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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랑 한판 할것 같습니다.

익명 조회수 : 2,392
작성일 : 2004-05-20 14:17:00
시어머니가 결혼준비때부터 며느리가 자신의 맘대로 안움직여줘서
불만이 많으셨습니다.

저번에는 저에게 이런말도 하셨죠. 니가 그렇게 고집이 세니까 그런거다.

저는 어른이란 이유만으로 그저 예스걸이 되어서 시부모님의
요구사항조건을 다 들어주는것이 싫었습니다.

제 상황이 되면 들어드리고, 정 안된다고 싶으면 솔직히 힘들다고 했습니다.

십년이 다되는 형님은 아무 불평불만없이 이제까지 계속 조용히 따르는데
들어온지 일년이 다되어가는 막내며느리가 계속 그러니까 불만이시겠죠.

그렇지만 결혼한지 십년째인데도 아직까지 후줄끈한 전세집을 전전하면서
시부모님의 기대에 맞춰서 사는 형님부부가 참 궁상스러워 보였습니다.

제 성격상 그렇게는 못합니다. 어쨌든 기반을 좀 잡아놓고 그때부터 금전요구나
뭐나 들어드려야지 왜 나이는 마흔이 다 되어가는데도 그렇게 살까?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애들생각은 안하나? 이런생각도 들었습니다.

시부모님 아직까지 환갑도 멀었고, 돈도 두분이 아쉽지 않게 버십니다.

형님이 주말이고 친정이고 없이 살다시피 하니까 아주버님이 형님에게 쩔쩔매고
산다는거 조금 신경쓰면 다 보입니다. 집에서는 형님은 그냥 아무런 일도 안하고
아주버님이 전담해서 다 하시지요. 왜 그걸 시부모님들은 아직까지 눈치를 못채실까요?

울 남편도 괜히 미안하니까 이것저것 신경을 써주는데, 자기도 답답한지 가끔 짜증을
냅니다. 어쨌든 남편이 반기를 들어서 어머님이랑 한번 이런저런 얘기를 했나봅니다.

시어머님이 전화가 오셔서 이번주말에 너랑 단둘이 얘기할것이 있다고 싸늘하게
말씀하시는데, 그냥 죄송하다고 고개숙이고 있지는 못할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계속 그렇게 아들편만 들고, 자신들에게 절대 복종하라고 하시면 저 한마디는 할것 같습니다.

물론 예의있게 말씀드리죠......

저번에 저희가 아직은 기반을 못잡아서 요구하시는거 다 못들어드린다고 했다가
시아버님에게 아주 몇시간을 혼났습니다.

정이라는것이 돈보다 중요한것이라구요. 글쎄요. 저에겐 아들 형편을 모르시는
두분이 정이란것이 더 뭔줄 모르시는분들 같아서 참 속상합니다.

그냥 시어머니 말씀 다 들어드리고, 저도 한마디 할까 하는데 별로 변할것은
없다는거 압니다. 더 사이만 나빠지겠죠.

그렇다고 입다물고 죄송하다고 싹싹 빌고 올 생각을 하니 복장이 터지네요.

남편에겐 상황을 얘기했더니, 한숨을 쉬면서 제 결정에 따르겠답니다.

휴......

인생 선배님들의 따끔한 충고가 듣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좋은 말씀
그냥 지나치시지 마시고 한마디 들려주세요.






IP : 61.73.xxx.140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4.5.20 2:37 PM (220.73.xxx.48)

    그렇게 참고 지내는 형님내외가 이해가 안된다면 ..님또한 그렇게 어영부영 참고만 지내고 복종만 하다보면 십년후에 형님네 모습이 님의 모습일겁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모상이랑 다른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자식들만 잘살면된다 ..라고 생각하시며 둘이 열심히 일해서 기반 빨리 잡도록 도와주지 못하는걸 미안해 하시는 분들도 아주 많으신데......내가 본 친정부모랑은 시댁어른들하고는 틀린경우에 많이 당황스럽고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제 경우 그렇게 많은 세월을 참고 말한마디 못하고 지낸경웁니다.
    속이 다 타버리고 몸과 맘이 피폐해져만 가더군요.. ..결혼초엔 서로 어려워 지키던 예의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바래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좋아지진 않는거 같더군요..제 경험이나 주위 경우를보면

