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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년차인 제가 남편길들이는 법 쓰다 몰매맞는 것은 아닌지...

아이비 조회수 : 1,573
작성일 : 2003-06-20 19:59:38

  전 결혼 2년차인데요. 여기 남편길들이는 법 잘못쓰면 남편자랑이 되어서 돌 맞을까봐
  조금 걱정은 되지만  신랑이야기 좀 써 볼께요.

  저는 33살 남편은 37살의 늦은 나이에 선봐서 만났는데요,
저희 신랑은 제 키가 170센티정도 되고
  생김새도 박둘선 닮았다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했을 정도로 눈에 꽁깍지가 끼었었답니다.
(제 키는  158센티입니다:참고)  그래서 길들이기가 좀 쉬웠답니다.
  
저희 신랑은 저보다 먼저 일어나서 저 잠 깰까봐 조용히 나가서 설겆이거리 있으면 설겆이하고
   밥하고, 된장찌개 끓여놓고 저를 깨운답니다. 혹시 밥을 못했으면 아주 미안한 기색으로 "자기야
  우리 빵으로 때우자~"합니다.
  식사끝나면 과일깍아서 가져다주고, (제가 신랑보다 과일을 못 깍습니다.)
칫솔에 치약묻혀 가져다 줍니다.

아침에 같이 출근하는데, 신발신고 조용히 발 내밀면 샌들 버클 채워줍니다.
  
제가 목욕하다가 "오빠야~~ "부르면 달려와서 등밀어주고, 목욕끝나면 로션도 발라줍니다.
  일하다가도 제가 잠잘 시간되면 안마해주고 침대에 같이 누워서 저 재워주고 다시 일하러 갑니다.
  같이 잠자리에 못드는 것을 아주 미안해하면서요.
  작년 여름밤에는 죽부인으로서의 역할도 했습니다. 남편이 찬물로 샤워하고 오면 안고 자다가,
  체온이 다시 올라가면, 또 가서 찬물샤워하고 오게하지요. 그럼 또 안고 자다가.....

  제가 청소기 돌리면 저희 신랑은 무릎 꿓고 걸레질합니다. 제가 "왜 밀대로 하지?" 하면 "아니야,
  이게 더 깨끗해." 하지요.

  제 친구 놀러온다고 하면 전 가만히 있는데 저희 신랑 거실 화장실 청소하느라고 바쁩니다.

  전 요리책만 5권인데요. 제대로 해보지를 못했습니다. 예쁜 달걀찜해주면 "왜 자기 힘들게 이런것
  했어? 후라이해 먹으면 되는데."  이런식입니다.
  
왜 시댁에만 용돈 부쳐드리고 친정에는 안 드리냐고 닥달하는 사람이 제 신랑입니다.
(보통 남자들 안 그런다는데 참 이상한 사람이다 생각했습니다. 여자들은 친정에 표 안나게
  주고 시댁은 생색내면서 주지 않습니까? 그것도 모르고...)

저희 신랑이 저에게 바라는 것은 잘자고 잘먹고 운동열심히하고 공부나 하라는 겁니다.

전 특별히 남편을 길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님을 모시고 잘 살아보겠다는 삼돌이를 남편으로
택했을뿐이지요.^^
  
결혼생활하는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많이 도움이 됐답니다.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세요.
  구체적인 실례도 많이 나오거든요.
한번은 언니네 가려는데, 집을 나서면서도 투덜거리는 거예요.  보통같으면 치사해서 "가기싫으면 관둬"
했을텐데, 갑자기 책에서 읽은 것이 생각나더라구요. 투덜거리는 것은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할까말까 저울질하고 있는거라구요. 갑자기 제가 깔깔웃으면서 "오빠 지금  할까말까 저울질하고
있구나. 화성에서 온 남자에서 그랬어." 하니까 둘 사이에 흐르던 긴장이 해소되면서 언니집에
다녀올 수 있답니다.

그리고 남편분이 사소한 잘못을 했을때 화내지 마세요. 저희 신랑은 길치라 제가 옆에 앉아서
nate driver 역할을 하는데, 가끔 끼어들기를 못하거나 말을 잘못 알아들어서 길을 놓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때 "어머 오빠덕에 새로운 길 알게 됐네"하면서 넘어갑니다.  남자들은 아내에게
뭐든지 잘하는 걸로 보이고 싶은데, 실수했을때 나무라면 마음속에 반감이 생기겠죠.

