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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맘과 직장맘의 기준, 결국 돈인거야?

슬프네 조회수 : 2,200
작성일 : 2011-03-29 13:35:47
출산을 앞두고 육아문제로 머리가 터질것 같네요.

주위에 조언을 구해봐도

아기 맡기고 직장나와서도 일에 집중하면서 잘하는 선배들은 대개

친정이나 시댁에서 봐주고 있고요.

시터 쓰시는 분들은 피치못할사정으로  지각이나 결근을 하게되요.

좋은 시터 만나는 것도 천운인것 같고

시터 쓰는 동료들 동동거리면서 애태우는 것도 정말 보기 안쓰러워요.

저도 친정이나 시댁에서 봐줄 형편이 안되요.

시어머니는 너무 연로하시고

친정어머니는 쌩쌩하시지만 거의 하루걸러 하루 외출하시며 노는 것을 낙으로 생각하는 분이라

아이를 맡기기 힘듭니다.

물론 제 아이니까 제가 키워야한다고 생각했다가도

육아를 누군가에 맡기고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부러운건 사실이에요.

어제는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갔다가

유명 외국계기업 임원이 쓴 책을 봤어요.

작가 약력보니

두아이의 엄마라고 해서 눈이 번쩍 뜨였지요.

이렇게 직장생활오래한  분들은 대체 어떻게 육아를 했을까.

호락호락 하지 않은 사회생활에서!

근데 결국 육아는 뭐.. 한 아이는 시댁, 한 아이는 친정에서 봐주는 것으로

그냥 짐을 던 거더라구요.  그렇다보니 뭐 내용도 아주 짧았고. .스스로도 축복받은거라고.. 하고 맺음돼있었어요.

물론 나름의 고충은 있었겠지만

그게 어딘가요.. 저처럼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곳이 없는 사람에겐...정말 부러운 조건이지요.

결국 나에게 주어지는 선택이란건 퇴사 혹은 시터 뿐인가.. .하는 생각에 집에 왔어요.

전 좋은 대학교를 나오긴 했지만 좋은 직장까지 얻지는 못했습니다.  

출신학교가 나빴더라면 주변의 기대조차 없었겠지만

정말 좋은 회사 들어가서 돈 많이 벌거라고 (적어도 부모님께서는) 생각하셨는지

지금 회사 다닌지 7년째임에도 매번 저를 볼때마다 안타까워하세요.

이직은 안되느냐.. 왜 안옮기느냐.. 게으름 피우는거아니냐.

하지만 제가 구직활동을 하던 그때엔 이태백이란 말이 기승을 부리던 때였고

지금은 팔팔한 청년들도 신입으로 직장구하기 힘들때인데

아기가진 제가 어딜 갈수있을까요.

몇번 경력직으로 도전을 해보긴했지만 고배를 마셨습니다.

생각만큼 쉽지 않았어요. 다 제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하지만

지금 제 직장이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적어도 저에게는..

월급은 많지않아도. (한달에 200남짓됩니다)

월요병없이 즐겁게 일했고 (적어도 지난 세월동안은, 앞으로야 모르지만요)

하는 일도 적성에 맞고

조직이 작다보니 그 안에서 또 저를 필요로하고.. 그렇습니다.

대기업에 들어갔다면..

날고기는 인재들에 치여서 아마 꽤나 스트레스 받았을지도 모르는거니까요. (이건 자기 합리화일수도 있지요..
^^;;)

여튼 저는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제가 할수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살았는데

갈림길에 서있으니

결국엔 얼마를 버느냐가 커리어를 이을 가치가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 같네요.

전 그냥 크게 욕심 안부리고 지금 직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데

어제 친정어머니가..

"네가 A회사 (저희 학교 출신들이 많이 다니는 대기업)만 다녔어도 내가 당연히 아기 봐주지:"

라고 하시는데..

울컥하더라구요.

그래요. 나는 엄마가 육아에 취미없다고.. 세상에서 아기보는게 젤 싫다고.. 해서
엄마 외출하는거 좋아하니까.. 맘껏 노시라고 그래서 안맡기려고 했는데
엄마는 내가 돈을 못벌어서 안봐준다는거였어요?

참으로 찌질한 멘트를 맘속으로 외쳤지요.

하하.

아기는 오늘도 꼬물 꼬물 잘도 노네요.

