '06.10.9 2:43 PM (211.55.xxx.227)

    이라는 말 좀 그만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깟 설거지...그깟 일년에 두번 있는 명절...그깟 하룻밤 자고 오는 거...
    원글님 말씀대로 정말 본질적인 불평등 때문에 울컥하는 거잖아요.
    나나 내 남편이나 똑같이 존엄성을 지닌 한 인간인데...(너무 거창한가요^^)
    같은 여자들끼리라도 좀 이해해주고 편들어주면 안될까 싶어서 속상할 때가 있네요.

  • 4. 으흐흐
    '06.10.9 2:45 PM (222.234.xxx.218)

    전 찌는 듯한 여름에 외출복입고 부엌에서 전부치고
    시집 식구들은 거실에서 에어컨틀어놓고 전기세 많이 나온다고 사잇문 닫더라는...
    어이가 없어 그냥 불쌍한 중생이라 용서하고 삽니다.

  • 5. 남편
    '06.10.9 3:13 PM (24.4.xxx.60)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군요.
    한번은 근처에 사시는 남편이모님이 치즈케익을 사들고 오셧어요.
    그때가 결혼해서 아마 3년이 채 안되었을때인데 설겆이 묵묵히 마쳐가려는데
    디저트 접시가 또 수북히 나오는거예요.
    어찌나 열이 뻗치던지 옆에 있던 중학생 조카가 눈치를 슬슬 보며
    숙모 같이 해요 하대요.
    그래서 그래같이하자 했더니 이 꼬마아가씨 당황하더라구요
    그냥 립써비스로 해본 말인가봐요.
    그후 남편한테 기분 더럽다고 말해줬습니다.
    같이 설겆이 못해도 나 혼자 주방에 남겨두지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요즘은 시누가 설겆이 한다고 나서면 전 그냥 둡니다.
    옆에서 말동무나 할까 같이 팔 안걷어요.
    그런데 이상한게 좀 불편해요.
    큰 시누가 화통하고 경우 있으셔서 설겆이 한다고 저 저리가라고 잘 하시는데
    낮에 내내 이리뛰고 저리뛴 커리어우먼이거든요
    며느리가 아니고 제가 시누 친동생이었다면 제가 했을꺼예요.
    요새는 또 제가 주로합니다.
    그게 편해요.
    그런데 그 차이느 분명하죠.
    제가 하고싶어서하는거랑 하녀기분들게 눈물 떨어지게 어이없이 만들어진 분위기가 아니니까요.
    진짜 내딸도 이런 분위기속에서 결혼 생활 시작할란지
    세상이 변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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