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울아들 유배보냈습니다....

푸른바다 조회수 : 1,292
작성일 : 2004-07-13 12:57:57
첨 올리는 글인데 마음이 좀 무겁네요.
다름이 아니라 저의 큰애가 지금 초등1학년인데요,(8살) 어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었읍니다
상담을 한다고. 직감이 뭔가 큰일이 났나 싶은게 마음이 쿵쿵뛰고...눈썹휘날리게 갔습니다.
선생님말씀이 혹시 돈 잃어버리지 않았냐고 대뜸 물으시드라구요
마침 제가 지갑에 돈 3만원이 없어져서 그랬노라 말씀드려구요
그거 제아들이 가져갔답니다.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학교에 돈을 가져오지 말라고 당부를 했는데
아들반 친구가 제아들이 가방에서 만원짜리 돈을 꺼내는걸 보고  다음날 선생님께 일러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선 제아들 불러놓고 어디서 난거냐고 물으니 엄마지갑에서 꺼내왔다고 얘길하길래
선생님께서 절 부르신거더군요.

제가 가계부를 항시 쓰는데 금요일저녁까지 돈이 맞았는데 담날 토요일 점심때쯤 보니까
돈이 없어져있드라구요.  이상타하면서도 혹시나 해서 제아들에게 "아들아, 혹시 엄마지갑에 돈들어
있던거 봤니?" 하고 물었더니 대답은 "아니요"
마침 옆에 있던 남편이 아들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제가 뭐라하더군요
지갑간수잘못해서 돈 잃어버려놓고선 아들에게 대놓고 뭐라한다고, 이왕 잃어버린거 잊어버리라면서요.
그런데 그돈을 제아들이 가져갔다는게 아닙니까...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나오면서 이제 어떡해야하나...
아들과 어떻게 얘길해야하나 고민고민 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학교갔다와선 평상시처럼 (아들은 엄마가 선생님 만날것 모름. 선생님께서 아들에게
엄마에게 얘기 안할테니 앞으로 그러지말라고 얘길해서 비밀로 하기로 했답니다)
숙제하고 있길래,  제가 아들을 불러 놓고 제가계부 펼쳐놓고 얘길했지요.
엄마가 항상 이렇게 가계부를 쓰는데 이걸 쓰면 지갑에 돈이 얼마들어있는지를 알고 있다고
그래서 돈이 없어지면 바로 알수있는데 이돈이 어디로 갔을까하고......얘길했는데 결국
자백하더군요.. 어디가 썼냐고 물으니까 친구랑 같이 문구점가서 요즘 유행하는 그림카드사고
(카드가 10장 들어있는데 만원이랍니다) 남은돈은 같은학교 다니는 형아가 자꾸 달래서 줬다고
합니다.(문구점이 학교 바로 옆이라 아마 고학년이었던 같습니다)

하여튼 때리는게 능사는 아니다 싶어 일단 일장연설을 해가면서 같이 경찰서에 가자고그러니
닭똥같은 눈물 흘리면서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그런다고 싹싹 비는데 손바닥 5대쯤 세게 맞고
짐싸라고 그랬습니다. 책가방에 책 몽땅넣고 보조가방에 내복이랑 갈아입을옷 넣고
또다른가방에 동화책 잔뜩넣고 외가댁으로 유배를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마음공부 하고 오라고..
정말 나쁜짓을 했다는걸 마음속으로 깊이 반성하는걸 엄마가 느끼면 그때 집으로 부른다고하고선
우는아들을 떠밀며 보냈습니다.
그런데 울면서 가는 아들얼굴이 자꾸 떠올라서 제가 마음도 아프고 걱정도 되고.
제아들 언제쯤 불러야 될까요?...
정말 걱정됩니다.