자기를 세상에 태어나게한 엄마가 이런 괘씸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걸 알면 슬퍼하겠죠?



  
IP : 121.133.xxx.163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3.29 1:40 PM (125.131.xxx.112)

    아니에요 우리 모두가 하는 고민이지요.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게 맞는데, 그만한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가끔 복지가 잘 되어 있는 외국에서도 이렇게 일하는 여성이
    출산을 고민하고 걱정할까? 궁금해요 ㅎ

    저도 부모님 기대를 살짝 배반한 딸인데 저한테는 만족스러운 삶이에요.
    업무 스트레스 없이 적게 벌고 칼퇴근 하는 게 저한테는 더 행복하고 잘 맞네요.

    마음 굳게 드시고 좋은 시터 찾아보세요. 꼭 있을 거에요 ^^

  • 2. 저도
    '11.3.29 1:43 PM (58.120.xxx.243)

    비슷합니다.
    완전 학벌에 비해 좋은 직장 못가졌을때.그 비애.
    전 제 딸들은 그래서 열심히까지는 안시킵니다.
    전문직 아니면 예체능 둘중 하나 시키려고요..딸둘 인데 거의 갈리길 그리 갈리네요..제가 보기엔

  • 3. ....
    '11.3.29 1:45 PM (110.10.xxx.176)

    어머니가 아이 봐주시면서 가깝게 지내는 분들 맘고생 하는 분들도 정말 많아요. 원래 나이찬 부모 자식 사이는 좀 떨어져있어야 아름다운 건데, 그 거리가 유지가 안 되니 별별 감정적 부딪힘이 다 있게 되거든요. 애 한 1년 맡기고 결국 시터 맡기면서 더이상 얼굴 안보고 지내는 사이도 있어요. 1년동안 별별 일이 다 있었던 거죠.

  • 4. ..
    '11.3.29 1:47 PM (211.45.xxx.170)

    님 어머님이...조금....남앞에서 자식자랑하길 원하시는분 같기도하고...
    님이 상처가 좀더 많으시겠어요..

    얼마전 미국 여기자했던 분이 썼던 책을 읽은적이 있어요.
    거기도 똑같더군요.
    하버드 나온 여자들도 돈많은 남자 만나서 집에서 편하게 있고싶다라는 사람도 많았고요...
    자신의 성취감이나 자아의 발전을 위해서 회사를 다니기엔 여자들에게는
    육아라는 문제가 너무나 큰것같아요..

    제가 좀 인상깊었던 귀절을 공유할께요
    저도 너무 힘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맘을 다잡곤 했습니다.

    한 사람으로써 여성의 삶에는 그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변화하는 세계의 흐름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일을 통한 사회기여 네트워크를 통한 사회적 소통등도 우리삶의 중요한 부분이며 직업이 단순한 돈벌이 이상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누군가에게 직업은 사명이고 누군가에게 직장은 학교이자 훈련소이다.또 누군가에게는 일과 그것을 통해 맺는 관계가 삶의 표현 방식이다.

    남자든 여자든 경제적 자립을 포기하는 대가는 자신의 미래를 타인에게 의존하는것이다.

    그러니 여자들이여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자. 우리스스로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갖고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주는 혜택을 누리자.



    서로를 응원하자.직장과 아이를 병행하느라 힘든시기는 길어야 15년이다.

