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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다구 욕해주세요..

철없는 아내.. 조회수 : 1,622
작성일 : 2004-05-14 00:45:40


아무리 자려해도 잠이 오질않네요..
5시 반에 일어나 김밥싸서 아이 소풍 보내야 하는데..
이렇게 다시 컴퓨터앞에 와 앉았네요..
무슨 말부터 시작할까..

남편이 사업하다 빚져서 친정에 얹혀사는 아짐입니다..
애가 둘이나 되구요..
지금까지 빚갚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구..
지금은 전세 다 빼서 얼추 갚았어요..
그런데..
남편 직장이 시원찮아서..
월급두 새모이주듯 그렇게 가지고 오다보니 살림이 제대로 될리가 없죠..
남편은 지금껏 사업.. 장사.. 사무직..을 오가며 일을했구요..
그런데..
시원치가 않다보니..
시어른과 얘기끝에.. 운수회사에 취직을 해야겠다고 말하더군요..
물론 남들이 보기에는 전문직..이 아니니 전직이나 운전이나..
뭐가 틀리랴 하겠지만..
저는 너무 속이 상하네요..
속두 상하구요.. 자존심두 상하구요..
아니.. 속상한것.. 안쓰러운것보다 자존심이 상한다는게 정확할거예요..
내 남편이 버스운전기사라구??...
꼴에 아직 자존심은 남았는지..
그 사실을 참을수가 없네요..
친정엄마아빠껜 뭐라 말할까..
친정오빠네는 어떻게 볼까??
우리 애들 아는 사람이라두 보면 어떡할까..
저 참 철없죠??
거긴 돈두 따박따박 나온다구.. 남편은 좋다구 간다네요..
좀전에 잠을 청하려는데..
뉴스에 나왔던.. 승객한테 봉변당한얘기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아.. 이사람.. 아침잠 많은데.. 졸려서 운전을 어찌하려나 싶기도 하구..
사고라두 내면 어쩌나 싶구..
어쩔땐 이 사람이 살아보려구 그러는거지.. 자기두 하고 싶겠어.. 생각하면
철없이 굴지말아야지..
우리 아들 학부모나 선생님이라두 알면 어떡하지.. 하면 미치겠구..

그래서 좀전에 이 자존심때문에.. 저 인간이랑 이혼할거야..까지 갔습니다..
제가 너무 철이 없나요?
전 시부모님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당신은 험한일 안하고 살아서.. 그런일이 얼마나 험한일인지..
그걸 모르기때문에.. 좋은데 해준다는게 겨우 그건가 싶어서..
시부모 보구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아.. 혼란스러워요..
전.. 내가 마트가서 계산하고 월급받아올께.. 당신 나가지마..
그 말두 했습니다..
결혼하고 일한번 안해본 제가..
제가 나가는게 속이 편해서요..

철없다고 욕해주세요..
정신 차리게 말이죠..

버스운전기사님들..
죄송합니다!!

IP : 211.223.xxx.21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솔직히
    '04.5.14 12:58 AM (220.85.xxx.76)

    님이 얼마나 속상할지 당사자는 아니지만 이해할수 있을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 철없는것 같아요.. 아직도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시는것도 같구요..
    남편분을 자랑스러워 하셔야 할것 같아요.. 적어도 겉으로는..속으로는 자손심이 상하겠지만요.. 그런일 못한다고 하는 남자보다 얼마나 든든하세요? 님께서 생각하시듯 남편분도 속상하실건데 다만 내색을 안 하고 계실거예요.. 님이 힘을 드리세요..
    아이들 선생님이 아시면 어떤가요? 도둑질하는것도 아니고 남의 돈으로 먹고 사는것도 아닌데... 쉬운일은 아니지만 님이 중심을 잡으시고 힘이 되어보세요... 잘 되셨음 좋겠네요..

