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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속상해요

도저히 못밝혀요 조회수 : 1,444
작성일 : 2004-02-06 18:08:36
결혼한지 4년째 접어들었네요.
남편은 그때 박사과정 마지막 학기였구요.
근데 과정 수료를 마치고 1년가까이 논문준비를 하던 남편이
돌연 지지난 연말 학업을 때려치우겠다는 거예요.
아무리 설득해봐도 막무가내.
결국은 그렇게 취업자리도 못구하고 이곳저곳 어렵게 시간강사로
지난 1년을 버텼어요.
그동안 여러 곳 취업자리 알아보려고 노력 많이 했죠.
근데 이상하게 될듯될듯 하다가 끝에가서는 꼭 얼그러지고 마는거예요.
이번 설 전엔 저번에 원서넣었던 연구실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갔더니.
당장 담주부터 출근하라며 부서원들과 식사까지 하고 왔더라고요.
당연히 우린 기대에 부풀었죠.
허나 이건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느낌이 어떤건지 가르쳐주기 위한
운명의 여신의 장난이었어요.
절차에 따라 한다며 모집공고를 새로 내고 지원서도 내라 해서 다시내고...
근데 결국엔 물먹었어요.
그 지역출신에다 그 연구소와 관련있는 대학의 졸업생이 그자리에 대신 가게 된거예요.
남편은 이제 완전히 퍼져버렸어요.
그러다, 시어머니와 얘기 중에 삼재가 어쩌구 하더니
점을 보러 가겠다는 거예요.
태어나서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점을 말예요.
그러더니, 역술인을 만나고 와선 <내후년까지 내사주에 아무것도 이뤄지는 게 없다네>
그러고는 다른 말을 안하더군요.
한 일주일 지났나, 어젯밤 결국은 그날 점본 얘기를 하는데, 저 까무라치는 줄 알았어요.
글쎄 그 점쟁이왈
제가 너무나 박복해서 남편 일에 방해가 된다네요.
또 박복하기 때문에 우리 둘 궁합이 안맞아 맨날 다툰다네요.
사실 저희 결혼하고 말싸움이 생활이 되다시피 했어요.
전 직장다니랴, 아기 치닥거리하랴, 원래 하기 싫어하던 집안일이 자연 뒤로 밀리데요.
근데 남편은 홀어머니의 외아들에다, 동생이면 지극정성인 누나 사이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완전 왕자병이예요.
그러니 집안일하는 것 갖구 거의 날마다 입씨름이었죠.
더구나, 전 제가 넘 힘드니 남편이 같이 분담을 해야한다고 늘 주장했죠. 그래서 요즘은 거의 고슴도치부부가 됐어요. 틈만 나면 상대를 할퀴다 볼일 다보죠.
아무튼 그러저러 한건 어째 맞춰간다지만...
제가 밤에 잠이 안오도록 화가 나고 맘을 다친건요.
그 점쟁이가 우리 둘 궁합이 그리 안좋으니 둘 사이에 난 우리아기보고도 좋을 게 하나 없다고 그러더래요.
그것만 들어도 기분 몹씨 나쁜데, 뒤이은 남편왈
가끔은 아기가 남같게 느껴질 때가 있다네요.
저 밤새 울었어요.
그동안 남편이 제보기에 넘 우유부단하고 무능하다 싶어도 아기에게 지극정성이었기 땜에
모든게 다 용서가 됐는데, 정확하지도 않은 점쟁이가 한 한마디 땜에 아이에게 순간 마음이 움추러드는게
느껴지는거예요.
홧김에 남편인생에 걸림돌 되고 싶은 생각 조금치도 없으니 걱정말라니
남편왈 그 점쟁이가 제사주엔 이혼수가 없데요.
그러니 이혼하는게 제일 좋은데 그게 안되면, 저한테 양해를 잘 구해 작은집을 차리는 것도 좋다고 했데요.
그럴 운이 보이니 아마 확률이 높을 거다. 그러면 거기서 2남1녀를 낳을 것이다 라나요.
저 어떡해요.
저도 딴 점집에 가서 물어봐야 하나요.
아님 남편이 계속 찝찝해하는 걸 옆에서 지켜봐야 하나요.
IP : 211.183.xxx.19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처음엔
    '04.2.6 6:15 PM (61.77.xxx.195)

