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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더 이상 친정일로 속상하기 싫다..
이제는 회복속도가 예전에 비교도 할 수 없을만치 빠르지만
암튼 또 잠시 남편의 품에 기대어 눈물을 흘렸다.
내 기억의 행복한 가정이란 초등학교 입학 전..
지금 나이는 31살..결혼한지 1년, 뱃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전까지만해두
우리집엔 늘 찬송가와 성경낭송 테이프가 나오고
엄마와 아빠가 가끔 뽀뽀도 하는
편안한 가정이었다....
뭐 그다지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 나이때 아이가 그러듯..
부족함은 못느꼈다.
그 뒤 아빠가 사우디로 가고
엄마와 세살 위의 오빠, 그리고 나..이렇게 살게 되었다.
우리 집은 경제적으로 점점 더 형편이 나아진게 틀림없다.
집도 아파트로 강남으로 점점 넓혀 왔고 엄마도 밖으로 나가
장사를 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엄마는 밖으로 돌았고, 담배도 피웠고(어린 딸의 눈에는 꽤 충격적)
밤에 없어지는 일도 있었고..
엄마 침대 밑에선 이상한 비디오 테입도 나왔다.
엄마가 일나가고 낮에 오빠랑 있을때면 늘 맞았다...거의 학대를 당하듯이..
이유없이..개겼다구..
엎드려뻗쳐 해서 배를 걷어차이고,
더러운 양말을 혀로 핥게 하고,
이상한 형벌들을 고안해내서 나를 지옥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늘 바쁜 엄마는 예전처럼 다정하지도 관심갖지도 않았다.
우리를 보고 잔소리 하고 소리지르고, 쌍욕하고
"왠수"라는 얘기를 밥먹듯이 했다.
아빠가 돌아왔다.
아빠가 온 다음엔 엄마와 싸운다.
엄마를 때린다..자다가 아빠의 발길질 소리에 놀라서 깨 나와 운다.
아빠가 엄마를 때려서 엄마 콧뼈가 내려앉았다.
말리는 내 원피스에 피가 낭자하다.
새벽 2시, 엄마는 맞아 죽을거 같고 나는 지옥가운데 있는데
아무도 말려주지 않는다.
다음날 학교가도 다들 평상시와 같이 즐겁다..
세상이 싫어진다.
아빠가 엄마를 동성연애자라고 한다.
엄마가 같이 일하는 아줌마와 바람이 났다고..
그러고 보니 그 아줌마랑 늘 붙어 다니며
집에 와서는 안방에 들어가 문잠그고
이상한 소리 내던 기억이 난다.
그땐 동성연애가 뭐 나쁜건가...알지도 못했지만.
엄마랑 아빠는 이혼을 한다.
난 아빠가 너무 밉다.
오빠도 너무 싫다.
중학교 1학년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학교간 사이 엄마가 짐들고 날랐다..
티비 전화 냉장고...심지어 이불까지..
남긴건 동전 두개뿐..(당시 공중전화가 20원)
개발세발 흘려쓴 편지엔 아빠에게 전화하라는 내용만 기억난다.
그 뒤로 싫어하던 아빠와 살게됐다.
아무생각없이 받아들인다.
이혼한지 6개월만에 재혼한 아빠가 새엄마를 데려온다.
늘 냉정하고 차가운 새엄마.
그 앞에서 한번도 내 의견을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고 살았다.
예전에 모범생이던 우리 오빠는
어느새 독서실 뒤편에서 담배 피우고 술먹고 개되어 집에 들어오는
열등생 고등학생이다.
새엄마와도 갈등이다.
어떨땐 종일 컴컴한 지방에서 잠만잔다.
고2때, 며칠 오빠가 안보이기에 새엄마께 여쭤보니
집나갔단다..
친엄마 찾아갔단다..
내 자신을 억누르며 될수록 문제의 핵이 되지 않으려고 죽이며 살았다.
대학도 갔다.
졸업했다..
일도 시작했다...
그래도 집에서 떠나고 싶었다.
아빠는 같이 산 담부터 늘 실업자다..
부동산투기로 가끔 돈을 벌어오지만 늘 직업이 없어 곤혹스럽다.
새엄마는 속았다며 니네 아빤 개**라며 꼭 이혼한다 그런다.
나는 유학을 가게 되었다.
출국을 앞에 남겨두고
아빠와 새엄마는 결국 폭발했다...이혼하게 될거 같다..
