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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지나갈때마다 눈길을 잡아끌던 곳인데, 아르바이트공고가 붙었더군요. 기쁜 마음에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데, 친구를 비롯한 여러명의 신청자를 물리치고, 제게 연락이 왔습니다. 그때의 기쁨이란......
오후 4시까지 나오라는 말에 예쁘게 하고 첫 출근을 했더랬죠.
그런데, 그 예쁜 찻집은 차보다는 술이 더 많이 팔리고 있더라는......20살짜리 알바생에게 자꾸 말
시키는 아저씨들도 있고......너무 당황스럽고, 무섭고...... 결국, 첫 아르바이트는 하루만에 끝났습니다.
두 번째, 아르바이트는 백화점.
여름이라 판매원들이 휴가를 가면, 그 자리를 메꾸는 일이었습니다. 첫 출근때 20여명을 모아놓고,
배치를 하는데, 야.외.매.대....흐억~~ 그때도 몸 사리기는 마찬가지여서, 햇빛알러지.....운운하며,
다른 동료를 사지(8월 평균 33도)에 몰아넣고는 양심도 없이 1층에 배정받았습니다.
그게, 결국 문제였죠. 인과응보......
첫날은 손수건 매대, 하루종일 방긋방긋 웃으며, 손수건을 팔았습니다. 오후에, 너무나 교양있고,
예쁜 사모님이 마찬가지로 예쁜 딸을 데리고 선캡을 고르고 계셨는데, 계산하려는 순간, 지갑이
없어진 걸 알았죠.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면서 빨리 찾아내라며 저희를 닥달했고, 백화점을
고발하겠다고 소리치다, 가자고 떼쓰는 딸아이의 뺨을 후려쳐 넘어뜨렸습니다. 거기는 정문에서
직통으로 보이는 장소라 오가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고, 저는 남은 시간을 가슴 졸이며
떨어야 했습니다. 또, 찾아올까봐......
다음날은 스타킹 파는 곳이었는데, 신어보겠다는 아줌마를 말리는 것 외엔 별탈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여기저기 팔려다니던 어느 날, 속옷 매장으로 발령(?)을 받았죠. 갑자기 큰 박스가
도착했는데......그 안에서 나온 물건이......소위 ㅈ,ㄹ 팬티라는 물건!!! 특성을 잘 설명하라는
지시가 있었는데, 그 특성이라는 것이 앞 부분에 특수물질이 붙어있으며 특히, 중요 부분이 닿는
곳이 삼베라 까끌까끌하고, 느낌이 차가우며, 바람이 잘 통한다나 뭐래나......하는 멘트를 꼭 하고,
어쨌든 오늘 안에 한 박스를 다 팔아야 일당을 준다는 뭐, 그런 얘기였습니다.
대학 초년생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명령이었으나, 일.당.때.문.에...........
매장의 언니조차 뜨악한 표정을 지으니 알바는 더욱 어째야 할지 모르겠고, 문제는 지나가는
남자손님들의 발길을 어찌 잡는가 였는데, 매장언니는 상품 이름이 쓰인 종이부터 붙이라고 했습니다.
간간히 여자손님들에게 설명하며, 하나, 둘 팔리기 시작하자, 조금씩 용기도 나고, 열심히 설명하는
저의 얼굴을 무척이나 신기하게 구경하는 남자손님들의 농담에 진땀을 빼며 버티고 있었죠.
신기한 건 속옷 매장에도 입어봐야 사겠다는 손님들이 꽤 있다는 겁니다.
아니다 다를까 이 특수속옷을 입어봐야겠다는 아저씨가 나타났습니다. 안 된다고하자, 그럼, 어찌
효능을 믿냐며, 입어봐야 까끌거리는지, 보탬( 뭔 보탬? )이 되는지 알거아니냐며 진지하게 부탁을
하더군요. 매장언니는 점심먹으러 갔고, 난감했지만, 하도 떼를 쓰기에 사이즈까지 찾아서
식사간다고 잠시 부탁한 옆의 잠옷매장 부스로 들여보내고 말았습니다. 모두 식사하러 간 사이
얼른 하나 팔아치우자는 욕심이었죠...
