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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또 싸워요.

포지티브정신 조회수 : 1,221
작성일 : 2005-10-12 21:23:08

저희 집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밥먹듯이 부부싸움을 하세요T_T
아빠는 너~~~~~~~~~~~~~~~~~~~~~무 가정적이신데 (외박 한 번 하는 걸 못봤어요;)
엄마는 너~~~~~~~~~~~~~~~~~~~~~무 외향적이신 성격이시라;
아빠는 항상 일마치고 땡-하면 집에 오시는데,
엄마는 모임도 항상 많으시고, 친구분도 많으셔서 잘 늦어요;
또 살림에는 그닥 취미가 많지 않으시고;;
거기다 얼마전에는 다단계로 살짝;; 거시기하셔서 빚이 사천만원... (땡겨줘용~ ㅠㅠ)
그래서 두분의 성격차이가 너무너무 심해서 많이 싸우세요.
대부분 아빠가 술먹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거지만;;
아빠가 정말 가정적이시거든요.
술 안먹은 아빠는 정말, 세상최고의 아빠라고 자랑할 수 있을 정도인데.
술만 들어가면;; 욕이라도 퍼부어주고픈 인간으로 변해요;;
진짜 이럴 때 너무너무너무너무 짜증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
격하게 짜증날 땐 가출의 충동까지.(물론 그냥 생각이에요;;ㅎㅎㅎ)
제가 재수생;;;;이라서 집에서 공부하거든요.
으아~~~ 매일 엄마가 많이 늦을까하는 생각에 마음 졸이고.
아빠가 또 집에 반찬없다고 술만 마실라, 낮에 장봐다가 반찬 만들어놓고ㅠㅠ
(아, 처음엔 반찬만드는 거 레시피찾다가 82cook도 알게 됐어요^^;;;)
아빠 기분이 좀 안좋아질라치면 방긋방긋 웃으며 일부러 실없는 농담 하면서 분위기 쫌 띄워볼라 안간힘에;
방에 들어가서 엄마한테 긴급신호보내면서 빨랑 오라고 전화하고ㅠㅠ
지금 수험생 스트레스도 장난 아닌데,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고도비만이어서 아주아주 약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요것도 스트레스가 있는데ㅠㅠ
집에서도 스트레스. 뭘 해도 스트레스에용ㅠ_ㅠ
아, 먹을 때만 스트레스가 없어요^^; 잘은 못해도, 음식 만들 때랑^^
먹을 때는 모든 걸 있을 수 있답니다! (또또, 음식 사진 구경할 때도요~~^^)


어렸을 땐 부모님들이 싸우면 동생이랑 울기 바쁘고;
이혼한다 그러면 완전 통곡하고; 다음날 눈이 안 떠질 정도로 많이 울었는데,
것도 중학생쯤 되니깐 방에서 노래 크게 틀어놓고 그냥 좀 우는 정도;
고등학생이 되니 머리가 커져서 답답한 맘에 싸우는 데 끼어들어서 같이 싸우는 데까지 레벨업;;
민증 나올 때 쯤 되니, 싸우던 말던 노래 몇곡 뽑아놓고 컴퓨터하는 자신을 발견ㅠㅠ
성숙해졌다고.. 할 수 있을랑가요...ㅠ_ㅠ
암튼, 지금도 밖에서 싸우고 아주 난리가 났어요. 아, 너무 기분이 안 좋아요ㅠㅠㅠㅠ


그나마 다행인 건;
저랑 동생이 둘 다 심하게 낙천적이고 기억력이 안 좋아서요^^;
돌아서면 우울했던 걸 잘 까먹는다는 거? 하하하하하하하하ㅠㅠㅠ


제가 맏이인데다가 솔직한 것을 좀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어서,
지금껏 친한 친구에게도 이런 말 한 번도 안 했는데.
요즘엔 그냥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한동안은 태어나서 평생 처음으로 우울해서 밥먹기를 거부도 해보고.. 그랬답니다.ㅠ_ㅠ
그래서 털어놓으면 속이나 좀 시원해질까..하고 여기다 글을 써봤어요.


뭐, 생각해보면 제가 지금 겪는 건, 많이 어려운 상황이 아닐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오늘도 위안을 얻으며, 포지티브정신으로 살아가렵니다~^^
내일은, 여기서 배운 요구르트밥통케익 해먹을려구요.
저번에 동생 생일 때 했는데, 너무 맛있었거든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제게 맛난 걸로다가 상이라도 줄래요. 으하하^^

IP : 220.122.xxx.18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너무..
    '05.10.12 9:27 PM (61.80.xxx.101)

    이쁜 맏이네요.. 화이팅..
    저희 부모님도 저희 어렸을땐 자주 싸우셨는데..
    이제 60줄로 접어드시니, 두분이 너무 알콩달콩 사세요..
    아빠는 가정적, 엄마는 외향적인것두 비슷하시구요..
    지금처럼 포지티브정신~~~!! 잃지 마세요.. 잘하고 계시는거예요~~

  • 2. 포지티브정신
    '05.10.12 9:30 PM (220.122.xxx.184)

    와.. 감사해요. 님 답글 보고서 너무 고마워서 순간 눈물날라 그랬어요. 감사해요^^
    네, 지금처럼 열심히 할게요! 아니, 지금보다 쫌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으헤헤~^^

  • 3. 화이팅
    '05.10.12 9:42 PM (58.73.xxx.35)

    넘넘 밝은성격인게 글에서도 보이네요.
    전 부모님이 아주아주 가끔..살짝씩 다투시는데도
    그때마다 엄청 맘졸이고 스트레스 받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글쓴 님 맘이 어떨지 더 잘 알겠네요.
    그래두 넘 스트레스 오래 담지 마시구
    지금처럼 맛난거 해드시면서 푸세요~화이팅^^

  • 4. 이뻐요.
    '05.10.12 9:47 PM (220.90.xxx.192)

    동생하고 씩씩하게 지금처럼 살아요. 각자의 몫이 따로 있으니까 나때문에 살아야 한답니다.
    부모님도 언젠가는 순~해지시겠지요.

