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천생연분 부부싸움을 보고....

아라레 조회수 : 1,685
작성일 : 2004-01-28 23:18:16
오늘 내용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황신혜가 너무했다 싶다가
울면서 항변하는 걸 보니 구구절절
맺힌 말들이 다 옳고...
안재욱도 나름대로 참 맘 아픈 얘기를 하고....

부부가 사랑 하나로만 살기가
참으로 힘들다는 걸 새삼스레 알게 해줍니다.

오늘 드라마를 보고
우리 부부의 싸움을 되돌아보게 되네요.


누가 누구를 먼저 사랑했느냐,
누가 더 많이 사랑했느냐...는  

사랑의 결과에 있어서는 중요치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철딱서니 없고 알량한 자존심은
제가 먼저 남편을 좋아했던게 아니라
쫓아다녀서(실은 감지덕지할 일이지만 -_-;)
어쩔 수 없이 만나준거고
내가 너무 바보같이 착하고 순진해서
딴 남자 만날 생각도 못해보고
사람 하나 구제해 준거다...며
늘상 큰소릴 치며

제가 남편보다 사랑에 있어서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 살았습니다.
사랑에 순위는 없는것인데...

그.러.나.

아무리 연애시절 여왕과 머슴의 신분으로
살았으면 뭘하고
하녀와 왕자로 사랑했으면 뭘하겠습니까.

결혼하면 다 똑같이 수준조정되는
남편과 아내인 것을....

알면서도 현실에 분노하게 될 때,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 길이
더 나아보일 때마다

무척이나 남편하고 싸워대면서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면서
결혼하자 그랬냐...
난 진짜 더 좋은 조건의 남자들이
있었는데...
억울하다... 난 진짜 떵 밟은거야...등등
속긁는 소리들을 했었죠.

어느 싸우던 날. -_-;;
여지껏 잘 참아주던 남편이
자기도 이런 줄 알았다면 나랑 결혼 안했을거라며
자기도 떵 밟은거라 하더군여.

쿠데타도 이런 날벼락 같은 쿠데타가 없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못돼게 굴어도
내가 아무리 막해대도
저사람이 날 더 많이, 먼저 사랑했기 때문에  
괜찮을거고 내가 더 손해를 봤다는 생각은
철저한 착각이었슴다. ㅠ.ㅠ

그러면서 둘다 펄펄 뛰면서
내가 밟은 떵이 더 진 떵이네,
내 떵은 구두 사이로 껴들어가 떼기도 힘든거네,
내 떵은 냄새가 장난이 아니네 등등...

그 때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그 대화를 하는 순간
저희 둘은 인간이 아니라 단지 떵이 되었음을...-_-

이렇게 두 떵덩어리가
밤새 니꺼 내꺼 시비를 가리며 싸워대고
(과연 누구 떵이 더 거시기한가...)

오날날까지
남부럽지 않게 떵떵거리고 살고 있습니다. ^^;;

강아지똥이 민들레꽃을 피워낸 것 처럼
저희 둘 사이에도 제발 아름다운 꽃 한송이
피워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날이 빨리 오길...........

ps: 예전 연애시절에 느꼈던 풋풋하고 열정적인 감정은
    이제 다 어디로 가버리고
    거의 친구같은, 오누이 같은 감정만 있는데----
    이거 심각한 거겠죠....?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 같은 떨림은 간데 없고
서로 발로 꾹꾹 누르며(최소한의 신체접촉) 살고 있습니다. =_=
IP : 210.117.xxx.16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4.1.28 11:28 PM (219.241.xxx.213)

    하하하...아라레님, 전직이 혹시 작가?

  • 2. griffin
    '04.1.29 12:03 AM (220.94.xxx.58)

    그 드라마 보구 있음 정말 "나두 그런데~"하는 장면들이 있어요.
    오늘 보다가 괜히 눈물 찡~~
    울 신랑한테 삐져있거든요...ㅠㅠ

  • 3. 새벽공기
    '04.1.29 12:25 AM (69.5.xxx.107)

    저..이상한 사람되었어요..혼자..소리내서 키득거리다..꺼이꺼이..소리까지..

  • 4. champlain
    '04.1.29 12:32 AM (63.139.xxx.164)

    어쩜 저랑 그렇게 똑같은 생각을 하고 사셔요...
    근데 분명한 것은 제가 왕 대접을 해주면 남편은 항상 저를 황후 대접 해준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때때로 그게 잘 않 되어
    못난이 무수리처럼 군다는 거죠..^ ^
    저도 천생연분 보면서 참 공감이 가는 대사가 많던데...

  • 5. 오렌지쥬스
    '04.1.29 8:40 AM (210.105.xxx.253)

    얼른 핸드폰에 있는 남편이름 바꿔야겠어요. 제가 [삼돌이]로 입력해놨거든요.
    하기야 제 MSN 대화명이 [삼월이]니까 부창부수긴 하네요.
    둘 다 3월에 태어나서 삼월이랑 삼돌이..

