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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부부..
시간의 힘이란 너무나 강력해서 아무리 사랑하던 열정도 식게 하기 마련인데,
그 힘을 거슬러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부부가 제일 부럽습니다..
보이는 대로는, 주책바가지님 부부, 헤르미온느님 부부 등등..
그리고 제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행복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님들..
약간의 마음고생을 하다가, 괜한 글 올려봅니다.
1. 서짱홧팅!!!
'04.12.20 11:28 PM (61.35.xxx.3)어떤 분의 글입니다..
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드는 남자인데요..
저는 한 3년전쯤에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못하죠...
저의 경우는 딱히 큰 원인은 없었고
주로 와이프 입에서 이혼하자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더군요..
그리고 저도 회사생활과
여러 집안일로 지쳐있던 때라 맞받아쳤구요.
순식간에 각방쓰고 말도 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대화가 없으니
서로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갔구요..
사소한 일에도 서로가 밉게만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암묵적으로 이혼의 타이밍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들도 눈치가 있는지 언제부턴가 시무룩해지고
짜증도 잘내고 잘 울고 그러더군요..
그런 아이를 보면 아내는 더 화를 불같이 내더군요..
저도 마찬가지 였구요..
계속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이가 그러는 것이 우리 부부때문에 그런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요..
가끔 외박도 했네요..
그런데 바가지 긁을 때가 좋은 거라고 저에 대해 정내미가 떨어졌는지
외박하고 들어가도 신경도 안쓰더군요..
아무튼 아시겠지만 뱀이 자기꼬리를 먹어 들어가듯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러기를 몇달..하루는 늦은 퇴근길에..
어떤 과일아주머니가 떨이라고 하면서
귤을 사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기에
남은 귤을 다 사서 집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주방탁자에 올려놓고 욕실로 바로 들어가 씻고 나오는데,
와이프가 내가 사온 귤을 까먹고 있더군요..
몇개를 까먹더니 하는 말이
"귤이 참 맛있네"
하며 방으로 쓱 들어가더군요.
순간 제 머리를 쾅 치듯이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아내는 결혼전부터 귤을 무척 좋아했다는 것하고,
결혼후 3년동안 내 손으로 귤을 한번도
사들고 들어간 적이 없었던 거죠..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생각치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순간 먼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예전 연애할 때에 길가다가 아내는 귤좌판상이 보이면
꼭 1000원어치 사서 핸드백에 넣고
하나씩 사이좋게 까먹던 기억이 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져서
내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울었답니다.
시골집에 어쩌다 갈때는 귤을 박스채로 사들고 가는 내가
아내에게는 8년간이나
몇백원도 안하는 귤한개를 사주지 못했다니
맘이 그렇게 아플수가 없었습니다.
결혼 후에 어느덧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전혀 쓰지 않게되었다는걸 알게 됐죠..
아이문제와 내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말이죠..
반면 아내는 나를 위해 철마다 보약에 반찬한가지를 만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신경 많이 써 줬는데 말이죠..
그 며칠 후에도, 늦은 퇴근길에 보니
그 과일좌판상 아주머니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또 샀어요..
그리고 저도 오다가 하나 까먹어 보았구요..
그런데 며칠전 아내말대로 정말 맛있더군요..
그리고 들어와서 살짝 주방탁자에 올려놓았구요..
마찬가지로 씻고 나오는데 아내는 이미 몇개 까먹었나 봅니다.
내가 묻지 않으면 말도 꺼내지 않던 아내가
" 이 귤 어디서 샀어요? "
" 응 전철입구 근처 좌판에서 "
" 귤이 참 맛있네 "
몇달만에 아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도 몇알 입에 넣어주구요...
그리고 직접 까서 아이 시켜서 저한테도 건네주는 아내를 보면서
식탁위에 무심히 귤을 던져놓은 내모습과 또 한번 비교하게 되었고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잃어버린 걸 찾은 듯 집안에
온기가 생겨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아내가 주방에 나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보통 제가 아침일찍 출근하느라 사이가 안좋아진 이후로는
아침을 해준적이 없었는데..
그리고 그냥 갈려고 하는데, 아내가 날 잡더군요..
한 술만 뜨고 가라구요..
마지못해 첫술을 뜨는데, 목이 메여 밥이 도저히 안넘어가더군요..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도 같이 울구요..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는 한마디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부끄러웠다고 할까요...
