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엄마에 대한 애증 이야기..치유가 가능할까요

윤수 조회수 : 1,277
작성일 : 2011-04-03 11:05:40
너무 놀랍게도 제가 정말 어렸을 적부터 (그때 제 나이 한 8살?아무튼 저학년때..) 엄마가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죽었으면..이런 생각을 처음했었어요. 어린 마음에도 이런 생각이 ㅁㅝㅈ까? 뭔가 나쁜 마음이구나..마음이 콩닥콩닥 햇었어요.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에게두 발설하지 않았구요..그 나이에도 이게 뭔가 옳지 않은 거라는 건 알고있었으니까요.

엄마가 제게 상처 준 건,,본인 몸이 좀 안 좋으셔서(그때에는 천식이 좀 심해서 빨리 걷거나 뛰지를 못하셨어요) 툭하면 신경질..학교 갔다 와서 줄곧 누워있거나...아니면 집에 없어서 열쇠 없는 저는 늘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누워 있는 엄마한테 숙제 좀 물어보면 버럭하고... 욱해서 때리고..특히 어린 나이에 엄마가 뺨을 때리면 제가 ..그 기분을 어떻게 감당해야할 지를 몰라서..바보같이 멍하 표정으로 그냥 서있었던게 기억이 나요..

제가 언니와는 달리 어렸을 때부터 예민하고 낯가리고 고집쟁이에 좀 억시다고 하나요? 그런 못된 아이 부류였던거 같아요.
이건 저도 인정...
어느날은 엄마가 그때도 국민학생이었는데..
점집에 다녀왔는데... 너는 기가 세다더라..니 기를 죽이려면 뭘 해야한다고 하던데...하길래 그래서 내가 그렇게 했어? 라고 했더니 아니...뭐 이랬던 기억이 나는데,,
이것도 어른이 되고 나서 생각해보니 상처..

5학년땐가.. 엄마가 걸핏하면 말 안 듣고 그러면 너죽고 나죽가 그랬었는데..늘 하는 말이니깐 콧방귀도 안뀌었ㅉㅛ..나중에는..그래서 정말 버스타고 엄마랑 한강갔떤 기억이 있어요
버스타고 가면서 정말 죽으려고 하나? 하는 생각 들었지만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뭐 혼자 죽는 것도 아니고.
그때 사실 어려서 죽는 게 뭔지 몰랐어요.
그리곤 한강 바라보면서 ..뭐 너가 잘 못했지? 잘못했다고 말해..이러면서 하나 반성없이 왔던 기억도 있고..

아무튼 아빠하고도 사이가 그렇게 좋지도 않았던 거 같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서 지금까지도 백원 이백원에도 부들부들 하세요..

결정적으로 6학년 때 엄마랑 싸웠는데 이때 저에게 밥을 주지 않으셨어요. 떡볶이 사먹고 그랬는데..언니랑 둘이 합심해서 저를 집에서 따돌렸어요..둘이 티비보고 밥먹고..그이후로 언니랑 성인이 될 때까지 말을 안 했어요...한 마디도요. 웃기죠. 열평짜리 그 좁은 집에서 언니랑 같은 방을 썼는데도 말 안했어요.엄마랑 아빠랑 그 이후로 너네둘밖에 없는데..이러면 어떡하냐..했는데...사실 모든 책임은 부모에게 있는데 왜 나한테만 뭐라하는지..이해가 안ㄷㅚㅆ어요..

언니랑 말을 안한 결정적 계기는 6학년 때..엄마랑 언니랑 둘다 너무 미웠었는데..언니랑 싸우다가 결정적으로 제 분노가 폭발해서 언니하테 의자를 던지고..칼까지 꺼냈던거 같애요.뭐 어쩔 의도는 아니었지만 언니가 꽤 충격을 받았던거 같고..
서로 뺨때리고 말도 못하게 싸웠어요. 그 이후로 말 안했어요.
서로 성인이 되서 대학 들어가면서 부터 말하기 시작해서 사실 지금도 어색해요..

고등학생 때부터는 엄마랑 싸우면 무조건 친구집으로 갔어요.저도 고집을 굽히지 않은 거죠. 엄마가 때리려 하면 엄마 팔을 잡고 겁을 줬고 그 이후론 제게 손 못댔죠.제가 때릴까봐.

