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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라는 것...

김혜진(띠깜) 조회수 : 1,245
작성일 : 2005-03-25 10:11:28
아래에 어떤 애기엄마께서 애 둘 놔두고 새벽찬송(성가대 연습??) 하러 나오라는 문제에 대해
잠간 쓰셨더라고예.

그래서 진짜 초심자인(아직은 '왕 날날리 신자'라는 게 맞는 표현입니다만) 제 입장에서 종교가
이렇다는 느낌을 적고 싶습니다.  이거 미묘한 종교얘기로 제가 또 잔잔한 자게에 문제를 일으키
지나 않을지 심히 걱정은 됍니다.

지난 10월3일 처음 교회에 나가면서 지금까지 1-2번 외엔 다 나갔더랬습니다.
아주 교회를 열심히 다니니, 전 대단한 종교인이라 자부를 했지예.
근데, 최근, 학습을 하면서 제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아 니었단 생각이 번뜩 들더라고예.
그냥 교회만 다니는 사람~~  정도 였겠지예.

그동안 다니면서 졸기도 많이 졸았었고, 모르는 찬송가 입만 뻥긋뻥긋 하면서 흉내만 냈었고,
목사님 설교 때는 딴생각도 많이 했었고, 헌금 낼때는 이미 마음에 정해진 금액 이상은 절대 안된
다고 금 그어 놓았었고, 맨 나중에 다과를 하면서 얘기 나누는 시간만 기다렸다 맛있는 것만 먹고
집에 오기 바빴었고, 집에 목사님 이하 많은 분들이 방문하시면 좀 부담도 됐었고, 꿇어 앉아
기도 드리면 다리가 절여 맘 속으로 좀 화도 스멀스멀 났었고, 신방가자고 하시면 어떤 핑게를
대서라도 빠지려고 너무 애 썼었고, 통성기도 드리는 분들이나 찬양 때 우시는 분들을 보면
왠지 이상했었고...............   이 모든게 종교인이랍시고 교회만 다녔던 저의 실체 였습니다.

근데, 한가지 딱 한가지는 마음에 와닿는 게 있더라고예.
가능하면 죄 안짓고 착하게 살자~~   였습니다.

학습을 받으면서 제일 먼저 배운게 '우리는 대/반역 죄인이다.' 는 것이었습니다.
'대' 혹은 '반역'이란 무시무시한 단어가 앞에 안 붙었으면 더 인정하기 쉬울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운도 있지만, 전 예전부터 제가 아주 죄인이란 생각을 많이 하고 산 사람이라서 그런지,
큰 거부감은 없더이다.  근데, 같이 공부하는 어떤 분은 대뜸 "전 살면서 별로 죄 지으것도 없고,
그래서 전 죄인이라는 거 인정 못합니다.!!" 라고 단호히 말씀을 하시더라고예.
그때 목사님의 난감한 표정이 너무 안타까왔는데, 결국은 그분이 사사건건 안티를 걸면서 많은
질문에 질문을 하시는 통에 오히려 대화로서(무조건 적이 아니라) 또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
들일 좋은 기회여서 참 좋습디다.

중요한것은 지금부터, 근데, 요즘은 제가 많이 틀려 졌습니다.
지난 주 '학습세례'를 받고 난뒤 그 많은 통곡을 쏟아 내고는, 처음으로 기도도 드렸고(밤에
자기전에) 성경도 보게 되었지예.(물론, 지금은 수민이가 보는 '쉬운성경'으로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뭔가 힘든 일이 있으면 그냥 간절히 기도 드리는 마음이 생기 더이다.
'제가 이렇게 이렇게 열심히 하겠사오니 제발 제 맘이 흐트러 지지 않게 붙잡아 주십시오~~'
무조건 해 주십시오 보다는, 제가 노력하겠 사오니 도와 주십시오가 맞다 생각이 듭니다.
물론, 기도는 '해 주십시오.'가 맞다고 들었지만, 제 짧은 생각으로는 제 노력과 의지가 담겨
있고 하나님은 그것을 잡아 주시는 편이 더 좋은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군요.

이번주가 '예수님 고난 주간'이라서 그랬는지 예전에 영화로만 보았던 '예수님의 수난기 (Tne
passion of the Christ)'를 온 가족이 다시 보았는데, 수민이와 제가 갑자기 대성 통곡을
하는 통에 옆에있던 남정네와 어머님이 얼마나 당황하고 놀랐다 하시던지.......
이게 아마 변화가 있긴 있는 모양 입니다.  정말 진정한 맘이 생기는 지도 모르고예.

남정네가 그날 밤 아주 근심스런 표정으로 물어 보더이다.
"우리 마누라 확~~ 빠져서 허우적 거릴까봐 무서운디......"
아무 말 없이 그냥 돌아 누워 잤지만, 제 마음속에 '더 신실함이 생길수록 함께 커져가는 맘이
있으니 걱정 마셔~~' 라고 외쳤습니다.  

저는 생활인 입니다.
가족들의 엄마/아내/며느리/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 60여명의 아이들에게 매일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여야 할 의무와 기쁨이 있는 아주 중요한 사람 이지예.
이 중요한 사명을 정말 하나님이 주셨다면, 전 그 사명을 충실히 해 내면서 그 보답을 할 생각
입니다.  더 열심히, 더 착하게, 더 웃으면서, 더 행복하게, 더 기쁨으로, 더 성실하게 그일을
해 내라는 의미에서 하나님을 영접한것이라 믿으며, 생활인으로서 좋은 말씀들을 따르고
또 실천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위해 아니면 교회를 위해 사시는 분들은 저보다 더 큰 사명을 가진 분들이실
테니, 전 제가 지금까지 왔던 길을 계속 가려 합니다.
교회와 종교가 제 생활의 주가 되어, 제가 귀히 여겨왔더 다른것들 보다 더 우선시 되는것을
아마 하나님도 바라지 않으실거라 굳게 믿습니다.