  • 2. 이구
    '04.5.14 1:12 AM (220.73.xxx.48)

    님 심정을 이해못하는건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어렵지 않으신가보네요.
    자존심이고 뭐고 그런 생각을 하시는걸 보니....
    힘든일 하기 싫은거야 사람 다 마찬가지이죠.. 자존심만 내세우며 가족 돌보지 않는 가장도 많아요.... 그런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하시겠다는 신랑분한테 고마워하시면서 힘을 드리셔야지요.
    결혼하고 한번도 돈벌어보시지 않으셨다면서요..... 돈벌기 힘든 세상입니다.
    여건이 되시면 같이 버세요. 친정엄마한테 애 좀 봐달라고 하시고 같이 버셔서 빨리 친정살이 벗어나셔야죠.
    신랑분은 자존심 없는 무뇌일까요? 다 자기 가족들 위해서 어려운일 힘든일도 마다하지 않는거죠.
    신랑분한테 잘해주세요..

  • 3. 키세스
    '04.5.14 2:06 AM (211.176.xxx.151)

    솔직히님 말씀이 맞아요.
    제가 남편분이라면 아내의 말에 엄청난 상처를 받았을 것 같습니다.
    빨리 사과하세요.
    남편분이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주제 넘었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나올 때 같이 퇴직하신 과장님이 몇분 계셨어요.
    한분은 괜찮은 대학원 나오시고 우리 회사에서는 최연소로 과장승진 하신 분이었어요.
    퇴직하시고 학원 차려서 운영하시다가 요즘 경기가 워낙 안좋으니까 정리하고 이일 저일 알아보시다가 지금은 택시운전하세요.
    집도 있고 부인이 어린이집 교사로 있어서 당장 입에 들어갈 밥 걱정할정도로 어려운 형편도 아니시구요.
    취업이 하도 힘드니까 요즘은 그런 분이 많아서 다들 그러려니 하고 들었어요.
    비슷한 처지의 다른 과장님은 대학에 시간강사로 나가시고 아이들 어려서 부인은 전업주부니까 가족들 사는 형편이 말이 아니겠지요.
    솔직히 교수임용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니까요.
    제 생각에는 앞의 과장님이 실속을 차리고 이 불경기를 헤쳐나가시는게 더 현명한 자세라고 봐요.
    그리고 버스운전이 그렇게까지 자존심상하는 일은 아니지 않나요?
    당당히 자기일 하고 월급 받아 가는 일인데...

  • 4. ...
    '04.5.14 2:27 AM (69.5.xxx.107)

    고급 간부 하시던 분도..퇴직하시고..따님이 운영하는 학원차 운전 해주시는거 봤어요..
    전 평소 그 분의 성실함..현실적인 감각을 존경하던터라..역시..하고 정말 존경했는데요..

    님..남편분..그리고 시댁분들 참 훌륭하신 분들이예요..그런 남편분..자랑스러워 하셔도 될거 같아요..그리고 철없다 자학^^은 마세요..그런 생각 하루 쯤은 할 수도 있는게 우리 여자들 아니겠어요?^^
    단..하루 이상으로 끄시면....그 땐 제가 ...욕해 드리지요...^^

  • 5. 철없는아내..
    '04.5.14 8:14 AM (211.222.xxx.64)

    좀전에 남편이 운수회사에 서류낸다고 일찍 나섰습니다..
    눈두 마주치지않고..
    아이도시락만 만지작거리며..
    보냈습니다..
    저두 이런 제가 싫습니다..
    아직은 남편이 밉네요..
    형처럼 번듯한 직장을 원하는것두 아닌데..
    제겐 너무 과한 욕심인가봅니다..

  • 6. ...
    '04.5.14 9:40 AM (221.155.xxx.57)

    저두 없지만...철없는 거 맞으시네여...물론 기분이 어떠신건지 짐작이 갑니다
    그렇지만 당사자 만큼이야 할라구요,,,,그리구 책임감두 현실감각두 없이..일만 벌려 무늬만 사장이면 뭐합니까? (제 주변에 그런 사람 한 명있거든요...애는 셋이나 되는데..대학나왔네...하구..이 일도 싫구 저 일도 싫구...사장소리 듣는 거 좋아서..가족들 세게 고생시키는 사람이요...)어려운 결정하신 남편분 기살려 드려야한다고 봅니다....열심히 일하시다 보면 좋은 일 생기실거에요..혹시 아나요..이런 저런일 경헙하시구 나중에 운수회사 사장님이 되실 수도 있는거구...도덕책같이 들리시겠지만....어떤 일을 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불새 보세요....리빙헬퍼 십년에 근사한 합작회사에 취직두 하지 않습니까??....이건 웃자고 드린 말씀이구요....그 막연하게 속상한 기분 ....알 거 같지만..지금 중요한 건 남편에게 아이에게 이 힘든 시절 열심히 일해 벗어나자고 기운을 드리는 길인 거 같습니다

