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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토요일 오후 입니다
우리 따님이 친구랑 노느라 출타 중이거던요. 얘만 없으면 집이 절간 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고요함을 너무나 좋아 한답니다. (뭔 소리래요?, 제가 써놓고도 뜻이 좀 이상 하네요.)
병원에선 '인턴'을' 삼신'이라 한답니다. 일하는덴 등*신. 먹는덴 걸신 ,노는덴 귀신, 우리딸은 공부는 등*신 그리고 나머지 2개는 같은 삼신 입니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선 아이가 신나게 노는게 보기 좋습니다.
물론 집에오면 좀 잡아야 겠지만요.
인어 아가씨 보시죠?
요즘 동진엄마가 참 불쌍하게 됬지요 . 까불다가...
예전 저희집에 있던 아줌마(할머니?) 랑 같은 신세가 되었더군요.
시어머니, 친정 어머니 다 있지만 어느누구도 우리 딸을 단 5분도 봐준적이 없이 저는 순전히 돈줘가면서 남의 손에 아이 키웠습니다. 애 낳으러 입원하는 날 부터 만 5년 반을요.
이 아줌마 처음에는 참 좋았어요.
근데 3-4년이 지나니 슬슬 사람이 변하더군요.
자기 없으면 저희집이 큰일 난다고 알고 있었죠.
저희 부부는 부리는 사람에게 참 잘해 줍니다. 월급은 최고 수준, 명절,생일, 휴가때 꼬박꼬박 챙기고 집에 들어오는 선물 대부분 아줌마 차지고 아프면 공짜치료, 수술도 공짜로다 해주고요.
근데 어느날보니 이아줌마가 시어머니 행세를 하더라구요. 저한테 소리를 지르지 않나, 집은 마굿간 수준이고, 참고로 이 아줌마 기상 시간은 10 시에서 11시, 당근 저희는 아침 못 얻어 먹고요, 저녁에 남편이 회식 있으면 국수로 저녁 때우고 심지어 냉장고에 있던 부침개 데우지도 않고 그냥 내요.
한번은 커텐이 너무 더러워 몇 주를 지켜 보다가 일요일에 빨았더니 자기일을 대신 했다고 화를 얼마나 내던지, 기가 막혀서리....
말 하자면 끝이 없지요. 세탁기는 한번도 닦지않아 먼지를 허옇게 뒤집어 쓰고 전자 레인지도 쓸줄 모른다고 한번도 닦지 않고...
월급 올려주겠다고 하면 명절등때주는 돈도 따블로 줘야 한다 하고, 마지막에는 퇴직금 까지 줘서 내보냈지요.
제가 살림 한다고 관두랬더니 이큰 살림을 어떻게 하냐고(39평 3식구였습니다)하고, 관두고 나서도 제가 딴사람 쓰지 않나 감시 하고 그랬어요.
그전에 기절 소동도 벌였구요.
이 아줌마 이사한 이집까지 아직 전화 합니다. 저희 딸 한테요. 저는 상대 안하니 딸과 남편 찾습니다.
아줌마 라면 지긋 지긋 합니다. 지금은 51평 아파트지만 혼자, 남편이 도와주지만요, 잘 하고 있습니다.
아침 꼬박 꼬박 먹고요.
아리영 시어머니가 먹거리는 남 시키면 안되겠다고 했지요.저는 좀더 일찍 깨달았네요.
저도 해보니 다른건 남 시켜도 음식은 시킬수가 없더라고요. 맛은 좀 없어도 최소한 깨끗 하게 조미료 안쓰고 하는게 어딥니까?
태어나서 37살 까지 살림은 저랑 상관없다 굳게 믿고 살았는데 지금은 82cook 회원이네요.
연속극 보다 옛날 아줌마 생각 나서 적어 봤습니다. 아직도 좀 분한 생각이 가시지 않네요.
어쨋던 지금 돈벌고 살림하고 식구 밥 잘 해먹이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먹거리 부분은 82cook의 도움이 커지요.
