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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일을 지나며 생일자의 마음가짐을 전하고자 한다

생일자 조회수 : 748
작성일 : 2011-05-16 10:29:01

아래 생일글이 올라와서 꿍해있는 내 마음을 한 자락 펼친다.
그럼 다시 삼일전의 나로 돌아갈까 싶어서.

난 어제 생일이었다.
남편이란 작자는 그 전날 한마디로 내 속을 확 상하게 해서
내 생일날을 맞이하는 나의 기분을 ㅈㅊ 버렸다.
생일 당일날 남편의 어떤 말로도 기분이 안 풀리더라.
이상하게 어린이날 한대 맞는 어린이처럼
꼭 이런 무슨 날에는 사단이 나곤 하는데,
그런 날 상처받은 마음은 쿨한 여자인 나조차도 비교적 오랫동안 꽁하게 된다.
그러니 밴댕이 소갈딱지를 가진 남자들은 오죽하겠나.(이건 아래 남편 생일날을 꿍하게 보내고 있는 아내님에게 슬쩍 해주는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생일 앞뒤로 2-3일간은 생일자에게 잘해줘야 한다.
생일자는 한참 조증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생일자에게 마음을 써주면 베푼 것보다 백배 천배는 아니고 두배 이상의 보상을 되받을 수 있을텐데.
머리 나쁜 내 남자는 그걸 못하더라.
생일이라고 하면 애나 어른이나 뭔가 사랑받아야 할 것 같고 그 사람만의 축제 기간이라는 걸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오죽하면 생일 주간이라는 말이 있겠나.

그러고 보면 반짝반짝의 송편은 참 바람직한 남자다.
난 어제 송편이 차린 생일 밥상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눈치없는 내 남자는 내가 쌩하다고 일찍 자버려 생일날 밤에 혼자 TV 켜놓고 반짝반짝을 보는데
송편이 정원이 생일상을 손수 차리는 거다. 나도 못하는 갈비찜까지 만들더라.
송편은 혼자 산 기간이 길어서 그렇게 뚝딱 요리할까? 내 남자도 혼자 2년 자취한 걸로 안다.
송편은 책을 항상 가까이 하기에 모든 길은(요리 레서피 마저도) 책에 있다는 것을 알아서일까? 내 남자도 책가방 끈은 길어 책은 제법 봤을터인데. 다만 공학책이라는게 마음에 걸린다 마는.

아... 생일날 밤을 송편이 차린 정원이 생일상을 내 밥상이라고 생각하며 눈으로 포식하고
입으로는 다들 자는 밤을 틈타 열무김치 잔뜩 넣은 비빔국수로 포식했다.
(나 으슥한 밤에 주방등만 켜고 국수 삶을 줄 아는 여자다.)

그냥 참고하란 말이다. 생일 당사자의 마음 가짐은 이러하다는 것을.

IP : 210.102.xxx.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5.16 10:30 AM (1.225.xxx.66)

    댓글부터 달고 본론글을 읽겠다.
    생일 억수로 축하한다.

  • 2. ..
    '11.5.16 10:30 AM (1.225.xxx.66)

    오직 1빠를 위해서였다.

  • 3. 人生
    '11.5.16 10:31 AM (115.137.xxx.200)

    님 찌찌뽕~ 저도 어제 생일이었어요. 참고로 저는 어제 생일 겸 결혼기념일이라는~ 전 생일 전날 밤에 남편이랑 말다툼 좀 했더랍니다. 내 속 확 뒤집어놓고 저는 코골고 잘만 자더니, 자고나서 생각해보니 본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님 생일이니 내 기분 맞춰주자는 심사인지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결혼 7년 연애 6년동안 미안하단 소리는 아마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텐데.. 어느쪽이 진심인지는, 뭐 그닥 궁금하지도 않네요.

    아름다운 5월의 한가운데에 태어난 아름다운 우리 두 사람의 생일, 비록 하루 지났지만 생일주간은 계속되니 우리 같이 축하해요~

  • 4. ..
    '11.5.16 10:33 AM (121.158.xxx.2)

    우리 만나자.

  • 5. 음..
    '11.5.16 10:35 AM (211.196.xxx.222)

    격하게 공감한다..
    어린이날 한대 맞은 어린이...

  • 6. ...
    '11.5.16 10:37 AM (175.196.xxx.99)

    일단 생일을 축하한다.
    나는 애저녁에 생일상 이딴거 불가능한 남자라는걸 알고 결혼했다.
    해서 그 즈음에, 혹은 무려 한달전에 선물을 미리 뜯어낸다. 그게 내 생일축하다.

