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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통화...

피에르 조회수 : 1,919
작성일 : 2004-05-11 19:37:01
결혼하고 직장때문에 저희부부는 지방에, 시부모님은 서울에 사시다가, 결혼1년만에 시어머님이
"아무래도 아들옆에 가야겠다" 선언하시더니, 30년 서울생활을 정리하시고, 아는 사람이라곤
저희부부밖에 없는 이곳으로 따라내려오셨습니다. 이제 1년되었네요.

당연히 주말마다 꼬박꼬박 시댁에 가야함은 물론이구요,
일요일에 다녀왔는데, 월요일에 반찬가져가라고 전화하시고, 컴퓨터가 잘 안된다고 들르라고
전화하시고...시부모님 모든일은 다 주중에 하시구요, 특히나 주말은 저희만 목빠지게
기다리십니다.

시댁에 가도 시부모님 달랑 두분, 저희두 아이도 없이 달랑 둘...
그냥 썰렁하구요, 저도 맞벌이고 살림에 서툴지만, 두분만 계시면서 사재기하시듯
과일이든, 야채든 한상자씩 두시고, 곯은 사과, 안에 곰팡이 핀 배, 시들시들한 야채, 노란자가
다 풀어져 흐려진 계란, 스푼도 안 쓰시고, 요리하실때면 양념이나 조미료 통째 털어넣으시고,
많이 들어갔으면 물 더 붓고, 아니면 그냥 먹고...
제가 조심스럽게 "어머님, 아버님 당뇨랑 고혈압도 있으신데, 다시다는 몸에 별로 안 좋으실거
같은데요"하면 "얘, 이건 다시다 아니구 '맛나'니까 괜찮어. 그리고, 아버지 건강을 아무렴
내가 더 신경쓰지 니네가 더 신경쓰겠니?" 하시며, 신경질적이 되시죠...

모,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무튼...

1년중 저희부부가 유일하게 둘이서 주말을 보낼 수 있었던건 작년과 올해 어버이날이랍니다.
어버이날에는 어머님 친정...그러니까, 신랑 외가댁에 가시거든요.
어버이날 외가댁 가신다고 어린이날 대신 오라고 부르시더라구요,
어머님 말씀, "우리 없으니까, 넌 친정있으니까 친정가면 되겠다."
곱게 하신 말씀은 아니지만, 그래도 결혼하고 처음으로 친정가라고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시댁엔 최소한 매주 1번, 비공식 행사나 호출까지 하면 평균 주2회씩은 찾아뵙지만, 시부모님께
말씀 안 드리고, 비공식적으로 1달에 1번, 시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공식적으로는 서너달에 한번이나
갈까말까한 친정인데, 토요일 저녁, 일요일 아침, 통화할때마다 아버님은 "비오니까, 빨리 집에 가라"
노래를 부르셨구요, 오후에 집에 잘 도착했는지 다시 확인전화가 왔습니다.

시부모님께서 어제 다시 돌아오실 예정이었던지라, 신랑이 잘 도착하셨는지 전화를 드리더군요,
시어머님, "며느리 목소리도 좀 들어야겠으니까, 바꿔봐라." 흐~, 어제도, 그제도 들으셨으면서...
"친정엔 잘 갔다왔냐?" "예, 비 와서 일찍 왔죠."
"그래, 잘 했다. 친정에 가선 일찍일찍 와야지, 니네가 오래있어봤자 니네엄마한테 도움도 안되고,
짐만 된다."

저 머리에 김이 확! 솟았습니다.
겨우겨우 참으며 전화는 잘 끊었지만, 애꿎은 남편한테 쏟아부었습니다.
"말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데, 두분이 지방에서 얼마나 심심하시고, 우리가 보고싶어서 그러실까?
안스러워서 잘하고 싶다가도, 나 어머니랑 몇마디만 나누면 좋은 마음 다 사라지는데, 내가 잘못된
거야? 시댁에는 매주 오는것도 부족하다 하시면서, 어쩜 그렇게 말씀하실수가 있어?"
"그래, 우리 엄마가 정말 잘못했어, 내가 미안해, 나를 봐서 참아줘..."

결혼하기전부터 느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신랑때문에 넘어가고, 또 넘어가고...
신랑과 항상 다짐합니다...우리한테 아이들이 생기면 우리는 정말 존경받는 부모가 되자고...
우리 아이들이 내 뒤에서 우리 흉을 보고, 원망하고 있다면 정말 슬플거라고...