  • 6. Adella
    '04.1.29 9:40 AM (210.117.xxx.206)

    저도 아직 신혼인데, 천생연분 보면서, 맞어맞어..하는 장면이 많더라구요.
    황신혜, 안재욱 어떻게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콩깍지 연기에, 닭살연기를 하는지...
    게다가 어제 다투는거 보면서, 정말 공감했답니다.
    아직 그렇게 싸우지는 않지만..저렇게 말하면 안되겠다..하면서.
    음냐..
    다른 드라마들은 보통 주인공남녀가 지고지순한 사랑을 힘들게, 주위 환경에 불구하고 하다가 결혼에 골인하거나, 키스하면서 싸랑해!하면서 끝나는데.. 이 드라마는 일단 결혼하고, 그 이후에 쓰고달고를 보여주니, 정말 현실적인 감각이 있는것 같애서 좋아요

  • 7. 푸우
    '04.1.29 10:12 AM (211.109.xxx.73)

    저도 천생연분 봅니다,,
    노희경씨 팬임에도 불구하고,,,
    천생연분의 상황이나 캐릭터들이 너무나도 현실적인 부분에,, 끌린다고나 할까,,
    어제 안재욱이랑 싸우는 부분에서는 우리 집이랑 정말 똑같더군요,,
    결혼을 앞둔 동생도 정말 저렇게 될수 있겠다며 몰입해서 보더군요,
    보통때는 옷이 어떠니, 대사가 넘 웃긴다느니,, 하여간 드라마를 보고 나도 내용은 하나도 모르겠고, 잡담만 기억나는 것이 대부분인데,,어젠 둘다 진지하게 봤어요,,

  • 8. 淸香
    '04.1.29 10:18 AM (61.78.xxx.223)

    아라레님 글로 하루가즐겁게 시작 됩니다
    상상을 하면서...

  • 9. dreamer
    '04.1.29 10:18 AM (210.96.xxx.67)

    하하하하하...
    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혼자 웃다가 뒤로 넘아갔습니다. 푸 하하하하하핳하~~~
    뒤에서 부지점장님이 힐끗 보시네요...
    아니, 저아줌마가 왜저래~~~? 하시는 눈빛...ㅋㅋㅋ

  • 10. 키세스
    '04.1.29 11:51 AM (211.176.xxx.151)

    아라레님~
    부부사이의 친구같고 오누이 같은 감정 이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계속 연애시절 절절한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요?
    피곤해서...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0363 으~~~~~~~~~ 터진다. 5 은맘 2004/01/29 1,175
280362 환경의 역습 [새 아파트로 이사 계획중이신 분 필독] 4 꿀벌사랑 2004/01/29 1,135
280361 질투의 화신.... 4 박인경 2004/01/29 1,238
280360 알아낸 기념으로~^^ 3 사랑화 2004/01/29 962
280359 검색해도 안나와요~~~ 1 은맘 2004/01/29 881
280358 무지무지 요리엔 관심이..많아서..^^ 2 제혜찬 2004/01/29 880
280357 가까운 사이일수록.... 3 사랑화 2004/01/29 1,009
280356 돌아가신 이후 첫해 생신은.. 2 자차. 2004/01/29 910
280355 드뎌 퇴치했어요,,헉헉 5 꿀벌사랑 2004/01/29 885
280354 외국 사이트 인터넷 구매 2 초보 2004/01/29 881
280353 결혼 8년 재*신*임 16 오렌지쥬스 2004/01/29 1,409
280352 에고..내허리 2 정윤맘 2004/01/29 887
280351 내 나이 여든다섯! 9 복주아 2004/01/29 1,241
280350 솔직한 내 마음이건만...... 4 익명...... 2004/01/29 1,275
280349 다음 달 가스비랑 전기세가 걱정되요ㅜ ㅜ 2 레몬주스 2004/01/28 879
280348 천생연분 부부싸움을 보고.... 10 아라레 2004/01/28 1,685
280347 대장금 패러디 사진 보세요 7 하늘별 2004/01/28 1,098
280346 푸우님의 글을 읽고 -_- 7 키세스 2004/01/28 1,018
280345 갑자기 무지 궁금해지네여 3 궁금 2004/01/28 875
280344 그녀는 간첩 13 푸우 2004/01/28 1,268
280343 슬링에 대해 질문 있어요~! 8 지원새댁 2004/01/28 933
280342 불임.. 말 못하는 고민.. 17 사라 2004/01/28 1,507
280341 이번에는 꼼짝없이 당한 이야기 ㅜ.ㅜ 17 키세스 2004/01/28 1,484
280340 안양,의왕에서.. 8 호호 2004/01/28 945
280339 동대문 가보려고 하는데요? 5 이현정 2004/01/28 1,087
280338 디카 정리한 글들? 3 scymom.. 2004/01/28 874
280337 작은 미소의 봉사 1 김윤곤 2004/01/28 884
280336 새로산 랜카드와 한글 사용법! 5 june 2004/01/28 877
280335 두 아들 10 포카혼타스 2004/01/28 1,101
280334 환갑날 식사할 곳 알려주세요 1 양양이 2004/01/27 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