살엄음 같은 집..
집에선 물한방울 안먹고 화장실도 안간다.
새벽까지 밖에서 술마신다..
내가, 내가 아닌것 같다.
내가 나를 자제 못하겠다.....미친사람 같다고 느낀다.
아무나 만난다.......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자주 이성을 잃는다.
유학을 떠나게 되면 다 잊을 줄 알았다.
여전히 내 맘은 지옥 가운데 있다.
그 땅의 모든 인간들도 싫다...다 폭발해버리고 싶다.
가끔 전화오는 아빠 목소리를 들으면 살이 떨린다...
인생이 우울하다..자살하고 싶단 생각을 100만번쯤 해본다...
어느날, 나는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이건 민감한 종교적 이야기므로 자세한건 생략)
아무렇게나 미친듯이 속되게 살아가던 내 삶에 소망이 생긴다.
결혼은 죽어도 제대로 못할꺼라 생각했는데
좋은 남편을 만났고 결혼도 하게 되었다.
졸업하고 귀국을 해보니
아빠는 비새는 쓰러져가는 단칸 아파트에 살고,
오빠는 도박에까지 손대고, 친구돈까지 말아 먹고,
엄마는 매일 오빠와 싸우는 모양이다..
오빠는 약간 정신적으로 병이 있는것 같다.
늘 횡설수설에 동문서답...
멀끔하게 생겼는데....안타깝다.
엄마가 차려준 식당도 개판 5분전인가보다.
엄마 돈도 자주 ㅃㅐ가서 쓰는 모양이다.
엄마가 이를 간다..
"오빠땜에 내 인생 조졌다"를 입에 달고 산다.
거기에 반문하고 싶다.
우리 인생역시 부모땜에 이렇다구..
나는 다 용서하기로 결심하고 기도한다..사랑하고 싶다고..
그런데 친엄마와 전화하면 늘 삶에 쫓기는 그 목소리..
오빠는 횡설수설..
두번의 이혼후 팍 늙은 아빠는 이제 제 목소리도 제대로 못내신다.
오빠가 결혼을 한단다.
여자가 임신을 했다며...벌써 5개월인데..
아빠는 땡전한푼 없어 식장비용조차도 못내고,
엄마도 전세빵 얻어 줄 돈도 없다 하고,
오빤 34살 되도록 모아둔 돈 한푼 없고,
여자 배는 불러오고,
오빠는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도박 하나부다.
그 여자가 불쌍해서 말리고도 싶다.
이제 친정식구들 번호가 핸드폰에 뜨면
가슴이 턱~ 하구 막힌다..
한번 전화에 먹구름이 내 눈앞을 가로막는다.
다 불쌍하다....
다 피해자다....
다 원망에 쌓여있다.....
난 그러기 싫다...이제 그 삶으로 되돌아가지 않기로 작정했다.
내 아기에게 그런 정신유산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기도한다.
더 많이 옹서하겠다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휴~~~~~~~
30년을 가족일로 힘들어왔다.
흘린 눈물 한 드럼통.....
남편한테도 미안하고 부끄럽지만..내 있는 그대로기에 그냥 보여준다.
그냥 얘기하고 나면 편해질것 같아서...
길고 꿀꿀한 글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1. simple
'04.11.2 10:26 PM (219.241.xxx.137)꼭 행복하세요~~~
2. Big Apple
'04.11.2 10:28 PM (221.140.xxx.170)어려운 상황에서 남매가 서로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았을 것을... 많이 안타깝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댁님이 바로 설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자신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태어날 아기와 함께 행복하시길 빕니다...3. 메이지
'04.11.2 10:30 PM (211.207.xxx.96)정말, 꼭 행복해 지세요... 님만이라두요.
4. 금빛새
'04.11.2 11:58 PM (61.42.xxx.82)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무슨 말이 원글님에게 위로가 되겠어요....
우리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처를 들고 있기가 너무 힘드시지요?
이렇게 익명으로라도 써서 뱉어버리고 날려버리세요...
읽는 사람들 중 누구라도 저 말고 또 다른 분이라도
원글님을 위해 기도 할거에요.5. 헤르미온느
'04.11.3 12:03 AM (211.53.xxx.177)흘린 눈물이 한드럼 훨씬 넘으실것 같아요..........;;
그래도 님, 이렇게 잘 이겨내고 버텨오신것 넘넘 장하세요..