  • 7. 라면땅
    '04.5.14 9:44 AM (61.77.xxx.27)

    님이 어찌 처신하느냐에 따라 남편을 죽이수도 살릴수도 있습니다.
    어려울때 일수록 가족(부부)밖에 없습니다.
    노숙자로 나서는게 좋을까요?
    많이 격려해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힘이 되어 주세요.
    버스운전기사님들 화내십니다
    버스운전은 아무나 합니까
    그것도 능력입니다
    남들한테 챙피하다는 생각도 버리세요
    남편분 당당하십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세요
    님 한마디에 남편분 "기"가 삽니다.

  • 8. 김흥임
    '04.5.14 10:06 AM (220.117.xxx.224)

    글쎄,,,
    제 벗도 잘나가던 오너에서...
    두번 추락하고
    그러니 아내는 떠나고,,,

    결혼 15년만에 얻은 금덩이 같은 딸아이 홀로 키우며
    택시 운전 하다가...

    다시 재기 중입니다.
    요즘 세태가 어려우면 가족이 결속을 하는게 아니라
    깨져 버리는 현실이죠.

    그 정신이시면 분명 재기 하실 분이십니다.
    다독여 주십시오.

  • 9. 힘내세요
    '04.5.14 10:10 AM (211.243.xxx.164)

    남편 분 기 살려주세요.
    그래도 어쨌든 무엇이든 해보려는 그 노력이 대단한거 아닌가요?
    저희 아버지 환갑넘으셨는데, 사업하시다가 잘 안되서 정리하시고 그래도 여유만만 노후를 즐길 나이가 아니라 생각하시고는 다른 일을 찾으셨습니다. 평소에 운전 자신있으셔서, 택시운전 잠깐 해보셨는데 그게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좋은 경험 하시고, 지금은 아파트 경비실에 마침 좋은 자리가 나서 경비로 일하시지만, 전 오히려 그런 아버지가 자랑스러워서 저희 남편이랑 일부러 맛있는거 사들고 찾아가고 합니다. 제가 제 입으로 아버지 자랑스럽다고 말씀드렸어요. 직업에 귀천이 어디있나요.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게 행복인데요.
    아버지 택시 운전 시작하셨다는 얘기들었을때, 저도 길에 지나가는 택시들, 택시기사들 그냥 지나쳐보게 되지 않더라구요. 사고나 나지 않을까, 손님이랑 시비나 붙지 않을까, 밤에 위험하지 않을까.. 그래도 아버진 힘들어서 몇일 못하시고 그만두시긴 했지만, 좋은 경험했다고 하십니다. 만만해 보이던 택시운전도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고..

    버스 운전이 참 힘듭니다. 어떤 버스기사 아저씨가 하시는 말씀 들어니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쉴틈없이 운전하니까 정말 힘들다고 하세요. 택시는 아침, 저녁 교대나 하지요.
    그런 힘든일 하는 남편, 많이 복돋워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평생 사람이 한가지일만 하는것도 아니고.. 지금은 이 직업으로 경험쌓고, 또 미래에는 어떤일을 하게 될지 알수 없는 거니까.. 두분다 힘내시고, 열심히 사세요~

  • 10. 햇님마미
    '04.5.14 10:16 AM (218.156.xxx.65)

    저희 신랑도 잠시 불황기가 있었죠...
    회사부도나고 집에서 일년간 지냈지요......
    남편들 맘은 오죽하겠습니까만은.......
    혼자 몸이면 어디가서 입에 풀칠안하겠습니까
    하지만 딸린 몸이 있는 관계로 더 힘이 들겠지요.............
    같이 있는 시간을 줄이세요... 얼굴보고 있으면 더욱 더 쳐다보기도 싫어진답니다...
    더 화가 나구요... 전 일년동안 나가서 문화생활즐기구요,, 물론 돈 안내는 동사무소 문화강좌도 듣구요,,, 저희 아이 돌 되기전에 발맛사지배우러 다니구요,,,
    힘내세요.... 분명 힘든일이 생기고 난 후 힘이 더 생기고 나중에는 앞의 힘든일은 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화이팅^*^
    좋은 하루 되시구요

