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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반성하게 하는 글

깜찌기 펭 조회수 : 920
작성일 : 2003-12-31 16:58:18
출처는 디씨, 여행-해외겔러리이고


베이징 옹이라는 분이 올리신 글과 사진입니다 - 이후 이야기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만난 좋은사람 - 아통>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소위 제가 생각하는 좋은사람보다는


예의없고 삭막한 중국인들을 더욱 자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가끔은 정말 의리있고 친절한 중국친구도 있음을 알게될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은행에 다녀오는 길에 무턱대고 그 중국친구가 보고싶어서 자전거를
돌렸습니다.


큰 공터에 자리잡고 있는 그의 작업장에서 꼭두새벽 5시반부터 저녁어스름이 다할 때까지



그 친구는 여기서 일합니다.  북경조양구 망경신성 근처 아침시장이 열리는 부근입니다.


제 자전거 이야기에서 여러분들께 소개하고픈 '아통'이라는 제 자전거 전문 주치의가


오늘 말씀드릴  그 친구입니다. ^^










이 친구는 참 열심히 사는 사람입니다.


제가 만난 중국인 중에서 제일 열심히 살며 웃음짓는
사람중에 한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첨에는 저도 의심을 했더랬습니다. (중국에 좀 있다보면 그놈이 그놈이지라며  의심의
고삐를 늦추지 않게 되더군요. -_-)


저게 날 외국인이라고 바가지 씌우는건 아닌지, 돌려보고 세워보고 한참을 재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여러번 자전거를 수리하기 위해 들린 그곳에서 그의 성실함을 봤습니다.


자전거를 가지고 가면, 꼭 한번 직접 운전을 합니다. 그러면 백발백중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진단을 하죠.





그 솜씨가 가히 경악할 정도로 기똥차서,


제가 '자전거왕', '제 인민자전거 주치의'라는 별명도 붙여줬습니다.


그러기를 몇 번, 손님들이 밀려있어 아통은 자전거를 수리하고


전 곁에 쭈그리고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새벽 5시 반이면 어김없이 이곳으로와 저녁 어스름이 져


깜깜해질 때까지 자전거를 수리한답니다.


날씨가 춥건, 어둡건, 황사가 불건 어김없이 그 새벽에 나와 굳은 살 박힌 맨손으로
자전거 기름을 만집니다.


어릴적 중국남방쪽에서 공장에 일하다 힘에 부쳐, 간간히 배운 자전거 수리기술을 밑천삼아


97년 북경외곽지역인 이곳에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아통은 두 아기의 가장입니다. 첫째는 벌써 3살박이인데 가끔씩 가보면 수리맡긴
삼륜차를 혼자몰고


저멀리가서 제가 몇 번을 잡아오기도 했죠. 개구쟁이입니다.


또 다른 막둥이는 작년 11월 초순에 태어났습니다. 제 딸도 11월28일날 태어났기에,
가끔 그의 아내가


배가 부른채 작업장에와 작은 일손이라도 거드는 모습이 안쓰러워 공구도 찾아주곤 했는데,


지금은 건강한 아들을 낳아 집에서 아기를 키운다고 합니다.


자식 이야기를 하는 아통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좋아보였습니다.











그런 인간적인 매력때문에 전 가끔 자전거가 아무 이상이 없어도 그곳에 들려보곤 합니다.


열심히 사는 그 친구를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어,


사진을 찍는통에 제 디지털카메라가 얼마냐고 물어보는 그 말에


왠지모를 미안함이 들어 대답을 못하고는 그냥 선물받았다고 둘러댔습니다.


2원, 3원 이렇게 추운날씨에 손수 기름칠한손으로 번 아통의 돈의 값어치를 ,


부모님께 대가없이 받은 돈으로 산 디카와 비교할 수 없다는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되려 정직한 대답이 그의 성실한 모습에 미안함으로 남을까 두려워 어물정댔습니다.


이 추운날 기름때섞인 환한 미소를 짓는 아통의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늘 제가 부르는 별명, 자전거왕 이라는 별명에 히죽대면서


자전거 문제라면 '沒問題' - 메이원티~  no problem을 정겹게 외치는 이 친구는


분명 적어도 자기의 전문분야에 있어서 득도를 한 듯해 보입니다.


자신의 전공에 있어서 자신있게 no problem을 외칠 수 있는


그 친구의 자신감이 부러웠습니다.



손님들도 그의 성실함과 화사한 웃음에 중독되 항상 웃음을 짓게 됩니다.


저같은 어설픈 외국인이 아통과 쭈구리고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하는게 신기했는지,



자전거 수리하러 오신 중국노부부까지 대화에 참여해


그 자리가 온통 '아통' 칭찬하기 자리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사는 모습은 늘 주위를 미소짓게 하는 모양입니다.



전에는 혼자서 했는데, 지금은 수련공(제자)도 뒀습니다.









아직 그친구의 실력이 서툴러 항상 아통이 한번더가서 손을 봐야하지만,


그래도 그 바쁜 일손을 좀 던듯 했습니다.



열심히 산다는 것... 이것 자체가 진정한 멋이라는걸 보고왔습니다.



겉멋들어 성실하지 못한 내삶보다, 그의 기름때잔득묻힌 잠바와 손톱의 성실의 때가


멋져보인 오늘이었습니다.
그래서, 내 삶에 나태와 교만과 게으름으로 가득찰 때면 터벅터벅 전 그 친구의
멍~한 미소를 보러 갑니다.



그렇게 쭈구리고 앉아있다보면, 맨손으로 기름을 만지면서도, 환히웃고



그 바쁜 손님들의 채근질에도, 웃어가며 정성껏 고쳐주는 그 태도를 보며,


제 성실치 못한 인생을 반성합니다.



전에 농담삼아 나눴던 대화가 생각납니다.



"아통~ 나 나중에 정말 할거 없으면 너 밑에서 자전거 배워도 돼?"



"沒問題' - 메이원티, 옹이는 언제든지 환영해~ ^^"



지금 생각해보니 지난날 아통에게 큰 말실수를 했습니다.


그가 전문적으로 하고있는 자랑스런 직업이 내가 할일이 없을때 심심풀이로 배울수 있다는식으로


농담을 한 내 수다스런 입이 또 실수를 한듯싶어, 담에 보면 사과를 해야겠습니다.


난 따뜻한 곳에서, 하루 세끼먹어가며, 좋은집에서 사는데도,



늘 불만을 가지고, 세상에서 제일 근심이 많은 듯 살고 있으니...



아통을 볼 때마다 반성하게 됩니다.



오늘 아통을 만났습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우리곁에 참 많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명쾌하게 살고 싶습니다.




열씨미~ 열~~~~~씨미 사는, 그래서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런 옹이가 되고싶습니다.




<2003.3.5 베이징옹 올림>

에필로그..





남들은 더럽다한다.


하지만, 정말 더러운건 손톱에 낀 때가 아니라


삶을 열심히 살지 못하는 시간의 낭비일것이리라.


아통은 깨끗하다. 멋지다. 그의 미소는 넘버원이다.


왜냐하면,


그는 세상을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를 미소로, 그저


삶 자체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입과 손과 눈만 살아있는 나보다 아흔여덟배 나은 나의 선생님이다.


행동은 말보다 힘이세다.












그도 힘듭니다. 하지만....


그는 웃는 법을 알고 있는듯 합니다.


힘들어도, 우아하게 웃는 법을 배워나가야 할 시점이 온것같습니다.


우린 어른이기에...






IP : 220.81.xxx.14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희주맘
    '04.1.1 9:11 PM (220.85.xxx.240)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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