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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하고 털어야지요.

오늘만익명 조회수 : 1,655
작성일 : 2005-08-21 00:26:33
오랜만에 오늘만 익명 뭐 이런 닉도 써 보네요.^^
저는 아이가 둘인 전업주부랍니다. 결혼3년차구요.
사랑해서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요즘은 좀 그렇네요. 남편이 저한테 하는 행동들을 생각하면 내가 일방적으로 잘하는 것도 좀 치사스런 생각도 들고요.
자게 다른 글에 어느 분이 리플 다신 거 보니 "니 돈으로 내 자식 키운다." 생각하라던데 제 요즘 심정이 딱 그렇습니다.
원래 그런 남자인 걸 저만 모르고 제 눈에 뭐가 씌어 결혼했는지 이 사람이 변한건지 살갑지도 자상하지도 않구, 좀 마초같은 기질도 보이고...남편에 그런 모습에 실망도 하고 우울도 하고 그럽니다. 가끔은 남편도 내 어떤 모습을 보며 나처럼 말은 안해도 무지 실망했을거야 뭐 그런 생각으로 제 자신을 달래보기도 합니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을 너무 좋아했지만 결혼까지 인연이 가지 않은 건...이 남자의 캐릭터는 딱 **앤시티의 "빅"그 자체였어요.
3년을 만나도록 제겐 너무 멋진 남자고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도무지 미래에 대해선 나에게 어떤 보장도 해주지 않는. 3년을 연인사이로 만난 건지 아닌지 조차 구분이 안 되는. 중간에 몇 개월씩 연락 두절 되었다가 갑자기 연락 오고.
저는 그 3년간 감정 소모를 많이 해서 지쳐버렸습니다. 좋아하지만 이 사람과 미래를 생각하면 내가 너무 힘들겠구나 생각할 즈음 지금의 남편이 제 앞에 나타났죠.
나중에야 알았는데 당시 남편에게도 저처럼 정리가 덜 된 상대가 있었는데 저와 시작하기 위해 차였답니다.(그 여자야 홧김에 찼는데 남편은 매달리지 않았데요. 여자들 맘에도 없이 이별통보 많이 하니까 이해되요) 저는 기억이 없는데 저와 만나기 몇 년 전에 저를 봤다고 하네요. 몇 년만에 다시 저를 보게되서 너무 가슴이 뛰더라고 하더군요(음...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새삼스럽네요) 당시엔 제가 누군인지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몰랐을 테니요.
저돌적이진 않았지만 은근히 대놓고(뭔 말이여...@.@) 대쉬를 하는 남편이, 늘 만나면 가슴뛰게 하지만 어떤 확신도 주지 않는 그 사람보다 더 남자로 다가오더군요.
양다리 아닌 양다리로(남편과 사귀는 동안 그 사람은 다시 잠적) 있다가 남편과 결혼을 했어요. 다시 만나지는 못 했구요.
그러다가 작년말에 문자가 오더군요. 일상적인 안부 정도 묻는. 답을 안 하고 있다가 그러고도 몇 번 오길래 잘 지낸다고 아이도 있다고 보냈습니다.
제 심정 이해되세요? 뭐 어쩔 것은 아닌데 이 사람이 나를 잊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흐뭇함. 남편과 한번씩 안 좋을 때면 뭐 돌아가려는 것도 아니면서 나를 안 잊은 사람도 있다는 것에 괜히 기운도 나고...
착각이었는지 그 사람이 저를 많이 못 잊고 그리워하는줄 알았어요. 오늘 그냥 물었습니다. 결혼했냐구. 한참 후에 간신히 답을 봤지요. 신혼이라네요.
저의 모든 환상들이 깨지면서 왜 그렇게 나더러 만나자는 문자를 보낸건지 이 사람이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저는 지금 남편과 사는 동안엔 만날 수 없다 못은 박았었지만 참...저 나쁘죠?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곁을 보지 않아도 될만큼 행복했다면 그 사람의 결혼 소식이 이리 쓸쓸하지는 않을텐데.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단 자체도 대체 내가 왜 이러나 싶고.
먼저 배반한 건 나인데 조금 배신감도 들고...
오늘 이렇게 쓰고 나서 털어버리려구요. 나는 아이들 엄마고 그래서 다시 건전한 생활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잠시잠깐 위기의 주부일 뻔 했어요.^^
IP : 211.117.xxx.6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살다보니
    '05.8.21 12:57 AM (61.249.xxx.221)

    본의아니게 위기가 때때로 닥치지만 정도를 지켯으니 지금 이러고 요기 앉아 있지요 ㅠㅠ~

  • 2. 다들 그런걸요
    '05.8.21 1:09 AM (202.215.xxx.139)

    다들 조금은 위기의 주부를 꿈꿈니다...
    죄짓는 다고 생각들기도 하지만
    조금은 그래도...
    다시 돌아오면...
    다 괜찬아요...
    그정도는요^^

  • 3. ..
    '05.8.21 9:07 AM (219.253.xxx.231)

    가을이 오려나봐요..저도 맘이 영~싱숭생숭해지는게...
    맘 잘 붙잡고 있기로 해요...
    아~심들어..^^;;

  • 4. .
    '05.8.21 10:59 AM (220.124.xxx.117)

    근데 왜 남자들은 다른 여자들 척척 잘 만나고 아무렇지 않은데 우리 여자들은 다른 남자 생각만 해도 죄책감이 들까요
    정말 너무 착해요 주부님들 휴

  • 5. 그정도로 뭘..
    '05.8.21 6:07 PM (220.74.xxx.119)

    맘 뿐이었는데 뭘 그러십니까. 막상 그 남자분 만나지도 않으셨는데.... 너무 큰 부담갖지 마세요. 그 사람보단 그 추억이란 놈 때문에 그렇죠. ^^

  • 6. 그냥
    '05.8.21 10:27 PM (222.108.xxx.149)

    회상할때가 좋은거죠.
    저도 오래만난 사람 있었는데 장래를 보장해 주지 않아서 결국 남편과 결혼했죠. 남편은 배신할 사람은 아니지만 다정한 사람은 아니예요. 그저 자기 배부르고 편하면 아내도 편한줄 아는 남자라고 할까.
    결혼하고 얼마뒤 예전 그사람한테 연락이 왔었죠. 두어번 얼굴 봤는데 저는 결혼한 여자라는 책임감도 있고, 남편에 대한 마음이 있는데 그사람은 저를 결혼전 그때처럼 대하려 해서 많이 부담스럽더군요.
    결국 임신한뒤 부터는 이런저런 핑계로 연락끊었죠.
    남편과의 결혼이 행복해도 한번쯤 뒤돌아 보게되요. 간혹 영화같은 사랑도 꿈꾸구... 그치만 현실이 영화는 아니더라구요. 또 상대가 내 생각을 한다쳐도 그때도 못했던 결혼, 지금 되돌아가도 못합니다. 그냥 서로 그리운 추억일 뿐이죠.
    아직 젊어서 그래요. 남자들이 그러는데 옛사랑이 못산다는 소식 들으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더군요. 이제와서 어떻게 해줄수도 없구... 서로 행복하다는거 잘 산다는거 서로 좋은 거예요. 이제 내 아이들 잘 챙기고 내 남편 잘 챙기면서 살면 그게 행복이죠.

  • 7. 그래도
    '05.8.22 11:05 AM (202.30.xxx.27)

    그래도 만나시거나 통화하시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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