  • 11. 열쩡
    '04.5.14 10:26 AM (220.118.xxx.183)

    그런 마음을 가진 신랑이라면 엎어줘야 하지 않아요?
    생활이 어려워도 끝까지 폼만 잡고 있는 무책임한 가장이었음 좋겠나요?
    자기 식구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무슨 일으든 하겠다는 마음이 정말 멋진데...

  • 12. 요조숙녀
    '04.5.14 10:26 AM (61.79.xxx.211)

    자기는 아무것도 안하고 여자더러 나가서 벌라는사람도 있는데 쉬지않은 결정을 내린 남편이 대견합니다.
    아직 젊지 않습니까. 뭘못하겠어요.
    그렇게 정신이 건강하신분이라면 반드시 성공하실겁니다.
    만약 일을하시게 되면 주위분들 오빠네도 당당히 알리세요
    절대 부끄러은일아닙니다.
    좀더 나이들고 오랜 연륜이 쌓이면 그런일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남편에게 용기를 주세요

  • 13. 로렌
    '04.5.14 10:27 AM (61.41.xxx.147)

    님입장에선 혼란스러울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
    젤 힘든사람은 역시 남편분이잖아요 ....
    사업도 하신분이 그런일도 마다하신다니 그 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
    요즘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들 남의 직업 갖고 함부로 무시하고 그러지 않아요 ..
    같은 아파트 사는사람중에 와이프가 벌어오는걸로 먹고사는데 편하게 뺀질거리며
    잔소리나 하는 사람도 있구요..... 와이프가 이리저리 해서 돈 조금 모아놓면 남편은
    사업한다고 그돈 홀랑 날리는 사람도 보구요 .....정말 옆에서보기 한심 그자체인 남자들이죠
    그에 비하면 남편분은 너무나 성실하시네요 ....
    자존심 세우는건 뒤로 미루시고 지금은 부부합심해서 친정살이도 벗어나셔야죠 ...

  • 14. 거울
    '04.5.14 12:52 PM (211.196.xxx.78)

    1998년 20년을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기업이라 해도 퇴직후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부부는 어려운 일도 같이 견뎌내야 합니다.
    잘 나갈때만 필요한 남편은 이미 당신의 동반자는 아닙니다.
    함께 하십시요. 그리하면 함께 일어설 수 있습니다.
    살아남은 동료는 상무,부사장.사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그들이 될 수 없듯이 비록 작지만 함께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들보다 더 행복할 것입니다....지나가는 객입니다.

  • 15. joy
    '04.5.14 1:32 PM (219.241.xxx.158)

    친정에 살고 있는데 친정 부모님이나 가족들에게 좀 더 근사한 남편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
    그래서 더 속상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힘든 일을 선택한 남편이 안타까운 만큼 그 힘든 일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더 화가 나실꺼구요.
    여기에 철없다고 욕해달다고 말하신 님의 마음이 남편에게도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네요.
    친정 식구들도 님과 남편분에게 용기를 주시는 말씀을 해 주시면 좋겠구요.
    남편 분 사고 없이 일 잘 하셨으면 좋겠고 빨리 독립하시길 바래요.

  • 16. ...
    '04.5.14 1:43 PM (211.218.xxx.233)

