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괜히 웃음도 나고
또 82가 이러다가 장터가 되겠다는, 걱정 아닌 걱정도 드네요.
할머니께서 올 가을에 농장 주변에서 은행을 좀 주우셨나봐요.
은행이 뭐 한꺼번에 많이 먹게 되는 것이 아니니까
집에선 거의 안 먹거든요.
그래도 허리 굽혀 주우신 게 아까우셔서
그 꼬랑내를 다 맡으며 씻고 말려 두시면서
"이게 다 웬수가 될텐데..."하신 게 벌써 며칠째에요.
일거리가 보이면 저절로 손이 가는 자동로보트 할머니, 인우둥네 할머니!
그걸 꼭 판다 어쩐다 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걸 어떻게 버리냐는 뼈에 맺힌 부지런함.
그렇게 주워 갈무리하신 게 말아웃(한말 반) 정도 된다고 하십니다.
서울 계신 엄마한테 어디 팔 데 알아보라고 하시는데
뭐, 엄만들 뾰족한 수가 있겠어요?
그리하야 인우둥이 갑자기 앞치마를 두르게 된 것입니다.
(왜 생선가게 아주머니들이 두르는, 돈 넣는 앞치마 있잖아요)
혹시 은행이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저렴하게 보내드리려구요.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 허리 굽혀 줍고 과육 벗기느라 고생하시고 말리느라 방에 냄새 밴 것...
그것에 대한 약간의 보상이랄까...
그러니까 돈이 문제가 아니라 할머니 일하신 것이 아깝다는 생각에서...
(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요... 어렵다!)
(근데 왜 전 자꾸 웃음이 날까요?
"팔지도 못할 것을..."하면서도 어느샌가 은행을 한 말이 넘게 말려놓으신 할머니...
항상 웬수, 웬수 하면서도 일거리를 만들고 찾고 결국 해내고 마는 할머니...
쩜 귀엽지 않나요? ㅋㅋㅋ 앗, 이러면 안되는뎅...)
은행이 시중에서 얼마에 팔리는지 몰라서 값도 못 정했어요.
할머니는 그냥 2-3만원이나 받으면 팔아치우시겠다고 하십니다.
(근데 은행 얼마해요? ^^; 혹시 한말 반에 2만원보다 싸면 말씀해 주세요.)
혹시라도 은행이 필요하신 분 있으시면 인우둥에게 쪽지 주세요.
과육은 벗기고 딱딱한 껍질은 안 벗긴 상태에요.
이게 상품인지 하품인지는 잘 모르지만
먼지와 매연 먹고 자란 도시 은행나무가 아닌
물맑은 물골안 산속에서 저절로 익어 투툭 떨어진 은행이라는 점은 확실하구요.
(상품 정보도 없고 가격도 못 정하고... 이런 글을 올리는 저도 참 웃기네요. 왜 자꾸 웃기지? ^^)
혹시^^ 여러 분 신청하시면 선착순으로 한 분께만 드릴 수 있어요.
할머니는 옆에서 컴퓨터로 어떻게 물건을 파냐고 계속 걱정이십니다.
ㅋㅋ 손녀딸 오고 인터넷 깐 덕분에 할머니께 좋은 경험시켜드렸으면 좋겠네요.
뭐, 꼭 판다기보담...
재미있는 일인 것 같아서 글 한 번 올려봅니다.
(판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생각 있으신 분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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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히히히... 은행 팔아요~
인우둥 조회수 : 1,010
작성일 : 2003-11-08 21:08:19
IP : 218.148.xxx.9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이성화
'03.11.8 10:44 PM (211.58.xxx.53)쪽지보내드렸어요 연락주세요^^
2. 김정애
'03.11.9 9:21 AM (211.192.xxx.150)저도 쪽지 보내드렸어요..
3. 인우둥
'03.11.9 11:55 AM (218.156.xxx.68)이제 끝!
은행은 이제 엄써요.
이번엔 고춧가루나 팔아볼까? ㅎㅎㅎ 구전은 제가 좀 떼어먹구요...ㅋㅋㅋ4. 룰루랄라
'03.11.9 9:07 PM (220.120.xxx.179)진짜 "우리 농산물 장터 " 이거 쥔장님이 만들어놓으시면 잘될것 같긴하네요
여기서들 배즙,노지귤,버섯,은행,고춧가루 등등 조은 먹거리들을 파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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