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날씨가 꾸물꾸물 하더니, 결국은 비가 오네요.
그것도 오락가락, 빗발이 굵어졌다 가늘어졌다하면서...
어느새 올 한해도 보름 남짓 밖에 남질 않았네요.
별로 한 일도 없이 또 한 해를 보내고, 나이도 한 살 더 먹게 되네요.
(전 사실 내년이 오는게 조금은 두려워요. 왜냐면 연령대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어 버리니까...
12월 중반 이후에 태어난 관계로 엄마가 호적엔 한 달 늦게 출생신고를 하셔서, 호적상 나이는 아직이지만
실제 나이가 어디 가는 건 아니니까 왠지 서글퍼지기도 하고...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갈땐 또 이렇지 않았는데... 나이를 안먹고 한 해를 맞을 순 없을까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기억이 정말 희미하네요.)
전 지금 명동에 나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답니다.
비오는 저녁, 뜬금없이 그것도 혼자서 왠 명동이냐구요?(사연이 좀 길답니다. 그리고 그다지 재미도 없고요.)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우산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여러 생각들을 했답니다.
며칠 안남은 2004년에 대해, 가족들, 친구들, 직장 동료들 그리고 나자신에 대해...
확실히 비가 오는 날은 괜시리 센치멘탈(맞는 표현인가?)해지는 것 같습니다.
명동 이곳 저곳을 촬영(?)하려고 디카를 들고 나오긴 했는데, 비가 와서 한 장도 못 찍었습니다.
집에는 거의 9시 다되서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내일도 조금은 피곤한 일상이 반복되겠지요.
교사의 길에 들어선지 만 15년(결코 짧다고 할 수 없을)을 넘긴 이 시점에서 그간의 제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네요.(친한 친구들 중에 저처럼 15년 꼬박 직장에 버티고 있는 친구는 없답니다.)
제 스스로 원해서라기보다는 아빠와 언니가 걸었고, 걷고 있는 길이기에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길이지만, 하면 할수록 적성이 아닌 것 같아 수많은 고민과 갈등의 밤, 눈물과 한숨의 나날을 보낸 끝에, 이제서야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작지만 소중한 제자리를 찾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그런데 솔직히 그런 기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날씨가 우울모드라 좀 신나고 재밌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게 뭔 넋두리도 아니고...
아뭏든 여러가지로 생각이 복잡한(그렇다고 기분이 나쁘거나 우울한 건 결코 아닌데...)체리22였습니다.
p.s. 제 홈피를 등록하려고 정보수정코너에 들어가니, 제가 가입한 날짜가 나오네요.
작년 가을에 가입했으니까 벌써 1년이 훨씬 넘었네요.
그 전에 어떤 동호회에 들었고, 온오프라인 활동을 나름대로 열심히 했었는데, 본의 아니게 어떤 사건
의 장본인이 되어, 제자신은 물론 동호회원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동호회를 떠나야 했던 가슴아픈 기
억이 있던 저로서는 새로운 둥지를 찾기가 정말 겁나고 힘들었는데, 그 때 제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
던 곳이 바로 이곳 82쿡입니다.
물론 첨엔 너무 어마어마한 살림100단 주부(또는 싱글)님들 때문에 기가 죽기도 하고, 주눅이 들고 정
말 때로는 제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여 이유없이 화가 난 적도 있지만, 이젠 포기할 건 포기할 줄 알게
되었기에 훨씬 편한 맘으로 이곳에 부담없이 들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제게 알게 모르게 용기와 희망과 기쁨을 주신 모든 분들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특히 혜경샘, 정말 고맙습니다. 송녀회날 싸인은 받았지만 - 그래서 '희망요리수첩'도 다이어리 부록
포기하고 싸인북 준다는 교보문고에 주문에서 결국은 싸인북 받았답니다.^^ - 샘님 손 한 번 잡아보
지 못한게 못내 아쉽네요. 샘, 담에 만나면 손 한 번 꼭 잡아주시고, 이왕이면 한 번 안아주세요. 네-)
추신글이 주책없이 길어졌네요.
다들 편한 저녁과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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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각 저생각(비가와서...)
cherry22 조회수 : 892
작성일 : 2004-12-15 19:25:56
IP : 211.35.xxx.9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4.12.15 7:54 PM (211.178.xxx.207)cherry님..보람있는 직업이잖아요..기운내세요..담에 만날 때 제가 먼저 와락부비부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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