    할 수 없이 익명으로 글을 씁니다..저희 남편 부유한 가정에서 괜찮은 대학나오고 유학도 갔다왔습니다..근데 안좋은일은 한꺼번에 몰아닥치는지 시댁도 망하고 회사도 부도나서 그만두었습니다..이력서를 여기저기 내놔도 워낙 경기가 안좋은지 취직도 안되었습니다..그러더니 어느날 밤에 들어오질 않는겁니다..걱정이 되서 전화했더니 대리운전을 하고 있는거였습니다..저한테 말하면 분명히 반대할게 뻔하니까요..절 안심시켤려고 아주 재밌게 일을 하더군요.그래서 이 사람은 자존심도 없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그런데 어느날 집에 와서 갑자기 울더군요..손님이 차속에서 오래 기다리게 하길래 시간으로 계산해서 돈을 청구했더니 ,하류인생주제에 어디 시간을 계산하냐고 했답니다..남편 우는 모습 보면서 그 사람이 내색을 안했지만 그동안 얼마나 가슴속으로 힘들었을지..아내로서 정말 미안했습니다..
    정말 쉽지않은일임에도 불구하고 가장이기때문에 ,자기 자존심 다 내버리고 즐겁게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남편이 너무 존경스럽습니다..저 친구들한테도 남편 대리운전하는거 자랑스럽게 말합니다..힘들게 번돈이라 남편돈은 더욱 소중해서 따로 저금하구요..
    전 님남편되시는분도 너무 멋지신것 같습니다..저도 일을 하고 있지만 사회에서 돈 버는거 너무 힘듭니다..님도 일을 가져보시면 남편분을 존경하게 되실거에요..
    버스기사분들 차 막히면 화장실도 못가고 식사도 제대로 못 챙겨드시는데..집에서라도 잘해주세요..웃기지도 않은 자존심 내세우며 집에서 놀고먹는 남편들도 많습니다,,정말 좋은 남편을 가지셨네요..

  • 17. 감동..
    '04.5.14 3:36 PM (211.203.xxx.93)

    왜 이리 가슴이 아려올까요...
    저도 맞벌이...
    바깥에서 돈 한푼 버는거 쉽지않습니다...힘듭니다...
    그래도 일할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다들...힘 내시고...화이링....!!!

  • 18.
    '04.5.14 5:01 PM (203.255.xxx.83)

    예전에 저희집도 그런 적이 있었어요.
    남편은 부잣집 아들에 대기업 다니다가 친구랑 사업한다고 그만두고 결과는.... 그랬지요.
    이것저것 궁리만 하고 있길래, 싸움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일을 저질렀지요.
    물론 저 같은 경우 전문직이라 마음만 먹으면 일을 할 수 있다는 특성은 있었지만, 사실 뻔한 그 직업에서 몇년 놀다가 나와 할 수 있는 일은 그 세계에서는 가장 하류의 일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같이 학교 다녔던 후배 밑에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좋지 않은 조건에 일을 한다는 것은 참 쉬운일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제가 시작했어요.
    그리고 매일 내가 하는 일, 느낌 이런걸 솔직하게 말하다 보니 남편도 좀 정신을 차리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정말 버스운전 못지 않은 일을 시작하고, 정말 저 사람이 저렇게도 일할수도 있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해서 지금은 제법 탄탄한 사업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십이 넘은 지금도 저는 일을 하는데, 사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었다고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일이에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남편분은 윗분들 말씀처럼 훌륭한 거 말할 것도 없구요, 글 쓰신분도 훌훌 털어버리고 친정계실 때 어떤 일이던 맞벌이 시작하세요.
    아이들 걱정 물론 되시겠지만 아이들은 또 그런 환경에 놓여지면 잘 맞추어 자랍니다. 부모의 정성과 옳게 사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친정이기에 그래도 혼자 두는 것 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 안심할 수 있구요. 이게 기회라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다시 일을 시작한 지 십오년이 되었습니다.
    가끔 아직도 어린 작은 아이가 가슴 아플때도 있지만, 저희 아이들 엄마가 일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도 갖고 있습니다.
    불편없는 행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 작은 불편쯤 감수하는 용기는 우리 인생에서 정말 필요합니다.
    그 때 걱정하면서도 조금은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던 친정 식구들. 아니 형제들.
    지금 보면 저희 보다 못해요.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조금 불편하면 그 댓가가 올 것이고, 편하면 또 그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지금은 속상함에 남편이 미운거 이해합니다.
    그거 본인이 일해서 날려버리세요.

  • 19. 꽃보다아름다워
    '04.5.14 10:28 PM (211.44.xxx.130)

    절망하거나 기죽지 않고 열심히 살려는 모습에 용기를 줘야 할텐데요.
    그 일이 운전이든 막노동이든,,땀흘려 가족들 책임지겠단 남편의 마음씀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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