전 신랑에게 칭찬을 많이해주는 편입니다. 사소한 일에도 무안할 정도로 칭찬을 자주 해주면,
마음속으로 저에게 점수를 많이 주고 있기때문에, 제가 무언가 부탁했을때 부탁을 들어주기가
쉬운 것 같아요.  "아나타~ 아따마 삐까삐까데스네~~" (당신은 머리가 좋군요)
"오빠는 대~~땅 멋지다."  "오빠는 내 인생의 대박이야." "난 오빠하고 결혼해서 너~~무 행복해"
  칭찬을 자주해주고, 당신이 이러이러한 일을 해주어서 너무 편하고 즐겁다라고 자주 말해주면
  속으로 점수를 많이 줄겁니다.

사람은 마음속에 대차대조표를 만든다고 하더라구요. 평소에  점수를 많이 따 놓으면 남편다루기는
쉬운것 같아요.

너무 빤한 이야기였나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기를......



IP : 220.75.xxx.107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natukasi
    '03.6.20 8:42 PM (61.97.xxx.68)

    아이비님의 남편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신건지....남편분이 천사인지...
    앞부분만 읽었을땐 남편분이 천사시구나 했는데, 아이비님의 센스도 한몫 하신것 같네요.
    공감되는 부분도 많구요.
    아~~~한여름밤에 잠자는 남편 찬물샤워 시킬 82cook의 아내분들 더 늘것 같지 않나요?......
    죽부인 역할......크~ㅎ

  • 2. 키티
    '03.6.20 9:06 PM (220.75.xxx.42)

    ......

  • 3. 김지원
    '03.6.20 9:15 PM (61.248.xxx.226)

    @.................. 여기 돌굴러가유..

  • 4. 꽃게
    '03.6.20 9:22 PM (211.168.xxx.249)

    이건 순전히 사주팔자 소관이라고 생각되네요.
    아짱님도...아이비님도...
    키티님 할말을 잃으셨나봐요?ㅋㅋㅋㅋ
    내가 이제 시집 갈 나이라면 이런 것 다 배워서 써먹을텐데...아끕다...
    여름에 더운데 옆에 자면 뜨겁다고 비키라고 했지 찬물에 샤워를 시킬 생각은 꿈도 못꾸었느니..

  • 5. 초록부엉이
    '03.6.20 10:12 PM (211.208.xxx.162)

    이 비천한 무수리,
    죽기를 각오하고 여러 왕비님들께 감~히 한말씀 올리겠사옵니다.
    이제 그만 좌정하시어 왕비로서의 권리 이행에 힘쓰시며 체통을 지키는데 충~실하여 주시옵소서.
    이 천하고 기댈곳 없는 무수리,
    쥐어뜯다가 대머리 될까 두려우며
    가슴 터져 맡겨진 소임 다하지 못하는 일 생길까 심~히 두렵사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 6. 김혜경
    '03.6.20 10:24 PM (218.51.xxx.19)

    죽부인, 저도 존거 배웠슴다!!

  • 7. 쭈니맘
    '03.6.20 11:02 PM (61.40.xxx.142)

    저희 신랑은 반대네요...
    제가 진정한 죽부인이랍니다...-.-:

  • 8. 랑랑이
    '03.6.20 11:21 PM (218.155.xxx.215)

    결혼 2년차라구요......애기 없으시죠? 지금 둘만의 시간 많이 가지세요
    애기 태어난 그후부터 집안은 쑥대밭되구요..계속 신랑한테 짜증내게 되구요...
    그러니깐 또 자주 싸우게 되고...완전히 이성은 없어지고...
    거의 신랑하는 모든게 꼴보기가 싫더라구요 .............
    나만 그런거일수도 있지만요....

  • 9. 김새봄
    '03.6.20 11:24 PM (211.206.xxx.233)

    초록부엉이님 동감입니다.
    저도 무수리였군요.흑흑...

  • 10. 강쥐맘
    '03.6.20 11:52 PM (211.209.xxx.71)

    그동안 옆에 사는 부부들 어떤가 보니,여자의일생이라는 것이 인물따라 가는것도 아니고 자기 하는 요량따라 가는것도 아니더군요.남편을 잘만나야 겠더라구요.