용기 잃지말구, 그리고 좋은 남편과 아기가 있어 앞으로 행복한 가정 이루실테니 힘내세요...6. 헤스티아
'04.11.3 12:03 AM (221.147.xxx.84)저두, 감히 무슨 말씀을 드리는 것은 실례가 될 것 같구요..
잠시나마 님 위해서 기도했어요..
님~ 행복하실 권리가 충분하세요~ 꼭 행복하세요!!7. 연분홍
'04.11.3 1:27 AM (211.212.xxx.80)기대어 눈물흘릴수 있는 남편이 계시잖아요~
님이 누리지 못했던 평온한 그 행복, 뱃속의 아기랑 남편이랑같이 두배로 만들어 가실겁니다
이쁜 아가 순산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8. 원두커피
'04.11.3 8:46 AM (211.219.xxx.192)맘이 아프네요... 원글님, 앞으로는 좋은일만 생기실거예요.
행복한 가정 이루어가시길 기도할께요.9. 김혜란
'04.11.3 9:11 AM (211.204.xxx.36)님의 글...긴 줄도 모르고 단숨에 읽었습니다. 다 일고 나니...님이 어떤 분일지...손잡아 드리고 싶네요..힘든 세월 잘 견뎌 내셨는데...아직도 그 힘듦 속에 놓여 있어 안타까고 가슴아픕니다. 힘들면 이렇게 또 풀어내세요. 힘보태고 싶은 마음 전합니다.
10. 꽃구슬
'04.11.3 9:26 AM (210.97.xxx.245)무어라 위로를 해야 할지...
하지만 세상에 누구라도 내 가슴에 답답한 이야기를 들어줄이가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군하잖아요
힘내세요. 저두 새댁님의 손을 잡고 위로를 해주고 싶네요....11. 보석상자
'04.11.3 9:28 AM (147.6.xxx.131)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또 얼마가 많을까요... 억울한 심정은 또 어떻구...
글을 읽는 제가 다 힘든데....
이렇게 풀어내시면 조금씩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어디 계신지는 모르지만 잠깐 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12. 빨강머리앤
'04.11.3 10:08 AM (211.171.xxx.3)종교가 힘이되신다니 다행입니다...
그 힘을 아시니 평안한 날도 오리라 생각됩니다..13. 강아지똥
'04.11.3 10:26 AM (61.255.xxx.119)이젠 태어날 아기만 생각하세여..^^ 짐이 되는건 다 내려놓구여. 마음이 아프네여.
앞으로는 행복해질 날만 있을꺼에여...화이팅~!!14. 민트조아
'04.11.3 11:04 AM (219.250.xxx.15)힘들었지만 그래도 원글님은 잘 견뎠기에 지금처럼 반듯하게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보니 세상에 불필요한 경험은 없더군요.
힘들었던 지난 일들과 앞으로의 벌어질 상상 가능한 일들..
잘 헤쳐나가리라 생각해요.
용기 잃지 마시고.. 현명하게 잘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경험상.. 부모님은 그리 오래 우리곁에 계셔주질 않아요.
물론 그 동안 많이 힘들거에요.
그런데 그렇게 사는게 우리 인생 같아요.
신은 특별히 이뻐하는 자에겐 큰 시련을 주신다면서요.15. 바다농원
'04.11.3 12:14 PM (61.79.xxx.88)님을 위해서 기도할께요!
16. 김혜경
'04.11.3 1:04 PM (218.237.xxx.198)힘내시구요...남편분과 꼭 행복하게 사세요...
17. 로즈가든
'04.11.3 1:10 PM (220.87.xxx.106)참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얼마나 힘드셨어요?
아기를 위해 건강 챙기시구요, 이제부터는 행복할 일만 남았습니다.
제가 맘속으로 빌어 드리겠습니다...꼭 행복하시라구요!!!18. chane
'04.11.3 2:40 PM (152.99.xxx.21)정말 어렵고 힘드셨겠네요...
뭐라 드릴 말씀이...
앞으로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이 있을거라 믿습니다.19. 안양댁..^^..
'04.11.3 8:08 PM (219.248.xxx.14)잊어버려야죠.....그래도 살아가면서 생각나면 잊으려 노력하세요,
기도 많이 하시구요,꼭 행복하게 사시기 바람니다..
.매일매일 좋은날 이되길바라면서.....20. yozy
'04.11.4 1:55 PM (220.78.xxx.167)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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