그리고 선생님 말씀이 제아들이 그런건 제가 원인제공을 해서 그랬답니다. 요즘들어
제가 저녁을 하다가 아니면 점심때건 아들에게 엄마 지갑 어디에 있으니까 거기서 얼마꺼내서
뭐 사와라하고 심부름을 자주 시켰습니다. 그게 실수였읍니다
제가 직접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건네줘야하는데 그래서 엄마지갑은 함부로 만져선 안된다는걸
심어줘야하는데 제가 그걸 못하고 지갑을 아무데나 둬서 이런사태가 벌어진거라구요.
여기 계신분들은 저처럼 실수하지마세요.
마음이 어수선해서 횡설수설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IP : 211.228.xxx.21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최은진
    '04.7.13 1:22 PM (211.218.xxx.35)

    저두 아이가 좀 크면 조심해야겠네요... 생각도 못한 부분인데...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근데 주변에 고학년들에게 시달림을 좀 받은건 아닐까요...
    한번줬으니 계속 그러지 않을까싶은데... 아이키우기 참 힘든 세상이예요......
    아마 다시는 그러지 않겠죠.... 빨리 용서해주세요......

  • 2. 무우꽃
    '04.7.13 1:24 PM (203.240.xxx.201)

    우선 본인께서 너무 자책하지 마시구요.
    아이한테 너무 죄책감 들게 하지도 마세요.
    "실수"라는 것말 알게 하면 됩니다.
    따끔하게 혼내셨으면 잊으세요.
    행여 나중에 다른 잘못이 있더라도 이 일을 입에 올리진 마시구요.

  • 3. 짱여사
    '04.7.13 1:43 PM (211.224.xxx.252)

    걱정되시겠어요.
    제가 자식을 키워보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담임 선생님도 좋으신 분 같고, 푸른바다님도 좋은 엄마 같아 아드님도 바르게 자랄거예요.^^

  • 4. 코코샤넬
    '04.7.13 2:02 PM (220.118.xxx.152)

    엄마가 참 현명하게 처리 하셨네요.
    잘 하셨구요..
    mbc 손석희 아나운서도 어렸을때 아주 잠깐이었지만
    엄마 지갑에 돈 꺼내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읽었었거든요.
    그러니까 푸른바다님도 잠시 지나가는 실수이니 넘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5. 청포도
    '04.7.13 2:33 PM (203.240.xxx.20)

    아이들은 크면서 한두번의 실수를 하게 된답니다.
    제가 아는 회사언니의 조카는 그런일을 고등학교때 하였답니다.
    그러다 보니 액수도 좀 컷구요. 어릴적엔 모범생이었다는데.......
    그래서 그언니가 하는 말이
    "뭐든 어릴적에 저질러봐야지 혼나도 무서워 할줄알지 커서 하니까 야단도 더 못치겠다더라. 집나가 ! 하면 진짜로 나가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생활하고 않들어 올까봐 나가란 소리도 못하고 더 심각하더라"
    전 그땐 애들이 아기여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정말 그렇겠네. 집 나가라면 않들어오면 그만이지 뭐" 하고 넘어 갔는데 제 아이도 초등2학년때 외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와선 제가 피곤하여 지갑간수를 소홀히 했더니 호기심에 손을 댔더군요. 조그맣게 접어서 감춰둔 돈을 제가 우연히 발견하고 물었더니 나중에 사실대로 말하네요.
    엄마 지갑에 돈이 많아서 그랬다고(놀러 가느라 여유있게 넣었거든요)
    전 조용히 말로 하자 했지만 아빠는 버릇되지 않게 해야한다며 결국 매를 들었구요.
    그 이후론 그 녀석이나 작은녀석이나 "엄마 지갑에서 돈 얼마 가져가"해도 그냥 지갑채 갖고 와 서있답니다.
    푸른바다님 아이들 잠깐 호기심에 그럴수는 있답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성장과정이라고 얘기 하더군요.
    빨리 겪었으니 다행이다 생각하세요.
    충분히 생각했을겁니다. 아이들 야단치기보다는 안아주는게 더 효과적인거 같아요.
    제 짧은 경험에서는 그랬던거 같아요.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꼬 ~ 옥 안아주세요.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 6. 저도
    '04.7.13 3:18 PM (168.154.xxx.125)