정말 참는것밖엔 답이 없는걸까요?

제 성격상, 또 시부모님 성격상, 저는 시댁에서 그냥 예스걸이구요,
필요한 부분은 남편한테 얘기해서, 남편이 전달하도록 하는데, 시어머님은 고집도 강하시고,
흥분도 잘하시고, 상당히 감정적이시라, 남편이 조금만 강해게나가도, 결국엔 우시면서
난리를 치시기때문에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으십니다...

두서없는 이야기지만, 한번은 털어놓고, 이곳 선배님들께 조언을 듣고 싶었습니다.
IP : 129.254.xxx.6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단하세요
    '04.5.11 8:11 PM (218.144.xxx.40)

    피에르님, 너무 힘드시겠어요. 저같으면 이사 못오시게 했거나,
    이사 오시자마자 신랑 협박해서 다시 서울로 올라가버렸을텐데 -_-;;

    저는 성질이 못되어서 저런 시부모님들하고 가까이 몬삽니다.
    님도 너무 예스걸로 지내면서 스트레스 받지 마시구요, 할말은 하시고,
    시댁도 주말은 격주에 한번꼴로 가면서 조금씩 바꿔보세요.
    그러다 골병들면 누가 책임진답니까~~~애기도 없으시다니
    주말마다 모른척하고 여행도 다녀오시구요...

  • 2. 김혜경
    '04.5.11 8:17 PM (211.215.xxx.162)

    아직 아기도 없고, 신혼이신데...
    어머니에게 슬슬 애교 떨면서, 미리 양해를 구해놓고, 신랑과 두분이서 여행이라고 하실 수 있는 여건은 안되는지요??

  • 3. 동병상련
    '04.5.11 8:26 PM (211.176.xxx.82)

    님..제가 나설 자리는 아닌데 저랑 상황이 비슷해서 리플드려요..
    저희시모님은 성격이 무척 독특하신분입니다. 남편도 인정하고 나머지 자식들도 인정하는..
    그것과 상관없이 저는 그져 예스걸 며느리..
    흔히 말하는 혼수문제로 저희도 처음에 시끄러웠어서
    결혼하고 저만 잘하면 애교로 어느정도는 무마될꺼라 생각했습니다.
    남편을 그렇게 사랑하기도 했구요..
    그때 뭔가 뿌리를 뽑았어야 되는데 지금 생각하면 다 부질없지만요..

    시어머니 눈도 똑바로 못맞추고 무조건 예예..무조건 헬렐레..했었지요.
    그랬더니 저더러 살살 거리는것 싫다고 하셨대네요.

    결혼하고 일년도 넘게 꼬박 주말마다 갔는데도
    저보고 주중에 안온다고 대놓고 뭐라시더군요. 저희 맞벌입니다.
    음식해가면 맛이 뭐 이러냐 곰탕이 왜이렇게 뿌옇냐
    맛있다 잘먹었다 소리 한번을 안하죠..
    말한마디를 따뜻하게나 해주나요. 전 아예 없는 사람 취급..

    시모님이 또 음식 남는꼴을 못봐서
    어느날은 시동생이 전날 먹다 남긴 불어터진 떡볶이 먹어라 먹어라 성화시길래
    그럼 조금 잘보일까 싶어 남은것 꾸역꾸역 다먹고
    집에와서 울었죠..누굴 탓하겠어요. 제가 등신인걸..사실 그런건 원망도 안해요.
    성격 별난 시모, 그런 일이 또 생긴다면 좀더 유도리 있게 넘겨야지 할뿐이죠..

    문제는..
    혼수문제로 아직도 저희 친정 부모님 욕보이는것 견딜수없어
    세번째까지 참고 지금 안보고 있습니다.
    두번째 사건때 벌벌 떨면서 분명 말씀드렸는데 안되더라구요. 저희집 수준에 분명 넘치는 혼수 해왔습니다.
    친정부모님 등골빼가며 시집와 친청 생각만 하면 눈물바람인데 시집에선 천덕꾸러기..
    한번더 친정부모님 욕되게 하심 오지 말란 소리로 알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역시나..
    지금은 이판사판이라 생각하고 연락안드려요.
    신랑한텐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얘기하니 수긍하더군요.
    그 문제에 관해서는 자기 엄마 질려해 제편해주니 그나마 삽니다.
    한번 뒤집어 엎고 나니 저도 무서울게 없네요.

