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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

익명 조회수 : 1,138
작성일 : 2004-03-05 12:34:26
이 사이트에 가끔씩 들어오면, 남편들에 대한 서운함, 불만들이 가득하여..가끔은 아쉬운 감이..
정말 좋은 남편, 존경스러운 남편도 주위에 많을텐데...

결혼생활은 대부분 상대적이지만, 항상 1:1의 팽팽한 관계는 아닌것 같다. 한쪽이 모자라면 다른쪽이
채워주는.. 그래서 이혼이란  단지  서로를 감당해줄 수 있는 힘이 어느 쪽이 모자랄 때 이루어지는..
절대로 그들을 비난할 수가 없다. 단지 이혼하지 않는 나는 다행스럽게도 좀더 넓은 가슴을 가진 상대를
만났을 뿐이고...

좋은 남편은 필연적으로 좋은 아빠가 되고, 잘 자란 자식들의 성장을 보게되는데...
우리나라에는 남편의 역할이 너무 한곳으로 몰아쳐 있다(오로지 경제력의 중심추로,,), 아무리 엄마가
아이들을 잘 키울려해도 남편의 역할이 없이는 어려운 것 같다. 물론 특수한 상황에서는 , 양해가 되지만.

젊은 시절 중매로 남편을 만났다.  첫 눈에 성실해 보이지만 눈빛이 날카로은 유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6개월정도 사귀었는데, 첫인상과 다름이 없었고,  내가 사회에서 겪어본 다른 누구보다 믿음이 가서
결혼을 했다. 결혼 프로포즈할 때,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자기노력으로 할 수있는 것은 다하겠다고..

남편은 그약속을 지켰고, 결혼생활 이십몇년동안 첫인상과 큰 변함이 없었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보통
아내고.  한번도 이혼이란 말을 생각해보지 않았고..

말없는 남편이 가끔씩 하는 말들이 항상 감동을 주었다. 무슨 기념일, 무슨 이벤트하나 챙겨주지 않아도..
가끔 나와 다툼이 있어서 냉전을 하다가고, 곧 일상으로 돌아온다.  결혼후 몇년이 지나 내가 물었다.
나와 다투고 어떻게 화를 푸냐고?. 그때 남편이 말했다--" 내가  왜 결혼을 했는가?  이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결혼하지 않았나?. 그 생각을 하면 화가 풀린다고..  그말이 나에겐 어떤 선물보다 감동을
주었다, 항상 합리적인 행동이 말보다 앞서고.

아이들 육아에는 항상 함께하여, 아이들에 대한 기억은 아빠가 더 많이 가졌고, 다 성장한 아이들은
아빠를 얘기할 때 가끔은 가슴이 벅차다고 할정도로 사랑한다.

남편의 직장에서의 지위와는 상상이 안가는, 소탈한 가장으로서의 모습에 항상 감사하는 아내가 되었고,
모든 가족이 집이 천국이라고 한다면, 여기 식구들에게  흉이 잡힐까요?

정말 좋은 남편, 훌륭한 아빠가 되려면 많이 참고 부지런해야 할 것 같구요, 상대방을 그사람의 장단점을
떠나 사랑해야 할 것 같네요. 왜냐면 나는 까다롭고, 아무리 생각해도 결점이 많으니까요.

이게 아름다운 얘기가 될까요?
다른 님의 남편얘기를 보면서, 아! 그렇지 않은데.. 하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IP : 218.153.xxx.9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르빅
    '04.3.5 1:12 PM (211.219.xxx.68)

    진짜 님의 남편같은 분이 계셨군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전 신랑이랑 치열하게 싸우면서 쌓이는 '미운정'이
    예의바르게 오가는 '예쁜정'보다 아름다운것 같아요.^^

  • 2. 왠지
    '04.3.5 1:53 PM (211.178.xxx.124)

    왠지 글을읽는동안 뜬금없이 토마토님이 떠올랐다는.....

  • 3. 김혜경
    '04.3.5 1:54 PM (211.215.xxx.49)

    훌륭한 남편이시네요...
    그런데 많은 남자들이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별로 노력을 안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 흉도 많이 나오고...

  • 4. 하하
    '04.3.5 2:12 PM (218.236.xxx.118)

    저도 토마토님이 문득.

  • 5. 야옹냠냠
    '04.3.5 2:24 PM (220.78.xxx.93)

    음..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여기 오신 분들 중 남편에 대한 불만이나 미움으로 답답한 분보다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행복한 부부가 더 많을 거라고요. 하지만 기쁘고 즐거울 때보다는 속상한 일이 있을때 털어놓고 위로도 받고 싶으니 더 펼쳐놓게 되잖아요.
    또 나 이렇게 행복해요 하고 올리면 돌도 굴러올 수 있고..^^

    저같은 경우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몇번 먼저 올릴때는 좋을 때보다 어려울 때였던 것 같고요. 이러면 대부분의 결혼이 어렵고 불행한 거라고 아가씨들이 오해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가끔 하는데요. 그렇지 않아요. 결혼하길 잘 했다고, 결혼으로 인해 내가 더 커지고 넓어졌다고 생각하는 저같은 사람도 많으리라 믿어요.

  • 6. 전문직
    '04.3.5 4:49 PM (211.177.xxx.122)

    '행복한' 토마토님 글 맞는 것 같애요.

  • 7. aaa
    '04.3.5 4:51 PM (220.124.xxx.203)

    남편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이 든다고 나쁜 남편이라고 할 수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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