김 혜경 선생님께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심한 질문에도 답글 열심히 달아 주시는 여러 회원 분
들께도요.
1. 이진원
'03.5.17 6:13 PM (211.204.xxx.180)인어아가씨 간혹 보면서 참 컬트다 싶었는데 어떤 대목에선 혜경님처럼 공감하는 분도 계시군요. ㅎㅎㅎ
제가 뒤에도 일하기 싫다고 짧게 썼지만 사실 요즘 저의 화두가 바로 살림, 어떻게 할 것인가---랍니다.
게다가 제가 다른 동호회에서 사귄 동생이 오늘 멜에, 언니, 자신을 좀 더 사랑하세요--라고 썼길래 그 말을 내내 곱씹고 있습니다.
혜경님네 문제의 그 아줌마 애길 들으니 저도 생각나는게, 저도 늦둥이를 낳고 한 2년 매일 오는 아줌마를 쓴 적이 있었는데요
참 지금도 알다가도 모를 일이 아줌마가 나인투 파이브, 매일 일을 하는데도 왜 집안일은 도무지 끝나질 않던지요?
그러다 전 혼자 있는걸 즐기는 타입이라 아줌마도 성가셔서 애 두 돌 지난 후 일주일에 몇번씩만 것두 한나절만 아줌마를 불렀는데 그런데도 집은 또 그렇게 잘 굴러가더란 겁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집안일은 하려고 들면 끝도 없다는 거지요.
전 요즘 공부 아닌 공불 하는라 시간도 많이 부족한데 제 스스로 내가 돈번다고 나가는 것두 아니고,,, 이러면서 집안 일도 예전처럼 것도 완벽하게 해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것 같애요.
제 친구는 작가라 집필실도 따로 있고 집에서도 꼭 자기가 아니면 안되는 일만 한다면서 저보고도 늘 시간을 더 생산적인데 쓰라고 성화랍니다.
탈렌트 김혜자도 김치도 담글 줄 모르고 소설가 박모씨도 손끝에 물도 안묻힌다나요?
죽어서 묘비에 "이여자는 한평생을 부엌선반 정리 하난 끝내주게 했다", 이렇게 쓸거냐면서 재능을 살리라나요? 전 제게 그 재능이란게 있기나 한건지도 몰겠는데,,,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간단히 정의할 순 없는 문제겠지요.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의 문제이기도 하고 더 깊이 들어가면 가치관의 문제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나혜경님, 너무 방심 마세요. ^^
원래 새집에 이사하고 나면 일이 참 쉽답니다. 왜냐하면 새집이라 묵은 때가 없고 대대적으로 정리한 집이니 당분간은 일이 좀 쉬워요. 새집이라 쫌만 치워도 표시도 확 나구요.
저도 지금 사는 집 첨 이사왔을 땐 그랬답니다. 그런데 이제 이사한지 6년이 되니 치워놔봐야 빛도 안나고 곳곳에 묵은 때가 덕지덕지하고,,, 그래서 요즘 더 헤매는 건지도 몰겠어요.
저도 횡설수설했습니다.2. 초록부엉이
'03.5.17 8:45 PM (211.208.xxx.144)나혜경님네 그 아줌마,지금 친정조카 봐주는 어떤 철판 아줌마랑
어쩜 그리 똑같대요?
올케 속상해 하는거 보니까 속에서 뜨거운 것이 용솟음(?)치던데
사람은 없고,애는 맡겨놓고 어쩌겠어요?
몰래 몰래 좋은 사람 알아봐서 싹 바꿔버리라고 했는데
글쎄 그 좋은 사람이 어디 인연이 되야말이죠....3. 김혜경
'03.5.17 11:22 PM (218.51.xxx.246)사람 부리는 일, 정말 어렵죠.
