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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하루 2 ^^

이희숙 조회수 : 883
작성일 : 2003-12-15 17:27:47
82cook 송년 모임이 있을 시간 전 원당과 혜화, 신이문역을 오가며 있었고
어제 있었던 일들은 혼자 담기 넘 아까운 일들이기에  이 기분이
전달되 읽는 이들의 맘이 좋아지길 바래본다.

이번 크리스마스때 내가 맡은 교회 4인방(소년 4명을 이렇게 부름)에게 신사복을
선물하려고 하고 아는 아동복 사장님께 도매가로 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일외에
사장님이 자기가 갖고 있는 아이들 바지재고가 있는데 혹시 어려운데 도울때 있음
기증하시겠다고 하셨다.
내가 알고 있는 복지단체엔 벌써 물건을 보냈다고 하셨고 마침 친구중에 외국 근로자를
위한 봉사단체에서 1월말에 구호물자를 챙겨 버마를 다녀올 친구가 있어 얘길했더니
너무 좋아한다.

버마란 나라가 아직 환경이 열악한 상태이고 친구가 자비 들여 봉사를
떠나는 거라는데 참 세상에 나외에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 많음에 숙연해
졌당.

일요일 교회갔다 방통대 특강갔다 늦은 시간 아동복 공장을 찾아갔다.
주일학교 4인방 양복 4벌과 사장님이 챙겨주신 옷은 정확히 세어보진
못했어도 3-40벌은 되어 보였고 솔직히 내가 들기 벅찬 무게였다.
(집에와 세어보니 멜방 모직바지 60벌..)

내심 택시타고 가야징 했는데 사장님 택시비 많이 든다고 갈아타는
번거러움 없게 종로3가까지 일부러 태워 주시네.... (집이 화정이라서 ..)
자식같이 만든 물건 눈물 머금고 기부하는 사장님과 자비들여 오지로
봉사 떠날 친구사이에 이것들 들고 가는 수고쯤은 감수해야 될 것 같아
지하철에 몸을 싣는데 ...

옷보따리 3개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조금 걷다 쉬게 되고 팔은 떨려오고
그때 뒤에서 두 젊은 남,녀가 오더만 번쩍 들어 옮겨준다.
미안해 사양해도 극구 말리며 두 보따리를 들어 옮겨주는데 마침 방향이
같아 자연스레 인사를 하게됬다.
(정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친구들이었다.)

그들은 종착역까지 가고 나는 중간에 내리는데 가는 도중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이런 친구들이 있기에 삶이 행복하고 아름답구나 느껴졌고
더 놀란건 그 두 친구가 조금전에 교통사고를 크게 당하고 집에 가는
도중이란다. 차가 폐차될 지경까지 됬다고 하는데 천만 다행인지 큰 외
상은 보이지 않았고 아마도 집에서 걱정하실 부모님때문에 가는거 같았다.

사고 상태로는 지금쯤 병원에 누워있어야 될 상황같았는다.
사고처리 끝나고 긴장이 풀리니 몸이 좀 아파오고 있다는데
나의 짐을 들어준 그 친구들한테 뭐라 고맙다는 말은 형식적인거 같았다.

가끔 나외에 남을 생각하다 맘 상해보고 자신이 바보 같은 생각들이
많았었는데 이 친구들을 보니 동족을 만난거 같고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란
자책을 해본다.

자정을 바라보며 집에 도착해 신랑한테 욕을 먹긴 했어도 내심 정말
값진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에 모든 피곤을 잊는다.

내가 느겼던 상황의 감동을 전염시키고 싶은데 아직 글재주 말재주가
부족함에 안타깝기만 하다.

IP : 211.178.xxx.6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싱아
    '03.12.15 5:35 PM (221.155.xxx.213)

    이희숙님
    항상 봉사를 생활화 하시는것 같아요.
    저도 결혼전엔 조금씩 그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려 노력했던것 같은데 ....
    요즘 노인분들 급식 봉사활동 이라도 하고 싶은데 마음뿐이네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 2. 신유현
    '03.12.15 5:40 PM (211.189.xxx.221)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 전 항상 마음뿐인데...
    살림을 하다 보니 내던 후원금들도 부담이 될때가 많은데.... 딴데서 아껴서라도 이런 생각을 않해야 겠습니다. 조금 부끄러워지네요.

  • 3. 빈수레
    '03.12.15 7:28 PM (211.108.xxx.89)

    아무리 마음이 가도 푼돈이나 보내게 되는데, 이렇게 몸과 마음 아끼지 않는 분들 보면...
    항상 부끄럽지요....ㅠㅠ

  • 4. 꾸득꾸득
    '03.12.16 12:49 AM (220.94.xxx.39)

    정말, 푼돈으로만 마음을 가리게 되고 이런글을 대할때 마다 부끄러워집니다.

  • 5. 이희숙
    '03.12.16 10:47 AM (211.178.xxx.65)

    잉 ~ 기분 좋아지시길 바래 올렸는데 모두 숙연해 하시는것 같아 작전 실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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