아빠는 가정적인 분이 아니셨어서 모든 이야기에 빠지네요.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서른이 된 제가 아직도 엄마가 미워서 제 인생을 망친 이유가 다 엄마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또 어떤 면에선 엄마가 무섭고 두렵기도 하고.
어떤때는 측은하고 그래요.

무엇보다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때가 한 이십대중반 부터인데...이때부터 서서히 죽고싶다는 생각과 우을증과 대인기피증..이 얽혀지면서 엄마에 대한 원망과 증오도 심해졌어요.
근데 이게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어요.

엄마가 전화가 오면 너무 두려워요.앞으로 어떻게 살거냐?
너에게 정말 실망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텐데.
전 이런 이야기를 엄마에게 못하겠어요.
왜냐면 엄마도 저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으니까요.

종교도 가져보고 했지만...
참 힘드네요..
IP : 95.116.xxx.7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일부러 로그인했어요
    '11.4.3 11:53 AM (1.227.xxx.140)

    우선...속마음을 표현했다는 자체가 큰 용기임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도 불우한 가정에서 혼자 힘들게 일어섰고 40인 지금이 되어서야 조금 평화로와졌어요. 우선, 돈이 조금 모이시면 상담기관에 찾아가 전문가로부터 상담 받으세요. 그러면 빨리 치유가 되고...치유가 된 후에 결혼하셔야 행복한 가정꾸리세요. 저는 지금 행복하지만, 결혼 직후까지 너무 힘들었어요. 착하고 정 많은 남편이 다 받아주고 이해해서 같이 상담 받으러 다녔어요. 아이 낳고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노력하지만...어떨 때는 불쑥 힘들어 질 때가 있어요~ 만약 제가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냥 내 환경을 이해하고 엄마도 불쌍한 사람이다. 어쩌겠냐~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고 마음 비울텐데...그게 상담을 빨리 받으면 시간이 앞당겨지는 것 같아요... 결혼하시기 전에 상담 받고 치유받아시면...더 좋은 조건에 좋은 사람과 행복한 가정 꾸리실거예요. 만약 그냥 시간이 어영부영 가버리면... 새로 꾸미게 될 님의 가정까지 큰 영향을 받게 될 거예요~ 맘 먹고 계획 세우시고 자신을 해방시키세요~! 그에 들어가는 비용은 아끼지 마시고요... ^^

  • 2. 참...
    '11.4.3 11:53 AM (1.227.xxx.140)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기실 거예요~ 님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

  • 3. 힘내세요~
    '11.4.3 11:54 AM (1.227.xxx.140)

    짝짝짝~~~ 화이팅~~! ^^

  • 4. 토닥토닥
    '11.4.3 12:10 PM (119.67.xxx.77)

    글 읽고 가슴 아프네요.

    저도 식구나 다른사람한테 미움을 사는 일 없는지 반성해 봅니다.
    엄마가 몸이 약해서 더 예민한 반응이었을지 모르니 측은히 생각하세요.
    아마
    아빠와도 사이가 안 좋으니 더 그랬을거 같네요.

    이래서 부부금슬이 가족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처음 결혼할 때
    배우자를 잘 선택해야할 것이고
    아니다 싶으면
    연애를 오래했다싶어도 과감히 --결혼도 힘든데 더구나 이혼은 더 하지 말아야하니-이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죠.

    당분간
    식구들과 연락을 끊고 자신만의 시간으로 살아보세요.
    고리를 끊어야만 자기자신도 정제될 수 있어요.
    그냥
    글에서 쓸쓸함과 분노 등등이 느껴져서 내동생같아
    같이 가슴이 아프네요.

    마음 맞는 친구 있으면
    같이 쇼핑도 다니시고 맛난거 먹으며 그냥 시간도 흘러 보내보세요.
    결혼을 염두에 둔 남친은 있는지요?
    저도 살아보니
    아무리 가족이라도 항상 인생은 혼자인거 같아요.
    내인생 절대로 가족이나 남친이나 친구한테 의지 하지 마시고요.
    혼자서 꿋꿋이 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속상하시면 가끔 이렇게 자게에 풀어놓으시면
    속이 후련할 지도 모르니...가끔 속풀이하러 오세요.
    힘내세요.

