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남편 채팅 때문에 힘들었던 이인데요
지금은 마음이 많이 정화되어 전처럼 힘들지는 않아요
채팅을 하는 것 같지는 않구요
집에 일찍들어오고 여전히 아이들한테 잘하고 저한테도 잘하고요
섬세한 사람이라 제가 조금만 우울해해도 금방 알거든요
뭣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예전같지 않으니까 많이 신경쓰고 잘하는 눈치고요
말을 하지는 않았어요
서로 자존심상하는 일같아서
한동안 남편메일에 사이트에서 선별한 여자 명세서가 날아오더군요
남편이 읽기전에 얼릉얼른 지워버렸거든요
그래서 별거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정말 호기심이나 잠시잠깐의 일상의 탈출이었는지
그냥 그렇게 없던 것 처럼 지나갔어요
잠깐동안의 사건이었지만
남편, 저에 대한 많은 생각이 오가더군요
제가 남편에 대한 집착이 굉장하다는 걸 이번 일을 통해서 알았다니까요
지나치리만큼
그전에는 무엇이든 신경쓸 일이 없을 정도로 이사람이 잘해주었는데
만약 정말로 바람이라도 나면 눈에 보이는게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평균수명으로 볼때 40-50년은 같이 살텐데
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에 대한 대처에 너무 약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다는 생각
전 제가 특별하다고 생각했거든요(남편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는 선택받은 여자라는-정말 팔자좋은 여자라는-
하지만 누구든 다 틀린것 같아도 인간사는 것 피해갈 수 없는 어느정도의 보편성은 있는 것 같더군요
여자라서,남자라서 20대라서 30대라서 40대라서 느끼는 감정들 모든 인간들이 다 틀린 것 같아도
어느 테두리 안에서는 비슷한 보편성이 있는데
제가 그 걸 인정하기 힘들었나봐요, 항상 특별하다는 자신감, 그 자신감이 와르르 무너지니
엄청나게 힘들더군요, 스트레스 받아서 입맛없다는 것 처음 실감했구요
근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와 남편 아이들에 대해서 미래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었고
...
솔직히 전 살면서 제가 노력한 것 보다 덤으로 얻은 것이 더 많은 사람이거든요
부모님 그늘에서 다복했고 남편 울타리안에서 근심 걱정 없고
제가 특별히 잘해준 것도 없는데 남편이 너무 알아서 잘해 주었고
인생이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잘 굴러가는 느낌,
주위 사람들이 저보고 세상에서 제일 팔자 좋은 여자라고 하니까요
이제 조금은 노력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 실감했어요
미래에 대해 고민할 줄도 알아야 되고
다른이의 삶에도 관심가져 줄 줄 알아야 된다는 것
나이 30중반에 무얼 어떻게 시작해야 될 지 모르지만 하루 하루 열심히 살면서 찾아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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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채팅
일전에도 올렸었죠 조회수 : 1,140
작성일 : 2004-04-27 10:19:04
IP : 221.138.xxx.4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그냥
'04.4.27 11:17 AM (203.255.xxx.83)비슷한 조카가 생각나서 써 봅니다.
그 조카는 이런 생각이나 하나 싶게 살고 있지만, 아니 가끔은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실제 행동은 달라지는게 없더라구요.
기왕에 결심하셨으니 뭐든 실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어영부영 넘어가다보면 이런 깨달음에도 내성이 생기는게 아닌가 싶어요.
제 경험에 의하면 뭔가 하나 성취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쉽게 딸수 있는 자격증이나 아니면 교육이라도 ...
취업이나 창업같은 것과 상관 없이 몇개월 교육받아 실생활에서 요긴하고, 하면서 보람이나 성취감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할 수 있는 일.
이러다 보면 사고도 건전해지고 스트레스에 대면하는 자세도 자리를 잡아가겠죠. 건강한 정신을 가진 엄마 밑의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그러나 처음엔 뭔가 정하기도 받아들이기도 힘들답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2. 이희숙
'04.4.27 12:30 PM (211.202.xxx.34)참 현명하신 생각을 하셨네요.
인생의 덤이란 없을거에요. 나름대로 그만한 복을 누릴 자격이 있으니 받고 사시는거겠죠.
일시적으로 힘드셨어도 나름대로 잘 판단하고 처리하셨네요.
지금까지 받던 복을 계속 누리며 사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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