그런데.....잠옷 매장의 언니가 뭔가 한보따리 들고오기에, 제가 막 얘기하려는 순간, 하필 그 문을
벌컥 열었습니다. 끼아악·~~~ 일층 전체가 술렁였고, 사람들이 뛰어오고, 그 아저씨가 어떤 상태(?)
였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관리장까지 뛰어오고, 그 아저씨 역시 하얗게 질려 관리장에게 훈방을 받고
도망갔으며, 부스안에 남겨진 문제의 특수속옷만이 제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매장언니는 어떻게 속옷을 입어보게 했냐, 속옷값을 제가 물으라며 몰아세웠고, 전, 남은 시간동안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물론, 그 속옷도 다 팔지 못하고 종일 눈물만 났으니.....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으로 시작되는 노래가 그날처럼 반가웠던 날도
없었습니다. 다음날은 또 다른 매장으로 보내졌지만, 속옷매장 언니가 무서워 점심에 직원식당도
못가고, 슬슬 피해다니며 남은 날들을 고뇌와 함께 보내야만 했더랬죠. 그 후로도, 한동안
그 백화점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았으며, 혹 가더라도 속옷매장과 떨어진 다른 입구로 들어가
얼른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했답니다.
아, 속옷 값은.....일당에서 안 떼였어요........
1. 치즈
'03.12.28 7:34 PM (211.169.xxx.14)ㅋㅋㅋ
별걸 다 해봤어요.ㅎㅎㅎ
나같음 손님 있는지 또 까먹고 친절히 문열어 주었을거 같어요.ㅎㅎㅎ2. Fermata
'03.12.28 7:51 PM (211.40.xxx.184)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자지러집니다. ㅋㅋ3. coco
'03.12.28 8:20 PM (211.190.xxx.52)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4. 냠냠주부
'03.12.28 8:20 PM (221.138.xxx.15)징그러운 아저씨같으니 ㅋㅋ
5. 때찌때찌
'03.12.28 8:25 PM (211.191.xxx.236)ㅎㅎㅎ 믿기지가 않아요..........지금은 눈물나지 않으시겠죠?
자아도취 공주병 여동생이 파리바??에서 알바를 했는데......
남자손님들이 많이 늘면서 매상도 늘었데요.그래서 사장님께 보너스를 받았다며 자랑하는 동생이 생각납니다.6. 김혜경
'03.12.28 8:37 PM (211.201.xxx.84)그래서 며칠이나 하셨어요??백화점에서...
7. 꾸득꾸득
'03.12.28 9:02 PM (220.94.xxx.46)ㅎㅎㅎㅎㅎ 정말 상상만 해도 흐~~익
8. jasmine
'03.12.28 9:03 PM (219.248.xxx.217)한달했슴다......비참하게.....
9. 벚꽃
'03.12.28 9:43 PM (211.224.xxx.237)속옷 매대.. 정말 재밌네요.
저희 언니 결혼하고 백화점 매대일 했었는데
더러워서 못해먹게다 고 하면서 몇달을
하더군요^^ 그놈의 돈이 뭔지...10. 푸우
'03.12.28 9:55 PM (218.52.xxx.158)전 빵집에서 아르바이트 했었는데,,거짓말 안하고 한달동안 3키로가 그냥 불어서 나왔습니다,,
11. 별짱
'03.12.28 10:54 PM (220.76.xxx.198)우히히히히히.....
쟈스민님글은 박장대소를 가져다 줍니다12. mianz
'03.12.28 11:38 PM (211.212.xxx.174)저도 한달동안 백화점에서 와이셔츠 판매했었어요. 일학년 여름방학때...첨엔 손이 다 떨렸어요.아저씨들 목사이즈랑 허리 사이즈를 재느라....말 많고 탈 많은 백화점..사람 상대하는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걸 그때 알았다니까요.
13. 나나언니
'03.12.28 11:46 PM (221.149.xxx.58)쟈스민님 글 읽고 한 번 웃고, 푸우님 리플 읽고 한 번 더 웃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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