  • 5. 우리 시아부지
    '05.10.12 9:47 PM (59.11.xxx.9)

    느~무느~무(입이 안 떨어질 정도라서) 대단하고 세상의 당신보다 똑똑하고 ,높은놈(?) 없다 하시며
    온 집안의 제왕처럼 사시느라 가족을 전부 노예 취급 하시고 특히 우리 시어머니에게 손찌검까지....헉!
    길거리에서 발길질도 예사였고...하여간 안아무인 지경이셨어요(완전 과거형)
    저만 보면 우리 어머니 "너 적금든거 있으면 엄마 방 하나만 얻어 주라 단 하루라도 편히 살고 싶다"
    눈물 바람 이셨죠.
    시아버님 연세 70세 되던해 지금부터 2년전!
    어머님의 관절염이 심해져 함께 병원 가셨다가 굵은 주사바늘을 무릎에 찔러서
    물을 한 대롱이나 빼는 광경을 목격하신 아버님이 충격을 심하게 먹고는 밤새 한 잠도 이루지 않고
    깊은 고민을 하셨답니다.
    '내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요? 으하하!!!
    저 시댁에 자주 못갑니다. 두분이 너~무너~무 사이가 좋아져서 아무래도 시동생을 보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 입니다. 진짜루!
    "내 평생 네 엄마에게 잘해줘도 그 빚 다 못갚고 죽는다" 하십니다.
    사람이 이렇게도 바뀔 수 있구나! 놀란답니다.
    이젠 어머님이 "얘 니 아부지 일찍 죽을까봐 겁난다" 하십니다.

    좀 시간이 지나면 서로서로 애틋해 하시고 하루하루 아깝게 살아가실거라고 믿으세요.

  • 6. ^^
    '05.10.12 10:08 PM (218.237.xxx.27)

    정말 밝은 성격 이뻐보이네요...힘내세요~
    시간 지나면 별일 아니랍니다....화이팅~

  • 7. 우리 집도
    '05.10.13 12:01 AM (219.248.xxx.107)

    그랬어요.^^
    그래서 일부러 더 수다스럽게 떠들고 하하 호호 웃고 다니고 막 그랬거든요.
    너무 집안 분위기에 좌우되지 마시구요.
    공부 열심히 하세요.
    집 말고 집 가까운 독서실 같은데서 공부하세요.
    이 악물고...
    그래서 꼭 취직 잘 되는 대학에 가세요.
    글구 열심히 적금들구 좋은 사람 만나서 친정에서 독립하세요.
    그때까지 국 참고 엄마 아빠 조금만 이해해드리고 동생도 잘 잡아주시고요.
    알았져? 홧팅~
    글구 수험생이 넘 인터넷 많이 하면 안되는거 알져?
    반찬도 간단히ㅣㅣ.

  • 8. *^^*
    '05.10.13 12:47 AM (221.164.xxx.48)

    원글님~힘내시고 뭐든 잘먹고 씩씩하게 현실"팍팍"헤쳐나가는 분 되시길..복 마니마니 받을거예요.이렇게 이쁜 딸을 두신 분들이...? 싸움은..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

  • 9. 귀차니스트
    '05.10.13 2:05 AM (218.156.xxx.229)

    나랑 내남편 얘기하는거 같네요
    너~~~~~~~~~~~~~~~~무 가정적이라 땡하면 집에오고 거의 밖에 안나가는 남편,
    살림에 그닥 취미없는 외향적 성격의 나,
    맨정신엔 세상에 둘도없는 아빠인 남편이 술만 마시면 끔찍하게 변하는...............
    심한 성격차이로 허구헌날 싸우는 우리...
    내딸도 같은생각 하면 자라겠죠..씁쓸하다....ㅠ.ㅠ

  • 10. 두근두근
    '05.10.13 10:58 AM (69.243.xxx.134)

    우리아빠는 너~~~~무 호랑이 같으신 분이고 엄마랑 성격이 안맞아서 사소한 걸로 언성이 높아지시곤 하셨죠. 그럼 나랑 동생이랑 모두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너무 무서웠어요.
    차라리 두분이 이혼하시고 난 혼자 살고 그럼 모두 행복해지겠다 하고 아주 오랫동안 우울했었어요.
    다 옛날일이 되어버렸군요.
    두분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금 아주 잘~사세요. 흥! ㅋㅋㅋㅋㅋㅋㅋ
    님도 밝고 행복하게 사실 날이 앞으로 무지하게 많을 거에요.
    아자아자 화이팅~!

  • 11. 포지티브정신
    '05.10.13 12:06 PM (220.122.xxx.184)

    이렇게 많은 댓글이 달려있을 줄 몰랐어요ㅠ_ㅠ 다들 너무 감사드려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부모님꼐서 사이가 정말 좋아지실 거라고 생각할게요.
    (저는 항상 살벌한 두분의 모습만 봐서, 이런 상상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좋은 생각이네요^^)
    저 별로 안 이쁜 자식인데, 이렇게 칭찬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는 사태가..하하하;
    파이팅할게요. 하소연하는 것처럼 올린 글이었는데, 너무 많이 힘을 얻었어요.
    82쿡 회원님들은 다들 너무 멋지신 거 같아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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