    그 희망을 함께 나누며 앞으로 나아가자

  • 5. 육아
    '11.3.29 1:52 PM (121.129.xxx.27)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려면 다른 여성하나가 희생해주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어요.
    돈이 많아서 고급인력을 턱턱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졸이상의 씨터... 250만원주고 쓰는 사람도 봤어요..)
    대부분의 서민은 정말 애키우고 돈벌고 헉헉 거리면서 주변 사람,, 엄마나 언니나 등등
    그들의 도움없이는 정말 정말 힘들거든요.
    조국 교수가 강연하는걸 들었는데요
    한국은 복지를 이야기하면 시큰둥하다고... 자유권에만 민감하고 사회권에는.. 그게 뭐야? 하는 인식이래요.
    만약 신촌에서 지나가는 젊은 애들 치마길이, 머리길이 단속한다고 하면
    그 일대에 폭동이 일어날텐데
    당연히 국민이 국가에게 요구할수 있는 생존권, 사회권,,,, 복지 같은 문제는....
    그거 돈이 있어야 가능한거 아냐? 하면서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칠레를 예로 들면,
    여성대통령이 임기를 마쳤는데 엄청 인기가 좋아서 한번 더하라고 국민이 난리인데,
    그녀가 취임하자 마자 한 일이 전국에 탁아소를 수천개 지어놓고
    모든 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 했대요.
    일단 탁아소 수천개가 지어지니 육아를 해야할 직원이 필요하고, 여성의 고용창출이 되는거죠.
    그녀들이 애 키워야 한다고 집에묶여있지 않고, 얼마든지 취업을 선택할수 있게 되니까
    돈을 벌고 쓰고.... 하면서 내수경제가 살아나서 결과적으로 나라의 경제가 살았다는거죠.
    국가 경제... 그런 큰 거는 잘 모르겠구요,
    낳으라고만 하지 말고 같이 키우자고... 그런 개념이 정부에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서울시장찍을때
    아이낳으세요. 서울시가 키워드립니다............ 이 분 찍었는데,
    밤새 개표보다 울컥한 기억이 나네요...

  • 6. ㅜㅜ
    '11.3.29 1:52 PM (203.249.xxx.25)

    ..님....글 읽으니 눈물 핑~도네요...

  • 7. 두아이직장맘
    '11.3.29 1:58 PM (211.182.xxx.130)

    힘내세요^^.
    저도 주위에 시댁이나 친정에서 아이 봐주는 집이 너무 부럽더라구요
    아침 출근시간이 빨라서 아침 두시간 베이비시터 쓰구요
    오후에는 칼퇴근..회식은 될수 있으면 참석 포기하구
    그래도 안되면 아이들은 제가 데리고 회식참석할정도로..
    책임감 가지고 양육합니다.
    아이들이 어리지만 마음이 통해서 일까
    많이 도와주고 잘 따라 줍니다. 우리아이들 반듯하게 자라는거 보면서
    제가 힘든것 다 위안 받아요.
    아이가 모든걸 다 보상해줄거예요..화이팅입니다. 우리모두다요~~

  • 8. .
    '11.3.29 1:59 PM (211.253.xxx.194)

    저도 얼마전 타이거마더라는 책을 샀었네요. 예일대 로스쿨 교수라는 그녀는 애 둘을 어떻게 키웠나...책 내용은 대부분이 유아기를 지난 시점에서의 양육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애기 영유아때는 베이징어 구사 가능한 유모를 썼다는군요. 우리나라도 돈 많은 사람들은 미국인 유모를 쓰죠...결국 답은 돈인거야? 하는 생각이 ㅋ

    친정이나 시댁에서 돌봐주시면 걱정 없겠다 하실 것 같은데요,
    저는 돌까지는 친척고모가 애기를 봐주셨고 돌부터 지금 1년 남짓 친정에서 살고 있어요. 그런데 날마다 가시방석이고 좌불안석이에요. 차라리 돈주고 시터를 썼더라면 직장 가까운 내 집에서 맘 편히 살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요. 울엄마 애기 너무 열심히 보시다 끝내 쓰러지시는 스탈이거든요.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고 동생들 눈치도 보이지만 가끔 싸우게 되는 건 어쩔 수 없고요. 양육부담이 저만의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 억울하고, 친정에 생각만큼 잘하지 않는 남편과도 트러블 많구요 (제가 시댁살았더라도 쌓인 게 많겠죠) 친정이나 시댁에서 봐주시는 것이 해답이 아니에요. 죽이 됐든 밥이 됐든 간에 내살림 내가 하고 내아이 내가 키우는게 답인 거 같아요.

  • 9. 근데
    '11.3.29 2:09 PM (125.128.xxx.78)

