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이의 행방 불명

캔디 조회수 : 877
작성일 : 2003-05-16 05:01:28
어제 한바탕 난리가 났었네요.  우리 초등학교 1학년 꼬마땜에.
신랑은 몸살을 심하게 앓아 이틀째 집에 누워 있고 저만 일하러 나와 앉아 있었는데, 한 4시가 다되어 전화가 따르릉 ~~  
신랑 왈, "아니, 벨소리가 들리고 누가 문두드리는 소리가 나 문을 열어 봤더니 현섭이가 서있쟎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저희 아이는 학교 끝나면 (3시) 같은 After School Care (학교 마치면 가있는 놀이방같은 곳) 다니는 또래 아이들하고 모여 있다가 인원수 확인되면 두 차에 나눠타고 after school care 에 가있거든요.  그러면 제가 일 끝나고 한 5시쯤 데리고 오구요.  아직 나이 어린 아이들이라 전부 부모가 픽업하거나 아님 저희 아이처럼 데이케어 같은데서 데리고 가거나 하지 절대로 아이 혼자 학교 밖을 벗어나는 일이 없죠.    
근데 얘가 난데없이 떡 집에 나타난겁니다.  

부랴 부랴 after school care 에 전화해 보니, 거기 있는 아줌마 왈, 안그래도 아이들 픽업나간 선생둘이 현섭이를 찾을 수 없다고, 혹시 오늘은 부모가 먼저 픽업했다고 전화받지 않았냐고 몇번이나 전화가 왔었다네요.  저희 집에 전화해도, 신랑 핸폰으로 전화해도 통화가 안되고 (신랑이 너무 아파 비몽사몽간에 전화받을 여력이 없었다네요.), 메세지만 남겨놓고는 사방팔방 학교 이구석 저구석을 찾아 다녔답니다.
일이 안되려니 제가 일하는대로 전화도 했었다는데 통화가 안됐구요.  
일단 전화밭은 아줌마한테 아이는 집에 아빠랑 잘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미 찾다찾다 뒤집어진 after school care 쪽에서 경찰에 신고를 했었더라구요.  40여분 이상 아이가 행방이 묘연하니 일단 신고를 한거죠.  학교에다가도 리포트하고.  

애들 픽업하러 학교왔던 딴 엄마들도 모두 놀라 다 차로 저희 아이 찾으러 다니고...
저는 신랑 전화 받고, after school care 아줌마랑 통화하고, 조금 있으니 경찰이 너희 아들 학교에서 행방불명됐다 전화 하고, 또 조금 있으니 학교 교장이 너희 아들 못찾고 있다고 또 전화하고.  
전 또 일일이  아이가 집에 잘 있다 얘기하고.
다들 아이가 어떻게 집에 가있냐고 경악하며 한마디씩..
경찰이 저랑 통화할때 저희 집주소를 물어보더라니, 아니나 다를까 저희 집에를 찾아갔었다네요.  아빠랑 아이랑 둘이 있는거 확인하고.  
나중에 저희 아이 하는 말, 경찰이 자기 이름을 알고 있었대나?  왠지 자랑스러워하면서..
학교랑 집이랑 차로 한 3분거리정도 되거든요.  걷자면 한 20여분?  
난데 없이 집까지 걸어가기로 작정한거죠.  어떤 일이 후에 벌어질거라고는 생각못하고.

일 마치고 저희 둘째 아이 있는 daycare(놀이방) 에 가서 픽업하는데 그 놀이방 주인이 또 놀라며 얘기하더라구요.  거기까지 전화가 갔었나봐요.  저희 아이가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그 놀이방을 다녔었거든요.  혹시 거기서 픽업했나 싶어서.
휴 ~ ~

경찰은 저희 집에 와서 한 20여분 애들 아빠랑 우리 꼬마랑 얘기를 하고 갔다는데, 참, 집앞 봄맞이 정원 관리가 전혀 안돼 이제나 저제나  내가 봐도 동네 사람들 욕좀 하겠다 싶게 잡초가 웃자라 있고 신랑은 신랑대로 한 이틀 침대에서 앓고 보니 머리며 옷이며 몰골도 말이 아니었겠고, 경찰이 아마도 이거 돼게 수상한 집이다 했겠다 싶더라구요.  아마 마약하는 아빠를 둔 콩가루 집안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고.  쩝..

