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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 쓰신 완벽주의자 님

보세요 조회수 : 1,236
작성일 : 2005-11-08 18:33:19
지금 제가 바쁜 시간인데
콩나물 다듬다 말고 와서
해 드릴 말이 있어 글 씁니다.

아까 댓글도 달았는데요
제 남편 누님 얘기 좀 해드릴려구요.

이 집은 언제 가도 깔끔 먼지 하나, 머리칼 하나 없어요.
아침 7시면 밥 먹어야 하구요
그 집딸 지금 결혼 해서 사는데
집 완전 폭탄 수준으로 해 놓고 삽니다.
일종의 반항이자 보상 심리죠.

조카애 자기 엄마랑 대면 대면 하구요
지금도 누님은 좋은거 있으면 사짊어지고 딸집에 나르지만
조카 반응 '무' 입니다.
비싼 옷 사줘도 세탁기에 돌려 못쓰게 만들어 버리구요
조카 애는 시집와서 제일 좋았던게
아침 7시에 밥 안먹는거랬어요.

완벽한 성격,같이 사는 사람은 참 피곤합니다.
특히 배우자가 가 반대일 경우는 더해요.
저도 남편이라 엄청 싸웠는데
지금은 제 나름대로의 백신을 많이 개발 했어요.
일단 애교 작전으로 나가구요
잔소리 시작되면 조용히 제입으로 남편 입 덮던지 손으로 애교 스럽게 입을 때찌때찌 합니다.
요런게 제 남편 한테는 먹히구요
어쩃던 배우자가 집안에서 일 한다고 설쳐 대면
그 하나만으로도 상대 배우자는 스트레스 받습니다.
작작 하시구요
제일 좋은것은
님은 님 생긴 대로 사시되
상대에게 절대 님과 같이 하라고 강요 하지 마세요.
그러면 사랑 스런 완벽한 아내가 되는거죠.

저도 남편이 잔소리 안하고 일만 해준다면 업고 다니겠어요.
그 놈의 잔소리, 그리고 저도 똑 같이 해줄것을 은연중에 강요할때
그동안 잘했던 점수 제 스스로 다 깎아 먹어요.
해주고 저한테 욕만 실컷 먹지요.
제 남편도 나름 똑똑한 사람인데
이럴때는 보면 꼭 바보 같아요.
해주고 욕먹고...
님은 그러지 마세요.
다시 콩나물 다듬으러 가야 겠어요.
IP : 220.127.xxx.13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
    '05.11.8 8:33 PM (220.86.xxx.242)

    원글님
    아랫글에 얼마나 열받으셨으면
    콩나물 다듬으시다가..
    저도 친정 할머니 아침에 일어나면 청소해야지 밥 먹을수 있고
    오후 되면 또 청소해야지 저녁밥 먹고
    자기 전에 또 방 한번씩 닦고
    친구들 오면 쫒아다니면서 머리카락 치우고..

    조카애의 반항 심리 저 너무 이해합니다.

    자기가 완벽주의자면 혼자하지
    다른 사람도 자기 따라 오라고 하는건 오만이죠
    다른 사람이 지저분한것 자기가 따라갈수 없듯이요...

  • 2. ㅋㅋ
    '05.11.8 8:40 PM (218.238.xxx.55)

    저희집이 그랬잖아요
    아침,점심,저녁 하루 세번 방바닥에 미끄러질정도로 닦아야하고 냄비는 광나야하고
    걸레가 행주인지 헷갈리게 하얗고, 꼭 있는자리에 물건 놔두지 않으면 천지가 개벽하듯 혼나야하고
    화장실 쓰면 바닥에 꼭 한번씩 물이라도 끼얹어주고 나와야하고 모든 옷은 꼭 다림질해야하고...
    전 반항심리인지 어쩐지 아님 돌연변이로 태어난건지 반대로 아주 게을러요
    게으른건 잘못되었다 생각하고 고칠려고 노력중이지만 위에 나열한것처럼 살 생각은 전혀 없어요
    또 완벽한 부모밑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저자신은 무지 게으른지 아는데 남들은 또 아니래요
    기준이 넘 높은곳에서 떨어지니까 떨어져도 기준치정도는 되나봐요
    이걸 장점이라고 해야하는건지...ㅋㅋ

  • 3. 가슴이 아파요.
    '05.11.8 8:47 PM (220.118.xxx.17)

    저희 어머니 평생 뒤안에서 우리들 발 씻겨 업어다 마루에 데려다 놓을만치 결벽증이십니다.
    아버지 입성 깔끔한 것이 지금도 자랑이구요.
    집안에 정리는 안되어도 먼지 보이면 못 견딥니다.
    걸렌지 행준지 저흰 맨날 헷갈립니다.
    상닦는 행주
    그릇 닦는 행주
    훔치는 행주 다 틀립니다.
    저 친정가면 설겆이 안 하려고 합니다.
    밥이요?
    정확히 불려서 정확히 뜸들여야 합니다.
    밥맛이요?
    죽입니다.
    그래도 저는 그렇게 숨 막히게 밥 안하고 대충 먹고 살려고 합니다.
    저요 설겆이 쌓아놓고
    청소 대충 밀고 그러고 삽니다.
    안 죽고 마흔 넘겼으니 오십도 넘고 명대로 살겠지요.
    관절 형편 없으면서 저희 음식하면 한 가지씩 설겆이 하는데 숨막힙니다.

    어머니 생각하면 화가 나고 가슴이 막막해요.

  • 4. ㅋㄷㅋㄷ
    '05.11.9 6:02 AM (204.193.xxx.8)

    콩나물 무침하시나요 국하시나요?? 남편분께 하시는 님애교가 제가 본 것중 최고에요!ㅋㅋㅋ
    저희 신랑도 무지 깔끔한 남자라 그것때문에 더 좋아했었는데 완벽주의자 그 비슷 하더군요.
    결혼해서 같이 살게되면서 이 말 없는 남자가 잔소리를 가끔 해요.ㅋㅋㅋ
    그러면 제가 '아!!!자기 오늘 너무 말 많이한 것 같네' 그러면서 손으로 신랑 입 막아버려요.ㅋㅋㅋ

  • 5. ㅋㅋ
    '05.11.9 9:35 AM (58.140.xxx.126)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생각나네요...
    워낙 깔끔해서 집안의 머리카락 줍는 것이 취미셨죠...
    울 엄마는 완전 반대예요...진짜 지저분의 극치...근데 다른 이모들은 왕 깔끔..
    저는 왕 지저분...동생은 왕 깔끔...(엄마 지저분한 것땜에 스트레스 받아하더니 결혼하구 한 깔끔 떨면서 사네요..^^)
    이 모든게 정-반 -합의 논리가 아닐른지...
    다행히 저는 지저분한 남편 만나고 동생은 깔끔한 남편 만나서 결과적으로는 모두 해피 엔딩! 입니당...ㅋ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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