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검정고시 준비중이시라고 하셨던분 보셔요...

[토토로]

답글 달려고 했더니 글을 지우셔서 혹시나 보실까 하고 글 남겨봐요...

어떤 사정이 있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지 몰라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운데...
제가 결혼전에 오랫동안 과외하다 지금은 애키우느라 하지 않고 있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몇줄 적어봅니다.
예전에 제가 맡았던 아이가, 중학교때부터 몸이 많이 아파서 학교를 다니지 못해서 검정고시를 준비시켰었거든요...여학생이고 순한애라서 검정고시 금방 패스하고 수능봐서 대학까지 갔었답니다.
몸아프기 전부터도 공부에는 취미가 없던 아이라 처음에 맡아야 하나 고민도 많이 되었는데, 일류대 가야된다는 식의 마음의 부담만 없다면, 검정고시 자체는 고등과정도 아주 쉽고, 수능도 그냥 능력껏 봐서 아무데라도 가면 되는거다 싶어서 같이 공부했었거든요..(정상적으로 학교 다닌 아이들도 공부 못하면 아무 대학이나 가쟎아요..)
그때 경험이 있어서 이제는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사람들 보면 참 안타깝더라구요..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건데요..

엄마같은 과외선생님의 말을 들을까 걱정이신 답변도  일리가 있는게...저도 과외할때 정말 성격 거친 남학생들은 피하고 싶더라구요...공부를 같이 하려면 일단 말이 먹혀야 하는데...머리나쁜 얘는 잘 타일러서 갈켜도...성격이 삐뚫어진 아이들은 말 자체를 안 들으려 하거든요..(그래서 사실 남학생은 사전면담에서 말 안들을 타입은 안 받게 되어요..여학생들은 좀 삐딱해도 어르고 달래면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남학생은...내가 여자이다 보니 콘트롤을 못하는건지...그냥 감당불가라는 생각만 들더라구요...근데 이게 예전 아가씨때 생각이라 좀 나이드신 선생님들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지금 학생이 검정고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부모님 말을 거부하지 않고 잘 따라가고 있는거라 보이니, 본인도 공부할 생각 있는 아이라 판단되구요...(시댁 조카아이 하나가 조기유학 갔다가 졸업장도 못받고 돌아와서, 학력미달로 군대도 못간 판인데도, 얘가 너무 거부하니 아예 검정고시 준비조차 못시키는걸 봐서요...)
정말 성격 좋은 과외선생님 붙여주면 잘 할 수 있을 거에요..

인강...그거 어른인 저도 혼자의 의지만으로는 공부하는거 어렵더라구요..인강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제 생각엔...고등학생 이상으로 어느정도 학습에 자신감이 있고(실력이 있고) 하려고 하는 의지가 아주 강한 사람만 할 수 있다고 봐요...
아직 학습이 몸에 베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공부는 어느정도 강제성있는 누군가의 지도 감독하에서만 가능한거 같아요...중간중간 용기를 북돋아주고 막히는 부분에서 어디가 막히는지 캐치해주고 그걸 풀어주는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해요..

얘들 가르키다 보면...수학문제 풀때 식 쓰는 과정만 옆에서 봐도 얘가 어느부분에서 기본개념이 없구나 싶은게 다 나오거든요...그럼 그게 초등과정이든 어디든 거기로 다시 넘어가서 기본 개념부터 알려줘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국어든 사회든 다 마찬가지에요..대답하는거 보면 아~ 이부분에서 배경지식이 전혀 없구나 싶은게 있어요...
근데 인강같이 일방향적인 매체로만 공부한다는건 공부의 기본이 없는 아이한테 고문일 뿐이죠...

과외선생이라는것도 꼭 많이 아는 사람이 잘 가르키는건 아니라고 보는것이...본인이 너무 똑똑하고 앞서기만 해오신분들은...학생이 왜 이걸 모르는지 이해 못하는 분도 많이 봤어요...속으로 분통터져하며 이게 왜 이해가 안될까 하고 학생을 이해 못하는거죠....선생님 머리에 뭐가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가 중요한게 아니에요...그속에 있는거 다 받을거 아니니까요...그냥 기본을 알고 눈치가 빠르셔서 얘가 어디에서 어떻게 모르는지를 잘 캐치해주시는 분이 좋아요...이런 의미에서 어느정도 과외경험 많은 분이 좋겠죠...
(그런데 아예 학습 자체가 많이 부족한 경우에는, 보통의 과외같이 일주일에 두세시간의 과외로는 전혀 효과 못 보실 거에요...매일 반나절(4시간정도?) 정도를 같이 문제 풀면서 이런 저런 개념 설명해주실 수 있는 선생님 붙이시는게 좋은데 그럴러면 수업비도 많이 드려야 할 것이라...어머님이 조금만 실력이 되신다면 어머님이 딱붙어 앉아서 해주시는것도 좋을거 같아요...아 근데 저도 애키워보니...내자식 가르키는게 젤 어려운거라는거 실감하고 있습니다만..ㅠ.ㅠ)