    님..저 잘했다고 이렇게 말씀드리는것 아니에요.
    저희 시모님은 님 시모님보다 더하면 더 했지 절대 못하지 않는분이세요.
    주변에 안싸우는 사람이 없고
    또 한번 싸우면 누구한테도 져본적이 없는 분이세요.
    당신 하고 싶은말 그 자리에서 다 해야 직성풀리고 상대방 눈에 눈물 뽑아야 속 시원해하시죠. 그러고는 당신은 뒤끝 없으시대요. 그러니 결혼 4년에 제 속이 어떡게 됬겠습니까.
    점쟁이를 찾아가볼까 정신과치료를 받을까 생각한게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님 시모님도 그렇게 성격이 강한 분이시라면
    님 이 악물고 한번 말씀드려보세요. 말씀하다 눈물나면 우세요. 진심은 통하지 않겠습니까.
    저처럼 그렇게 인간적인 모욕을 당하고 사는것 아니라면 님이 마음 독하게 먹고 한번 말씀드리는것을 권해보고 싶어요.
    제 상황이 상황이라 주제 넘지만 안타까워 한마디 드립니다. 절대 안보시라는 말씀아닙니다.
    주제넘게 제가 지금 누굴 걱정하는지 모르겠네요..암튼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께요.

  • 4. 또있네..
    '04.5.11 9:06 PM (221.155.xxx.121)

    며칠만 전화없어도 오랜만이라고하시는분..
    매주말에 시댁에 파출부해주러가야하고..
    며느리를 뭐 일꾼들이것처럼 생각하는분..
    오늘 친정간다면 ..무슨날이냐?하시며 친정엔 무슨날만 가야되는줄아시는분..
    처음 몇년간은 열심히 했는데...힘에 부치더라고요.
    사생활이 없어요.
    신혼이면 우리도 놀러도 다니고싶고 ..쉬고도 싶은데... 자꾸 짜증스러워졌습니다.
    하면 할수록 해야할일 ,해드려야할일 이 더늘어만 가더라고요..
    서서히 발을 뺐습니다.
    처음엔 섭섭해도 ..나도 사생활이 있을수도있고 ..주말이면 우리끼리 놀러다닐수도 있다는걸 보여드렸습니다.마음이 불편하기도 햇지만 ..지금은 서로 길들여져서 그려러니 합니다..
    서서히 바꿔 보세요...

  • 5. 나 원참
    '04.5.11 9:19 PM (219.250.xxx.139)

    나 혼자만 조금더 양보하고 참으면 다들 편안한걸..
    <- 이렇게 생각하고 자꾸 봐주면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 아세용?

    진짜 죄송한 말씀이지만..
    시부모님은 100수, 1000수 누리셔서 벽에 X 싸붙이시구요..
    님께서는 젊은 나이에 울화병이 막 암같은걸로 발전하여 꼴까닥~ 하실지도 몰라요.

    효부상, 열부상 대문 앞에 세워줄 사람 아~~ 무도 없으니깐요..
    제발!! 신랑과 두분만의 시간 일부러라도 더 갖도록 노력하시구요..
    시모가 우시든 나자빠지시든..
    버릇 한번 고치시와요..

    다시 한번 더 싸X지 없이 말씀드려 대단히 죄송하지만..
    조선시대처럼 자꾸 참으시면요..
    욕하면서 닮는다고, 님도 나이들어 지금의 시모처럼 앞뒤 분별없는 시모될꺼구요..
    우리 밑 세대들한테도 자꾸자꾸 이어질뿐, 개선되기 힘들잖아요..

    애국한다 생각하시고 제발 반기 드세요!!

  • 6. 오소리
    '04.5.11 9:34 PM (211.177.xxx.185)

    나원참님 의견에 백번 찬성합니다.
    내가 좀 더 참지, 그래도 울 신랑 낳아준 부몬데...이렇게만 생각할 일이 따로 있죠.
    나를 낳아준 부모까지 욕되게 한 사람한테 그렇게까지 할 필요없다고 생각해요.
    지금이야, 아이가 없지만, 나중에 아이가 생겨도 그 아이가 자라도 시모는 똑같을꺼에요.

    내 딸이 사는 세상은 우리 사는 세상보다 좋아야죠.
    세상은 바뀌는 게 아니라 바꾸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부터라도 제 목소리 찾으시기 바래요.

