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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와 외할머니.
할머니들의 사랑을 듬뿍듬뿍 받고 자랐거든요.
친할머니는 일찍 돌아가셨어요. 저 중학교 일학년때.
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맘에 걸리는건...
돌아가시기 한달전쯤인가? 저희집이 가장 맘 편하시다고 (살림은 엉망이지만, 저희 엄마가 편하시다고 늘 그러셨거든요.) 저희집에서 계셨어요.
그때가 초봄이었는데, 저는 참 더위를 잘 타거든요.
암이 여기 저기 전이 된 상태에서 오한 때문에 온집에 히터며 불이며 다 넣어서 집에 들어서면 후끈했습니다. (어항에 물고기들이 열기로 다 죽을 정도 였으니깐요.) 그때 할머니께,
'할머니 더워요. 우리 불꺼요.'라고 투정부렸던게...
돌아가시고 왜그렇게 가슴에 남던지...
그래도 우리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전날 까지 저 학교 마치고 병원으로 오는 시간 (당시 학교 마치면 매일 병원에 가서 할머니 옆에서 숙제도 하고 티비도 보고 그랬거든요) 기다려 주셨어요.
나이 먹은 지금도, 할머니께서 제꿈에 종종 나오셔서, 기분좋은 일을 만들어 주시곤 하십니다. *^^*
외할머니는 시골에 계십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할머니 모시고 살고 싶어 하시는데..
우리 외할머니가 시골에 계신이유는...
"내가 시골에 있으면서 농사도 짓고 그래야 우리 강아지들 먹을게 나오지 않겄어?" 이겁니다.
너무 맘이 아파요.
한국에 갈때마다.. 도착하자 마자 할머니께 전화드립니다.
그럼 그 담담날에는, 늘 언제나 할머니표 미숫가루가 집에 배달됩니다.
직접 농사 지으신 쌀...
직접 캐다가 저장해놓으셨던 쑥.
그외 콩이며 잡곡들.. 다 직접 키우신 정말 농약 하나 없는 유기농들입니다.
저 태어 날때 우리 외할머니 저 보시고...
저게 과연 인간 될까 싶으셨대요.(당시 체중미달과 너무 몸이 약해서 다른 사람들은 저보고 아마 살지 못할거라고... 그랬다는 ^^;;)
그런애가 키도 훌쩍 몸도 훌쩍 ^^;; 커버려서 늘 저보면, 내강아지.. 사람될지 누가 알았디야..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번에도 한국가자마자 짐챙겨서, 시차적응 할 시간도 없이 외갓댁으로 갔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새벽 3시. 그시간 까지 우리 할머니 잠도 안주무시고, 그 추운 날씨에 밖에서 불켜놓고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차라리 간다고 말씀 드리질 말것을...
우리 할머니 올해 여든 여섯이십니다. (울엄마가 저 늦게 낳았어요.. ㅡ.ㅡ)
당뇨와 혈압으로 몸움직이시 불편하신데도, 여전히 저를 위해서 보리며 쌀이며... 농사 지으시겠지요.
아차, 할머니표 감식초도 있구나...
당신딸 속썩이며, 영양분 다 뺏아서 세상에 나온 손녀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 자신을 희생하시는지 저는 도통 모르지만, 할머니표 청국장과 모시떡은 늘, 늘... 그립습니다.
글쓰면서 왜이렇게 눈물 나는지...
횡설수설 했네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ㅠ.ㅠ
1. ....
'04.3.5 4:38 PM (218.153.xxx.173)외할머니.. 친정어머니가 막내딸이었어요. 내가 6살쯤에 친정어머니 출산후 돌봐주러 오셨는데, 내가 하두 엄마 앞에서 알짱거리고 힘들게하니까, 외할머니가 나를 혼내셨어요. 어린 마음에 그것이 서러워 외할머니 보고 빨리 할머니 집에 가라고 떼를 쓰고, 나중에는 그것이 어린 마음에 원죄(?)가 되어 외갓집에 안갔다는 우스운얘기를 지금도 하네요.
지금의 내 아이들은 외할머니라면 항상 따뜻한, 너무도 끔찍한, 애뜻한 정을 가지고 있지요.2. Ellie
'04.3.5 5:59 PM (24.162.xxx.70)그렇죠... 한세대를 건너면 왠지 멀어지는 느낌.
아무리 내리 사랑이라고 해도, 손녀 손자 보단 딸일건데..
저는 복도 많아요.
우리 할머니도 우리 아빠보단 늘 제편이셨고,
우리 외할머니도 우리 엄마보단 저에요..
군데, 할아버지, 외할아버지는.... ㅡ.ㅡa3. 깜찌기 펭
'04.3.5 7:47 PM (220.81.xxx.147)외할머님은 이렇게 외할머니 생각하는 손녀가 있으니, 힘내서 농사지으실꺼예요.
4. 김혜경
'04.3.5 8:07 PM (218.237.xxx.229)저도 10여년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가끔, 눈물 찍어냅니다.
5. 손.오.공
'04.3.17 11:02 PM (62.134.xxx.10)저도 할머니 사랑을 듬뿍 받고 컸더랬지요.....돌아가셨는데.....아프셔서 서울집에 근 1년 사셨지요. 하루는......네가 어릴때는 나 좋다고 그리 붙어 다니드만....인자는.....그러시고...돌아 누우셨지요. 제가 엄마랑은 철천지 왠수지간이었데, 머리 크고. 엄마가 해 주시는 옛날얘기. 시집살이 하신 얘기 듣고. 할머니가 쫌 미웠더랬지요.....하루는. 뼈랑 가죽 밖에 안 남은 몸으로 아프시다며 방을. 네 벽모서리를 돌며 신음하시는 걸......너무 무서워 바라만 보고 어쩌지 못했는데....그러고는...얼마 못 사시고 돌아가셨지요. 기어이. 고향 집으로 가시겠다는 고집에 모셔다 드리고 다음날로 세상 뜨셨는데. 배웅하는 집 앞에서. 차에 오르시며. 제겐...눈길 한 번 안 주고...떠나시고. 꿈에서조차 저를 외면하곤 하셨더랬지요.....친할머니신데.....지금도 생각하면. 저는. 가슴이....가슴이 미어지고. 할 말이....나오질 않는답니다......저도. 보고 싶네요. 우리 할머니.....두 분다 돌아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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