    내자식 키워 덕 볼 생각하면서 자식 키우지 않습니다. 부모랑 자식간에도 서로 지켜야 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아무리 부모지만 여건이 안되는걸 무리하게 무조건 들어드리지 마십시오.
    경제능력이 안되는것도 아니라면서요.
    본인이 들어드릴수있는 부분은 들어드리되...힘겨운 부분은 정중히 예의있게 힘들겠다고 말씀하세요.
    요목조목 잘 말씀하세요.. 누가 들어도 이해할수 있는 부분을..님의 경제사정을 말씀하세요.
    부모님이 다른집과 비교를 한다면 마찬가지로 님도 다른 부모님과 비교하셔서 정중하게 말씀하세요..
    서로간에 포기하는 부분이 있어야 합니다.

  • 2. 카푸치노
    '04.5.20 3:00 PM (220.75.xxx.116)

    후환이 두렵겠지만, 님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세요..
    부모님들의 뜻에 따르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요..
    용기를 내시고..
    결국엔 부모님께 인정받는 자식, 며느리가 되시길 빕니다..

  • 3. 고구미
    '04.5.20 3:17 PM (211.108.xxx.137)

    모든 사람이 다 다르듯이 부모님들도 다 다르신듯...
    모든부모가 다 자식 잘 되기만을 바란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나한텐 이것밖에 안하면서 자기들만 잘산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더라구요.ㅠㅠ
    글 읽어보니 님 소신대로 잘 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정중하게 잘 말씀하시길 바랍니다.

  • 4. ..
    '04.5.20 3:24 PM (211.217.xxx.196)

    님.용기내어 말씀하세요..
    저희 시어머님은 똑같이 어려운데도, 딸네집은 빚을 져서 도와주시면서 전 며느리라서 그런지 오히려 돈을 요구해서 저몰래 딸네집에 갖다 주더군요.
    맨처음엔 집에 큰소리나는거 싫어서 참았더니 ,어머님이 대놓고 당당하게 돈을 요구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애기아빠 월급 안나온지 여러달 됐고 ,주식으로 돈까지 날려서 그거 빚갚느라 너무 힘들다고 말했어요..그랬더니 그 다음부턴 돈요구가 뜸 하시더라구요..
    님도 힘들다고 구체적으로 말씀하시고 죽는소리 하세요..안그럼 윗분 말씀대로 지들만 잘산다는 엉뚱한 오해 받습니다..

  • 5. ripplet
    '04.5.20 3:57 PM (211.54.xxx.141)

    님의 글을 읽어보니 별다른 조언이 없어도 잘 처리하실 것 같네요. 부디 소신껏 잘 하셔서 이 공간에서 시댁땜에 힘들어 하는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되어 주세요. 후기 기다릴게요

  • 6. 병아리
    '04.5.20 4:52 PM (61.73.xxx.140)

    제가 보이엔 도리운운하시면서 따끔하게 뭐라고 하실것 같은데, 정말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황이네요.

    그래도 말씀은 똑똑히 드리는것이 나중에 분해하시면서 후회는 안할껍니다.

    아......제발 시집식구님들, 불쌍한 며느리를 그만 놔 주세요. 며느리는 당신네들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로보트가 아니랍니다.

  • 7. 역시 고민중
    '04.5.20 5:21 PM (221.140.xxx.210)

    형식상으로는 깍듯하게 예의를 지키시되
    내용상으로는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밝히세요.
    시어머니든, 시아버지든, 남편에게든요.

    다행이 원글님이 그런 식으로 어느 정도는 잘 하실 분처럼 보입니다.

    인간관계에 갈등이 있을 때 흥분하고 화내고,,, 이러는 거 암 소용 없습니다.
    피 한방울 안 묻히고 **한단 말이 있죠.

    저 역시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를 만난 와중이지만
    해결방법은 역시 내/공/이란 생각이 오늘 갑자기 파바박 들었습니다.