  • 7. 오소리
    '04.5.11 9:41 PM (211.177.xxx.185)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무조건 잘하려고 하는 게 좋은 건 아니더라구요.

    남편이랑 행복하게 살려고 결혼한거잖아요.

  • 8. 발란스
    '04.5.11 10:54 PM (203.232.xxx.97)

    저두 결혼하고 삼년을 님과 비슷하게 살았어요
    참으로 어리석은 시간들이었죠...
    참다참다...폭발하고 이제는 제가 하고픈말 다하고 삽니다
    그리고 시집에도 꼭 가야 할때만 갑니다
    시집에 만만하게 보이게 되면 참으로 힘든 일들이 많아집니다
    싫은건 노 하세요

  • 9. 콩순이
    '04.5.12 12:11 AM (218.154.xxx.64)

    주말에 저희만 목빼고 기다리시는 부모님..계셔서 결혼하고 3년동안 1박은 고사하고 당일코스 여행한번 못다녀왔어요.
    회사일이 바빠서 여름휴가도 3년동안 한번도 못갔고 국경일도 몽땅 출근했어요.
    그나마 주말에는 쉬는 편인데 매주 금요일 아침에 전화하셔서 주말스케줄 체크하십니다.
    부모님 성화에 결국 놀러가려던 계획 쉬려던 계획 다 접고 시댁에 파출부하는 심정으로 내려갑니다.
    저는 둘째치고 회사서 혹사당하는 아들이 불쌍해서라도 하루쯤 맘 편히 집에서 쉬게 해주면 좋을텐데....
    결국 고속도로운전 왕복 4시간하게 만드십니다. 때로는 여기서 자고 내일 새벽에 올라가라..는 말씀도 하시지요.

    저는 3년동안 찍소리 없이 버틴(맘은 부글부글~) 제 자신을 나름대로는 대견해합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은 "분위기맞춰 알아서 기는" 건 안하려고 합니다.
    시댁가는 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그 시간에 친정을 가려구요.
    만약 그걸로 노여워하셔도 이젠 어쩔수없어요. 더이상은 양보할 자리가 없거든요.

  • 10. 돌무덤
    '04.5.12 12:31 AM (61.73.xxx.190)

    이제 더이상 이런일로 글을 안남겨야지 하고 돌아서는데, 님글을 읽고 또 가슴이 아파서 글을 씁니다.

    혹시 제글을 읽어보셨나요? 님 시부모님이=저희 시부모님이시네요. 한자도 안틀리고, 제가 저도 모르게 쓴 글처럼, 그리 똑같습니까???...ㅠ_ㅠ

    내아들과 결혼했으니, 며느리는 내소유라고 생각하시고, 맘대로 움직이게 하시고, 머리속에서 생각나는 말씀, 거름없이 바로바로 마구 말씀하시는 덕분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울었던것보다 몇배는 많이 울었죠. 밤마다 남편은 옆에 무심히 코골고 자는데, 저는 평생 이런 사람들에게 시달리느니, 그냥 여기서 관두는것이 후회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습니다.

    꿈같은 달콤한 신혼, 저는 남편과 시댁일로 미친듯이 싸우느냐, 옆집사람들이 볼까봐 현관밖에 나갈때, 고개 푹숙이고 다녔을정도이죠.

    그러게 정신이 정말 황폐해져서, 남편이 농담반 진담반 저보고 너 점점 미쳐가는것 같다...라는 소리까지 들을정도에 살다가 혜경샘님 말씀을 읽고, 맘을 돌리기로 했죠.

    내맘이 편해지도록 노력하면, 모든것이 편해진다는걸 조금씩 실천하고 있어요. 물론 아직까지는 불지옥같은 맘이지만 조금씩 다스릴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형님이 예스걸이라서 저도 어쩔수없이 따라서 예스걸이 됬지만, 이제 슬슬 저도 노걸(?)이 되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이 뭐라고 하시겠지만, 틀린것은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하려구요. 두분은 제가 참 당돌하다는듯이 어이없어 하시지만, 뭐...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시겠죠. 남편 핸드폰으로 몰래 전화하셔서, '니 형수는 그리 안했는데, 니 마누라는 도대체 왜 그런다냐?' 이런 소리도 하셨지만, 저 그냥 모르는척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야~소리를 내고 사니까, 아주 아주 미세할정도로 조금 저를 봐주시네요...