    그냥 이건 평소 제 생각인데 원글과 무관할수도 있구요.
    서울시에서 야간보육도 연장하고 그러는데요.
    솔직히... 야간보육이 중요한게 아니라 노동시간을 줄여야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하루 8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출퇴근 시간까지 합치면 10-12시간이에요.
    그러면... 집에서 아이와 얼굴 맞대고 있는 시간이 과연 몇시간, 몇분일까요?
    전 서울시에서 보육시간연장하는거 원하지 않아요.
    야근만 안시켜도 되구요.
    서울시청은 자녀있는 직원은 한시간 빨리 퇴근하는거 하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진짜 일하면서 돈버는거 중요하지만 왜 어린아이들이 남의 손에서만 자라도록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정부가 대책을 세울거면 야근없애고, 진짜 엄마들은 1시간 조기퇴근같은 좀 파격적인 정책을 세워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야간보육? 뭐... 대놓고 야근하라고요?
    그러느니 왜 애를 낳고 살겠어요. 아이한테 돈만 대주는 후원자밖에 안되는걸...
    저는 정부도 참 어지간한 출산장려 짝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이 낳기전에 우리나라 출산,육아정책에 관심을 갖고 상황을 알았더라면 아이를 낳지 않았을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왜 내 아이를 서울시가 키우냐고요.
    내 아이 내가 키울 수 있게 신랑들 월급 좀 제대로 인상 안해줄꺼냐 이 미친 개새+끼들아...
    아... 욕 죄송...ㅠㅠ
    하는 일에 비해 연봉적은 불쌍한 우리신랑이 갑자기 생각나서...;;
    아무튼 저는 그렇습니다.
    야근없애고, 엄마든 아빠든 1시간 일찍 퇴근하기... 가장(엄마든 아빠든)들 월급 충분히 시대에 맞게 올려주기...
    적어도 이것들이 안되면 정부의 정책이 기를 쓰고 용트림해도 안된다고 봅니다.

  • 10. ..
    '11.3.29 2:13 PM (114.207.xxx.160)

    서운하고 욱.....하시겠지만 니가 00 다니면 내가 아이 봐줄텐데 하시는
    친정엄마 말씀은 흘려 들으세요. 피상적으로 보실 수 밖에 없어요.

    오히려 주변에 교수,의사,친구 많아 그들의 고충 잘 아는 분들은 오히려
    겉에만 보고 그런 말씀 안하신답니다.

  • 11. 제 조카
    '11.3.29 2:14 PM (211.184.xxx.101)

    제 조카는 8시에 집을 나서서 어린이집에 가면, 서울형어린이집이라, 저녁 8시까지 봐 주는데, 퇴근하고 밥 까지 먹은 그 아이가 집에 오면 한두시간 엄마 아빠 보다가 자더라구요. 그것도 못 할 일인것 같은 느낌이 들때가 있어요..

  • 12.
    '11.3.29 2:38 PM (222.117.xxx.34)

    대기업다녀도 막막한건 마찬가지예요..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남자동료들은 눈에 불을 키고 일을 하는데
    여자 선배들 보면(저는 임신중이고 저도 어찌해야할지 고민인데..일단 현상을 말씀드리면)
    회식 참여도 힘들고 업무시간 종료 후 집으로 직행하는지라
    윗사람들이 배려한다고는 해도 좀 상황이 그래요..
    저도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무조건 근무시간 끝나고 잔업을 없애면 좋겠죠..
    그치만 이게 하루아침에 바뀔수 있는 여건이 아닌지라..
    저도 어찌해야할지 고민이지만
    육아, 회사 둘다 똑소리나게 하려면 본인이 너무 힘들겠죠..
    시터에게 맡기고 애랑 마주하는 시간만큼은 생기있고 충실한 모습으로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는것 밖에는..........

  • 13. ***
    '11.3.29 2:42 PM (114.201.xxx.55)

    외국처럼 직장내 탁아시설이 있어서 점심시간이나 등등 애기 봐가며 일하면 좋을텐데...
    그럼 엄마도 안심하고 일 잘하고 애들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말이죠...
    이런건 불가능한가요?

  • 14. ...
    '11.3.29 2:51 PM (61.78.xxx.173)

    저도 아침 7시반에 어린이집에 맡기고 저녁 8시에 데리고 와요.
    저녁도 아예 어린이집에서 먹이고요. 아침에 아이 잘 안일어나면 회사 지각 하는건
    다반사이고 나름 눈치보고 일찍 퇴근하고 집에 가도 8시 다 되어 있어서 아이랑
    좀 놀아주고 씻기고 하면 자야 할 시간이라 아이 재우고 새벽에 일어나서 집안일하고
    주말에도 편히 쉬는것도 아니고 혼자서 늘 종종 거리고 사네요.
    육아며 직장일 둘다 잘하려면 정말 주변에 도움 없이는 안되는거 같아요.
    저도 친정은 지방이라 맡기기 어려웠고, 시댁은 그나마 가까운편인데 (차로40분 거리..)
    시어머님이 하루라도 집에 있으면 몸살이 나는 스타일이라 아예 아이 못 봐주겠다고
    하더라구요. 뭐 지금도 전화 안되면 여행 가셨구나 싶은 스타일이니...
    내 자식이니 내가 키우는게 맡겠지만 그래도 주중에 친정이나 시댁에 맡겨놓고
    주말에만 가는 직장 동료가 부러운것도 사실이예요.
    나름 고충은 있겠지만 그래도 주중이라도 몸은 편할테니까요.

