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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락 후유증
제 방문을 밀면서 이러는 겁니다.
"엄마, 어제 그 부페 진짜 탐나요."
애들이랑 남편이랑 사진보면서 침을 꿀떡꿀떡 삼키더군요.
제가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여주면
옆에서 으억, 쩝쩝, 히야, 꿀꺽, 이런 잡스런 효과음이 터져나옵니다.
저는 사실 새내기회원이라
좀 뺄려고 했습지요.
근데 분위기가... 아줌마의 본색을 마구 자극하는... 그래서
봉지를... 나만 그랬나.뭐
예상은 했지만 딱 현장사진이 올라오고 보니
망연자실했습니다. 물빛님과 제가
남은 열무김치 쓸어담는 뚜렷한 물증.
하지만 후기 읽으며
가길 잘했다.
싸오길 잘했다.
여러번 쾌재를 불렀더랬죠.
근데 지금 시각,,,,흐걱!
남편 출근하고부터 무려 1시간 40분을
이러고 앉아 있지요. 이거 뭡니까.
후유증이 아니라면 제가
택배로 온 책도 안 풀고
두 끼먹은 설거지도 팽개쳐두고
빨래 돌리는 것도 생략하고
물고기 밥도 안 주고
시침과 분침이 저리 돌아가 있는지도 모르고
풀린 미역처럼 있답니까?
경빈마마님이 '다시마, 미역 되겠다' 라고 한 말이
주술처럼 저를 마비시켰단 말입니까?
왜 아직 아침 식사도 전폐하고
포트락 음식사진만 하염없이 들따보며
에고, 저거이 뭔 맛이냐, 아까버라.
에고고 저걸 보쌈해왔어야 했어.
동파육, 피칸파이, 양장피, 바지락, 굴, 등등이
둥실둥실 눈 앞을 떠다니고..
포트락 못오신분들의 후유증도 심히 우려되는 수준이지만
다녀온 사람들 역시 당분간은 이 엄청난 충격과
생활의 마비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네요.
혹시 저와 비슷한 증세나
또 다른 후유증을 앓고 계신 분들을 위해
고명하신 분들의 (잡채도 맛있었는데... 고명이 뭐였더라.. )
민간처방이나 대증요법을 일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아라레
'04.3.22 10:59 AM (210.221.xxx.250)마자요, 마자. 사진 보면서 '내가 진짜 저기 갔다온 사람 맞아?'하고 있습니다.
왜그리 못먹어본 게 많은지... 가본 사람도 그러니 못가신 분들 넘 서운해 하지 마셔요. ^^
저 못먹어본 음식 때문에 지금 눈물 철철 흘리고 있습니다. 못싸온 음식들도... ㅠ.ㅠ2. 김혜경
'04.3.22 11:59 AM (218.51.xxx.12)아마도 특효약이 없는 불치병일듯...^^
3. 물빛
'04.3.22 12:45 PM (211.207.xxx.35)어제 잘 들어가셨어요
전 지금 점심먹고 왔는데 따끈한 우동으로~
뭐 좀 드셨어요...폐인의길도 체력이 중요하지 않을까요...챙겨드세요
저도 아침에 출근해서 제가 사진에 찍혔다는 기쁨보단 열무김치에 목숨건 저 모습이란...
그래도 그 맛난 열무김치에...어제 저녁 푸짐한 비빔밥 먹었어요...정말 맛있던데
오늘 퇴근하구 집에서 울신랑 음식사진보여주면 삐지지 않을까...싶네요 혼자갔다구요...
저도 불치병이지만 또 좀있다가 열심히 일해야해요...궁금해서 미칩니다...퇴근시간 10분전에 들여다봐요...큰일이죠...4. katie
'04.3.22 3:02 PM (80.186.xxx.165)ㅎㅎㅎㅎ 폐인의 길도 체력이 중요하다..
물빛님 넘 웃기세요.. 그런데 정말 맞는 말이네요.5. 다시마
'04.3.22 3:11 PM (222.101.xxx.98)폐인이라굽쇼?
그럼 저의 증상이 바로 그 말로만 듣던 ...
지켜야할 가정이 있는 저로선 너무나 가혹한...꺼이...6. 기쁨이네
'04.3.22 5:17 PM (80.140.xxx.30)다시마님, 이쁘게 담겨있던 도토리묵 지도 잘 봤지요.
결고 묵.사.발이 아니더구만 ㅋㅋㅋ7. 코코샤넬
'04.3.22 10:03 PM (211.170.xxx.15)다시마가 미역될뻔 했다는 말때문에 저 뒤접어져서 웃었답니다.
행님 ㅎㅎㅎㅎ 진짜 재밌으세요^^*8. 경빈마마
'04.3.23 8:40 PM (211.36.xxx.98)그럼요...설겆이 하고 봅시다..(에궁~누굴 탓해...어쩔땐 저도 난리가 아님,,,)
다시마님...
반가워요..담에 움직일땐 같이 움직입시다..혼자 슬쩍 오시 말구요..
다시마가 미역되기 쉽습니당...^^
사실 전 못 먹어본 음식이 너무 많아요..
죄없는 오뎅국물에 잡채에 튀김에 김치에...에궁~촌시러....
덕분에 비싼 오렌지는 실컷 먹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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