    첨이니 그리고 일이 안풀리다보니 점쟁이 말 곧이 곧대로 믿게 되지만
    시간이지나 신경안쓰고 살다보면 그냥 흘려 버려질꺼예요
    지금은 정말 그런걸까 생각해도 무시하시고 기다려 보세요
    그 점쟁이 참 이상하네
    그런말 잘안하는데 별루 믿지못할 점쟁이예요
    굿한번 하길 바라고 하는말인듯
    그점쟁이 말믿고 아일 멀리 한다니..
    남편도 일시적 현상일거라 생각되요

  • 2. 지성원
    '04.2.6 6:39 PM (211.221.xxx.81)

    도저히 못밝혀요님
    그점집에 남편분 사주들고 혼자가셔서 한번 뭐라하는지 들었음 어떨까 싶네요.

  • 3. 꾸득꾸득
    '04.2.6 6:50 PM (220.94.xxx.15)

    다른곳도 가보시라 그러세요..
    글구 점집은 정말 신빙성 없는곳 아닌가요?
    답답하시겠어요...
    근데 남편분도 맘이 너무 약하신것 같네요...
    그런것은 안믿으면 그만이고 믿기시작하면 끝도 한도 없는데..남편분과 진지하게 얘기해보셔요..
    저도 뭐라 딱 해결책을 말씀드릴수 없어 죄송한데 지성원님 말씀대로 함 해보시는것도...
    제심정같으면 그 점쟁이를 확 @#$$$%@ 해벌릴것 같아요...우~~띄.

  • 4. 승연맘
    '04.2.6 7:09 PM (211.204.xxx.116)

    다른 점집 5군데 가서 5군데 다 똑같은 말을 하면 그때 한 번 생각해보심이 어떨지 싶네요.
    언젠가 시사프로에 나온 얘긴데요, 궁합때문에 결혼 깨진 여자가 억울하다면서 제보한
    점쟁이가 있었는데 기자가 몰래 아닌척 하구 그 여자와 남자 궁합 물어보니까 좋다고 하더랍니다. 기막힌 일 아닙니까? 그리구...그렇게 나쁜 궁합이라도 잘 사는 부부도 있답니다.
    연극인 전무송씨 부부가 궁합이 그렇게 안 좋다라고 합디다. 그래도 아직까지 잘 살고 있지 않나요? 전 사주나 궁합도 무시할 건 못되지만 그래도 그걸 믿는 사람이 마음이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똑같은 일도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봅니다.

  • 5. 김혜경
    '04.2.6 7:34 PM (211.215.xxx.134)

    말도 안되요...세상에 무슨 그런...

  • 6. 꽃게
    '04.2.6 8:16 PM (61.42.xxx.15)

    그런 얘긴 들을 필요도 없고 그 점쟁이는 정말 기본이 의심~~~
    저는 점보거나 역술 하시는 분들을 카운셀러 역할을 한다고 보거든요.
    그런곳에 찾아가는 사람이 속편하고 등따뜻한 사람이 가겠습니까?
    뭔가 답답하고 잘 풀리지 않아서 가는 건데...
    같은 말이라도 희망을 주고 사람을 다독여 위로와 격려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시해버리세요.

  • 7. ....
    '04.2.6 8:33 PM (211.192.xxx.162)

    원래 점집이 시댁식구가 가는거랑, 친정식구가 가는거랑..
    천지차별로 얘기해요.
    아마 남편분쪽에서 가서 그런 얘기 했을거예요.
    님께서 가시면 분명 또 다른 얘기하겠죠.
    참말로.. 복장 터지네요. 쳇.
    승연맘님 얘기대로 님께서도 다른 점집들 함 돌아보세요.
    사주가 원래 해석하기 나름.
    또 사주보는 사람 나이대에 따라서도 해석이 다른법.