최근 시험에 든 일을 말씀 드리자면, 평소에 이렇게 아프면 저 학교엔 안가고 어머님과 일
도와주는 친구만 보내 버립니다.  근데, 이번 주엔 정말 심히 아팠지만, 기어서라도 가서
애들에게 일일이 눈 맞추고 따뜻한 국 떠주면서 이름 불러주고 그랬습니다.^^
몸은 천근만근 이었지만, 늘 마음은 풍요롭고 행복 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믿음을 가진 뒤 생긴 변화 인것 같아 별거 아니지만 말씀 드려 봤습니다.  

별 시답지도 않은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했는데, 절대 믿음이란 누구에 의해서 강제로 심어
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소리소문 없이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감사 드립니데이~~^^
IP : 220.163.xxx.18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amChris
    '05.3.25 10:15 AM (163.152.xxx.140)

    맞아요. 건강한 믿음은 사회생활과 교회생활을 이분하는게 아니라 함께 건강하게 영위한다는 거지요.
    많은 기독교인이라는 사람과 교회 지도자들이 교인이라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떼어놓으려고 무의식중에 노력을 한답니다.
    결코 정상적인 기독교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건 하나님이 주신 사회라는 세계를 부정하는 행위이고
    하나님의 일반은총이라는 영역을 무시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 2. 이수미
    '05.3.25 10:21 AM (211.114.xxx.98)

    띠감님의종교적 철학???
    맞슴니더 지도 그리생각 합니다.
    천주교인으로서 영세받은지 얼마 안되지 만
    그냥 열심히 생활인으로서 죄않짓고 되도록 남 생각하면서
    착하게 살랍니다.
    띠감님 60명의 반짝이는 아이들과 눈맞추고 열심히 ~~~^^*
    하던일 계속 " 복 많이 받을것 입니다 "
    울 조카들도 띠감님 밥 먹을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지역이 달라서
    자랑한가지 조카가 중국학교에서 단기간에 적응잘하고 성적이 좋다고 아빠를 오라고 하면서
    표창까지 하더랍니다 울 동생 사업은 안되서 고전하지만 아이들 땜시 기분이 째진다고요 ~~~^^*

  • 3. 김혜진(띠깜)
    '05.3.25 10:23 AM (220.163.xxx.183)

    두 분다 저의 짧은 생각을 귀히 여겨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말씀대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 4. marian
    '05.3.25 10:24 AM (220.81.xxx.69)

    김혜진님 정말 그렇죠?
    소리소문 없이 마음의 변화,내가 먼저 변해야 하는 것 같아요. 오늘 돌아가신 날
    그런 귀한 다짐을 하시다니 ....감사한 일입니다.
    중국 땅에 혜진 님의 잔잔한 사랑 퍼지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참 슬픈 날이지만 , 부활을 꿈꾸며 오늘 하루 잘 지내세요.

  • 5. 새벽기도
    '05.3.25 10:53 AM (202.30.xxx.132)

    저도 요즘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는 초신자중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원래 전 어렸을때부터 교회에 심심하면 다녔구 어떤 큰 믿음없이 하나님을 왜 믿어야하는지 모르구 다녔죠.. 아버지가 불행히 돌아가심을계기로 엄마가 먼저 하나님을 만나게되셨구 전 그때만해도 교회에 열과 성을 다하는 엄마를 부담스러워하며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위해 교회에 다녔구요.. 결혼도 교회 안다니는 집안에 시집와서 주일도 거의 지키지 않으며 살았습니다. 결혼한지 올해 만 3년 되가는데.. 얼마전 큰 부부싸움중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궁금하게 여기게 되었구 진짜 무릎꿇고 시간내서 기도하게 되었구요. 더구나 이런 제 마음과 행동의 변화과 혹시나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까 두려워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열심히 유명한 목사님들의 말씀찾아듣고 성경읽고 찬송도 듣고 나름대로 믿음을 키우려고 노력합니다. 교회를 다닌다는것에 의미를 두지마시고 왜 교회를 다녀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시고 배우시다보면 그 중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내 자신이 거듭나는 정말 예전의 제모습에서 탈피하고 싶은 많은 욕구와 노력을 경험하게 되시리라 믿습니다.
    새벽기도란 예수님께서도 주로 새벽에 기도 많이 하셨구 또 하루의 시작을 기도와 예배로 하나님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많은 교회나 기독교신자들이 의미를 많이 부여한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깨닫고 실천하는것이 중요하지 누구의 강요로 하는 종교생활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이왕 교회에 나가시려고 마음 먹으셨다면 사람을 보지마시구 오로지 하나님만 바라보시고 하나님의 말씀만을 쫒으시는 신실한 믿음의 자녀로 태어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6. 어중간한와이푸
    '05.3.25 11:18 AM (211.207.xxx.75)

    지가 안즉 무교인지라... 언급하기는 좀 쌩뚱맞고...
    근데 많이 아프셨나봐요. 빵사진도 없더구만...
    40넘으니 몸이 진짜 다르던데, 쉬엄쉬엄 대충대충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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