에고....그냥 저도 이제 자식낳고 키우다 보니, 자식문제로 고민하는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이 다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좋은 선생님 만나셔서 자제분 학습에 많은 도움 받으시기를 진심으로 빌어요...^^

[주부님들 좋아요]

어머나..님 글에 열심히 댓 글 달고 보니 또 원글인 존재하지 않는다고 나오네요 이동된거 같아요
정말 너무 너무 감사드려요..이렇게 긴 글 써 주시기 쉽지 않은데..
제 아들은 거칠고 모나고 하는 것과 거리가 멀구요 사람을 너무 좋아해요
그넘의 조기유학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런데 공부,,하고는 너무 거리가 먼..그게 치명타에요 ㅠㅠ
전 과외 샘을 학벌과 경력에 중심을 두지 않아요
그냥 내 조카다..란 마음으로 윗 분 말씀 처럼 혼자서 공부하기에 막막해 하니까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 주시고 숙제 내 주시고 검토->틀린 부분 설명과 다시 숙제 이런 식요
학습지도 병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신청하면 돼니까요
그리고 저는 안돼요 성격 상 ㅎㅎ 제 아들이 기겁해요 제가 해 준다면 상상가시죠? ㅠㅠ
그리고 8월 시험 볼 때 까지 주 5일 생각하고 있구요 윗분 말씀 모두 맞아요
윗님 감사드려요,토토로님 너무 감사해요 근데 이웃집 토토로에서 따오신 닉인가요?

[주부님들 좋아요]

엇~윗 님 좋은 말씀 수두룩 해 주셨는데 댓 글이 없어졌어여 ㅠㅠ

[토토로]

못읽으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읽으셨군요...^^ 글쓴 보람이 갑자기 확 느껴지네요...^^
처음엔 아무 사정을 몰라 이런저런 걱정의 말투로 글을 남겼었는데, 조기유학때문에 학습이 중단되었던 거라면 별 걱정할거 없어 보이시네요...다행히 아이가 사람을 잘 따르고 밝은 아이인거 같으니 어떤 선생님이라도 잘 따라 공부할거 같아요...^^ 중등까지만 기초 확실히 해서 검정고시 패쓰시키고 고등학교 진학시키시면 되겠네요...너무 빡센 학교 보내면 적응 못할지도 모르니까 좀 널널한(? ^^) 학교 보내시면서 한국교육에도 적응시키셨음 하네요...어쨌든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단체생활에서 살아남는법도 배워야 하니까요...어찌보면 8월의 검정고시보다는 고등학교 갈 수 있을 정도의 탄탄한 기초 쌓는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네요...거칠어서 손 못대는 아이가 아니라면, 남자아이들이 더 의리있고, 선생님한테 더 싹싹하고 선생님 입장도 배려해주는 훈남들 많더라구요...저런 아들 하나 있음 좋겠다 싶은....^^ 댁의 아드님도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래요...^^

[토토로]

앗...그리고 ---님과도 말씀 나누고 싶네요...^^ ---님 말씀에도 또한번 공감...^^ 이건 정말 누군가를 가르켜 본사람만 느낄 수 있는 공감이죠...^^ 저도 과외 한 10년 하면서 이런저런거 많이 겪으면서, 저 나름대로 뭐 공식같은게 생기더라구요...자식 가르키기 힘든것처럼, 친척이나 아는 사람 자식 가르키기가 젤 힘들구요...아무리 잘 해줘도 그 공 없는 경우가 더 많죠..^^ 차라리 모르는 사람에게 돈 받고 가르치면, 나중에까지 고맙단 인사 듣는데 아는 사람들한텐 그런 경우가 별로 없어요...과외는...원래 잘하던 얘보다는......공부 잘하는지 못하는지 잘 모르다가, 중학교 딱 들어가서 첫번째 시험 쳐보고, 우리애가 이렇게 공부를 못하는구나...하는걸 심하게 느낀 경우 딱 시작해 주면...점수 팍팍 오르면서 서로서로 기분 좋아지는거 같구요....중3 정도 되어서 이미 배워버린게 너무 많은 경우부터는 참 힘 많이 들여야 하죠....고등학생은 과외로 큰 효과 보기 힘들구요..중학교때부터 하던 학생이라면 그냥 관리 차원에서 도와주는 정도...? 제가 추천하는 제일 적정 학년은........중1 시작이라고 봐요....이때 제대로 잡아주기만 하면 고등가서는 스스로 잘 할 수 있는거 같죠...? ^^