    푸른바다님 아들과 같은 경험이 있어요..ㅋㅋ
    500원짜리 동전이 첨 나왔을 때였는데 탁자위에 동전이 있으니까 호기심에 가져갔었어요.
    그리곤 신나서 과자 사먹고 놀다가 집에왔는데,
    엄마가 "500원짜리가 있었는데.. 어디갔지.." 하시는거에요.
    좀 뜨끔했지만, 뭐 한두번 하다 말겠지 하는 마음에 시침 뚝땃죠.
    근데 그다음날 아침에 학교갈때까지 "이~상하다 분명 여기다 뒀는데 어디갔나.. 내가 분명히 여기다 뒀는데 발이달렸나..?" 를 연속플레이 하시는거에요.
    첨엔 뜨끔하던것이 밤을 새고 다음날 아침까지 엄마가 그돈을 찾으시니까 점점 가슴이 졸여오고 콩닥콩닥거리면서 무서워 죽겠더라구요.(저희엄마 왕 무서우세요~ ^^;;)
    자수했다간 정말 맞아죽을것만 같았는데, 그래도 제가 자수안하면 엄마가 그돈 나올때까지 "어디갔지.."를 되풀이하실거 같아서 결국은 자수를 했죠.

    정말 죽도록 맞을 각오를 하고 (^^) 자수한거였는데 엄마왈,
    "호기심에 한번 가져가봤구나~ 엄마한테 말했으면 엄마가 줬을텐데, 엄마는 니가 가져간줄도 모르고 여지껏 찾았자나.. 다음부터는 달라고 하면 엄마가 줄게"하셨어요.

    저희엄마 화나시면 방빗자루를 막 휘두르시는 분인데..(엄마미안 ^^;;) 근데 오히려 내가 정말 "아~ 죽었구나" 하는순간에는 조용히 타일러 주세요.
    나중에 엄마한테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그때 오히려 다그치고 혼내면 엇나갈까봐 그랬다더라구요. 엄마가 하루진종일 "돈이 어디갔을까.."라고 말한것도 저 스스로 잘못했다는걸 깨닫게 하려고 했대요. 바로 혼을 내면 스스로 잘못을 깨우치기 전에 혼나는거에만 억울하게 생각한다구요.

    아마 푸른바다님 아들두 스스로 자수할때까지 마음속으로 후회 많이 했을거에요.
    그런일 있은후에 절대로 아이를 의심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시면 안되구요, 더 감싸주세요.
    그리고 윗분들 말씀처럼 다 호기심에 한번씩 해보는거 같아요.
    저도 그사건 이후로는 엄마 지갑은 물론이고 집안에 굴러다니는 동전하나도 말없이 가져가 본적이 없답니다~

  • 7. 지성조아
    '04.7.13 4:38 PM (218.153.xxx.117)

    푸른 바다님..참 현명하시네요..
    님의 글과 리플에 걸린 글들을 읽으면서 저.. 눈물이 나왔어요.
    자식 키우면서 정말 어찌처리해야 좋을지 모를일들이 많은데..다들 현명하게 잘 하시네요.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이렇게 하늘무너질일을 어찌하실까나..제가슴이 다 콩당콩당했는데..
    그렇게 하는거구나 배우고 갑니다.
    저도..님의 글도 잘 보았습니다.

  • 8. 소금별
    '04.7.13 5:03 PM (218.53.xxx.16)

    아이를 키운다는건.. 하나두 쉬운일이 없네요..

  • 9. 은맘
    '04.7.13 5:04 PM (210.105.xxx.248)

    저두요 ^^

    아주 어렸을때 안방못에 걸린 아빠 윗옷 주머니에서 아무도 몰래 500원짜리 꺼내다가
    마침 들어오시던 아빠눈에 딱 걸린거에요. (저희 아빠 딥따 무섭거든요.)
    순간 얼음처럼 굳었지만 아빠가 모르는척 다른 방으로 가시는 거에요.

    자수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어찌나 가슴졸였던지
    나쁜짓 하고 심장 두근거리는게 이리도 살내리는 거구나
    어린 맘에 그렇게 느꼈던거 같애요.

    그후
    이날이때껏 두번다시 그런일은 없었드랬죠. ^^
    오히려 남한테 뭐 빌리면 갚을때 까지 직성이 안풀리는 성격이랍니다.

