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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뒤쳐지는 느낌
다른 사람들은 저를 보면 참 행복해 보인다고 해요.
직장 동료들도 **씨 처럼 걱정 없어 보이는 사람은 없어 라고 말하죠.
성격 좋고 따뜻하고 능력있는 남편에.. 잘 챙겨주시는 시댁에...
다들 시집 잘갔다고 하죠.
제 나이 스물일곱.. 공대출신 연구원이예요.
연봉도 오천이 넘으니 나이에 비해서 적지 않죠.
그렇지만 미래가 없어 보여요.
주변에 열심히 일하다 내침을 당하는 사람들을 보면 열심히 사는게 다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도 들구요
결혼전 사귀던 남자친구(워낙 안좋게 헤어져서 생각하기도 싫지만)는 공대 박사였는데 교수나 연구원의 길을 마다하고 공무원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제 주변 공대 나온 친구들도 다들 변리사다 사법고시다 CPA다 뭐다 해서 시험에 이미 패스했거나 준비중이고
다시 의대나 치대나 한의대를 간 친구도 많아요.
친구 몇명이서 동문들 최근 현황을 꼽아 보니 반 이상이 다른길을 가고 있더라구요.
제 남편이 *사라 전문직에 대한 환상은 없어요.
그런길을 간다고 해서 고민이 없다고도 생각 안하고요.
하지만 유학 간다 시험 패스했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왜이리도 마음이 조급해 지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들은 다들 앞서 나가는데 저만 제자리에 있는 느낌이예요.
여기 와서 요리글 읽고 살림살이 갖추고 여행다니며 남편과 사랑하며 사는 일도 행복하지만
뭔가 모자라고 허한 느낌이예요.
남편은 아기 생기면 회사 그만두라고 하지만 과연 일없이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전 여태 공부만 하고 살았거든요. 고지식 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틀을 깨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여러가지로 혼란 스럽네요.
사실 가장 큰 고민은 제가 원하는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거예요.
맥주를 한잔 했더니 알딸딸 해서 내일 아침에 이 글을 보면 부끄러울지도 모르겠어요.
1. ㅠㅠ
'04.12.20 11:33 PM (61.74.xxx.228)저랑 비슷한생각을 하고 계시네요............
2. 로그아웃
'04.12.21 12:13 AM (194.80.xxx.10)아마 이 글보고 사치스러운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분도 계실거에요.
제가 글을 보고 느끼기엔...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 같습니다.
연봉이 많아도 그 직업이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기를 발전시켜 나갈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면
만족하시기 어려울 거에요.
그리고 남편이 전문직이고 잘 해주고 하는 것과 원글님의 행복과는 크게 관계가 없을거에요.
본인이 뭔가를 계속 성취해야만 그것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낄 분일 거 같아요.
그리고 행복한 가정생활, 아이 낳아 기르기 같은...
여자로서의 평범한 행복이라고 생각되는 일상에 크게 의미를 두지 못할지도 몰라요.
어떡하겠습니까?
또 뭔가 올라가야 할 높은 산을 찾아나설 밖에...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몰라서 지금 고민이신 거죠.
아기 낳으셔도 절대 직장 그만두지 마시고, 자기 일을 하세요.
그리고...혹시 알아요?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한동안 님의 모든 것을 사로잡아 버릴지...
저는 제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 아는데 대학 졸업하고 1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게 뭔지 아세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 낳아 기르며 평범하게 사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못하고 있어요...공부하느라....
그런데 뭔가를 끊임없이 성취하는 것만이 인생의 목적은 아닌 것 같아요.
아직 스물일곱이면....아직도 자기 자신에 대한 욕심이 많을 때에요.
제가 스물일곱이었을 때는 결혼은 생각도 하지 않았답니다.
내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지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은 내가 힘들어서 이루어야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님이 이미 가지고 계시는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이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기도 하답니다.
성급하게 답을 찾으려 하지 마시고 좀 기다려 보세요.
자기가 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해보는 것도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일을 좀더 효과적으로, 좀더 낫게 잘 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보면, 일상의 업무가, 새로운 의문, 새로운 도전 과제로서 찾아오기도 합니다.3. 그래요
'04.12.21 12:18 AM (222.235.xxx.185)그런 끝없는 성취에 대한 갈망, 도전의식들도 아이 낳고 기르면서 많이 죽여야 하더라구요. 학교 다닐 떄부터 공부도 잘하고 해서 많은 기대를 받았었지만 역시 결혼 하고 아이 낳은 이후에는 주체할 수 없이 느리게 가야 하는 순간에도 참아야 하는 인내의 순간들이 많더라구요. 근데 사랑하는 남편도 아내의 성취감 이해 못해요. 스스로 공허하지 않게 잘 관리하시기 바래요.
4. 승연맘
'04.12.21 12:36 AM (211.204.xxx.77)아이 낳고도 공부 계속하는 분들 많구요, 전 본인이 원하면 그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분야에 욕심이 있고 꿈이 있어서 매달리는 게 가정에 문제가 된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유학은...좀 쉽지 않겠지만 요즘은 애 좀 키우고 나면 남편과 시댁에서 보내주는 집들도 봤어요.
제일 좋은 건 같이 가는 거겠지만요. 아직 아이가 생긴 것도 아닌데 벌써 고민을 하시는지...