  • 8. 강금희
    '04.5.20 5:39 PM (211.212.xxx.42)

    정을 나눠 주면 기쁘게 받는 거고
    안 주면 줄 게 없나 보다 하는 거지
    어떻게 나에게 정을 주지 않느냐고 야단을 칠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 9. jasmine
    '04.5.20 5:42 PM (219.248.xxx.231)

    차라리 첨부터 싸가지 없는것으로 찍히는게 낫습니다.
    계속 복종하다 나중에 반기들면, 분란이 더 커지더군요.
    잘 하던 며느리, 한번 잘못하면, 문제가 더 커져요.
    아예, 초장에 찍히신 후, 한 번 잘하면 무지 고마와한답니다.
    찍히는거 겁내지 마세요....^^

  • 10. Lamia.
    '04.5.20 5:57 PM (221.144.xxx.111)

    쟈스민님 말씀에 전적 동의!
    글 읽어보니 저도 나중에 시집갈때 어쩌나-_- 이러고 있네요
    가족간의 유대가 너무 끈끈한 집이라 저는 그런거 못견딜꺼 같아요
    자기 보다는 가족이 먼저더라구요.

  • 11. 복종의결과
    '04.5.20 6:19 PM (211.219.xxx.139)

    저도 쟈스민님에 동의
    전 그 결과로 사업하시다 힘들어지셔서 서준 보증때문에 빚이 억입니다.
    남도 아니고 남편의 부모님이니 찍소리 못하고 사인해 주다가 이꼴났습니다
    정신 차리셔서 결정하세요.
    돈문제는 부모형제 일수록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뒤탈이 없습니다.

  • 12. 음...
    '04.5.20 7:32 PM (221.138.xxx.104)

    앞으로 안보고 살아도 어쩔 수 없다 라고 생각하시고 저지르세요...
    내 행복이 가장 소중하니까요...

  • 13. 깜이
    '04.5.20 7:43 PM (211.215.xxx.4)

    저희 형님도 처음에는 원하시는대로 해드리다가 점점 더 당신 뜻대로만 하실려구해서
    맘먹고 한판하시고나니 금방은 더하시더니 점점 덜하시더랍니다. 근데 저희는 어머님만 계시는데 익명님네는 아버님까지 더 거드시는것같아서 힘드시겠어요.
    분명 한판하시기는 하셔야할 상황인데...

  • 14. 신현지
    '04.5.20 10:18 PM (210.206.xxx.37)

    한판할땐하세요.
    예의는 지키면서 할말은 하세요...
    착한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거 저도 실감하고 산 사람임다..
    내 할도리는 하시고 할말은 하세요....

  • 15. 맘짱
    '04.5.21 10:25 PM (219.251.xxx.126)

    위에 선배님들 의견에 잘 따르세요
    아닌건 아니라고 말해야합니다
    절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돼요
    나중에 후회합니다

  • 16. 왕 싸가지
    '04.5.21 10:45 PM (222.99.xxx.60)

    저 자신도 시부모님께 싸가지 없이 구는 며느리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여기 와보니 동지가 여럿있어 든든하군요.. 전 그래도 자신이 싸가지 없는걸 알고는 있지만 여기엔 그도 잘난줄 알고 사는 분들이 우글우글 하네요. 많이 실망입니다. 시부모는 남편의 부모이자 아이들이 조부모이지요. 한판하고 안보구 살아갈 남이 아니지요. 남들의 부추김에 귀기울이지 마시고, 가족의 범위를 내자식, 내남편에만 국한하지 마시고, 좀더 넓게 키우시길 바랄께요. 사는 동안은 언제나 빠듯하기 마련이지요. 그래도 생판 모르는 남도 돕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부모의 맘 하나 헤아려 드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요. 내 자식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를 선물한다고 생각하고 희생하시면 안될까요... 여기 답글들 보니 참 많이 답답하네요...

  • 17. 덜싸가지
    '04.5.22 12:49 AM (221.138.xxx.104)

    여기 답글 다신 분들이 모두 자신의 모습이 잘났다고 혹은 옳다고 생각해서 쓰신 건 아니라고 봐요.
    시댁식구들을 사랑하는 남편의 가족, 아이들의 가족이라고 아무리 최면을 걸고 노력해도
    안되는 상황을 겪다보니 점점 모질어 지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답답하고 실망되시더라도 많은 사람들을 '왕싸가지'로 매도하는 건 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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