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한 2년쯤 전이군요..
안암동에 살때였습니다..
그때가 한창 우리식구 어렵게살때라 암튼..친정부모님이 같이 서울에 계셨지요..
그땐 친정아버지도(70대) 저도 경황없던 시절이라 입성이 좀 추레하셨습니다...
그냥 보통할아버지들 좀 후줄그레하게 입고 다니셨지요...
어느날인가...비가 추적오던날 오후
친정아버지께서 흥분하시며 들어오시더니..탄식을하시더군요
딱 봐도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아마 우산들고 지나가다 친정아버지와 부딪혔나봅니다
엄청 짜증나는말투로 혼자말하는것처럼 가장해서
영어로 심한 욕을 했다더군요(간단한 욕이아니고..좀 길게 정말 구린욕을했나본데..말씀이 안하셨어요)
뭡니까? 추레한노인네라 못알아들을테니..욕이나 먹어라..뭐 그랬나봅니다.
친정아버지...자원봉사로 영어통역도 하시고 영어공부를 꾸준히취미로 하셔서 다 정.확.히 알아들으셨습니다
잠깐 세우고 뭐라하며 사과하라했더니...들은척도않고 도망치듯 가버렸어요
그동네 대학생이면...대충...어딘지아실테지만.
정말 실망이었고..정말 속상했었습니다
친정아버지 입성이 좀더 나았더라면 그런소리 안들었을까 싶었습니다..
어느덧 노인이되신 부모님.
어릴때 그리도 크고 멋지던 부모님이
나이가드니 딸보다도 어린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는걸보니 눈물이나더군요
요즘세상이 어찌된건지요...
베스트글보고 울컥해서 옛날 지저분한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노인도 똑같은 감정을가진 분들이고...나도 언젠가는 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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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글에 노인글읽고 생각난 일화
94포차 조회수 : 876
작성일 : 2011-04-09 01:40:33
IP : 112.155.xxx.1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쓸개코
'11.4.9 1:49 AM (122.36.xxx.13)원글님글 읽으니 저까지 콧잔등이 시큰해져요.
저도 아버지가 오래전 해주신 얘긴데요..
횡단보도에서 젊은아가씨랑 부딪혀서 크게 넘어지셨데요
보고도 그냥 휙 가더라는데 많이 서운해 하시더라구요.
상대방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나 아쉬운 시대에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2. ..
'11.4.9 1:58 AM (123.212.xxx.162)민족에게 재앙을 낳아준 그 학교 말씀이군요.
거기서 뭘 배웠겠어요..3. 저는
'11.4.9 2:41 AM (112.151.xxx.221)코스코에서 직원이 저희 부모님이 밀고가던 카트를 확 밀치면서 빨리 좀 움직이세요~!라고 소리질러서 너무 놀랐어요. 당장 고객센터가서 부들부들 떨면서 얘기했죠. 아마 제가 당했다면 그렇게 못했었겠지만 부모님이 그냥 당하고만 계시니까 제가 너무 분하더라고요.
고객센터에서는 본인도 그 소리 들었다고 너무 큰소리여서 자기도 놀랐다고 하면서 사과는 했지만 ...아직도 화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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