  • 11. LaCucina
    '03.6.20 11:52 PM (172.138.xxx.107)

    ㅋㅋㅋ 너무 즐겁게 잘 읽었어요..너무 좋으신 남편 두셔서 좋겠어요 ^^
    아이비님 확실히 이쁜말로 좋은 생각으로 남편을 길들이다는 표현보단 사랑하는 방법을 아시는 분 같아요 ^^
    ㅋㅋ 아이비님은 아기 낳으셔도 그 사랑 변함없으실거란 생각이 들어요. 참 기분 좋게 읽은 글이었어요 ^^ 행복하세요 ^^

  • 12. 박현수
    '03.6.21 10:13 AM (220.72.xxx.99)

    정말 정 반대인데여?ㅋㅋㅋ
    하지만 사실 부럽기해여......^^
    결혼 1년지나구..엇그제 정말 대판 한번했는데.. 속시원하게 얘기하구..나서..요즘은 서로에게 더 잘하는거 같네여...저는 그것도 만족했는데....
    하여튼 행복하세여...

  • 13. 냠냠주부
    '03.6.21 10:35 AM (219.250.xxx.141)

    진정한 핵폭탄감이 뒤늦게 등장하셨다...^^

    ㅋㅋㅋ매일매일 서로 행복하시겠어요~

  • 14. 참나무
    '03.6.21 10:54 AM (218.150.xxx.238)

    남편에게 내가
    "여보! 이거 읽어봐.."

    웃는 남편
    당신도 이제부터 찬물 샤워좀 해!

    씩 웃으며
    "재주 있는면 잠자는 거 깨워봐"-참고로 우리 남편은 한 번 자면 죽어도 못일어납니다-
    어찌 하오리까?

  • 15. plumtea
    '03.6.21 10:57 AM (219.248.xxx.31)

    부러비요...저도 저희 신랑이 머슴인 줄 알고, 제가 마님인 줄 알고 결혼했는데...흑흑흑...상전 모시고 사는 삼월이 팔자랍니다.

  • 16. 그린하우스
    '03.6.21 11:01 AM (211.118.xxx.134)

    초록부엉이님이랑,김새봄님이랑,그린하우스랑 셋이
    무스리클럽하나 맹글까여??
    아~~슬픈무수리....ㅡㅜ...

  • 17. orange
    '03.6.21 11:47 AM (218.48.xxx.36)

    무수리 클럽 회원 추가요~~~

    프린트해야겠습니다.... 모 그런다고 꿈쩍할 남편은 아니지만요....
    눈 버린다고 일밥에 놀러 못 오게 하겠지요.....
    그런 얘기 들으면 제 귀를 막아버리는 남편입니다... -_-;;
    마침 이거 쓰고 있는데 남편이 자다가 눈도 못 뜨고 왔길래 읽으라고 그랬더니
    눈을 못 뜨구 있길래 읽어줬습니다...
    다 듣구 남편 왈.... 영양실조 걸릴 거 같아...
    앞뒤 다 빼고 먹는 얘기만 귀에 들어갔답니까..... -_-;;

    에구....
    남편 출근할 땐 양말, 속옷, 넥타이까지 다 대령해야 하는.... 무수리...
    머리에 왁스까지 발라줘야 하구요....
    그린하우스님~~ 저도 끼워주시와요.....

  • 18. 체리
    '03.6.21 1:51 PM (211.243.xxx.47)

    땀 엄청 흘리는 남편, 샤워 후에도 속옷을 흠뻑 적시는 걸 보고,
    마지막에 찬물로 헹구고 나와 (순전히 빨래 덜 할려고,하루에도 몇번씩 갈아 입음) 했더니
    "심장마비 걸려!"

    수저통에 있는 수저 안 놓아 주면 밥 안 먹어요.(다른 건 말 안해도 알겠죠?)
    그래면서 자기는 돈 벌어오는 머슴이고,
    마누라는 악덕포주라는군요.

  • 19. 햇볕쨍쨍
    '03.6.21 2:23 PM (220.120.xxx.52)

    우리오빠도 읽어줬는데여...
    아침에 조용히 나가준다네요..
    밥은 못해주구^^

  • 20. 박혜영
    '03.6.21 3:36 PM (211.216.xxx.19)

    저두 결혼할땐 공주(평강공주)인줄알고 결혼했답니다..바보온달 장군 만들어 보겠다고..
    알고 보니 무수리였더라구요..요즘은 상궁으로 진급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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