놀이터에 나가 놀아도 어른이 꼭 지켜봐줘야 하고 집에 혼자만 두어도 안되고 차에는 꼭 어린이용 카싵에 앉히고 집앞에서 잠깐 자전거를 타도 헬멧을 씌우고  등등 어린아이가 누구의 보호 없이 절대 혼자 두어지는 법이 없는 이곳에서 ,학교 마치고 혼자 뚜벅뚜벅 집찾아 횡단보도 건너고 찻길도 건너고 해서 집까지 걸어온 1학년짜리 아이를 두고 벌어진 소동이었읍니다.
저만 젤 맘 편했던거죠.  아이가 집에 와 있다는 소식이 이 사건의 첫 소식이었으니깐.
하지만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찾아다닌 after school care 선생님들은 얼마나 애가 탔겠어요.  둘째 아이 데리고 올때 한번 일부러 들려 위로나 해줬죠.  다들 얼마나 상기되 있던지.  애고...
집에 와서 아이에게 뭐가 잘못된건지 단단히 이르긴 했는데.  글쎄요. 얘가 알아는 들은건지.

참고로 저희 아이 취미가 약도 그리기인데, 관련이 있나???
IP : 24.69.xxx.14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캔디
    '03.5.16 8:07 AM (24.69.xxx.142)

    오늘은 선생님들 따라 놀이방에 잘 들어 갔다네요.. 휴 ~~

  • 2. 키티
    '03.5.16 12:09 PM (220.75.xxx.42)

    그 애프터스쿨 선생님들은 엄청 놀라셨겠네요.

    저도 한번 크게 놀란적이 있어서요 백화점 같은데에서 물건살때 주의력이 떨어지기 쉽잖아요?
    우리도 자기아이뿐만아니라 모든아이를 부모같은 마음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러면 나쁜일은 훨씬 덜 생기겠지요?

  • 3. 김혜경
    '03.5.16 8:21 PM (211.215.xxx.153)

    놀래셨겠네요. 아이들 키우면 꼭 잃어버리고 놀래는 일들이 있죠... 주의하세요, 약도 그리기가 취마라면 그런 일 또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001 예술의 전당 음악분수.... 3 최은진 2003/05/16 825
11000 참숯이요~ 4 여주댁 2003/05/16 917
10999 슬슬 여긴 여름이 오려나 보네요. 7 제민 2003/05/16 772
10998 아이의 행방 불명 3 캔디 2003/05/16 877
10997 잠 안 오는 밤 주저리 주저리... 3 딸기짱 2003/05/16 720
10996 사과국수님!! 1 딸기짱 2003/05/16 989
10995 [re] 새송이가 있어요~~ 3 딸기짱 2003/05/16 953
10994 새송이가 있어요~~ 5 mush 2003/05/16 896
10993 [re] mush님!! 3 딸기짱 2003/05/16 878
10992 대화명! 어떻게 지으셨어요? 6 참나무 2003/05/15 890
10991 일하기 정말 싫어요. 4 이진원 2003/05/15 894
10990 얼굴알리기....ㅎㅎ~ 12 최은진 2003/05/15 1,123
10989 아기침대 어디서 임대하나요.... 4 샛별맘 2003/05/15 896
10988 [re] 남편 기침 아기아빠 2003/05/16 1,005
10987 남편 기침 7 허니 2003/05/15 899
10986 [re] 남편 기침 이성수 2003/05/16 878
10985 요리하면서 용돈벌기10. 4 두딸아빠 2003/05/15 884
10984 고맙습니다...생일 잘 보냈습니다~~ 1 아짱 2003/05/16 923
10983 여러분~~ 저의생일을 축하해주세요^^ 5 아짱 2003/05/15 883
10982 시어머님이 가져다주시는 반찬 6 김효정 2003/05/15 935
10981 여러분들... 4 이성수 2003/05/15 876
10980 냉동 고기 녹이기 ~~ 5 히야 2003/05/15 1,221
10979 비타민C 전문점은요... 4 김혜경 2003/05/15 842
10978 비타민C 전문점 좀 알려주세여 lilac 2003/05/15 889
10977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 ^^* 4 오로라 2003/05/15 879
10976 티비중독증 남편, 정말 미치겠습니다. 11 은정 2003/05/15 967
10975 [re]따루자면 됩니다. 지나가다 2003/05/15 893
10974 세계음식박람회... 가지 마세요... 3 orange.. 2003/05/15 882
10973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6 김혜경 2003/05/14 904
10972 일산정모 후기 올립니다!!! 11 jasmin.. 2003/05/14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