    적응해야 한다. 자상한 남자보다 손에 물 안 묻혀본 아드님들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 7. 생일자
    '11.5.16 10:53 AM (210.102.xxx.9)

    모두모두 고맙다.
    나를 위해 금쪽같은 님들의 시간을 내 준 당신들... 복 흠뻑 받을 것이다.

    人生님... 더블로 감축드린다.
    우리 아래 / .. / 님이랑 정말 같이 만날까?
    입이 워낙 무거우셔서 딸랑 다섯음절 남기셨지만 / .. / 님도 우리랑 같은날 생일자임에 틀림없다.

    ...님/ 예전에는 어디서 공구한다는 소식만 들려도 괜한 남편 잡아서 널려있는 꼬투리 하나만 잡아서
    살림 하나씩 장만하곤 했는데
    이젠 그 돈도 내 돈이라는 사실을 알고
    돈이 아닌 마음이 따라가는 보상을 받고 싶은 이 미치게 만드는 욕구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늙는지
    현금 백만원 보다는
    휴일 늦잠 자게 내버려두고 아이둘 아침 식사 먹이고 깨끗이 씻겨놓고
    내 아침을 침대로 배달해주는 그런 남편을 선물로 받고 싶다.

    남편아... 쫌!

  • 8. 생일 경^^축
    '11.5.16 11:25 AM (116.36.xxx.132)

    격하게 공감한다
    늦었지만 따따블로 생일 축하한다^^
    나라도 맛있는 아침을 님 침대로 배달해 주고픈 오지라퍼 발동하지만
    여자는 원하지 않을거 같아 참는다

  • 9. 생일축하
    '11.5.16 1:08 PM (110.15.xxx.248)

    나는 내 생일이 남편 생일보다 앞에 있다는 것에 그나마 다행이다.
    혹시라도 내년으로 넘어가면 작년의 내 생일날 어땠는지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내 생일축하가 빈약하면 딱 그에 상응하게 남편 생일상을 차려준다...

    참고로 내 남편은 내 생일날 시집사람들 불러놓고 축하받으라고 자기 부모 형제를 초대한 넘이다.
    생일파티(라고 쓰고는 시중드느라 나는 뒤에 따로 먹은..) 끝나고나서 다 간 후에 음식이 약소해서 부모님 뵙기 민망했다는 드립 친 넘이다.

    그래서 생일상 기대도 안한다
    생일 선물 뭐해줄까? 라고 물으면 필요없다고 대꾸하던 몇 해를 지나서
    미역국을 끓여달라고 했다 선물로...
    못한다고 뻗대더니 준비를 다 해놓으란다
    고기 사놓고 미역불려놓고..
    내가 왜?
    당연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집에 오면서 정육점에 들러서 고기 사왔더라
    집에 있는 미역 자기가 불려서 끓여줬다
    그 뒤로 몇 해 끓여주더니..
    이젠 애들 컸으니 애들보고 끓여달라랜다

    남편의 생일선물이 받고 싶은거지 애들 생일 선물까지 참견하지 말라고 했다..
    올해도 기대된다...ㅎㅎ
    얼마 안남았다...

  • 10.
    '11.5.16 1:36 PM (121.130.xxx.42)

    헉 나도 어제가 생일이었다.
    난 그래도 애들이 3분 미역국 끓여줬다.
    내가 예약취사해둔 밥이랑 종가집 김치만 올린 화려한 생일상 받았다.

    남편은 참 용서가 안된다.
    회사 체육대회 다녀와서 내내 자더라.
    애가 배고프다해서 저녁에 피자 시켰다.
    먹을거냐 물어보니 응~ 해놓고선 나중에 잠결에 한 말이라고 변명한다.
    이미 늦었다.
    먹기 싫은 티를 팍팍 내며 피자 먹었다.

    아이들이 미리 준비한 케잌 불을 껐다.
    저 인간 목 쉬어서 노래소리도 듣기 싫다.
    이 사태를 어찌 해결하겠다는 심뽀인가 모르겠다.

    슬그머니 일어나서 뭘 가지고 온다.
    하얀 봉투다.
    이십마논이다.
    돈 받고 욕할 수도 없고 그냥 용서했다.
    나 참 쉬운 여자다.

  • 11. ^^
    '11.5.16 2:02 PM (163.239.xxx.184)

    모든 식구가 내 생일을 3년동안 알지도 못하고 스킵한 적이 있었다.
    스킵하던 3년째 되던 날,,
    저녁 10시에 사촌 언니가 우리집에 케이크를 들고 와서
    가족들이 내 생일이 그 날 이었다는걸 알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생일 격하게 축하한다.
    그래도 안 잊고 있는게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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