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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가 되어버린 나...

우리 큰애 조회수 : 1,370
작성일 : 2006-02-11 02:48:42
큰애하고 저하고 어디든 나가면 친구 같다고...지금도 그럽니다.
큰애가 지금 9살이고 작은애는 3살인데요...
요즘 큰애가 슬슬 반항심이 생기는 때인거 같아요.
예전에는 이거 하자...하면 싫어도 한두번 표현하다가 왜 해야 하나 이유를 말해주면 고개를 끄덕 거리면서 했는데 요즘엔 왜 해야 하는데? 다른애들은 안하는데? 엄마는 맨날 공부하라고만 하지?등등...

게다가 작은애가 3살이라 한참 호기심이 넘쳐서 주체를 못하는 때인데 큰애 방에가서 다 뒤져 놓고 어질러 놓고 뒤적뒤적하고...
큰애는 그거 보기 싫어서 방문 닫아버리고 자꾸 혼자 있게 되더라구요.
공부를 해도 예전엔 주방 식탁에서 꼭 했는데 요즘엔 작은애가 책을 자꾸 찢으니(작은애는 아직 안된다는 말의 의미를 자신의 행동을 가로막는 말로만 여기는거 같습니다. 안돼~~~하면 막 울어버리니까요...조금 더 시기가 지나야 그게 안되서 안된다는 의미로 받아 들일거 같아요.)자기 방에 들어가서 하다가 것두 작은애가 쫓아 들어가니 아예 문을 닫고 문을 닫아도 작은애가 열고 들어오니 방문을 잠궈 버리고 합니다.

그래야 문제집 한두장이라도 풀수 있거덩요.
뭐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해서 문까지 잠구냐...그런 건 아니구요...진짜 시키는거 별거 없거덩요.
일주일에 한번 선생님 오시는거 수학 한가지 인데 선생님 가시고 나면 혼자서 배웠던거 풀어보더라구요.
근데 그마저도 작은애가 못하게 하니 문을 자꾸 잠구게 되더군요.
혼자서 하는 기탄같은 학습지 할때도 그렇고...

자꾸 그렇게 되다보니 혼자 인형놀이 할때도 문을 잠구고 하고 혼자 방안에서 놀때도 문을 잠구고 놀더라구요. 블럭 같은거나 찰흙놀이 같은거 혼자 할때도 문을 잠구게 되고...안그러면 작은애가 들어가서 다 부수어 놓고 망쳐놓기 일쑤잖아요.

어른들이 볼때야 그까짓거 또 만들면 되지만 애들은 그렇지가 않잖아요.
자기가 만든게 젤 멋진거 같고 그거 부수면 큰일나고...

여자애고 원래 성격이 예민한 애였는데 요즘엔 자꾸 저도 화를내게되고 소리지르게 되네요.
게다가 요 앞 잠깐 수퍼마켓 가는것도 꼭 말을 하고 가야 합니다.
저희집에서 수퍼 진짜 엎어지면 코 닿을곳에 있어요.
쓰레기 버리러 가는것도 말해야 하고...

오늘 좋아하는 만화 프로그램 하길래 보라고 하구선 잠깐 수퍼엘 다녀온다고 말을 했더랬습니다. 만화 프로그램에 정신이 빠져서 못듣는거 같아 두번 세번 말해주었습니다. 알았어~~~~하고 짜증을 내더군요.
들었구나 싶어서 수퍼에서 물건 이것저것 사고 아는엄마 만나서 한 10분(집에서 나온시간까지 합쳐서)얘기 하는데 갑자기 저희집에서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그 소리가 들릴정도로 가깝거덩요)

계단에만 나와도 애들만 두면 가스 잠그고 나오는데 혹시나 싶어 얼른 올라갔더니 큰애가 엉엉 대성 통곡을 하고 있더군요.
무슨일이냐고 묻자
"엄마 어디갔다 왔어~~~"하고는 큰소리로 고래고래 지르면서 막 울어댑니다.
아까 수퍼간다고 세번이나 말했지 않느냐...했더니 까먹었답니다.
그러면서 엉엉 울어대네요.

옆집 애들도 그렇고 저 아는집 애들중에서 엄마랑 이렇게 못 떨어지는애 저희 큰애 밖에 없습니다.
아니 것두 제가 말 안하고 몰래 나갔다면 모를까 두번세번 알아듣게 말을하고 본인이 대답까지 짜증내면서 해놓고는 엄마가 어디갔냐고 울어대니...순간 너무 짜증이 나서 매를 들었습니다.

나이가 몇살인데 엄마가 없다고 우느냐, 엄마가 말했지 않느냐...등등...