    웃겨. 정말. 그 점집 망해라. -_-

  • 8. 푸우
    '04.2.6 9:49 PM (218.51.xxx.6)

    저희 집도 한 샤머니즘 하는데요,,
    그런 말도 안되는 말 하는 데는 첨들어봤어요,,
    아무리 나쁘게 나와두 그렇게 대놓고 말하진 않거든요,,
    아주,, 돌려서,, 그렇게 이야기 하는데,,
    아무래도 거긴,, 처음에님 말씀처럼 굿이라도 바라고 하는 사이비 점집인것 같아요,,
    글구,, 넘 황당한 이야기가 많네요,,
    그냥 무시하세요,,
    점집 말고,,정 답답하시면,, 철학관이나 책을 보고 주역을 공부한 사람 한테 가서 보세요,,
    신기가 내렸다는둥,, 이런 점집은 사기꾼들이 많아요,

  • 9. 코코아
    '04.2.7 5:37 AM (211.117.xxx.43)

    10년전쯤 이야기인데요, 제 시누이가 속이 안 좋고 기운도 없고 아무런 의욕도 없어서 점을 보러 갔더니요,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제 시아버님)께서 딸에게 와서 자꾸 힘들게 하는거라고 굿을 해야한다고 해서 그 때돈 200만인가 300만원주고 산에 가서 굿을 하고 오더라구요.
    근데 몸이 아무래도 이상해서 병원에 가니 그 증세가 임신으로 인한 입덧인거였어요.
    점장이말 신경쓰지 마세요. 남편분께서도 일이 잘 안 풀리니 속상하고 답답해서 아무래도 자꾸 그런쪽에 마음을 쓰시는 거겠죠. 앞으로 좋은 일 생기실거예요. 제 남편도 18년 잘 다니던 회사가 좀 어려워졌다고 다른 회사로 스카웃 비슷하게 옮기더니 그 회사가 최근 부도가 나기 직전 과감히 퇴직하고 전부터 생각해오전 사업을 며칠 후면 시작하게 되었어요. 지금 힘드셔도 그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으니 너무 절망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잘 될거야, 잘 될거야' 하고 자꾸 생각하세요. 저도 힘들고 불안할 땐 자꾸 혼자서 그 주문을 중얼거린답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시면 일도 잘 풀리실거예요.

  • 10. champlain
    '04.2.7 9:46 AM (63.139.xxx.164)

    정말 말도 않 되네요.
    그리고 그런 점쟁이 말에 귀를 귀울이시는 남편분도 님을 속상하게 만들구요.
    기운 내세요.
    기도 해 드릴께요..님의 아기와 님의 가정을 위해...

  • 11. 그린하우스
    '04.2.7 10:28 AM (211.180.xxx.2)

    위엣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 점집에 님이 가셔서 궁합 한번 다시보시고 결과를 시어머니께 알려드리시는건 어떠신지...아마 결과가 다르게 나오지 않을까요?...

    점집에 가면 [너네집 마당에 무슨무슨나무있찌!!] 이런대요~ 그럼 점 본 사람이...
    있는데요 하고 대답하면 ... 그것때문에 될일이 안되....
    없는데요 하고 대답하면....있었으면 큰일날뻔 했어.....이런식으로 말한다내여...

    믿을게 못되는거 같아요....현명하게 마무리 됬으면 좋겠어여...
    너무 속상해 마시구요 기운내세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12. 사주만들어줌
    '04.2.7 12:04 PM (61.78.xxx.18)

    예전에 제가 미혼일적에 저희 과장님의 결혼스토리가 입증합니다
    저희 과장님댁 할머니가 엄청나게 미신을 믿으시는분이시라....
    색시감두 저희회사 공장에 근무하던 고졸여사원이었데요.. 그러니 그닥 탐탁하게
    생각지 않고 있으니 이 현명한 과장님 점집에가서 자기 생년월일 대주고 나랑 기차게 좋은
    배필 사주는 어떤거냐고 물어서 그 생년월일을 색시꺼라구 적어드렸답니다..
    할머니가 걍 무조건 환영해서 이쁨받고 시집살이 잘 해내고.........(사실 두사람 그닥 궁합이
    좋은건 아니였데요.. 그래서 맞춤사주 만든거구요)
    지금 아들 둘인데 하난 서울대 나와서 외국계 펀드매니저루 잘나가구 공부 좀 쳐지던 둘째두
    미국가더니 연대가 맞았는지 대학나와서 보험컨설턴트로 자리잡고 잘있고 그 과장님 전무까지 승진하시고 작년에 퇴임해서 두분 룰루 랄라~ 잘사시던데요.. 이런 남편을 만나야 되는건데.. 암튼, 님이여 나자신을 사랑하기를 멈추지 마세요.. 그래야 미운 남편두 받아줄 여유가 생기는거니까요.. 팔자소관? 이거 깨면 됩니다 ! 설마 작은집..? 있을수 없는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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