하지만 자신의 꿈때문에 아이를 한없이 미룬다든지...생긴 아이를 포기한다든지...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랍니다. 나중에 너무나 많이 후회하는 친구들을 봐서요...자연의 섭리에 따르세요.5. 저도그랬어요
'04.12.21 12:56 AM (61.252.xxx.223)원글님은 남들이 원하는 바를 다 이룬거처럼 보이기 때문에 더 공허할 지 몰라요.
더구나
우리나라 같이 공대출신이 대접받지 못하는 나라에선 더 그렇죠.
아이가 생긴다면
아이도 키우고 일도 하세요.
아이가 나를 대신할 모든 해답은 아닌거 같아요.
그리고
좀더 역량이 된다면
남을 도울 수 있는 뭔가를 해보세요.6. 핑키
'04.12.21 1:00 AM (221.151.xxx.212)제가 아는 모든 사람이 그 증상으로 괴로워합니다.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전업주부들, 전문직조차도...
삶에 대한 욕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고민이겠죠.
인생에 어떤 게 가장 중요한지, 당장 지금 생각으로라도 순위를 매겨보세요.
그 중 한개라도 이루면 성공한 삶 아니겠어요?
하나하나 적어가며 심사숙고 하다보면 머잖아 답이 나올거라고 봅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안잊혀져요.
"무슨 고민이든, 설사 그것이 삶과 죽음에 관한 고민이라도 딱 5분만 모든걸 멈추고 집중해서 그것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더 생각한다고 좋은 답 나오지 않는다. 왜냐? 머리와 가슴은 이미 답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포기하냐 마느냐로 시간낭비하며 고민할 뿐이다."
좋은 해답 찾으시길 바랍니다.7. 헤스티아
'04.12.21 8:15 AM (221.147.xxx.84)성취'가 인생에 중요한 사람은, 40대까지는 성취'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남들이 뭐라하든 그렇게 태어난것을 어쩌겠어요..... 그래야 행복하니까요...
8. ...
'04.12.21 9:48 AM (61.108.xxx.244)저는요 뭔가 봉사활동을 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저두 적지않은 연봉에 안정된 직장..남들이 보기엔 제가 결혼안하고 노처녀로 늙는 거 이외에는 걱정이 없을 거라 말들하지만 사실 전 결혼안한것 (못한것?)보다 앞으로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늘 고민거리였어요...그때 우연히 찾아온 봉사의 기회가 있어 약 10일간 나보다 못하고 힘든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생활하며 도와주다 보니 공부만이 나만의 목표를 가지고 성취하는 것만이 행복의 다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지금까지 살면서 그 어떤 때보다 봉사활동을 했던 그 10일이 (제게는 첫 봉사활동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는 가장 보람있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는 꾸준히 일년에 한 번정도의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구요 앞으로도 쭉 계속할겁니다.^^9. .....!
'04.12.21 11:20 AM (211.216.xxx.97)저두 그랬어요.저두 제가 가진게 별거아니고 제 적성이 아닌것같고 ,더할수 있는 에너지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애가 생기고 ,애한테 많은 사랑을 주고싶지만 , 하루 하루 일을 처리하다보면 애일(밥먹이고 ,목욕시키고,놀아주고)을 언제나 미루게 되더군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에 진학하고 애한테 너무나 미안한 엄마가 되 있더군요.그런데 무엇보다 애둘 낳고 시시하다고 생각하던 일에 쫒겨 생활하다보니 내자신이 지치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 이제 제일이 제능력에 딱 맞는다는 생각, 나름대로 이일에 작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 어떤때는 예전엔 생각못했던 만족감이 몰려오네요. 요즈음엔 애들하고 정말로 함께 목욕하고 밥먹고 산책하고 독서하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즐겁군요...그러면서 전업맘들을 무척 부러워하고요. 님한테 드리고 싶은 말은 꼭 임신했을 때 너무 일에 매달려 태교(충분한휴식 평온한 마음, 충분한 영양)에 소홀하지 않기를 바라네요.....지금 충분히 행복하시네요.....
10. ??
'04.12.21 11:30 AM (210.108.xxx.24)삶이 너무 편안해서 그러신거 아니에여
사는게 바쁘고 힘든사람들은 그런 여유, 생각을 할 시간도 없다는걸 좀 아셨으면..
그런사람들이 보기엔 다 갖추고 넘 편안하고 한가해서 그러신것처럼 보이네여.
딴지거는거 아니구여.. 부러워서그럽니다. 나도 그런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네요11. 싱고니움
'04.12.21 3:28 PM (218.156.xxx.238)님의 나이에 그런 고민 안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 같아요. 저두 30될때까지는 계속 일하면서 그런 고민 한 것 같네요. 하고싶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정말 원하는것이 무얼까 참 많이도 고민했지요.
그러다가 아이가 생기자 원하는 여러가지 일중에서 아이때문에 포기해야 되는 일도 있고, 세상 보는 눈도 바뀌면서 내가 정말 원하는 그런 일들이 좀 구체적으로 보이는것 같았어요.
결혼을 했어도 아기가 없으면 너무나 많은 가능성에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그때 고민했던 기억들이 지금은 소중해요. 그런 고민들을 했기때문에 아직 목표는 이루지 않았지만 꿈은 구체적으로 된것 같아요.
적당히 고민하세요~ ㅎㅎ12. 우울
'04.12.21 11:36 PM (220.117.xxx.148)답글들 보니까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 정리가 되는것 같아요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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