야단치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가 예전과 달리 큰애한테 너무 혹독하게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하고...
그러다가도 9살이면 이정도도 못견디면 안된다 싶기도하고...요즘 부쩍 자주 문잠그고 혼자 노는게 맘에 걸리기도 하고...
에고...제가 어찌하면 좋을지요.

저희 이웃집에 엄마는 참 엄격하다 못해 냉정합니다.
평일날은 친구들과 놀수없고 토, 일요일에만 놀수 있고 컴퓨터도 토, 일요일에만 할수 있고 텔레비전은 하루 통틀어서 1시간만...것두 9시 넘으면 절대 볼수 없고 10시엔 꼭 자야 하고, 실내화는 매주 토요일날 본인거 본인이 빨기(그집 큰애 5학년 작은애가 저희애랑 같은반입니다. 둘다 여자애고), 학습지 선생님 오시고 간 후에는 숙제 그자리에서 다 끝내놓고 예습까지 다 하기...등등...

애들이 학원은 별로 안다니는데 언제나 집에 들어 앉아 공부합니다.
저희애도 그랬으면 하지요...

그 엄마는 늘 바쁩니다. 운동에 모임에...
애들이랑 같이 왜 있지 않느냐고 애들만 놔두면 불안하지 않냐고 하자 큰애가 다 커서 알아서 하는데다가 나도 내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느냐 합니다.
틀린말은 아니지요...

나와서 이렇게 계시는데 애들이 알아서 다 해놓느냐...부럽다...하자 그날 할일 다 안해놓으면 그 담날, 그 담날 다 안해놓으면 그 다음다음날...그러다 주말까지 가면 텔레비전, 컴퓨터, 친구 다 만날수도 할수도 없고 12시 넘어서 한시 두시가 넘어도 죽어도 다 해놓게 한다고...
한번은 큰애가 친구들이랑 노는데 정신이 팔려 계속 숙제가 밀렸는데 토요일날 하루종일 하고 다 못해서 새벽 4시까지 졸면서 울면서 하는데도 옆에서 매들고 앉아 있었다네요.
애가 졸면 사정없이 매로 등짝을(그엄마 표현으로는)쳐주었다고 하고...

좀 독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규칙이라는게 꼭 지켜야 한다는걸 애들도 알아야지 싶기도 하고...
저희애도 좀 강하게 키우고 싶은데 제가 계속 계모 노릇을 해야 하는걸까요?
IP : 211.41.xxx.8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엄마가..
    '06.2.11 3:30 AM (61.83.xxx.85)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계모노릇이라기 보다는 엄마가 아이와 약속하고 그 약속을 잘 지켜줘야 하고
    엄마가 스스로 규칙을 잘 지켜야 아이가 따라합니다.
    혹여 아이가 어릴때 엄마와 떨어져 충격받은 일은 없는지 되돌아 보세요.
    어릴때 엄마와 떨어져 놀랬거나 엄마을 잊어버렸던 경험이 있는 아이..
    엄마가 눈에 안보이면 난리가 나더라구요.

  • 2. 글쎄요,,,
    '06.2.11 9:16 AM (125.129.xxx.41)

    저는 개인적으로
    일하는 엄마도 아니고
    아이들 저희들끼리 밥 챙겨먹으면서까지
    내 인생 살아야지 라는 말
    별로 안 좋아합니다.

    엄마 인생이란게
    모임, 운동 이런 걸로 채워지나요, 어디.,,
    자기 삶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 키울 때는 아이 키우고,
    더 자라면 그 나름대로의 시간을 갖고 그런 것들이 합쳐져서 인생이죠

    아이들은 금방 자랍니다.
    아직 어린 아이을때
    함께 있는 걸 중분히 누리세요(?)
    금방 빈둥지가 온답니다

    그리고 잠깐 나갈 때
    어디 간다고 하는 건
    아이라서가 아니라
    함께 있다가 어디 갈땐
    누구나 하는 거지요

    저희 남편도 잠깐 운동가, 슈퍼 가 저한테 얘기 하고 가는데요^^
    혹은 아이가
    엄마가 동생에게 손이 많이 가서 좀 불안한게 아닌가도 살펴 보시고요

    규칙적인 생활을 지도하시려면
    어려워도 엄마와 함께 규칙적이여야 한답니다.
    제 경험으로는
    3~4학년까지만 엄마가 생활 지도를 일관성있게 하시면
    얼추 그후에는 습관이 붙고
    자기 욕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
    대신
    둘째 생활 습관 잡기는 훨씬 수월하니까요

  • 3. 딴소리
    '06.2.11 9:29 AM (221.162.xxx.188)

    원글님께 도움이 되는 소리는 못하구, 전 딴소리만 하게 되네요.
    저도 곧 둘째가 태어나는데, 둘이 6살 차이가 나거든요. 원글님도 그정도 터울인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저도 곧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ㅠ.ㅠ
    어쨌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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