  • 5. 윤수
    '11.4.3 12:22 PM (95.116.xxx.73)

    감사합니다.
    어릴적부터 결혼과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마음이 있었어요,엄마처럼 될까봐 두려웠고,엄마가 남의 아이 봐주시는 일을 잠깐하셨을 때 그 어린아이한테도 신경질내고 소리치는 걸 보고...나도 저렇게 되겠구나 싶어서 결혼생각은 아직 없어요.
    몇년 전에 너무 힘들어서 의식적으로 나는 엄마를 용서했다,용서했다,다 용서했다. 이런식으로 주입하고 어릴적 부터 모든 일들을 엄마한테 보내지 않을 편지를 쓰기도 했었어요. 많이나아졌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한번 이런 감정이 올라와서 털어놓았습닌다.
    TV속에 나오는 그런 화목한 가정,교양있고 사랑넘치는 엄마,아빠틈에서 자란 사람이 이상형이에요;만약 결혼한다고 해도 (프런코에 오늘 나왔던 신주연양이 저주스럽게 했던 이야기처럼) 책임지지 못할 거라면 부모가 되지 않을거고요.

    근데 정말 신기한건, 보통 내리사랑이라고 하잖아요.내리사랑..
    저희 어머니는 나름유복하게,오히려 과욍사랑을 받은 사람인데. 본인 자식들에게는 어떻게 그럴수있을까.어머니 다른 형제는 전혀 안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어요.;또 말이 말이길어졌네요..;

  • 6. 상담을 하면 도움이
    '11.4.3 12:34 PM (175.115.xxx.252)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 이지만 어릴때의 기억으로 더욱 조심하게 됩니다.
    아이가 받는 상처를 부모라도 잘 모르고 있는경우를 종종 봅니다.
    아이를 키우며 더러는 니의 부모가 이해되고 치유도 되곤 하지만
    심한 경우는 혼자서 해결이 어려워요.
    전문 상담사의 도움을 받으면 님의 마음이 편해지게 될 거예요.

  • 7. ..
    '11.4.3 3:30 PM (222.121.xxx.45)

    맨윗분 말씀처럼 심리상담연구소 같은데서 상담치료하시고 더욱 빠르고 효과가 좋은거 집단심리상담이에요. 여러명이 같이하는... 누구나 상처가 있죠. 하지만 혼자살다 죽으면 그만이지만 사회생활과 결혼 특히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 또 아이에게 대물림된다는거땜에 꼭 치료받고 치유받으셔서 본인의 내면을 긍정적이고 사랑으로 들여다볼수 있게 되길 빌어요. 꼭 상담받으세요!!

  • 8. 죄송하지만
    '11.4.3 11:20 PM (116.33.xxx.103)

    제 동생이 원글님 같았죠.
    같은 부모 밑에서 컸는데도 부모도 형제도 어찌 못하는 기질같은게 있었어요.
    원글님은 차라리 여자이니 스케일이나 작지 제 동생은 남자아이라 더 힘들었어요.
    부모님도 지혜롭지 못한 면이 있지만 아이 하나도 아니고 여럿 키우는 부모 입장에선 힘든 아이였어요.
    저도 아이 키우지만 제 동생 생각하면 자식 내 뜻대로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동생은 원망을 많이 하는데 제가 보기엔 모두 받은 건 골고루이고 그 아이 때문에 식구들도 힘들답니다. 현재 진행형.
    전 정말 이제 그아이도 다른 식구들도 편해졌으면 좋겠어요.
    원글님도 얼른 평안해 지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그저 원글님만 힘든건 아니였을꺼란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차라리 동생이 원글님같이 자기 앞가림 잘하는 여동생이였으면 좋겠어요.
    저는 저도 부모가 원망될 지경이라(왜 책임도 못질 막내를 낳았을까.. 하는)

  • 9. --
    '11.4.4 12:21 AM (118.220.xxx.205)

