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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마흔...

김은순 조회수 : 908
작성일 : 2003-06-27 00:45:22

올해 저는 마흔살이예요. 누가 나이가 몇이냐구 물으면 대답이 얼른 나오지 않는 내나이 마흔...

고등학교 졸업하고 친구들이 대학 다닐때 조그만 회사에 여급으로 잔심부름을 도맡아 했던 나.
친구들이 회사에서 무얼 하느냐구 물으면 잔심부름 한다고 말하는게 너무 싫어서 거창한 업무를 맡아 일하는양 거짓을 말하던 나.
신발 밑창이 다 닳아도 내 얼굴만 보는 식구들 때문에 신발 하나 제대로 못사던 나.
무언가 답답하고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분노와 상실감과 자학으로 가득찼었지만 아무에게도 말못하고 셋방으로 돌아가는 골목 공중 전화에서 혼자 울던 나.
거울을 보고 혼잣말을 하던 나.

그런 내가 서른 살에 남편을 만나 혼인하고 아이 둘 낳고 그럭 저럭 살만해지니 내 나이 마흔.

누군가는 마흔살에 캐주얼 브랜드를 입었다고 흉보지만 나는 백화점에 가서도 이십대들이 입는 브랜드만 기웃거린다.  그 옷들을 내게 가버린 이십대요, 돌아올 수 없는 청춘인 것만 같다. 아무리 젊게 입어도 자신을 속일 수 없기에, 한 두 번 입고 동생에게 가버린 그 옷들.
마흔의 내 모습과 지나가 버린 시절에 대한 연민때문에 나는 매번 백화점 숙녀복 코너와 캐주얼 코너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IP : 61.77.xxx.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렁각시
    '03.6.27 2:59 AM (24.100.xxx.37)

    논노, 그린에이지, 빼뺴로네, 톰보이, 죠다쉬..
    그리고 나이키, 아식스, 아디다스 그나마 좀 쌌던 프로스펙스...
    어릴때 우리 자매들이 늘 잡지보며 친구들보며 부러워했던 브랜드였지요..
    교복 자율화떄 반 아이들이 입고 오는 비싼 브랜드 옷이 어쩜 그리도 부러웠던지...
    쑥쑥 자라고 또 식구가 많아선지 ..저희 어머니는 딸들 옷은 절대로 비싼걸 사주지 않으셨어요.
    외모에만 신경쓰면 안된다, 너는 옷탐이 많다고 제게 늘 야단치셨구요.
    언니들이 용돈 모우고, 학교졸업하고 취직하면서 산 옷을 그나마 돌아가며 입었는데..
    가끔 전날밤에 찍어둔 옷을 누가 먼저 입어버리면 난리, 난리~~~
    이제 나이가 들고 내 호주머니에도 돈이 있지만 ..
    어릴때 그토록 좋아보였던 브랜드들은 더이상 없고..
    우연히도 백화점에 가면 언니들과 꼭 같은 옷에 눈길이 가데요?
    아직도 그 미련이 남은듯...그때 좋아했던 폴로스타일이나 아가일 체크는 아직도 열광..
    가끔 우리는 웃죠..왜 우린 아직도 그 때 기억에 머물러 있는거냐...라구요.
    더이상 씁쓸하진 않고, 부모님이 이만큼 길러주신 것도 고마운데
    네...저도 가끔 옛날 기억속에서 길을 잃고 헤맵니다, 아직두요...

  • 2. 참나무
    '03.6.27 10:54 AM (218.150.xxx.238)

    저도 생각나네요. 그린에이지니 뉴망이니 하는 브랜드...
    고등학교 내내 못입다가 대학들어가던 해에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해서 받은 돈으로 빼빼로네 한 벌 사입었는데 어찌나 어색하던지...
    아직 40이 되려면 한 참 남았지만, 벌써 3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어쩐지.. 마음이 짠 해요.
    20대땐 30대 아줌마들이 청바지 입고 다니면 어색해 보였는데, 전 아직 청바지를 못 벗어버리고 있어요.
    남편은 이제 원피스(키이스에서 나오는 류의)랑 우아한 옷 입으라고 자꾸 부추기는데... 그러면 정말 우아(?)해 보일까봐 걱정입니다.
    그래도 아이다니는 유치원에서 캠프에 갈 때는 옷 좀 챙겨입어야겠지요...
    옷차림도 전략이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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