    님도 아주 조용히 조심조심 님의 생각을 말씀 드려보세요. 첨에는 좀 어이없어 하실지 몰라도, 조금씩 양보도 해주시더라구요. 저 없을때 욕은 하시는거 안봐도 뻔하지만...후후...

    산넘고 산이라고 결혼후 남편이 어설픈 효자가 되버려서, 그 두개가 맞물려서 참 힘들었지요. 하지만 이 고비를 다 넘고 나면 넓은 평야가 펼쳐질 그날을 기다립니다. 그러기 위해선 부지런히 고비를 참고 넘길렵니다.

  • 11. 쵸콜릿
    '04.5.12 2:00 AM (211.211.xxx.109)

    전 걍 저 생긴대로 하고 삽니다.
    예스걸...절대 못 하구요.
    주말마다 파출부 그건 더 못합니다.
    첨부터 새댁같이 않게 그랬습니다.

    님 같이 하고 살다가 애기없다고 쫓겨나다시피 이혼한 대학선배언니 눈물의 충고땜시
    결혼전부터 맘 굳게 먹고 실천했더랬습니다.
    좀 서운해하시긴 하지만...곧 적응하시더군요.
    걍 제모습 이대로를 받아주십사 했습니다.
    친정에 못하는 거 절대 안합니다.

    울신랑 이종사촌형수가 님같이 살다가 결혼 7년만에 반기 들었습니다.
    그것도 시어머니 환갑잔치 다음날...편지한장으로..모든걸 평정했죠.
    이집 식구들이 이혼사유가 될수 있다...이 한마디에

    그 이후로 저희 시부모님 제 눈치 보시더라구요.
    그 조카며느리보다 몇곱절 성질있는 제가 그럴까봐서요.
    울신랑 현명한 편이라...니가 편해야 집안이 편한가보다...그러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시부모님 가끔 속 뒤집으십니다.
    가끔있는 일이라 참긴 참습니다만...같은 일이 반복되면 또 한마디 해야죠.
    님의 행복과 자리를 찾으세요.

  • 12. 정리
    '04.5.12 9:06 AM (210.105.xxx.253)

    선생님, 애교가 통할 거 같으면 그러지도 않죠.
    애교떨면서까지 그렇게 할 필요있나요?

  • 13. 저는
    '04.5.12 11:38 AM (210.108.xxx.251)

    아직 아가도 없으시면 그래도 신혼이신데 그렇게 참기만 하시고 속으로 삭히시는지..
    전 그냥 첨부터 '넘 착한 며느리' 노릇하지 않고, 그냥 '요즘 젊은 며느리'로 행세합니다.

    친정가는거나 친정엄마가 딸집오는 거 보면 제 친구들, 신랑 회사 동료부부 등등에서 볼때 제 주변이 유독 그런지, 아님 요즘 젊은 부부들 대개가 그런지 거의 일상입니다. 오히려 친정과 왕래가 별로 없으면 신랑입장에서 장모님이 딸한테 소홀하게 느껴지는 정도니..

    전 첨부터 그냥 쉽게 친정 잘다니고, 그보다 시댁은 자주 가요. 비싼 거 아니라도, 이쁜 살림 있으면 시어머님께 잘사다드리고, 그냥 순종스런 며느리보다는 투정도 부리는 딸같은 며느리컨셉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시부모님께서 제가 많이 흡족하진 않으시겠지만 요즘 젊은 며느리들이 다 그런가보다 하시는것 같아요.
    제 주변엔 제가 봐도 정말 엉성한 며느리인 친구있지만, 그래도 솔직하고, 가식없으니 깐깐한 시어머니가 어쨌든 적응하시고, 잘 지내더라구요.

    제 속이 시커멓게 타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사는것보다는 다른분들 말씀처럼 너무 잘하려는 생각을 버리시면 좀 편하지 않으실지..

  • 14. 제생각에도
    '04.5.13 3:35 PM (218.156.xxx.113)

    처음부터 너무 시댁에 잘하려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냥 내가 할 도리만, 할 수 있는데 까지만...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시모라도 친정엄마처럼 되지는 못하잖아요...그냥 너무 착한, 좋은 며느리는 포기하시고...한번은 할말하세요...
    너무 착하면, 되려 만만히 보더라구요..님...너무 속상해 하지마시구요, 잘 생각해보시고...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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