    어머니 돌아가셔봐요. 얼마나 힘든지.. 저도 님처럼 어머니를 원망하며 살았어요.
    저희 어머니는 아내있는 남자를 사랑해서 저를 낳았기에 저는 엄마를 정말 증오하며 살았어요.
    엄마가 병환중이셨을 때 병간호도 제대로 안하고 임종도 못지켜드렸어요.
    정말 어머니가 세상에 안계시니까 정말 이 세상에 저혼자 내버려진 바람앞의 등불인거더군요.
    나쁜일은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위로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살면서 좋은 일을 어디다 말할 곳이 없어요. 제일로 엄마에게 칭찬받고 싶은데 말할 곳이 없어요. 지금 저는 엄마가 너무나 보고싶어 나이가 이만큼 먹어도 울적할 때가 많습니다. 전 다시 어머니가 살아돌아오신다면
    엄마랑 꼭 손잡고 여행가고 맛있는 음식점에 가보는게 제 소원입니다.
    안타깝네요. 꼭 어머니가 안계셔야 그 빈자를 아는게 간사한 우리 인간인가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35215 만약에 한국에 원전사고가 터져다면.... 6 레몬트리 2011/04/03 739
635214 모르겠어요. 영작 도와주세요.ㅠㅠ 5 영어문장이요.. 2011/04/03 441
635213 입대한 아들 소식은 어떻게 보나요? 5 입영 엄마 2011/04/03 543
635212 내용은 펑 하겠습니다. (자녀교육문제) 4 음... 2011/04/03 682
635211 위대한 MB 가카, 세 개만으로 큰 웃음 주셨네 4 세우실 2011/04/03 647
635210 한반도 땅밑 20㎞에 '지진의 눈' 있나 8 ... 2011/04/03 913
635209 아! 택배얘기 진짜 지겨워요 이제.. 30 택배의 난 2011/04/03 7,033
635208 커피머신 어떤가요? 2 ... 2011/04/03 652
635207 휘슬러 프로피와 실리트 실라간 냄비... 장단점 좀 알려주세요.. 4 .. 2011/04/03 1,125
635206 2년된 썬크림(개봉은 안한거)쓸까요 버릴까요 3 ... 2011/04/03 1,177
635205 조혈간세포(造血幹細胞)가 무엇인가요? ... 2011/04/03 171
635204 (급질) 두 사람이 멍게 비빔밥 해먹으려면 몇 킬로나 사야하나요? 11 요건또 2011/04/03 987
635203 기분 나쁜 동네 수퍼마켓 3 구매자 2011/04/03 898
635202 스마트폰 사와서 박스개봉을 했는데 반품 가능할까요? 5 가능할까요 2011/04/03 1,024
635201 은폐된 후쿠시마 실상 - 히로세 타카시 ... 너무나 충격적인데요.. 4 ... 2011/04/03 1,908
635200 원전의 미군 움직임.... 3 ... 2011/04/03 1,339
635199 텝스 시험 끝나는시간 1 언제? 2011/04/03 1,706
635198 읽는걸...싫어 해서.... 7 활자중독 반.. 2011/04/03 708
635197 고양이 밥주시는분 만났어요~사료파는곳 추천해주세요. 11 2011/04/03 521
635196 고양시여성회관 3 2011/04/03 403
635195 영작 문장인데요. 5 매끄럽게 2011/04/03 296
635194 일요일 아침부터 부동산문을 열어놓고... 2 풍선 2011/04/03 995
635193 이럴 경우 제사는 어떻게? 3 제사 2011/04/03 481
635192 엄마에 대한 애증 이야기..치유가 가능할까요 9 윤수 2011/04/03 1,277
635191 빵 터진 아이의 말 실수! ㅎㅎ 10 웃어요 2011/04/03 2,415
635190 이제 후쿠시마보다 더 한 사고로 될지도 모를 또 하나의 일본핵사고 13 참맛 2011/04/03 1,749
635189 집을 보러 다니는데...열쇠만 맡겨놓은 주인들.. 6 열쇠를 맡기.. 2011/04/03 1,920
635188 [4월텝스정답 어디서 확인하세요 4월텝스정답 확인 하는곳 추천 ^^] 2 쿠키엠 2011/04/03 423
635187 일본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계속 흘려보내고 있나봐요 8 & 2011/04/03 1,089
635186 영국에 애를 유학보내신분들 계신가요~?^^ 2 영국 2011/04/03 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