아내는 그렇게 작은 한가지의 일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일에도 감동받아
내게로 기대올수 있다는걸 몰랐던 나는
정말 바보중에도 상바보가 아니었나 싶은게
그간 아내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내자신이 후회스러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후, 우리부부의 위기는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가끔은 싸우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귤이던 무엇이든 우리사이에 메신저역할을 할수 있는것이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많다는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참 좋은 글입니다....2. 서짱홧팅!!!
'04.12.20 11:29 PM (61.35.xxx.3)너무 길었죠?
어느분의 글인데....님 권태기를 극복할수 있는 귤의 역활처럼 해 줄수 있는데 있을거에요..
힘내세요.3. 헤르미온느
'04.12.20 11:40 PM (218.145.xxx.125)헉....제 이름이 있어서 너무 놀랬어요...
으.... 심하게 티냈나봐요....죄송해요(진심이에요...)
근데, 저흰 애가 없어요..그래서 그런것 같기도...어쩌나...주절주절 안절부절...;;
김혜경샘 새책 "희망요리 수첩" 54p에 보면 이런글이 나와요...
"법륜스님의 주례사를 다시 읽으면서 우리 부부가 서로에게 덕을 보려고 결혼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또 한번 느꼈죠. 같이 있는 것만으로 서로 힘이 되는 부부로 살려고요."........
( 이 글 정확하게 옮기려고, 차에 있는 책 가지러 주차장까지 갔다 왔어요...헥헥...)
이 문장을 읽으면서 굉장히 공감을 느꼈어요.
만약 그렇게 보였다면, 남편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자...이런 생각 늘 하면서 살기때문일까요...?
근데 생각 뿐일때가 많은데....;;4. 주부스토커
'04.12.21 1:55 AM (62.142.xxx.159)서짱홧팅님 글 너무 좋아요.. 제 블로그에 퍼가야겠어요.
5. 주책바가지
'04.12.21 2:06 AM (210.206.xxx.248)저도 죄송해요.
저희 부부는 권태기가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서로의 성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예요.
가령 조립식 가구를 사왔다면 저는 우선 다 풀어헤치고 설명서 따위는 무시한채 혼자서 이리 맞추고 저리 비틀고 하다가 땀 뻘뻘 흘리고 힘으로도 안돼면 불량품이라고 입에 거품무는 성격이고(이 성격으로 수학은 어떻게 공부하는지... 저도 의문) 남편은 먼저 쓰레기통부터 옆에 챙기고 부품부터 확인한 후 설명서 찬찬히 읽어 보고 꼼꼼하게 해내는 타입...
일터지면 저는 소리지르고 화내고, 남편은 대책을 강구하고
저는 웃기고 남편은 진지하고,
저는 푼수에 눈치없고 남편은 신중하고,
저는 외커풀 남편은 쌍커풀,
허리둘레 차이 거의10인치,
몸무게 차이 거의 30킬로그램,
거봐요.
하나도 같은거 없지.
그러니까 부딪칠 일이 없죠.6. 헤스티아
'04.12.21 8:18 AM (221.147.xxx.84)남을 부러워 하지는 마세요.. 당장 지금 우리 부부가 행복한가만 보세요..
제 친정부모님은, 몇십년째,, 주변에서 가장 부럽고 존경받는 부부시지만,,
저희 형제들은,, 코웃음 칩니다... 가정내의 일은 밖에서는 모르는 법이지요..
그냥 보이기 위한 어떤 일들을 보여주면 밖에서는 그게 전부인줄 아니까요..
(앗 여기 언급되신 분들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는거 아시죵??)
부모님조차도, 불행하다는것을 부인하며 지내시지만,,, 말이에요... 그게 더 불행이죠...머..7. 음..
'04.12.21 8:46 AM (210.183.xxx.202)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 진리입니다.
다른 사람들 부러워하실 것 전혀 없어요.
정말 행복한 부부들은 별로 튀지 않거든요..제주변에도 주위에 빈축을 살 정도로
닭살이던 부부가 소리소문도 없이 이혼했습니다. 아빠가 아이들만 데리고 캐나다로
이민가더군요..가정내의 일을 밖에서 안다고 생각하는거
정말 넌센스 맞습니다.
사이가좋든 나쁘든 주위에 별로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무난한 부부들이 진짜 금슬좋은 부부입니다.
그러니 원글님도 기운을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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