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38세이고 저랑 7년째 삽니다.
7살 4살 아들 둘 있어요. 결론은 아들 셋(!)중에 제일 맘에 안들어요.
남편은 위로 누나가 둘 있고 막내이며 독자예요.
첨엔 착하다고 내 속 썩힐 일은 없겠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결혼하자 했었어요.
첨에요.
지금도 착하지 않은것은, 내 속을 썩힐정도로 살진 않지만...
너무도 내 맘을 몰라주네요.
남편은 돈에 대해선 그릇이 작아요. 벌기 싫어 안버는것은 아니지만 쥐꼬리만한 봉급에
쉽게 만족해버리고... 이대로 살아도 되지않냐 난 행복하다 스스로 주저앉아버려요.
아이들이 점점 커가니 너무 걱정이 되요. 저도 같이 벌긴 하지만... 자기가 좀더 열심히
해주면 좋겠는데... 어쩔땐 아예 웃음이 납니다. 조선시대에 살것이지. 자기는 책만 읽으면 돼고
나는 삯바느질에 품앗이에 뼈골이 녹겠구나 싶어요. 그만큼 살기 힘들고 돈이 궁한걸 몰라요.
하지만 제가 그것때문에 화가 나는게 아니예요.
우리 애들... 금요일에 유치원 끝나면 바로 할머니집에 가서 주말에 옵니다.
4살배기가 엄마를 찾는다고 토요일엔 꼭 데려와야 합니다. 잘 놀때도 있는데 아무래도 형보단
감정조절이 안돼고 떼도 잘쓰니까 하루 지나면 귀찮아지기도 하시겠죠. 그럼 데릴러 간김에
큰놈도 같이 데려와야하는데 그놈은 일요일까지 할머니집에서 버팁니다. 안오겠다고...
그게 1년동안 계속되었지요. 우리가 분가할때부터이니까...
여기서부터 문제입니다. 남편은 잠이 많습니다. 한번 피곤해지고 누우면 두세시간은 기본입니다.
토요일에 퇴근해오면 보통 두세시... 점심먹고 두세시간 게임하다보면 금방 대여섯시 됩니다.
어차피 일주일에 한번 자의반 타의반 시댁에 가는거... 이왕이면 저녁도 같이 지어서 한상에서
시부모님이랑 식사도 하고 오면 얼마나 좋아요. 그러려면 다섯시에는 나가야하는데...
딱 게임끝나면 누워버립니다. 그렇게 돼면 빨리 일어나야 여섯시 아님 일곱시...
그시간에 일어나 시댁가서 차려진 밥 먹거나 아님 다 치워버린 식탁 대강 챙겨서 우리 먹습니다.
제가 시어머니래도 별로 곱게 안보일겁니다. 일박이일로 뻣뻣한 놈들 두놈이다 돌보고 있었고
겨우 일주일에 한번 밥 같이 먹는데 (--- 우리집 사정이니 빈번하다 싶어도 딴지는 사양해요.^^)
이제야 와서 밥만 먹고 가나 하셔도 할 말은 없어요. 그런 일이 빈번해지니 토요일에 게임 시작할때
미리 얘기해두죠. 다섯시에 나가자고,,, 조금만 하고 피곤하면 일찍 낮잠을 자고,,, 아니면 게임만 끝
내고 바로 일어서라고... 근데 왜 매번 똑같냐고요. 4살쟁이도 일년정도의 시간이면 적응하고
알아서 하겠구만 토요일만 돼면 아침부터 걱정이 됩니다. 참다참다 싸우기도 하구요.
심지어는 명절때 집에 빨리가자 한다고 성질을 부립니다. 늦게 가도 돼지 그걸 못가서 난리냐고...
아니 제가 미친*입니까. 친정도 아니고 시댁에 못가서 환장한 *입니까...
그렇다고 그러자 당신이 늦게 가자 했으니 그러면 그렇게 하자 할수 있겠어요?
집에 가서 여차저차 당신아들 잠자다 늦게 왔소 할 수도 없고 표면적으로는 제가 오기싫어 늦게
오는것밖에 안돼지않냐고요. 싸우다보면 제가 그렇게 말하죠... 당신은 아들 나는 며느리다.
