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상도 출신 신랑이랑 결혼해서 이제 1년이 좀 넘은 뇨자입니다.
서울에서만 쭉 살았고 지방은 거의 못가봐서 (한마디로 서울촌*) 대학에 가서야
전국 각지에서 온 친구들의 사투리를 접할 수 있었어요.그래서 사투리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직장에는 특히 경상도 분들이 많아서 이젠 되게 자연스럽네요 ㅎㅎ
방금 전 저희 팀장님하고 차장님의 대화
차장님: 그 건은 아래께 제가 그 분하고 얘기를 해서 해결을 블라블라.. 했습니다.
팀장님: 그래 잘됐네 블라블라 ..
전 순간 귀가 번쩍! 아래께 ! 나 저 말 아는데 !
저희 시부모님이 잘 쓰시거든요.
첨엔 아래께가 무슨 말인가 했는데 몇 번 듣다보니 뜻을 알게 됐었거든요.
재밌는 건 아래께 말고 다른 억양이나 어미는 다 표준말이라는 거 ㅋㅋㅋ
팀장님하고 차장님은 늘 쓰던 말이니까 그냥 대화하는데 혼자 알아듣고 흐뭇해했네요.
뭐랄까..영어듣기평가에서 정답을 알아냈을 때의 기분?;
그건 그렇고 어제는 신랑이랑 집에 있는데 저희 집 냥이가 사료통을 엎었어요 -_-
그래서 바닥에 사료가 흩어져 있었는데 제가 줍고 있었거든요. 그랬더니 신랑이 냥이 보고
" 쭈(우) 무 !!! " 이러더라구요.
(여기서 우는 다른 두 글자보다 약하게.. 쭈를 늘여주는 느낌으로 살짝 발음해줍니다 )
전 0.005초간 멈칫 했어요.
쭈그리고 먹으라는건가? 중국말인가? ^^;;
그치만 바로 해석이 되더라구요 ㅋㅋ
혹시 모르시겠는 분은 맞춰보세요 ^^
4~5글자를 단 두글자로 표현해버리는 경상도말의 위엄을 다시 한 번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사투리 비하하는 내용으로 느끼신 분 있다면...절대절대 그런 의도 아니오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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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래께 알아듣는 서울뇨자에욧!
모모 조회수 : 708
작성일 : 2011-06-22 18:31:21
IP : 218.239.xxx.10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수수
'11.6.22 6:44 PM (58.78.xxx.13)주워 먹어~~~!!ㅎㅎ
2. 밑에글보고..ㅠㅠ
'11.6.22 6:57 PM (119.69.xxx.22)주~무ㅋㅋㅋ 주무라~ㅋㅋ
경상도 사람이라 반가워요 ㅋㅋ
경상도 말이 거칠다 하고 사람들이 일부러 안고치냐는 말도 하지만..
싫다는 사람도 많지만 ㅠㅠ...
표준어만 말이고^^ 사투리는 말 아닌가요~ (어느 지방이고..ㅎㅎ)
이것이야말로 살아있는 문화이지요~ ㅎㅎ 사투리 사랑합니다.3. 하륵
'11.6.22 7:29 PM (152.99.xxx.167)아래깨가 뭐에요 너무 궁금해요 답좀 알려주세요 ㅠ.ㅠ
쭈무는 주워먹어 같은데..맞죠 ㅋㅋㅋ
전 3대째 서울 토박이입니다만 표준말 말고 다양한 지방의 사투리 넘 사랑해요.
잘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4. 혹시
'11.6.22 8:22 PM (183.98.xxx.184)아래께는 어제 정도 되는 건가요?
아님 그제?
어감상 그 정도 될 듯싶은데요,5. ㅎㅎㅎ
'11.6.22 8:24 PM (121.151.xxx.216)아래께는 어제그저께라를 아래께라고하더군요
저는 객지사람이 경상도아줌이 된지 17년째인데도 아직 영어해석하듯이 하면서 삽니다^^
울애들은 꼭 경상도사람처럼 사투리쓰더니
지금은 고딩이라서 그런지 많이 바뀌더군요
한창 애들하고 어울려서 노렬다닐때는
어디서 듣고하는소리인지 엄마인 제가 사투리를 아이에게 배웟으니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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