    어릴땐 그런 호기심이 모든 아이들에겐 아니어도 대충 있나봐요.
    재발되지 않고 스스로 고쳐진다면 걱정하실 일 아닌데요.

    님 아이 한번 믿어보세요. ^^

  • 10. 칼리오페
    '04.7.13 11:01 PM (61.255.xxx.101)

    정말 현명하십니다
    푸른하늘님 아이도 많이 스스로 깨우치게 되었을겁니다
    돌아올땐...훨씬 더 많이 자라 있을테니....넘 염려 마시구요
    엄마의 현명함과 사랑이 ....아이를 지혜롭게 만들테니.....

  • 11. 로렌
    '04.7.14 1:31 PM (211.50.xxx.30)

    어릴때 한번은 그런 경험 있지 않을까요 ..?
    그땐 지금보다 단위가 작아서 그렇지 엄마지갑에 돈 많이 있는거 한개 빼내도
    모르시겠지 하고 슬쩍 해서 신나게 군것질에 문방구에 ...근데 고게 금방 들통나버리고
    엄마한테 혼쭐나서 눈물바람으로 저녁도 굶고 잠들었던 기억이 ...
    그담부턴 땅에 떨어진 십원짜리 한개도 주워서 순경아저씨 드려야하는줄 알았다는....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4770 [ 넘 재미난 고사성어 ] 3 yorizz.. 2004/07/13 899
284769 케라시스 린스 필요하신분? 4 헛빗 2004/07/13 937
284768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건 무얼까요.. 3 민유정 2004/07/13 911
284767 아이들 교육비+보육비 이정도면 적당한건가요? 7 일하는엄마 2004/07/13 1,301
284766 오늘 첨 와봤는데..82cook에서 82는 무슨뜻인가요? 3 뽀미 2004/07/13 871
284765 엽기 그 자체....좀 웃으세요~~ 15 jasmin.. 2004/07/13 2,033
284764 나이를 먹는다는거... 4 민유정 2004/07/13 1,008
284763 별장? 거저 줘도 싫엇!! 14 키세스 2004/07/13 1,369
284762 화가 나네요~~ 5 새댁 2004/07/13 1,463
284761 못난 소리하나 할께요..ㅠ.ㅠ 11 짱여사 2004/07/13 1,579
284760 대놓고 자랑하는 남자. 20 생크림요구르.. 2004/07/13 2,045
284759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4 헤이! 메이.. 2004/07/13 889
284758 친정아버지 때문에 힘들어요. 6 익명일수밖에.. 2004/07/13 1,453
284757 울아들 유배보냈습니다.... 11 푸른바다 2004/07/13 1,292
284756 최경숙씨게서 잘 쓰시는 표현 때미래... 5 에이프런 2004/07/13 1,161
284755 3살 아이 이가 썩었어요 5 꺄오 2004/07/13 938
284754 지난 토요일.. 남이섬 문화학교 8 비니맘 2004/07/13 900
284753 날씨탓일까요?? 2 chuckk.. 2004/07/13 878
284752 안녕하세요. 청포도 인사드립니다. 4 청포도 2004/07/13 885
284751 휴머니즘 입장에서 본 <파리의 연인> 3 귀여운토끼 2004/07/13 1,193
284750 불만인듯 자랑하는 여인 15 은근히 2004/07/13 1,845
284749 백년손님,, 사위,,,며느리도 11 ?! 2004/07/13 1,513
284748 그러나 ,반지 껴주고 싶은 손가락은 따로 있다(ㄴㅁ) 들은 말 2004/07/13 887
284747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 없다? 5 익명 2004/07/13 1,620
284746 사특 마눌로 살기^^ 15 사악한 익명.. 2004/07/13 1,440
284745 [re] 십자포화를 각오하고....^^ 1 그게 이래요.. 2004/07/14 884
284744 [re] 십자포화를 각오하고....^^ 답답함 2004/07/14 880
284743 [re] 산들바람님께... ........ 2004/07/13 1,107
284742 . 21 산.들.바람.. 2004/07/13 2,345
284741 [re] 글 쓰신 분께... 1 인간 2004/07/13 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