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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꼴도 보기싫은 인간땜에 잠이 도망가버려서 들렀어요.
저도 지금 그렇거든요.
얼마 전 저희 시부모님이 다녀가셨어요.
함께 점심을 먹다가 가운데 불판 옆의 접시를 집어주시면서 아기 먹이라고 제쪽으로 건네주시는데
제가 잡으려하는데 옆에 남편이 먼저 그 접시를 받앗어요.
그런데 남편 잡는 부분이 마침 불판 옆에서 열을 받은 곳이라 무척 뜨거웠나봐요. 남편은 앗뜨거 하면서도 빨리 놓지도 못하고 이쪽 상으로 옮겨놓고서야 손을 놓았어요. 나중에 손이 물집이 잡히더라고요.
저희 시어머니 마음이 아프신지 뭐라는줄 아세요?
"얘가 받으려고 하는데 괜히 받아가지구..."하면서 말끝을 흐리시는데 듣는 제가 참 기분이 그렇더군요.
거기서부터 시작하여...
요며칠 남편에게 속상하고 불만였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가면서
저녁먹은 것도 더부룩할 정도로 아주 컨디션 나빠졌네요.
두돌 된 우리 아들이 얼마 전 편도선이 부어서 이틀 밤을 꼬박 고열에 시달렸거든요.
39, 40도를 오르내리느라 잠도 제대로 못자고 계속 깨서 칭얼대니까 전 옆에서 잘수가 없더라고요.
저희 남편 야근이 좀 많긴 하지만 이제껏 아이 밤에 아플 때 한번 깨서 걱정하는걸 본적이 없답니다.
아침에 말로는 괜찮냐, 병원에 안가도 되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보기는 하지만, 한번 잠들면 옆에서 누가 죽어가도 모릅니다.
가족 아닌 룸메이트라도 옆사람이 아프면 그렇게는 못할겁니다.
그날만 그랫다면 피곤해서 그러려니 이해라도 하지요. 지난 번 아이가 감기로 밤에 기침하고 코가 막혀서 잠도 설치고 힘들어하던 날도 혼자 코골며 자던 위인입니다.
아이 아픈 그 주말에도 아예 늦잠까지 자더군요.
전 그렇게 이틀 보내고나니 피곤해서 입가 찢어지고 눈가에 다래끼가 나더라고요.
전 직장을 나가고 잇는데 아이 키운다고 휴직을 1년을 넘게 했고, 얼마전부터 복직해서 다시 나가고 있어요.
집에서 아이를 거의 24시간을 돌보며 지낸 세월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나요. 애는 이뻐도 그 고생은 다신 하기 싫네요. 직장 나가고 잇는 지금 역시 집에 잇는 시간 제가 아이 돌보는거 다하죠.
주말에나 그나마 아빠 노릇할 수 잇는 남편은 주말에 집에 있어도 아이 좀 보라하면 얼마동안 반짝 놀아주는둥 하다가 틈만 나면 티비 켭니다.
어제는 저녁 먹고 난 설거지하는데 운동한다고 나가더라고요. 아빠 나가면 아이가 설거지 하는 엄마 다리 붙잡고 자기랑 놀자 보채는데 설거지라도 끝나고 나가지 (이건 전에 한번 얘기했거든요) 꼭 자기 편한 때 운동한답시고 나가는 꼴을 참... 진짜 뒤통수 한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모처럼 집에 있는 날이나 일찍 들어온 날엔 잠이 안온다고 밤늦게까지 티비 보다가 늦게 잠들어 주말에도 늦잠잘 때가 많고 제가 기분나쁜 척 해야 뭐 좀 도와주는 척합니다.
일이래야 자기가 좋아하는 토마토 주스 갈아놓는거랑 한 끼 설거지 정도랑 쓰레기 봉지 버리는것인데
집안 일이 그게 다냐고요. 똑같이 직장 나가고 (제가 퇴근은 빠릅니다만) 육아랑 살림은 제가 다하고
이 남편이란 사람은 대체 가족을 위해 하는 일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아이 키우는 1년 넘는 시간동안 정말 힘들고 외롭고 우울해서 암측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부터 쌓여온 남편에 대한 불만과 스트레스가 이제 극에 달한듯, 이제까진 말로 상처주는 일 하고싶지 않아 그래도 울면서 호소는 했을지언정 심한 말은 하지 않았는데 이젠 상처고 뭐고 욕이라도 실컷하며 대판 싸우고 싶네요. 지금 기회만 노리고 있습니다. 한개만 더 걸리면 ...