  • 15. 할 수 있어요
    '11.3.29 3:16 PM (114.202.xxx.22)

    제가 외국에서 공부하다가 아이를 가졌어요.
    그래서 도움받을 부모님도 안 계시고 꼴랑 저희 부부만 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지요.
    세 가족이 모두 아파 열이 펄펄 끓어도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힘들었죠. 지금도 힘들지요.
    그렇지만 원글님, 다 할 수 있어요. 시터 쓰든 어쩌든 동동거리며 살게 되어 있어요.
    부모님께 맡기는 사람들은 그 나름의 고충이 또 있어요.
    그러니까 그냥 마음 굳게 잡수시고 헤쳐 나가세요.
    저희 아기는 생후 6주 되었을 때부터 미국에서 신생아 받아주는 어린이집 다녔어요.
    한국은 그래도 입주도우미가 싸니까 처음에 돈이 좀 들더라도 그렇게 하시고,
    도우미가 빵꾸났을 때 비상수단 도우미 한 명 더 알아두시고 (가끔 와서 아이와 낯 익혀두고)
    아이 만 2살 정도 되면 (한국나이 4세) 어린이집 종일반 보내세요.
    그러고 어린이집 하원-엄마 퇴근 뜨는 시간 놀이시터 같은 사람 고용해서 채우구요.
    늦게까지 봐주는 어린이집이면 더 좋고..
    직장에 미련 있으시고 또 지금 좋은 직장 (맘편하고 월급제때 주면 장땡이지요!) 가지고 계시니
    처음에 돈 많이 들고 힘들더라도 그렇게 해보세요.
    딱 2년만 그렇게 보내도 아이가 어린이집 갈 정도로 크면 제법 사람꼴 되고 키울만 해져요.
    첫 2년 눈물바람 할 일도 많고 고되고 힘들지만... 그래도 보람 있어요.
    아이도 잘 큰답니다.
    친정어머니의 그런 말은 그냥 귓등으로 들으시고요.

  • 16. 저도 슬퍼요
    '11.3.29 3:20 PM (210.122.xxx.6)

    저 혼자 버는 외벌이라 시터도 쓸 수 없어요 ㅠ.ㅠ 제 친정엄마의 레퍼토리는 "네가 A랑 안 살면 얼마든지 키워준다" 지요. 남편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친정엄마라도 도와주실테니까요 ^^; 친정엄마보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더 좋아요. 아이 키우면서 행복하고 뿌듯하지만, 가족관계는 파탄 일보직전이고, 직장에서도 능력 발휘는 커녕 남들 반도 못 쫓아가면서 허덕허덕. 아이는 그럼 만족일까요? 12~13시간씩 어린이집에 사는데, 엄마는 그저 재워주는 사람일 뿐.. <-- 이상 마음이 잔뜩 가라앉은 날의 제 현실인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으로 슬픈 날 보다는 아이랑 같이 크게 웃으며 행복한 날이 더 많은 것 같네요.

    힘내시구요, 힘든 만큼 티내고 사세요 ^^ (저는 친정도 시댁도 제 맘 내키는대로 다닌답니다.)

    절대로 일과 아이 키우기를 둘 다 잘 해낼 수는 없다고 전 믿어요. 그 누군가의 희생이 없다면 말이에요. 한 때 소위 커리어우먼의 육아 성공기 같은 걸 찾아읽기도 했고 선배들도 찾아가고 했지만 말이죠, 결국은 누군가의 희생이었어요, 자기들이 잘나서 그랬다고 암만 떠들어봤자. 저는 그래서 후배들이 물을 때 솔직히 말해주기로 했어요. 둘다 잡을 순 없으니까, 승진은 포기해 ^^ 라고요. 아님 친정엄마를 들볶든, 시어머니를 들볶든, 베이비시터를 들볶든, 남편을 들볶든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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