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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아줌마는...
"점장님 안계세요?" (전 그분한테 하거든요)
"오늘 점장님 쉬는 날인데요..."
"워매~"
제 얼굴이 김희선정도만 되도 아무한테나 해달라고 했겠지만 영~ 아니올시다형이라 낼 다시오마하고 나왔더랬죠.
정신없이 집안정리하고 뛰쳐나왔는데 목표를 못이루고 그냥 집에 돌아가자니 웬지 섭섭하데요~
마침 장날이라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봄이라서 싱싱한 나물도 많고, 꽃게도, 바지락도, 사고싶도 먹고 싶은것도 많더라구요.
근데, 그 순간!
제 눈앞에 보이는 알타리!
사실 몇일전 신랑이 알타리 김치 먹고 싶다는 얘기듣고 맘에 새겨두었는데 정말 싱싱한 알타리가 보이길래 얼른 두단 샀죠.
낑낑거리며 발걸음 돌리는데 이건 또 뭐래요!!
눈에 확 뛰는 열무! (워매 싱싱한것) 누군가 열무김치 담은 사진이 뇌리를 스치면서 군침이 돌더군요.
질렀습니다.
열무 3단, 얼갈이 2단
양팔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택시 타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이 한몸 썩어 뭉그러지면 없어지는 것 희생하자!
독하게 마음먹고 행진했죠.
아~ 왜 파김치 담기에 딱 좋은 파는 내 다리를 붙잡는지...
제발 자기를 데리고 가서 맛나게 담으라고, 이왕 담는 김치 할때 한번에 하라고...
그 얄쌍하게 생긴 파가 유혹하데요,,,
저 넘어갔습니다.
집에 와서 김치거리 다듬으면서 울고 싶었습니다.
"그놈의 점장은 왜 안나온겨~, 대책없이 왜 이렇게 많이 샀다냐~ , 내가 미쳐~"
혼자 궁시렁 궁시렁 대며(누가 보면 미친*이라 했을겁니다) 열심히 맡은 일을 했죠.
찹쌀물 끓여 열무,얼갈이 썩어 물김치 담아놓고,
통고추 갈아 열무김치 담고,
또 양념 버무려 알타리 김치 담고,
또 양념 버무려 파 김치 담고,
허리 펼려고 하니 울신랑이랑 애들이 배고프다고 저녁달라고 하대요.
그렇게 담은 김치 오늘 아침에 꺼내먹었더니 먹을만 하더군요.
정신없이 담았지만 생각보다 잘 된것 같아 뿌듯(?)했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 제가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82cook에 세뇌된것 같기도 하고....
1. ㅎㅎㅎ
'06.4.28 11:35 AM (203.233.xxx.249)저 역시 그래요..
길 가다가 저렴하게 뭐 필요한거 팔면..
차도 없으면서 팔 떨어지게 사서 겨우 낑낑대며 들고
지하철 타고 집에 돌아와요.. --;2. 왕
'06.4.28 11:48 AM (222.99.xxx.240)훌륭하십니다.
전 김치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 아직도 친정 엄마께...ㅠ.ㅠ
한 대여섯번 정도 실패하고 나니, 도저히 할 맛이 안 나더군요,
맛있게 잘 담그는 분께 잘 배워 왔는데도 도저히 그 맛이 안 나는 겁니다.
그래서 안 하다 보니, 이 나이에도 아직 김치 못 합니다.
정말 부끄럽구요, 님처럼 뭐든 척척 담궈 내는 분들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좋아하긴 또 얼마나 좋아하는지...-.-;3. ^^
'06.4.28 12:29 PM (221.164.xxx.187)저와 비슷한 "과"~~동지애를 느낍니다.
목표물 어긋나면 딴짓을 ...^^ 돌아서서 맨 날 후회하공...4. 헤헤
'06.4.28 12:34 PM (58.143.xxx.4)저랑 반대시군용 ....ㅋㅋ
넘 싱싱한 알타리를 보면서 .......흙 묻은거 다듬고 어쩌고 하려면 ......음 .....
열무 참 연하고 맛나게 생겼네 하면서 ....아냐 ......있는 김치 먹어 치워야 해 ....
탐스럼고 싼 쪽파를 보다가 .....저걸 까려면 ....흠 ....안되지 .......=3=3=3=35. ..
'06.4.28 1:01 PM (211.210.xxx.70)맞아요. 82쿡 폐인만 아니었으면 저지르지 않았을 만행(?)이지요. *^^*
6. 연초록
'06.4.28 2:56 PM (221.162.xxx.215)나를 본듯 싶네요....ㅠㅠ
김치도 할려면 10포기는 기본
오일장에서 막판 옥돔 싸길레 싹쓸이해서 집에와서 비닐 거슬리는데 비닐이 옷으로 튀지...
머리위로 튀지.....
어느날은 문열고 버리고도 싶엇네요...ㅠㅠ
김치는 만들어서 맛있다고하면 다 퍼주고..
누가 반찬없다 소리하면 김치내앙고 열어 퍼주고...ㅎㅎ
퍼주고 나면 왜 그리 기분은 좋은지...ㅋㅋ7. 저두요!
'06.4.28 3:03 PM (221.139.xxx.164)동지과 네요
글이 하도 실감나길래 그냥넘어갈수 없네요ㅎㅎ8. ㅋㅋ
'06.4.28 4:36 PM (152.99.xxx.60)저도 한살림에서 쪽파 한단 사서..밤12시까지 깠어요...
9. 지난번에
'06.4.28 11:18 PM (222.121.xxx.187)저도 그랬어요.. 아직 김치 초짜라서 매번 실패를 해서 내 두번다시 안담으리 했는데
아파트 장선날 오후 늦게 내려갔더니 열무랑 얼갈이 큰거 세단을 5천원에 가져가라네요..
아무생각없이 가져와서 다듬는데 버릴것도 없어서 김치담는 다라이(?)에 다 들어가지도 않는거에요..
앞뒤생각도 없이 사와서는 밤새 담았죠..
전 많이 짜서 맛없다 생각했는데, 왠일인지울신랑이 이번꺼 너무 잘됬다며 그것만 먹데요..
내일은 도시락 반찬에 그 열무김치만 싸달랍니다..헉..10. 그래도...
'06.4.29 8:09 AM (218.147.xxx.14)뿌듯한 기분....김치많이 해놓으면 제일 맘이 편하고 좋아요. 부자된것 같은 님의 부지런함에 감탄!!
11. 일부러
'06.4.29 4:23 PM (220.117.xxx.221)로긴했습니다.
김치 담가 놓으면 부자된 것 같다는 생각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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