나혜경님 댁 그 아주머니 보다야 못하지만 그 비슷한 얘기 종종 들어요, 요샌, 특히 아기를 맡겨놓으면 일도와주시는 분들이 상전이죠.4. 어주경
'03.5.18 4:10 PM (220.127.xxx.70)그런 걸 보면, 저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박사과정 중에 둘째가 생겨서 그 때부터 지금까지 출퇴근하는 아줌마에게 도움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둘째 때 아줌마보다 지금 아줌마가 훨씬 좋아요. 지금 아줌마는 제가 99년도에 학위 받고 분당으로 이사와서부터 오시는 아줌만데요, 아이들한테 극진하구요, 요새는 세째가 놀이터에서 벌개처험 돌아다니는 것 다 쫓아다니시면서도 오히려 즐거워해요. 제가 볼 때만 그러면 의심도 하겠지만, 어쩌다 동네 아줌마들을 만나게 되면, 우리 아줌마를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걸로 보아서, 정말 잘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아줌마의 도움을 받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두가지가 있어요. 첫번째는 애기 엄마가 우선 살림을 좀 알아야 할 것 같다는 거죠. 애기 엄마가 뭘 잘 모르면, 아줌마의 도움에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생각에 자기 주장이 강해지는 것 같구요, 처음부터 애기 엄마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집안 일에 대해 선을 그어 놓으면, 만만히 못보는 것 같아요.
두번째는 아줌마가 오시지 않는 날, 그냥 막 해 놓으면 안되구요, 자기 식대로 깔끔하게 정리해서 월요일에 아줌마를 맞이하는 거에요. 그래야지 애기 엄마가 살림할 줄 몰라서 사람을 쓰는 게 아니라 다른 일로 시간이 없어서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되지요. 그리고 애기 엄마가 해달라는 식으로 살림을 맞추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말이 많았죠? 그냥 제가 느끼는 바를 적어 보았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5. 김수연
'03.5.18 10:55 PM (211.204.xxx.195)예전에 저희 할머님이 했던 가장 심한 욕이 그거였대요.
"평생 사람이나 부리고 살아라!" 그만큼 사람쓰기 힘들다는 얘기겠죠?6. 김경연
'03.5.19 12:33 PM (61.96.xxx.130)일주일에 두번 아줌마가 오신지 한달이 좀 넘는데요, 아무래도 그전에 아줌마가 오시기 전에는 둘이서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그러던 것이 도와주시는 분이 계시니까 상당히 소홀해진 감이 없지 않습니다.
남편과 둘이서 퇴근해서 문을 열면, 우렁아줌마가 다녀가신 깨끗한 집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오늘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지요..(전에는 우렁엄마셨는데..)
신혼집이고, 살림도 많지 않고, 제가 새로 사다나르는 조리도구를 삶아주신다거나 반찬을 부탁드린다거나, 가끔 냉장고에 못먹는 반찬이나 상한 재료(아, 마음 아파...)를 버리시도록 부탁하는 것 말고는 일반적인 청소나 빨래이지만 왠지 늘 죄송한 마음입니다. 알아서 이불도 빨아주시고, 냉장고에 돌아다니는 재료가 있으면 반찬도 해주시고, 차분하고 꼼꼼하게 잘해주셔요. 남편은 덜렁 내놓고 드리는 것은 좀 그렇다고, 빳빳한 봉투에 돈을 넣어 놓고 나오자고 했습니다. (물론 그 빳빳한 봉투는 매번 재활용하지요)
돈을 드리니까 일을 시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아직 몸에 익지 않은 것 같네요(위에서는 사람 부린다고 표현하셨지만). 나는 그나마 돈을 잘 버는 덕에 다른 분의 도움을 얻어서 사소한 가사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는 감사하는데, 다른 경제적인 여유가 없으신 분들은 어쩌나, 또 경제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아줌마처럼 다른 집 살림을 해주셔야 하는 분들은 어쩌나, 뭐 그런 복잡한 생각도 아직 계속 들구요.
저는 직업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기의 생을 스스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결혼을 하고 어설프지만 조금은 주부노릇도 배우려고 하는데, 최근에 그 초심이 흐려졌나봐요. 아마 오랫동안 도와주시는 분이 계셔야 될 것 같은데, 어주경님 말씀처럼 저는 지금은 살림을 더 배워야 하겠습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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