회사를 위해 그렇게 불철주야 충성을 다하는데 나와 아이를 위해서 그렇게 십분의 일만 했어도 아마 전 감동먹고 벌써 쓰러졌을거예요.
잠자다 깼는데 늦게까지 티비 보다가 그제야 들어가 잔다는 남편 보고 울화가 치밀어 전 잠이 달아나 버렸어요. 남편의 일거수 일투족이 아주 미워 죽겠습니다.
이 시간에 하소연할데도 없고 여기가 풀어놓고 갑니다.
1. 으이그..
'06.4.9 6:42 AM (58.140.xxx.207)남푠이란 인간 저도 지겹습니다.
죽은듯 자주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아기 울면 예민해 깨어 잠못잔다고 온갖 신경질 다 부리니 지긋지긋합니다.
그점 하나라도 님은 감사하세요
회사위해 충성하니 또 감사하세요
이남자는 언제라도 관둘 생각이고 죄다 내가 벌으라는 식입니다.
어떻게 번듯한 직장 하나 갖게 되었는지...
혼자 훌훌 놀러다니는걸 가장 좋아하지요
집에선 다 귀찮고 다아 나보고 하라하구요
내가 다 벌어 먹여살리고 아이 다 교육시키고 다아 하고
자기는 빈둥빈둥 놀면 딱 좋아할 사람이지요
아이도 낳지 말라 했구요
....
님 이제 위로좀 되셨나요?
전 감사할 일이 한가지도 없네요
어제 교회 성가대 연습시키려 갔더니
아이들이 1/4도 못왔더군요 다들 구경가구요...
애들 데리고 놀이공원이니 가는것도 귀찮아 하기 싫다고
나보고 다 알아보라고 하지요
내 얘기 들으면 다들 확 이혼해 버리라 합니다.
하지만 내성격이 못나서 못하니 이남자 더욱 활개 치지요2. 전업주부
'06.4.9 8:35 AM (70.68.xxx.163)남자들은 해주기 싫어서라기 보다는 어떤거를 해야할지를 몰라서 안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저희 남편도 거의 안해주는편이구요..일일히 하나하나 설명해가면서 시키라고 하더군요..저도 일안하는 남편 어쩌다 뭘 하나하면 일일히 물어보아서 성질 나서 하지 말라고 하는데요..그러지 말고 속터져도 참고 잘한다 잘한다 해야 신이나서 한데요..버릇을 잘들여 놓아야 한다더군요..
설겆이 할때도 우리남편은 싱크대에 있는 설겆이만 합니다..제가 식탁정리하면서 계속 그릇을 갖다주면
한꺼번에 안 가져오고 끝날만 하면 자꾸만 가져온다고 성질 냅니다..
그래서 일일히 설명합니다..설겆이 하기전에 식탁정리하고 주방정리해서 나오는 거 다 설겆이 해야한다.
그리고 설겆이 끝나면 행주질도 하고 행주도 빨고 냄비도 정리하고 등등..
속터지지만 참아야합니다..
아이랑 놀때도 노는 방법을 몰라요..설명해주세요..
책 어떤거 어떤거 읽어주고 장난감은 뭐 가지고 놀아주고 그 다음엔 뭐 하란 식으로요...
안그러면 한 5분 놀아주고 다 놀아줬는지 압니다..
님.. 근데 왜 아이키운 1년정도 가 그렇게 힘이 드셨나요?
물론 아이키우면서 살림하는거 정말 힘들어요..저는 지금 아들만 둘에 전업주부..
힘들지만 아이웃는 모습에 힘이 난답니다..
저도 때로는 직장다니는게 훨 쉽겠다 생각하니만 내 아이는 내가 키우고 싶어서요..
남편에 대한 미움이 아이한테 가지 않도록 노력하세요..
저도 남편 미우면 자꾸 아이 혼내게 되더라구요..
힘내세요..3. 남편때문에
'06.4.9 8:49 AM (210.223.xxx.232)상황이야 조금씩 다다르지만 남편 미운 맘이야 다 똑같으리라 봅니다.