어느 시부모가 딸만큼 며느리를 이해하겠냐. 당신이 중간에서 이러면 내가 어떻게 처신을 하겠냐...구요.
참고로 울 시아버지... 하나 있는 아들을 엄청 못믿습니다. 아니 고등학교때부터 아예 포기했나봅니다.
애초에 애를 너무 잡았죠. 초4년부터 과외선생 붙여 공부공부만 입에 달고 사셨으니... 그러다 대도시 유학나와서 자유를 맛보더니 아예 펜을 놓은거죠. 울신랑.... 그 후로(제 추측입니다만) 모든것이 밉고
맘에 안들고 그러신가 봅니다. 안그래도 미운데... 한평생을 잠만잔다고 미운소리 하시는걸 듣기도 했어요. 사실이 그렇더라도 아버지께 인정못받는 남편이 안쓰럽기도 하고 시아버지가 싫기도 하대요. 지금도 그래요. 그걸 매번 보아넘기기가 어렵습니다. 가슴에서 불이 나요.
상황이 그런데 시댁에가서 저사람이 잠자다 늦었다 하겠습니까. 걍 제가 뒤집어쓰죠. 시어머니랑은 얘기가 되는편이라 가끔 얘기 합니다. 보통 싸우고 난 후에요. 어머니도 아시겠죠. 하지만 어머니도 사람인지라 항상 이해가 되진 않으실겁니다. 가끔 저희가 늦게 갔을때 손주들이 힘들게 했던 시간들을 하소연하는
강도를 보면 알거든요. 얼마전 자게에 신랑이 살림을 엎었다고 하소연한적이 있어요. 그때도 같은 문제로
싸운거였지요. 늙은 아들 덜큰 아들 키워서 델꼬 살아야한다는게 넘 어렵고 힘듭니다. 제 심정을 저 사람이 조금이라도 알까요? 도대체 왜 남자들은 그놈의 게임에 빠져 이리도 가정을 흔든답니까... 도대체 7살 울아들 컴퓨터 조금만 하라는 말이 앞뒤가 안맞잖아요. 아빠도 저렇게 붙어있는데...
남편아... 남편아... 내 맘을 알아? 당신 얼굴이 내 얼굴이고 내얼굴이 당신얼굴인것을... 특히 항상 뾰족하게 보시는 아버지앞에서 말이야. 제발 내 입장에서 좀 생각해다오. 일요일 하루내내 방구들에 붙어있대도
암말 안할테니 제발 토요일 오후엔 정신좀 차리자. 얼마나 답답하면 이시간에 혼자서 이러고 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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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흉보기
내맘 알어? 조회수 : 1,124
작성일 : 2006-08-13 02:29:33
IP : 125.189.xxx.2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백번
'06.8.13 2:55 AM (125.133.xxx.209)님의 상황과 마음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님의 수동적인 태도또한 문제인것 같습니다
매번 남편 핑계를 들어 시댁에 늦게 가는것이 말입니다
남편없이도 시댁에 식사시간 맞춰 가면 될 것이고,
아이들도, 가끔은 주말에 시댁에 보내지 않아도 될 것이며(이건 상황을 잘 모르니 추측)
때론 퇴근하자마자 바로 시댁으로 직행해서 점심을 하는것도 방법이겠습니다
에고~ 제 남편도 하루 두번 아침 저녁으로 먹으라는 약을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 이야기해야지만 먹습니다
약 챙겨 먹이다가 제가 신경쇠약 걸리겠습니다
대충 포기하고 살다가 바짝 조여주고 소리지르고 살다가 가끔 이뻐해주고 저는 그렇게 사네요
님도 힘내세요2. 어쩜
'06.8.13 7:29 AM (211.253.xxx.86)저랑 똑깥아요
지금은 그간 그래도 이해해주시던 시어머니 마저 등을 돌리셨다는 거죠...
살맛 안납니다3. 흠..
'06.8.13 11:40 AM (222.119.xxx.242)저도 백번님 의견과 동감이에요.
가끔 남편분이 자고 계시면 원글님 혼자 먼저 시댁가서 계시다
늦게라도 남편 오면 같이 집에 오시고, 아님 그냥 애들만 데리고 오셔도 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애들도 가끔은 집에서 보내게 해도 좋을것 같고요.
힘드시겠지만 여러가지로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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