저도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되서 몇자 적으려고 들어왔습니다.
결혼11년차인 저 원글님처럼 아이가 어린건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한테 대놓고 제 일생중 가장 후회스런 일중 하나가 울남편이랑 결혼한거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닙니다.(사실이고, 남편도 그거 압니다.)
최근까지도 심각하게 이혼 고민한적 있고, 도장찍자는 얘긴 수백번도 더했고, 그전에 정말 지겹게 싸웠지요.(애들 붙들고 운적도 한두번 아니고, 친정엄마 오신적도 여러번...)
지금 그 폭풍우는 가라앉았지만(불씨는 물론 영원히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이젠 거의 포기 상태입니다.(마음을 비웠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건 정말 아주 점잖은 표현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운털이 박혀서 도무지 빠질 생각을 안하거든요.
지금은 되도록 그 미운털 의식 안하려고 무지 노력하는 중이구요.
그래도 혼자 있게 되면 남편에게 욕이 절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노랑풍차님, 힘내시고 애들 잘 키우시고(제 자신도 그러지 못하는 주제에...)님의 인생을 즐기며 사시길 바랍니다.
저 요즘 그러고 있거든요.
시간내서 직장 동료들과 뮤지컬, 연극등도 보러가고 짬짬이 차 한잔 하며 즐건 대화도 나누고... 그렇게 해서 제 스트레스가 풀리니까 남편의 미운털이 결코 사라진건 아닌데 전보다 덜 보이더라구요.^^
언젠가 완전히 안보일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사랑은 변하지만, 사람은 결코, 절대로, 영원히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저자신이 변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우리(남편이 미운 아내분들)모두 아자, 아자, 화이팅!!!4. 남편..
'06.4.9 9:05 AM (211.218.xxx.158)남편이 밉다기 보다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그걸 책임감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이 너무 딱해서..
이러다 황혼 이혼을 하게 되는게 아닐까
서글퍼집니다5. 말안함
'06.4.9 3:43 PM (59.20.xxx.69)저 지금 말 안하고 있는데요
국이 맛있게 끓여져서 맛보라고 국자로 조금 떠주다가 국자 끝이 얼굴에 닿았는데 있는대로 성질 내더라구요
그 뒤로 말 안합니다
미운털 콱 박혔습니다6. 그세월
'06.4.9 4:07 PM (125.189.xxx.21)다 지나니까 봄날이 오데요
남편뿐아니라 시부모 시동생시누까지 ,,
지금 생각하면 어찌 살았나 싶게 남들이 보면 참 젊은 사람이 어리석게 산다고 해도
그저 눈물세월 보내다 어찌어찌 분가해서 남들 사는거를 들여다보던 남편이
조금씩 달라지네요
뭐 집안일까지는 안바래고 그저 남편이라는 울타리가 있다는것만으로도 감사했더니
덤으로 자상한 한마디와 사랑을 듬뿍 줍니다
화투에 빠져서 이년동안 괴롭히고 자기만 하는 취미생활에 빠져서 사는 조금은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남편일지라도 술을 안마시니 주사부리는일 없어서 감사하고
담배피지 않아서 가족건강에 해를 안끼치니 감사하고
아내를 가장 사랑해주니 감사하고요
밖에 나가서 절대 남편 흉 안봐요
한때는 미워서 흉볼때도 있었는데 흉보고 나면 더 심해지더라구요
누가 남편이 집안일 도와주느냐고 물어보면 하나도 안도와줘도 잘 도와준다고 말했더니
어느날부터인가는 뭘시키면 두말않고 잘 합니다
생각을 조금만 돌려서 미워도 이뻐해주세요
입에서 나오는말에 흉을 담지 말아보셔요
달라집니다
정말이에요 제가 이십년산 경험이에요7. 저는..
'06.4.10 1:14 AM (58.140.xxx.77)그세월님처럼 첨부터 무조건 잘한다고 남들앞에서 말해주고
무조건 고맙다고 하고 감사하다고 하며 왕처럼 받들어줬는데
실제로 왕인줄 알고 절 하녀처럼 지번돈 다 처먹는 벌레처럼 대하든데요
그래서 너무너무 후회합니다.
그세월님 남편분은 그래도 기본 양심이 있는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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